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439화 - 저수지 옆

저희 친척 어르신의 이야기입니다.

60년대 중반. 친척 어르신(편의상 할아버지라고 하겠습니다.)께서는 당시 30대의 청년으로 충북에 살고 계셨다고 합니다.

약 2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에서 대부분 사람들이 농사를 지었는데, 마을에는 여름에 논에 물을 대려고 만든 공동저수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동저수지에는 전설이랄까요? 저수지는 일제 강점기 때 강제노동으로 만들어졌다고도 하고, 일본군들이 처형장으로 쓰던 자리를 숨기느라 저수지로 만들었다고도 하는 흉흉한 소문이 있었습니다.

마을에는 두 가지 길이 있었는데 하나는 마을 입구에서 시작하여 바깥쪽으로 크게 돌아가는 큰길이고 다른 하나는 저수지 옆의 좁은 길을 따라가는 지름길인데, 거의 매년 저수지 옆 지름길에서 한두 명씩 저수지에 빠져죽는 일이 자주 생겨서 낮에도 사람들이 먼 길을 돌아다니지 저수지 옆길은 이용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느 날, 할아버지께서 옆 동네에 잔치를 보러 다녀오시는 길이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자 빨리 가려는 생각에-술김에 호기도 부릴 겸- 저수지 옆 좁은 길로 급히 가고 있는데, 갑자기 안개가 자욱하게 끼더랍니다.

저수지 옆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안개가 왠지 음산해보여서 괜히 헛기침을 하시면서 담배를 한 대 입에 물으셨는데 안개가 어찌나 진하던지 입에 문 담배도 흐릿하게 보였답니다. 그리고는 성냥을 켰는데…….

바람 한 점 불지 않는데 성냥이 켜지자마자 바로 꺼지더랍니다.

술이 확 깨면서 등골이 오싹해서 움직일 생각도 하지 못하시고 그대로 쭈그려 앉으셨고, 혹시나 해서 성냥을 다시 켜봤더니 또 꺼져버리고…….

시간이 한참 지난 것 같은데 시계가 없어서 그것도 모르겠고…….

다리가 저리고 아프다가 그 느낌마저 사라질 즈음, 안개가 옅어지나 싶더니 갑자기 사라졌답니다. 더듬더듬 일어나서 담배를 한 대 물고 성냥을 켰더니 이번에는 아무렇지 않게 불이 붙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담배에 불을 붙이고 주위를 둘러봤더니 바로 옆이 저수지였답니다. 한 발자국만 움직였다면 그대로 물에 빠지실 위치였다는 겁니다.

너무 겁이 나서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오신 할아버지는 그 후 석 달 동안을 꼼짝도 못하고 앓아누우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6년 뒤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셨는데 훗날 다시 찾아가셨더니 그 저수지는 메워져있고 마을에는 한두 가구만 남아서 폐촌이 되어가고 있었답니다.

[투고] 임지형님
  1. 와우

    ;;진주에 계신 할아버지 댁 근처 저수지도 뭔가 있다던데~~무서워서 물어보진 못했네요;
  2. soapy

    드디어 첫코인가 했더니 유유..
    1. 유리

      그래도 2등이 어디예요~<-별로 위로가 되지 않는군요..
  3. 관절염인형

    3등 문열어 보다가 놓쳤네요 내일복귄데 이러고있네요ㅋㅋ
  4. 월선

    오 4등 선리플 후감상
  5. 우왕

    오 5번째!!ㅋㅋ 무섭네요 ㄷㄷ
  6. 레알?군

    꼭 영적현상이 일어나면 주위 온도가 내려간다거나 안개가 끼이는군요.
    특히 안개는 초자연적현상의 아이콘인지 귀신현상뿐만 아니라 별의별
    사건에도 자주 등장하니 알 수 없는 물리법칙이라도 존재하는건지
    그리고 물도 자주 등장하고...가끔 이런것을 조사하는 다큐를 보면
    전자기장이상을 자주 찾던데 영적현상이라는게 일종의 알려있지
    않은 전자기장의 현상인가?! 그래서 학자들이 전자기장이상이
    인간의 두뇌에 영향을 미쳐 귀신을 본다고 한다는데....
    아직은 믿거나 말거나겠죠?
    1. 배고프당

      동감요 ;;
      그리고 귀신 나타나면 항상 불이 꺼지거나
      TV나 라디오 등 전기기구가 오작동..
  7. HounDog

    오랜만에 들러보네요
  8. 류크

    오랜만이군요^^
  9. 소녀오알

    이토준지는 좋아하지만
    아는 얘기 나와서 투덜 거리고 있던 차에
    오랜만에 괴담♡
  10. 아오무셔

    역시 물에 대한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고
    무서운듯 +_+
  11. 세상

    아.. 괴담은 좋아하지만 전 절대 이런일 겪고는 싶지 않아요 ㅎㄷㄷ 무서월 ㄷㄷ
  12. 이것은

    그 유명한 Everybody don't MOVE!!!!! 의 법칙인가요;;;
    그순간 황급히 앉으셔서 움직이지 않은게 할아버지의 목숨을 살렸네요;;
  13. 지옥 탈출 불가능!?!?!

    오옹
  14. 바라마

    이야... 이번 이야기 넘 좋네요.
  15. 뽀뽀뽀

    하하.. 무섭당
  16. gks0726

    허;;
  17. 곰팅

    헐~ 개무섭
  18. 작은절망

    바다나 강보다 사이즈가 작은
    저수지나 하천같은곳이 더 무섭네요..
    인적도 뜸하기 때문일까요..
    1. soapy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일거에요..
      게다가 작은저수지 같은곳은 사람들이 얼마 안오셔서
      위험에 빠져도 언제 누가 지나갈지 모르고 기다려야..
      ㅠㅠ
  19. 무한미소

    그렇구나....그랬었구나..
  20. ㅋㅋ

    와.. 무섭다.. ㅇㅅㅇ
  21. TLS

    안개가 그 정도로 짙으면 당연히 성냥불은 잘 안 붙을거구요, 안개가 걷혔으니 불이 붙은 걸로 보이는데..
  22. 블라블라

    은근 오싹하네요;;;
  23. 진유온

    물은 소중하다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24. 으아니?

    성냥을 아껴야겠다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응?!+_+]
  25. 낭만궹이

    전 비오는 날 밤에 본다는 사람이 많은듯..
    귀신만 나왔다 하면 폴터가이스트 현상은 기본임.ㅋ
  26. 충주촌놈

    아무래도 충주 대가미 공원같은데요??
    일정때 노역징집해서 만든 저수지고
    여자애 하나가 편지 기달리다 빠져죽어서 데가미(편지)라 불리죠.
    지금은 메우고 공원으로 쓰여요. 그 근처에 80년대만 해도 다 논밭이었다는데...
  27. 카르안

    전에 일본의 '우소재팬'이라는 영상을 봤는데요,
    거기에서 한 영매자가 귀신은 습기차고 어두운 곳을 좋아한다고 한 걸 본적이 있어요.
    그 때도 어떤 폐가에 가서 확인하는 도중에 그런말을 하더라구요..
    지하에 저수지가 있었는데 여기는 오래 있으면 위험하다고..
  28. 엔슈

    흠 그러탐 이건 우연이 만들어낸 괴담 .?
    멋진 괴담이네여 ㅋㅋ
  29. 슈퍼퇴치

    나 충북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