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우산

어느 집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렇게 두 분이 살고 있었다.
할머니는 치매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래서 집에는 주의사항을 적은 메모들이 여기저기 붙어있었다.

"냉장고는 닫습니다."
"전기는 끕시다."
"화장실은 ←"

등등.

할머니를 걱정한 할아버지가 적어둔 것이다.
할아버지는 항상 함께 있었지만, 가끔씩 구청이나 병원에 약을 받으러 가야했다.
할머니와 함께 가면 제 시간에 갈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혼자 가야했다.
혼자 있는 할머니가 걱정이었지만,

"밖에 나오지 말 것."

이라고 현관에 써두면 얌전히 기다려주었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구청에 볼 일이 있어서 나갔다.
물론 현관에는 밖에 나오지 말 것. 이라고 붙여 두었다.

구청에서 볼 일을 마치고 나오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소나기라 우산을 준비해두지 않았다.

그런데 구청 앞에 할머니가 우산을 들고 서 있었다.
깜짝 놀라 할머니에게 달려갔다.
할머니는 비가 와서 마중 나왔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혼자서 구청까지 올 수 없었던 할머니의 상태가 호전된 것 같아 기뻤다.

우산을 들고 펼쳐 할머니와 같이 쓰려고 했다.
그런데 옆을 보니 할머니는 사라지고 없었다.
우산을 들고 펼치려고 위를 본 건 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어디에도 없었다.

불안한 생각이 들어 급히 집 앞으로 달려갔다.
할아버지가 집 앞에서 본 건 할머니가 구급차에 옮겨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할머니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할아버지는 너무 슬펐다.
지금까지 메모를 남기면 지켰는데, 왜 집에서 나왔을까.

할아버지 내외와 친했던 옆집 아주머니가 이야기해주었다.

사고 직전,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주머니는 빨래를 거두어 마당에 나왔는데,
할머니는 우산을 들고 집에 나왔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근무하고 있을 무렵, 할머니는 비가 오면 역까지 할아버지를 맞이하러 갔었다.
그래서 비를 보고 할아버지를 생각해서 우산을 가지러 가려고 했던 것이다.

할아버지도 몇 달 후 병으로 숨을 거두었다.
할머니의 우산과 함께 묘에 자고 있다…….
도시괴담의 다른 글
  1. 칼킨

    마지막 길에 할아버지가 걱정되서 나오신 듯.
  2. saku

    영원한사랑
    아름다운이야기!!!
    잘봤습니다!
  3. 허허...

    사랑이란...
  4. 아귀월드

    슬프고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5. 아...이런...

    댓글쓰기전에 눈에 먼지부터빼고
  6. 슬프네요
  7. 비밀방문자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8. 까까

    애틋하고 슬픈이야기 잘보고 갑니다.^^
  9. 은똥블루

    감동이야기..^^
  10. 6

    이게 왜 괴(?)담인지 모르겠네요....그냥 훈훈한 얘기같은데...
    1. MUNFNS

      그러게요 괴담이 아냐 ㅜㅜ
    2. 욱상선수 아님.

      옆을 보니 잠깐 사이 없어졌다고 되어 있습니다. 할머니 100m 10초 플렛에 끊는 육상선수일리는 없으니 귀신 혹은 생령이었단 얘기죠.
    3. 욱상선수 아닌거 맞네요.

      욱상선수도 아니지만 육상선수도 아니죠 ㅋㅋㅋㅋ!!
      욱상선수도 육상선수도 아닌 할머니!!
      좋은 정리네염^^
    4. 구글에서잠밤기치면 댓글주소옆에엄마라뜨네요
  11. 브루주앙~

    아.. 눈물 났어요..
    정말.. 슬픈이야기다..
  12. swlc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근데 요즘 들어 올라오는 포스트 성격이 달라지는 느낌이 드네요...

    정말 도시괴담으로 딱 정의할 수 있는 짧고 간결하며 오싹한 이야기들이 좋아 이 블로그를 찾았는데,

    요즘은... 조금 애매한 이야기들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블로그고 주인장님 원하는 대로 운영하는 사적인 공간이긴 하지만,

    명료하지 않은 컨셉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제가 몇년간 좋아했던 블로그라... 아쉬움에 헛소리 적어봅니다...)
    1. 더링

      안녕하세요,
      더링입니다.^^

      충고 감사드립니다.
      혹시라도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다양한 변주를 해보고 있는데,
      잠밤기의 본질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13. NOEYH

    아...슬프다ㅜㅜ
  14. 비오는날좋아

    아 애틋하고 잔잔하네요 전 젊은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보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가 더 와닿고 좋더라구요 흑흑
  15. Char

    무섭기 보다 뭔가 뭉클하네요..
  16. mashall

    훈훈한이야기 잘 보고갑니다.^^*
  17. 새벽이언니

    가슴 아프네요
    왠지 강풀님 그대를 사랑합니다 가 생각나는 글입니다
  18. 한세건

    무섭다 ㅜㅜㅜ
  19. 우렁쉥이

    본질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더링님 덕분에 늘 잘 읽고 있어요.
  20. 옥주

    아..이건 무서운게 아니라 넘 슬프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1. 국나리자

    할머니 할아버지 좋은곳에서 예쁜사랑하고 계시겠죠? 두분의 애틋한사랑이야기 잘 봤습니다. 물론 가상의 이야기인걸알겠지만 두분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네요 오랜만에 잔잔하고 훈훈한이야기 올려주신 더링님 감사합니다 더욱 재밌는이야기 부탁드릴게요 언제나 감사드려요
  22. gks0726

    슬프네요 ㅠ
  23. 크라이네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네여~ 소중한 사람의 존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네여~
  24. 핛생

    무섭다기 보다ㅠㅠ 슬픈 사랑이야기네요ㅠㅠㅠㅠ 전 이런 이야기도 좋아요 @0@
  25. dreamfall

    선배님들 주머니에 손 넣지 않습니다!! 내무실 안에서 흡연하지 않습니다!!! 총 놓고 다니지 않습니다!!!!! ㅠㅠ
  26. 얼레

    음.. 자세히 보면 처음 할아버지가 일이 있어 간 곳은 구청이라고 되어 있고 자주 구청을 다닌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구청에서 나오자마자 할머니와 마주쳤다고 분명히 되어있네요

    그런데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맞이하러 항상 "역"까지 나갔었다는 증언이 있습니다.
    결국 치매에 걸려있었던 것은 할머니가 아닌 할아버지가 아니었을까요?

    아 좀 심한 억측인가요 ㅎㅎ
  27. 바검

    ...이거 좀 생각해보니 확실히 괴담이군요...애초 함께있는시간이 길다면 굳이 같이 있는대도 쪽지를 붙여둘필요가 없는데다...거기다 할아버지가 옆집아줌마에게 물어서 나오는 해답이 우산을 들고나왔다는건데 그후에 할아버지가 근무할때라고 나오잖습니까. 과거의 일을 할아버지에게 말해주는거죠. 방금일어난일이 아니라. 게다가 마지막에 할아버지가 죽고나서 우산과 함께 묻혔다고 나오잖아요. 할머니와 함께가 아니라...
  28. 바검

    게다가 분명 비가올때면 할머니가 마중하러갔었다는건...할머니가 치매에 걸린게 아니라 할아버지가 치매에 걸려있었다는 이야기. 어쩌면 죽은건 할머니가 아니라 할아버지가 아니었던가...
    1. killua

      '할아버지도 몇달후 병으로 숨을 거두셨다'
      우리는 이 '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ㅎㅎ

      할머니가 먼저 돌아가셨단 얘기죠...
      이 이야기에 숨겨진 뜻은 없고 괴담도 아닙니다...ㅎㅎ
  29. 한청아

    아..슬퍼요 ㅠ
  30. 청월

    슬프네요 ㅡㅜ
  31. 음...

    뭔가 잔잔한 이야기인 듯 하면서도 다른 내용이 숨어있는 듯 하네요...

    특히...'평소에 '역'으로 마중을 나가셨다'고 했는데 왜 '구청'으로 할머니가 오셨는지...? 더 링님이 파란 색으로 표시를 한 건 혹 다른 의미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아니면 더링 님 오타신지..? ^^;;
    1. ??

      '역' 이나 '구청'이라는 장소에 별다른 의미가 있는 게 아니고 그냥 할아버지를 마중나오셨다 라는 사실이 더 중요한 거 같아요.
  32. 고릴라

    애잔하네요. 잘 봤어요!
  33. 여은

    슬프네요. 잘보고가요 ㅎㅎ
  34. 어엌후

    언제 업데이트 돼는건가용?
  35. 송지효

    여기 본명 올려야 하는거 아닌가요?
    제가 잠밤기 이야기 넘 재밌어서 자주 왓는데 이렇게 댓글 쓰는건 처음이에요...
    근데 본명써야 하는데 왜 다들 이상한 이름이...(아닌가...?)
    ㅎㅎ 어쨌든 이야기 재밌기 잘봣어요 감사함당 이제부터 자주 댓글쓸게요
  36. 김전일

    좀 슬프네요. 잘보고감니다.
  37. 멸치

    와 슬프면서도 무서운 이야기 좋다~~
  38. 조인성

    슬프면서 아름다운이야기 이거나 아주무섭거나 기가막힌 반전이 숨어있다거나

    이글은 어디에도 치우쳐지지 않아서 좀아쉽네요
  39. Kagawa Shinji

    ...요즘 글이 안올라와요.,,.
    넘 슬프네요....ㅜㅜ
    도르트문트 만세!!!
  40. 비오는날좋아

    더링님 어디가셨나요ㅠㅠㅠ 흑흑 매일 잠밤기 한 번씩은 들어오는데 이제 이 괴담 외워버릴것 같아요ㅠㅠㅠ 빨리 업뎃해주세요 현기증난단 말이에요ㅋㅋㅋ
  41. 비올때우산없으면섭하지

    괴담은 아니고 그냥 따뜻한 이야기?네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랑..
    교훈을 주는 이야기........랄까요
  42. 나탕

    역으로 갔다는 것에 하이라이트를 쳐놓으신건
    단순히 할머니가 역으로 가서 열차에 치어 돌아가셨다는걸 알려주기 위한거 아닐까여
  43. 햄짱

    아, 정말 훈훈한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이해되는 순간 무서운 것과 다른 소름이 돋았어요.
  44. ㅠㅠ

    슬프다..ㅠㅠ
  45. 멸치

    여러분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46. sad

    이건 무서운 얘기가아니라.. 슬픈얘기네 흐규
  47. (서울)시장님 선거

    10월26일(수요일)-서울 시장님을 뽑는 선거일에 꼭 투표하세요.
    저는,
    (기호1번)지지자입니다.
    -타-후보님을 비방한 글이 아니니.
    제 글이 선거법 위반이 아닙니다.
    기호1번을 선택하시던, 하지 않으시던,
    그대의 자유권한 이십니다.
    제 글도 저의 자유권한입니다.
    제가 기호(1번)님께 올려 드리는 글입니다.
    “기호1번님은 이미 알고 계십니다.-

    -여자이기에- (-서울이기에-) 여자이기에 울지를 않으려해도 눈물 흘러 (서울이기에 대한의 중심도시에 이제 내가) 여자이기에 아픔을 어루만저야 하는 세월 ... (서울시민의 손발이 돼어주고자 하는 내맘) 남과여기에 다름과 어울려가기많 하여도 모자른 인생이여. (남녀노소가 어울려 동방예의지국 대한의 젖줄인 서울이여.) 오르내리는 굴곡의 나의생이기에 나역시 여기에 존재하네. (오르내리는 주가의 액수많큼이나 나역시 사울을 사랑하네.) 울지않고도 웃어도 모자른세월일뿐인 것을 (한강의기적 이한몸 바쳐서 이뤄내리라 서울) 흩어져있던 모든걸 내가 거두어 나를 닮아 (갈라져있던 시민의 마음 거두어 나와 같이) (나도 이젠 여자가 돼었다네. (나도 이젠 서울의 시장(국민)이네.) 무엇 찾아 태어난삶 한평생 이기에 한 사람. (무엇 찾아 태어난삶 한평생 의로운 길 걷네.) 나 이제 여자를 알아 진정한 여자의 삶을 바라네. (나 이제 서울을 알아 진정한 대한의 힘을 바라네) 여자여 여자여 (시민여 시민여) 여미는 실타레의 삶 속에서 (한맺힌 애환어린 삶 속에서) 섥혀진 내삶속에 내 안의 여자여 ("나경원"내품안애 내 안의 서울여.)-무척 송구스랍게 생각합니다.- 돌아돌아 돌아온 나의 삶이여. (서울서울 시민들 나의 꿈이여.) 여자란 무엇을 위하여 살아가야하는 걸까?! (시장(이)란 무엇을 위하여 살아가야하는 걸까?) 하늘로 날려보내는 나의 소망. “훠이훠이 가거라” “멀리멀리 가거라” 살아도 살아도 모르는 여자여 (알아도 알아도 모르는 서울여.) 웃음을 웃어본적 없던 여자의삶. (웃음을 웃어본적 없던 노숙자삶) 널뛰어 보여주던 맞물리던 세상인 들. (조국이 보여주던 냄새나는 그들인 들,) 이제는 여자로서 나를맞아 가려하네. (이제는 나와같이 내가안고 가려하네.) 살아살던 살아가야 하는 울림의 떨림의 (살아살던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삶또한) 남과여 다르나 섞이여 가야하는 머나면 여정이여 (너무나 소중한 서울의 시민이니 이제는 안아야지) 인생길 지나서 뒤안길 저멀리서 손짖하는 사후 삶이여 여자이기에 여자이기에 (서울이기에 서울이기에) 하늘봐라보는 여운의 타인들과 섞이여 가는 생이여 (나만바라보는 힘없는 시민들과 어울려 가는 생이여.) “너울너울” “흘러흘러” 스며드는 더 큰 세상이여 “아름아름” “홀로홀로 가야하는 삶이라면 여자란 ("아름아름" "홀로홀로 가야하는 서울이면 이한몸) 운명을 받아드려야 하는 거라면 난 여자로 태어나지 않았다네 (운명을 받아드려야 하는 거라면 난 시장에 출마하지 않았다네.) 여자이기에 남과 다름의 삶이기에 (서울이기에 대한 수도의 수문장여) 따스한 손 맞잡고서 어울려 가야하는 한 평생의 세월. (따스한 손 맞잡고서 어울려 가야하는 한 노숙인 삶을.) 난 받기로 해네. (난 안기로 했네.) 영원한 삶이 아니기에 여자의 삶 순리돼로 살려하네. . . . . (영원한 자리 아니기에 그들의 삶 안아주고 싶은내맘............) -서울-시민들이 (거짖이 아닌)진심어린 마음으로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서울 시장-에 꼭 당산돼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48. 호이호이

    노년층의.. 아름답지만 슬픈사랑이야기이네요,...
  49. 쿠키

    슬픈이야긴데 ㅜ ㅜ
  50. 아 눈에서 땀나 ㅠ
  51. 풍산개

    주인을 생각하는 풍산개처럼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할머니의 영혼이 아니었을 까요?
  52. 초승달

    아 ㅠㅠ 사랑은 아름다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