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어느 할아버지가 큰 병을 앓고 일 년 이상 병원에서 지냈다. 퇴원하게 되었을 무렵, 병은 치유되었지만 후유증으로 청각을 거의 상실했다.

하지만 이전보다 시각, 후각, 미각, 촉각이 예민해졌다고 생각되어 잃어버린 오감을 다른 감각들이 보충하는 거구나 라고 감탄했다. 그렇기에 보청기를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 뒤. 요양을 위해 동네를 산책하고 있던 할아버지는 옆집 할머니가 마당의 꽃을 보고 있는 걸 봤다. 길었던 입원으로 오랜만에 본 옆집 할머니의 모습은 할아버지에게 즐거움이 되었고, 문득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는 바로 집으로 가 아들에게 보청기를 사달라고 했다.
아들은 그 날 저녁 바로 보청기를 사다주었다.
보청기를 끼자 안방에서 대화하고 있는 아들 부부의 대화까지 들을 수 있었다.

"여보. 우리 아버님은 건강하셔서 다행이에요."
"그러게 말이야. 옆집 할머니는 오늘이 돌아가신지 일 년 되는 날이라지……."

[수정] 2008.08.18
도시괴담의 다른 글
  1. 눈팅만

    허걱@.@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혹시나~하고 들어왔는데 새로운 포스트가 보여서 반갑구 기쁘네요^^
    1. 옆집 할머니 이영숙

      나를 보았느냐 성은이 망극 하느냐
  2. 삼치구이

    허... 목적이 경악으로 바뀌는 순간이로군요...
  3. seimei

    이런, 저 할아버지 참 당황하셨겠네요.
    할머니랑 얘기하고 있으면 대략 치매로 오인받을 수 있는 상황.
  4. Silver

    와하 할아버지 얼마나 당황스러우셨을까-_-;
  5. 朔夜

    할아버지 많이 놀라셨겠어요;;;(뻘뻘)
  6. 달의 축복

    할아버지... 작업 실패-_-! 두둥~;;
  7. Terri

    저런, 상심이 크시겠어요<-
    충격으로 건강이 악화되거나 하지 않으면 다행일지도....(묵념)
  8. shushu

    안타깝군요, 할아버님.. 뒤늦은 황혼의 사랑이...(끌려간다)
  9. 아기까마귀

    필이 딱~작업에 충실하신 할아버지시군요...실은 할머니도 그 할아버지에게 작업을 들어가려고 했다는...
    할머니가 잠자리에 와서 앉아 계시진 않을런지...ㅎㅎ그럼 또 하나의 커플이 탄생하는 것인지...ㅎㅎ 이상한 소리만 하고 갑니다~~~^^;;
  10. Snakecharmer

    식스 셴스!
  11. 미치루

    작업 걸려고 하셨던거군요-_-;(근데 초장부터...)
  12. 무서버

    [디 아이] 를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네요
    더링님 너무 반가운데...아직 전같은 기분은 아니신가요
    님의 유쾌한 답글 보는 것도 참 좋았는데
    객들만 있는 잔치상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좀 산득하네요
  13. 박세나

    어지럽다 ㅡㅡ;

    할아버지..

    오래오래 사셔요 -_-; 내가 지금 무슨말을 하는거야 ㅡㅋ
  14. thering

    눈팅만님| 저도 반갑습니다.^^ 눈팅만님의 위로가 제게 큰 힘이 되었답니다. 이제 기운내서 운영해야죠.

    삼치구이님| 어쩌면 [사랑와 영혼]처럼 유령과의 순애보를 완성시키실지도 모릅니다...+_+

    seimei님| 운 좋으면 치매고, 운 나쁘면 [아버님이 아직 완치되지 않으셨나봐요] 라는 말과 함께 다시 입원하실지도 모릅니다.ㅜ.ㅡ
  15. thering

    Silver님| 그야말로 퇴원하자마자 실연! 할아버지님의 로맨스 그레이는 보청기와 함께 사라졌습니다.ㅜ.ㅜ

    朔夜님| 혹시 저 말 듣고 기절하신 건 아니신지 모르겠습니다. 다음날 신문에 [A사 보청기 착용후 60대 노인 기절]...

    달의 축복님| 혹시 황혼유성군이란 만화 아세요? 시마과장 그린 작가분의 만화인데 문득 황환유성군 호러버전이라고 생각됐습니다.^^
  16. thering

    Terri님| 그러게 말입니다. 괜히 옆집 할머니 봤다가 얘기하면 아버님 벌써 치매이신가봐요? 라는 이야기가 오고가겠죠.[노인문제로 답글 주제가 바뀜;]

    shushu님| 황혼의 유성이 저렇게 쉽게 저물어가다니 아쉽습니다.ㅠ.ㅜ 그나저나 황혼유성기 후속권은 왜 이리 안 나온답니까...

    아기까마귀님| 오홋... 그렇다면 그날 밤 할아버지 꿈이나 가위에 나타나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_+
  17. thering

    Snakecharmer님| 큭큭. 식스센스 보청기 버전이 되겠습니다.^^ 이러가다 보청기 회사에서 압력들어오는 건 아닌지.( -_)

    미치루님| 작업을 위해 보청기까지 구입하셨는데 그 보청기가 발목 잡을 줄이야. 역시 선수는 도구 선택에 신중해야합니다.

    키릭스님| 으하하하... 오타 맞습니다.ㅜ.ㅡ 제가 저거 올릴때가 일이 너무 많아서 빨리 퇴근하고파~ 모드여서 저런 실수를 했던 듯 합니다.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8. thering

    무서버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분은 나쁘지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답글이 없던 건 시간이 부족해서였습니다. 요새...라기엔 매일이지만 업무량이 너무 많아서 답글을 달 시간이 없었죠. 게다가 쉬는 동안 답글이 밀려서 틈틈히 답글을 달다보니 요새 글에는 답글이 없던 거랍니다. 오늘은 조금 일이 줄어서 틈틈히 달고 있으니 금새 따라잡을 겁니다. 답글 기대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아, 기분 좋아라]

    박세나님| 그래야죠. 오래 사셔서 그레이 로맨스도 다시 할것 아닙니까?^^ [매번마다 유령할머니를 보면 낭패]
  19. 나이쿤=nykkun

    설마 치매나 노망이라는것은 오래살아서 생기는 신기를
    다른 뭇사람들이 오인해서 그런식으로 취급하는게 아닐까?
    라는 희한한 생각을 해봅니다. 나도 늙어서 노망끼가 생기면
    귀신도 보구 그러는건가? -0-;;;
  20. Snakecharmer

    분명히 보청기 만드는데에서 귀신들린 보총기나..아니야..역시 씩스센스!
  21. 뮬리아나

    보청기 만드는데서 귀신들린 보총기?;

    거 참... 근데 아들이 착하네요. 보청기 사달라고했다고 곳장 사오다니;
  22. 지렁이

    거참.. 감각이 예민해진것은 좋은데...
    아쉬움을 남게 만드는 군요..
    그래도 다른 감각도 에민해 졌으니..
    할머닐 만질수 있겠죠?
  23. 달의 축복

    우음;; 그 만화는 잘 모르겠군요ㅇㅅㅇ 사과군 취향이라면..
    재미있을듯 싶습니다만.[웃음]
  24. thering

    Snakecharmer님| 풉... 귀신들린 보청기. 압권입니다.-_-b 혹시 귀신들린 안경은 없을까요? 영능력 0%인 저는 그 안경이 필요합니다...

    뮬리아나님| 아. Snakecharmer님은 어렸을때 캐나다에 가셔서 한글이 조금 서투르신 분이랍니다.^^

    지렁이님| 문득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쵸피라는 축생이 생각납니다. 촉각 294배~! [할멈, 피부가 보드랍구려...] 이런걸까요...
  25. 검은머리소녀

    할아버지 심장마비로 돌아가시지는 않았나 걱정이네요 ㅠㅠ
  26. thering

    달의 축복님| 좀 성인취향의 만화입니다만, 10~20대의 사랑이 아닌 40~50대 중년들의 사랑을 다룬 만화라서 독특한 맛이 있죠.^^

    검은머리소녀님| 어쩌면 부부내외가 다음에 할 말은 [빨리 아버님은 자기가 돌아가신 줄 아셔야 할텐데...] 일지도 모릅니다.( -_)
  27. 복숭아

    음..저는 왜 이얘기가 코믹하게 느껴지는걸까요..;;할아버지의 마지막 표정이 자꾸 개그만화버전으로 상상이되서..역시 만화를 너무 많이 본걸까요?;후후..거기다 왠지 아들부부의 수작질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ㅅ-a
  28. Snakecharmer

    보청기 쓰는 친구들도 있는데, 안경까지 귀신들리면 ...왜 그러고 보니까, 혹시 영화 "Thirteen Ghost!" (열세게 ( 열세명) 의 귀신...인가?) 보셨나요? 전 그영화의 씬중에서 화장실에 카메라 view 가 깨긋한 화장실을 보여주다가 안경으로 보니까 피로 얼룩 덜룩 한 화장실이 보일때, 정말 무서웠어요!.
    뮬리아나님에게: 죄송함니다 , 한국에서 4년밖에 살지안고, 유치원에서 국민학교3학년 2학기도 시작 안하고 와서 한자도 잘모르고, 말하는건괸찬지만 맞춤법이 엉망입니다.하지만 저는 무지 노력하고 있으니 좀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29. 달의 축복

    오옷.. 보고싶어요, 보고싶어ㅠㅠ 아아.. 오늘 D-5라지요..;
    우음'~' 그 날만 지나면 한동안 제 세상이랍니다..으하하하..
    근데 일단 잘치고봐야..쿨럭OTL
  30. thering

    복숭아님| 사람마다 느끼는 분위기가 다를 수 있으니 괜찮습니다.^^ 호의적인 코멘트를 좋아합니다만, 그렇다고 칭찬일색의 코멘트만 바라는 건 아니기 때문이죠.^^

    Snakecharmer님| 저도 13 고스트[한국에선 이런 제목] 봤습니다. 특수효과가 좀 볼만했던 작품이었죠.@_@ 그나저나 뮬리아나님도 제가 말씀드렸을니 이해하시리라 생각됩니다. 크게 상심치 마시길.^^

    달의 축복님| 17일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습니다. 정말 그날만 지나면 달의 축복님의 발목을 잡고 있던 수능귀신들이 다 물러나갈테니 그때까지 몸 건강하시길!
  31. 달의 축복

    ㅎㅎㅎ 우음;; 글쎄요-ㅁ-)a 이과생이면서도 수리에 유난히 약한 저는;
    OTL 지금 맘 같아서는 재수라도 하고싶은;;
    그치만 어머님이; 너무 무섭군요ㅠㅠ;
  32. thering

    달의 축복님| 저도 문과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글도 못 씁니다. 으하하하~ [전공은 또 디자인...-_-]
  33. blood of moon

    할머님 화이팅... 사랑은 꼭 인간하고만 해야하나요???
  34. 아카시아

    허업 ;ㅁ; 저런 저런,할아버지 불쌍하 <
  35. haiin0928

    저 이거 읽은 적 있는데...
    다시들으니 약간 무섭내요...
  36. Starname

    할아버지의 작업실패인가?........-ㅂ-.....
  37. 비밀방문자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38. 뮤크뮤크

    새 할머니 이사온 것일지도..
  39. 키키키

    이룰수 없는 사랑.. 애틋한 이야기..?
  40. 1

    유산분배는 노노

    새어머니를 인정할 수 없다

    우우~

    [응??]

    또는...옆집이 두 개.<<야
  41. 그리고또다른 반전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죽어있었다는 충격에 흽싸였다.
    그리곤 갑자기 떠오른게 있었다.
    '아차, 내 아들 부부는 보청기를 사오던 도중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42. 카르안

    헉.. 보충기가 그렇게까지 들리게 하나요?
    그저 조금 더 잘 들리게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안방에 있던 아들부부의 말까지 들린다니....
  43. 저승가이드

    보충기가 잘못된것은 아닐까요..?? 혹시..보충기 대신 녹음기를 사다주고 테잎을 들려주신건 아닌지..ㅋㅋㅋㅋㅋㅋ
  44. ♡ㅁ♡

    다른노파가이사와서 그런것아닌가여
  45. ehdrud

    <사랑해>에서 이런 말을 본 것 같군요.
    "사람은, 산 사람들하고만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46. 개초딩(개념모드)

    할아버지
    임무실패;ㅅ;
  47. 멸치

    할머니가 아무도 꽃을 안 가져다 줘서 슬퍼서 할머니가 꺾으로 오신듯 ㅋ
  48. 드래곤

    할아버지가이말듣고쇼크사하면쩔겠다
  49. sad

    할아버지 엑소시스트 전직 ㅎ
  50. 학생

    걍 죽은 할머니는 오른쪽 집이고 그 할머니는 왼쪽 집 아님여?
  51. 고구마단

    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