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22화 - 파란 소복

제가 고등학교때 겪었던 일입니다. 전 뉴욕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었는 데, 당시 미국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먼저 뉴욕에 가있던 사촌누나의 권유가 그 계기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촌누나들과 함께 두개의 침실이 있는 아파트에서 뉴욕에서의 학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막내누나가 밤마다 헛것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가위는 아니고, 새벽마다 갑자기 저절로 눈을 뜨게 되는 데, 눈을 뜨면 침대 발밑에 무언가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자세히 보려고 몸을 일으키면,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막내누나가 어렸을때부터 몸이 약한 편이라, 저희들은 [기가 허해서 그런거야] 하고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학교를 마치고 아파트에 도착했는 데, 누나들이 거실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있는 것이었습니다. [누나? 무슨 일이야?] 라고 저는 물었습니다만, 막내 누나의 얼굴이 백지창처럼 하얗게 변해 덜덜떨며 앉아있었고, 큰 누나는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벽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나, 귀신 봤어..."





궁금해 하는 저에게 막내 누나는 두려움에 떨며 말했습니다만, 놀랍게도 큰 누나 또한 [나도 봤어]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자세한 내막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날 아침 저는 학교에 갔었습니다만, 누나들은 아직 방학중이라 늦잠을 자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막내 누나의 발을 누군가 살살 간지럽히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언니가 장난치는 거야?] 라며 옆을 보니, 큰 누나는 옆에서 자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깜짝놀라, 무의식적으로 발밑을 보니, 거기에는 이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파란 한복을 입고 머리엔 비녀를 꽂은 모습으로 공중에 붕 떠있었다고 합니다.





얼굴이 마치 산 사람처럼 혈색이 좋은 모습으로 아주 단정한 모습이었는 데, 다만 눈동자가 위로 치켜 올라 있는 모습이 아주 소름이 끼쳤다고 합니다.



막내 누나는 너무 놀라, [어... 어...] 라며 비명도 제대로 못 지르고 있었는 데, 잠귀 밝은 큰 누나가 그 소리를 듣고 눈 떴더니, 역시 그 여자를 본 것이었습니다.



그 여자는 무려 2분이 넘는 시간동안 누나들을 쳐다보고 있었답니다. 누나들은 너무 무서워서 꼼짝도 못하다가, 갑자기 용기가 생긴 큰 누나가 여자쪽으로 베개를 던졌더니, 그 여자는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리고나서 그날 밤. 한국에 계시는 이모님께 전화드렸습니다. 이모님께서 그런 부분으로 아시는 분이신데, 이모님 왈.



"그건 떠도는 귀신이야. 외국이라 제삿잡도 못 얻어먹고 바다를 건너지도 못하니, 제삿밥 좀 달라고 들러붙은 거 같다. 그런데 밥 주면 계속 붙어 있을 수 있으니 쫒아내라."





그래서 저희는 이모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귀신 쫓는 법[비밀!]을 했습니다. 다행히도 그 후로는 그 여자의 모습을 보는 일이 없었답니다.



투고: 영혼늑대님
  1. thering

    영혼늑대님께서 이 이야기를 들려주시면서 [20화 - 꿈속의 여자]에 대한 후일담을 들려주셨습니다.

    [그때 당시 그꿈이 너무 생생해서 점호끝나고 집에 전화를 걸어 소위 말하는 꿈땜이라는 것을 했었습니다. 다행히 김상병은 아무일 없었습니다. 현실은 소설과 다르니 너무 싱겁다고 생각하셔도 이게 일어난 일이니, 전 사실대로 말씀드립니다]
    1. gksmf8713

      아... 그러셨구나
      다행입니다 ㅋㅋ
    2. DalZzang

      아 그건 그렇고 무슨 학생이 뉴욕에서 아파트에...
      고급이었으면 말할것도 없지만 뉴욕 아파트값이 얼만데...
  2. The C.o.E

    자기전에 읽어버렸..;
    쿨럭 쿨럭.. 상상하지 말아 상상하지 말아..(이러면 더 상상하게된다굿 퍽!)
  3. misoplus

    귀신쫓는 비밀이 멀까..궁금궁금.
    자꾸만 눈치켜뜨고 있는 귀신을 상상하게된다는..우띵..뒤돌아보기 무서버짐..
  4. thering

    The C.o.E님| 자기 전에 보면 안되는 것이 괴담이랑 음식사진입니다. 그나마 괴담은 근성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만, 음식사진이 불러일으키는 한밤중의 공복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죠.ㅜ.ㅜ

    misoplus님| 저도 귀신
  5. only+

    잠들기전 음식사진은..고문입니다 고문 -_-a
  6. 예지맘

    어윽....큰일났다..
    지금 졸려서 자기전에 들어와 봤는데...이럴수가...ㅜ.ㅜ
    우에에엥...

    이건 만들다 만 옷 다 만들고 자라는 더링님의 계시가 분명해요...이잉...
  7. Elbis

    이런 이런..제가 올빼미족이라서 밤잠이 없어서 방금 수면제를 먹었는데도 이글을 읽었더니 눈이 말똥말똥..정신이 번쩍 드네요..낮에 일할때도 제발 이런정신으로 일하면 오죽이나 좋을까..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8. Elbis

    낮에 잠이 쏟아질때 아주 특효약같은 블로그입니다..
    낮에 다시 오겠습니다..으허헉..살떨린다..캭캭캭
  9. Lara

    배고픈데 쫓아내기까지.. 역시 귀신이란 존재는 불쌍하다구요.
  10. thering

    only+님| 그렇습니다! 사실 어젯밤에도 음식사진을 보고 끓어오르는 기운을 못 이겨, 토로리 쫄쫄면(농심 신제품)을 먹고 말았습니다...

    예지맘님| 우힛, 경제를 우선시 하는 저의 가치관이 예지맘님에게도 전해진 것일까요?; 많은 분들을 잠못들게 한 저도 그 분들의 원망을 받은 모양인지, 저도 어젯밤에 잠을 설쳤습니다.ㅜ.ㅜ

    Elbis님| 흐흐, 칭찬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저도 글 올리고나서 바로 자야하는 데, 반응 보다가 늦게 잠드는 적이 한두번이 아니죠.ㅜ.ㅜ 여하튼 더더욱 잠들 수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Lara님| [흑흑, 요샌 귀신도 먹고 힘들어용. 겁주려면 이젠 자격증도 있어야 한다나...] 이상 영매가 된 더링의 한마디였습니다.
  11. 예지맘

    아침이 되어 다시 보니...
    한식 전날 제 방에서 못나간 귀신이 생각납니다..

    제가 귀찮아서 쳐다봐 주지도 않고 문도 안열어 주었던..

    혹시 그때 그 귀신도 그런식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었던건 아닐까요..?
  12. 임쩡

    이곳 실화들을 아침에 읽으면서 왼쪽 다리가 좀 심하게 저릿저릿한 느낌을 받은건 이 글이 처음이네요ㅠㅠ
  13. 극미소년

    어제 밤에 읽었는데 다시 읽어도 시무시무하네요
    근데 어젠 너무 피곤해서 눕자마자 자버려서 .. 음 역시 피로앞에 장사없네요.
  14. 모카

    낮에 봐도 소름이.. 미국에도 한국 귀신이 활동을 하는군요.
  15. thering

    예지맘님| 저번에 포스트로 올리신 그 이야기죠? 과연 그 귀신도 만만치 않게 불쌍한 것 같습니다. 한식인데 밥도 못 먹고, 나가지도 못하고.ㅜ.ㅜ 혹시 예지가 보진 않았나요? 예지도 예지맘처럼 뭔가 보는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_+

    임쩡님| 임쩡님 눈에 안 보였겠지만, 임쩡님 왼쪽 다리에 꼬부랑 할머니 귀신이 다리가 꽉 붙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음부턴 책상밑에 조심해서 보세용.(퍽! ...농담입니다.^^;;)

    극미소년님| 시무시무란 표현이 참 반갑네요.^^ 친했던 사람중에 극미소년님처럼 어순을 바꿔 표현하던 사람이 있었죠. 그건 그렇고, 푹 주무셨는지요? 피로가 쌓이면 대책이 안 서죠.

    모카님| 투고하신 영혼늑대님께서도 뉴욕에 소복귀신이 나온다는 점이 굉장히 신기하셨다고 합니다. 참고로 누락된 부분이 있는 데, 이모님의 말씀중에 [귀신은 바다를 못 건넌다] 라는 부분이 있었답니다.
  16. 영혼늑대

    안녕하세여 더링님과 그외 분들..변변치않은 경험담 올려주셔서 감사하고 다음엔 저의 어머니의 경험담을 올려드리고 싶습니다...정말 신기한 일이 있었거든요...^^;;
  17. 랑랑

    이야... 정말 궁금해요. 그 귀신
  18. 영혼늑대

    글을 쓰고 지금와서 기억해보니 그여자귀신이 떠있던 높이가 딱 사람이 천장에 목을 매고 죽었을 때 높이랑 비슷하겠네여..ㅡㅡ;;....아마 그여자귀신은 죽었을때 모습을 보여준게 아니었을지...
  19. thering

    영혼늑대님| 안녕하세요? 이쪽이야 말로, 좋은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나저나 어머님의 경험담이라니, 심히 궁금해집니다. 어서 이야기해주세요.^^

    그건 그렇고, 목을 매단 모습이였다니, 더 소름끼치네요...

    랑랑님| 글쎄말입니다. 가문의 비법이 궁금합니다.^^ 그런데 랑랑님 블로그가 안 들어가지네요, 어찌된 일이죠.ㅜ.ㅜ
  20. zzoda

    매일 제 침대 곁에 뭔가가 나타납니다
    귀신 쫓는 법 알려주세요 ㅠ_ㅠ
    (비밀이라길래 궁금해서;;)
  21. thering

    zzoda님| 억, 이럴수가 매일 침대 곁에 뭔가 나타난다니! 아쉽게도 RPG로 치면 저는 무능력한 TELLER 또는 음유시인같은 캐릭터라서 도움이 못 되어드릴 것 같습니다.ㅜ.ㅜ

    보시는 분이나
  22. 영혼늑대

    사실 별거아닌데...^^;;..저희가 그때 쓴 방법은 자칫하면 화재가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 안 가르켜드린건데여..소금과 후추, 고추를 한데 섞어볶아 재를 만들어 방구석과 나타난 자리에 조금씩 뿌렸습니다..그런데 이러면 연기가 최루탄 저리가라 매운거 아시죠?? 그때 소방관들 출동해서 다들 벌벌떨었던 것을 후일담으로 남기겠음다.
  23. 뮬리아나

    ...... 하지만 너무했다 ;ㅈ; 귀신도 그래도 마음은 있는데a[야;]
  24. thering

    영혼늑대님| 아니, 이 코멘트도 제가 놓쳤었다니. 최근 코멘트 목록엔 30개밖에 표시되지 않아서 코멘트가 밀리면 가끔씩 놓친답니다.ㅜ.- 그나저나 귀신도 사람도 괴로운 방법이군요~! 왠지 모르게 글을 읽고 저한테도 그 냄새가 느껴지는 기분입니다.;;

    뮬리아나님| 그래도 아무리 독한 귀신이라도 저런 민간퇴치법을 받으면 다시 얼씬도 안할 것 같습니다.-.-
  25. 강이스이

    나라면 계속 밥 주면서 ' 귀접 ' 하자구 하련만 ..... 아깝군 .................... ㅡㅡ
  26. 소복은 하얀옷을 가리킵니다. 그냥 '파란 한복'이 맞을거 같습니다.
  27. 아이스크림

    오타.제삿잡(x)제삿밥(o)
  28. 뮤크뮤크

    ㄷㄷㄷ
  29. Archer

    20화의 비밀이 풀렸군요 . 귀신쫓는법까지 ;ㅅ;
  30. gunseang

    덜덜덜.....
    갑자기 그 여자의 모습이 상상돼는데요??
  31. 명탐정

    상당히 겁이 많은 귀신이군요. 베개에 도망치다니
  32. 이런이런

    이노무 귀신이 이기 원투어퍼컷쓰리강냉이맞고 턱이 나가봐야
    아아~
    난 죽었는데 말초신경은 아직 살아있구나
    이러면서 썩 꺼질끼야
  33. mr ㅋㅋ

    ㅋㅋㅋ 눈이 위를 쳐다보고 있었다면서 누나들 쳐다본건 어케알아 ㅋㅋㅋㅋ
  34. 처녀귀신

    귀신을 쫓는 바법아 갑자기 알고 싶어지네...............
    으흐흐흐흐ㅡㅎ흐
  35. 미리

    ㅋ 난 안무섭다 왜?내 뒤엔 벽밖에 없거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