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들이 저희 집에서 놀러왔을 때였습니다.
그날 모인 친구들은 저와 언니까지 포함해서 모두 일곱 명. 우리들은 한참동안 재미있게 놀다가 한 친구의 제안으로 각자 무서운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저희언니와 저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약간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터라 무서운 이야기를 하기에는 정말 제격이었고, 게다가 저희 언니는 그때 하필 목감기까지 걸려있었습니다. 가래 끓는 중저음의 여자목소리, 정말 무서운 이야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목소리였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모두 침을 꼴깍 삼키며 언니의 무서운 이야기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한명한명 무서운 이야기를 하다가 얼떨결에 저녁을 먹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밤중이었습니다.
자고 있는 데, 갑자기 배가 아픈 겁니다. 보통 때 같으면 혼자 화장실에 갔겠지만 저녁에 무서운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은데다가 언니가 무서운 목소리로 해준 화장실 귀신 이야기가 머리에 남아 있어서 도저히 혼자 갈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옆을 두리번 거리다가 제 옆에서 자고 있는 언니를 보고 언니를 깨웠습니다.
본인: 언니, 언니. 일어나봐?
언니:..왜 그래?
순간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언니 목소리가 좀 이상했습니다. 높낮이가 없는 약간 쉰 듯한 목소리. 하지만 언니는 감기에 걸려있었기에 그때는 그런가 하고 깊게 생각하지 않았고, 언니를 깨워 화장실에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화장실에 언니와 함께 가도 같이 들어갈 수는 없잖아요?
언니는 밖에서 기다리고 저는 용변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화장실 이야기가 떠오르면서 등골이 서늘해지는 겁니다. 저는 언니를 불러서 노래를 좀 불러달라고 했죠.
본인: 언니. 나 무서워서 그런데 노래 좀 불러주라.
언니: ...알았어.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남아... 집을 보다가...]
그런데 하필이면 언니가 제가 가장 무서워하는 노래를 부르는 겁니다. 저는 언니에게 계속 부르지 말라고 했지만 언니는 귀찮다며 계속 섬집아기를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말라고 해도 계속 부르는 탓에 저는 무서움을 겨우 참다가 일을 마치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분명히 제 옆에서 잠들었던 언니가 없는 것입니다. 그때만 해도 [일찍 일어났다 보다]하고 아침을 먹고 있다가 어제 밤 일이 생각나서 언니에게 말했습니다.
[언니, 어제 화장실 같이 가줘서 고마워. 근데 왜 하필 그 노래를 부르냐? 무섭게시리...]
그런데 언니는 [야, 나 어제 안 그래도 좁은 방에 니들 자는데 방해될까봐 너네 잔 다음에 바로 내방 와서 잤어. 그리고 내가 미쳤다고 한밤중에 섬집아기를 부르냐? 그게 얼마나 무서운 노랜데...]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언니의 말에 모두들 내가 장난을 친다며 웃었지만 저의 표정을 보고는 분위기가 싸해졌고, 수저 소리만 조용히 들리는 가운데에 가장 조용하던 제 친구가 한마디를 했는데...
그 말을 듣는순간 우리는 모두 굳으며 수저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야.. 사실은 내가 어제 물을 마시러 부엌에 가다가 화장실 앞을 지나갔는데, 너 혼자 화장실에서 뭐라고 중얼거리더라. 아무도 없는데 꼭 누구 있는것처럼]
[투고] 단골손님
짜파게티
박세나
똑같이 어두운곳에 있어도 사람하나가 옆에 있고 없고가
정말 큰차이자나요,
하지만 밤마다 언니가 화장실 같이 가자고 하는건 정말
귀신을 보는것보다 ㅡㅡㅋ 시러요,
-_-; 평소엔 무서움도 없는 언니가,
왜 화장실 갈때만 무서워 하는거죠?
화장실을 귀신이 좋아하나요?
냄새나는데=_=
미케츠 아키
무서버
자다가 누군가 자꾸 발목을 잡아당기면서 데려가려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은 적이 있었죠
그래서 옆에 자는 언니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간신히 불러서 고개를 돌리게 만든건 언니의 얼굴이 아닌
싸늘한 표정의 낯선 여자였습니다
그때 그 여자는 짧고 나직하게 단 한마디만 했었죠
........왜?
DalZzang
shushu
섬집 아기 저만 무서워하는게 아니었군요.
미치루
아기까마귀
저도 역시 화장실 무섭습니다...
특히 시골의 화장실은 더욱 그렇죠...작년 여름에 정선에 있는 별장에 놀러갔다가 귀신을 한명 한명 7주일동안 15명이란 인원이 목격을 한 적이 있어서 더욱 무섭더라는...ㅠㅠ
섬집아기는 슬픈 노래던데..ㅎㅎㅎ내가 이상한가??ㅎㅎ
푸딩
아기까마귀
Hark
섬집아기뿐만 아니라 파랑새도요 !!! -_-;;;;;;;;
(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 - 그 노래말이죠; )
김윤아씨 솔로1집에 수록되어있는 파랑새는 새벽에 들으면 단연 최고.
키릭스
제 친구도 그러던데...
음...난 그거 자장가로 듣고 자라가지고 그런지 그노래 참 좋아 하는데..
아기까마귀
그런데 좀 슬픈 노래 같다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드는듯한,,...ㅠㅠ
뮬리아나
그것에대한 이상한이야기가..
애가 배워서왔는데 귀엽잖습니까? 막 자기도 노래배웠다고 시켜보라고.
근데 목소리가 귀여운데 섬뜻한느낌이나서
그때부터 싫어하고있습니다.
thering
박세나님| 화장실이 워낙 폐쇄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이니까 혼자 있다는 느낌이 강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마음은 더 불안해지고 그런 마음이 귀신을 부르는 거겠죠?
무서버님| 으어엇. 짧지만 임팩트있는 이야기 원츄입니다.-_-b 만약 그 어니인 척한 귀신이 몸은 그대로고 목만 180도 돌아간 채로 [왜?] 했다면. 으어...
Silver
thering
미치루님| 아기가 혼자 남아서 누굴 보는 지 궁금합니다.@_@ 이 참에 블로그 BGM을 섬집아기로 넣을까 생각중입니다.
시륜님| 설마 짜고치는 고스톱이겠습니까? 그런 걸 투고하실 분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런 식 덧글 매우 싫어합니다. 실례라고 생각 못 하시는지.
이름없는 자
다들 잘 지내셨지요~
전 감기에 걸려서 죽을맛이라는 ㅠ_ㅠ
근대..섬집아기라는 노래를 왜 무서워 하시는지-_-?
하긴 한밤중에 댄스곡을 불러도 무섭긴 하겠지만;;
암튼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미리미리 독감예방주사 맞으세용 저처럼 고생하시지 마시궁^^
새우
섬집아기가 어째서 무서운지[..]
흐으으으으음-_-;
그나저나 단골씨 놀랐겠습니다;
thering
Hark님| 얼핏 들으니 왠지 서글프면서 오싹한 기분이 듭니다. 나중에 으시시시한 분위기의 노래들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만 역시 일 벌려놓고 정리 안한 게 너무 많아서 흑흑,
키릭스님| 사람마다 다르게 했지만 선율이 왠지 오싹하게 느껴지는 음악이 있는 것 같습니다.@_@
thering
뮬리아나님| 역시 다들 섬집아기를 무서워하시는 것 같으니, BGM을 섬집아기로 넣어야겠습니다.@_@
Silver님| 음. 그 만화를 못 봐서 모르겠습니다만, 왠지 유쾌한 만화일 것 같습니다. 요새 본 만화책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 건 [연애 디스토션]. 리얼하면서 아기자기한 연애 이야기가 일품입니다.>_<
thering
새우님| 앞으로 섬집아기를 들으실때마다 그때 일이 떠오르실 것 같습니다. 에공. 그러니 BGM건은 취소해야 겠죠?;
soma
4kg
Red Poppy
가사가 무섭다는 분들도 계시던데 가사는 전혀 무섭지 않습니다. 아기가 집에서 엄마 기다리다 잠이 들고 엄마는 아기가 걱정되서 집으로 가는 내용입니다.
'섬집아기'에 얽힌 괴담이라도 있나요? 작곡 당시 이런저런 일이있던다던가... 하는.
프레디머큐리
시륜
제 생각이 짧았군요. 조금만 생각 해보면 농담으로 라도 달 리플이 아닌것 같습니다. 제 리플은 지우겠습니다. 죄송합니다.
thering
4kg님| 뭐랄까 흔하디 흔한 공포영화의 한 장면이라도 생각되는 데 실제로 그러셨다고 생각하니 왠지 오싹한 느낌이 납니다.@_@
Red Poppy님| 네. 맞습니다. 섬집아기가 공포영화에 나온 적이 있죠. [올가미]에서 엄마가 죽은 아들에게 불러주는 자장가로 나온 적이 있는데, 그 동요가 자체가 워낙 단조의 으스스한 분위기때문에 공포스럽다고 느껴진게 아닐까 합니다.^^
thering
시륜님| 저도 감정적으로 대해서 죄송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예전에 크게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민감하게 대응하는 듯 합니다. 시륜님에게 심려끼쳐드려서 죄송하고, 그렇다고 안 오시는 건 아니시죠?^^
단골손님
나무빛
그 언니분 다음에 또 무서운 이야기 하실 때 저를 불러주세요'ㅅ'하하;
저도 듣고 싶어요;;
thering
나무빛님| 매주 토요일 밤마다 하는 괴담회에 오시면 무서운 이야기를 라이브로 들으실 수 있답니다.^^[정확히는 보는 거지만]
Snakecharmer
정말 무서우셨겠군요..흑..중저음 목소리..내이야기 하는줄 알았어요..ㅠ_ㅠ
thering
한원
자기가 들어가있는 노래를 불러주며 공포에 떨게 만드려ㄱ...ㅗ
참 말안되는 스토리를 짜내는 엄청난 상상력 ㅡㅡ;;
클린;)
제목없음
어느 분이 이 이야기의 가수 '신화'버전으로 써 놓은걸 본적이 있는것 같습니다
...보나마나 괴담을 원작으로한 팬픽이었을 겁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연예인이라던가 공인들이 겪은 괴담같은게 보고 싶기는한데
실명으로 나오지 않으니 결국 모를 일이겠군요...-_-
으..
영감제로
Lacrimosa
월광소나타 피아노로 치는거 밤에 들으면 상당히 무섭던데
섬집아기는 음.. 한번도 무섭다고 생각 안해봤어요
비달삼순
밤만돼면 제가 머리풀고 동생놀레킴..ㅋㅋ
물장구
그리고 어떤 노래든 장조가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바장조든 사장조든 얼마든지 바꿔부를 수 있는거지요. 악보에 바장조로 나왔다고 해서 꼭 바장조로 불러야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박미성
옹순이
죠? 섬집아기불렀다는데원래는음치였어요! 트로트는잘부르는데..
이상하게도불렀죠! 가요두부르고동요나무서운벨노래불렀어요!
콜록콜록~거리다기침자주났지만잘불렀대요! 에취~하고머리두아프
고어질어질..ㅠㅠ 팔다리아파온몸에쑤시고감기약먹었지요~!
주사두맞고! 심하게토하죠웩~! 그래서잘불렀지섬집아기들어달섬뜩!
감기몸살이라나아놔~.. 트로트나가요신동뛰어나서잘불러놀랬음!
위로해주삼..행복한주말되세요!오싹한하루되실거예요!ㅋㅋㅋ
Archer
선조치 후보고(...)입니다만. 링님이나 투고자께서 불편하시다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취조반장ㅡㅡ+
아 혼자 화장실에서 중얼거리는...
생각만 해도 긍골이 오싹합니다
유키
제 친구 아기는 섬집 아기 노래만 불러주면
서럽게 흑흑~하고 운답니다;;;
귀엽죠ㅎㅎ
사람
이거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요ㅋㅋ
공
명탐정
초삐
그래서 왠지 섬집아기는 서글프고 무섭게 들리는것 같기도 하고...
배고프당
괴담의진실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고(사건 예고와 엄마의 부재)
아기는 혼자남아 집을 보다가(돌아올 엄마를 기다리며 집을 서성임)
파도가 들려주는 자장 노래에(시간이 많이 경과되었다고 알려줌..)
아기는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오랜시간 방치된 상태에서 어린아이 혼자 죽음을 암시..)
뒤에 가사도 있는데 이부분만 기억에 단디 남네요
좀 무섭나요? 멜로디도 그렇고 (노래를 조금도 늘여 부르면(템포를)......) 약간 스산한 느낌이 강하죠
저도 살짝 오싹해지네요
배고프당
빨간색
아기는 혼자 남아---집--을 보--다가----
파도가 들려주는---자--장 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잠-이 듭--니다---
어렸을 때 이 노래 참 좋아했었더랬죠.
엄마 말에 의하면 가끔씩 방에 혼자 앉아
허공을 보며 이 노래를 부르면서 박수까지 치고
엄청 좋아했었다네요.
배고프당
아니 싫어하는건 아니고 좀 무서워요.
예전에 TV에서 했던 이야기인데요.
어떤 가족(아빠 엄마 언니 여동생)이 나무로 지은 하얀 집으로 이사를 왔는데,
계속 폴더가이스트현상이 일어나고 여동생 상태가 점점 이상해지는거에요(귀신들린거죠).
알고보니까 예전에 아빠?-_-인가.. 하여간 남자가 엄마를 죽이고 지하실에 묻었는데
아이가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지하실로 들어갔대요
그 상태로 엄마의 시체와 갇혔는데.. ㅠ
시체 옆에서 엄마가 섬그늘에.. 이러고 덜덜 떨면서 노래를 부르는데(창밖엔 천둥번개치고 비내리구-.-)..
이 원한 서린 귀신 때문에 가족이 그 집을 떠난다 이런 내용이었어요.
-.- 엄마가 섬그늘에 하는 노래만 들으면
자장가? 라기보단 서글프고 무서워요
엄마 시체 옆에서 누워서 울먹이며 노래부르던 그 애가 떠올라서 ㅠㅠㅠㅠ
ㅠㅠㅠ 지금 보면 하나도 안무섭고 기억에도 안남을 것 같은데
워낙 어렸을 때 본지라..
비밀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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