저는 기가 약해 귀신이 잘 꼬이는 타입입니다.
친구들과 이야기 하다가 음습한 기분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면 멀쩡하던 윗옷에 다량의 물이 묻어있는가 하면, 엎드려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지면 옷을 누군가 잡아 쥔 것마냥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듯 이야기를 꺼내자면 구구절절 드릴 말씀이 많지만 다 꺼내기에는 하루도 모자를 듯, 싶어 몇 년 전에 겪었던 일만을 이렇게 투고 합니다.
계속 읽기
열네 살 때, 절친한 친구(이하 K양)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사실 K양 집은 점집이 많은 동네이라서(괜히 갔다가 이상한 걸 달고 올까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K양이 자기 생일이니 꼭 와달라고 학교가 끝날 때까지 생떼를 쓰는 바람에 결국 저는 하교 후에 친구들과 함께 K양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아뿔싸…… 동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머리가 핑- 하고 돌았습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처녀보살>, <수련보살> 등등의 간판이 나도는 동네에는 분위기마저 음산했습니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 K양의 어머니가 아닌(일하러 가셔서 안 계셨음) 케이크와 여러 음식들만이 저와 친구들을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친구들과 함께 생일을 축하하며 놀고 있었을 도중, 주방에서 콜라를 입에 문 K양이 옆에 털썩, 앉더니 심각한 어조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사실 주변에 점집이 많아서 우리 집에도 귀신이 산대. 창고로 쓰는 방엔 할머니 귀신이 있다나……"
친구들은 당연히 거짓말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저는 설마 저 방에 들어가보자고 하진 않겠지? 하며 긴장했습니다. 하지만 설마 가 사람을 잡는다고 K양은 친구들에게 못 믿겠으면 저 방에 들어가보자며 이야기를 꺼냈고, 겁이 많았지만 호기심도 많았던 친구들은 싫다는 저까지 데리고 창고로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억지로 끌려간 방은 낮임에도 불구하고 어둡고 음침했습니다. K양은 형광등이 고장 나서 원래 불이 안 들어오는 방이라 어둡고 했는데, 순간 방 안에 불이 환하게 켜졌습니다. 아무도 스위치를 만지지 않아 다들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저는 보고 말았습니다. 아니 처음부터 보고 있었습니다.
방 구석에 앉아 계시던 허리가 구부정한 할머니가 스르르 일어나시면 스위치로 불을 켜는 걸 말입니다.
저는 온 몸을 사시나무 떨 듯이 떨고 있었고, 순간 할머니가 고개를 돌려 저를 돌아 봤습니다! 이윽고 불은 다시 꺼지고 어두컴컴한 창고 구석에 계시던 할머니가 제게로 달려들어 팔을 꽉 붙잡았습니다.
"꺄아아아아악!!!"
찢어지는 비명을 내지르며 할머니에게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할머니의 두 손은 제 팔을 꽉 잡은 채 절 노려보고 있었고 저는 그만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아직도 친구들은 제가 어둠 속이 무서워서 기절한 줄만 압니다. 차마 친구들에게 제가 본 이야기를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 K양의 집에 간 적이 없지만 어두운 방에 혼자 있을때면 이따금씩 아직도 할머니가 제 팔을 잡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투고] 나후님
zerror
비오는 밤 12시 예약전송의 무서움;ㅁ;!
Kain
으음. 보이는 사람에게 들러붙는다더니 진짜인가 봅니다.
암스트롱
할머니가 장난치셨구나 했는데 귀신이라니-0-
얼터메이텀
이 무슨 업보인지......
네꼬히메
/ㅅ/ 남자분이시면 5살때까진 여장도 겸해주셔야하는 센스 ㅋㅋ
haya
나후
ttt
나후
달의축복
있어도 없는듯, 보여도 안 보이는듯.. 초 절정 "쌩~"의 내공을 쌓으시어요;ㅁ;
강이스이
Hylls
seimei
저런 것 잘 보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일거예요.
다행히 전 영감제로의 인간이라. ...OTL
사유리
정말 친절하신데요?
로리18
1) 내가 보던 말던 신경 안쓰고 멍~한 눈으로 먼 곳을 응시하는..
2) 쫓아다니는건 아니지만, 우연히 날 발견하고 지긋이 관찰하는..
3) 1)처럼 다른데 보다가, 내가 쳐다본다는걸 알아채고 달라붙어 무서운 눈으로 쳐다보는..
정말 3)같은 경우엔.. 그 눈빛.. 잊혀지지가 않죠. ㅡㅡ;;
스머펫
margarita
강설
riyuri
눈이 나쁜데도 렌즈나 안경을 착용하지 않아서
뵈는게 없기때문에;;
대신 귀로 들리는건 많지만요 ^^
닭띠소녀㉪
neko
전 기가 센 편이라 저런거 보고 싶어도 안보이는 편이에요.
대신 무심코 입밖에 낸 말때문에 화를 입는 편이죠ㅜ.ㅜ
근데 할머님 불켜주시고 왜 팔은 잡으셨을까요...
질문이요~
아님 옆에 있는데도 안보이는건가요 (이건 둔한건가;;;)
영적인것에 예민해져봤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항상 한답니다.
SECRET
260354
방에 여자귀신 두명이 있는거 보고 쌩~ 했는데 귀신이 지들끼리 그러더래요.
'야, 쟤 우리 봤지?'
'응 봤어'
... 꺄아아악
EOu
구구절절한거까지 듣고 싶은걸요??
케이
착한 할머니인가 했다가 깜짝 놀란 그순간,
핸폰 진동이 와서 그야말로 펄쩍 뛰도록 놀랐어요;;;
비묘
근데 260354님 글 정말 오싹하네요;; 보여도 안 보이는 척은 꼭 해야될 것 같아요;;
SL
'내가 이 전등을 열심히 고쳐놨건만, 아무도 아는 척을 안해서 열받았던 차였는데
니가 내가 보이는 것 같으니,, 자 어서 수리대금을 내놓아라----!!'
이런 게 아니었을까요..? (<- 퍽!!;)
푸른수염
지렁이
..
무..무섭습니다..
불만두터졌다
rer87
오드리햅번
모모
소름이 좌라락;;
cosmos
ㅋㅋ
분신사마라고 합니다^^
일본어로 붕신사마????? ㄴ 받침 없슴 ㅋ
귀신은.... 본적이 없고여^^
흠..... 착한귀신이라면 보고싶어요^^
취조반장ㅡㅡ+
영적인 능력이 강한것 아닐까요? ^^
김진호
깡보
이렇게 고쳐야하지 않을까요?ㅎ
명탐정
보살아들
뛟댈덻뷁
사실
10분후
하앍하앍
에에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