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487화 - 강원도 포병부대 괴담

강원도 모사단의 포병부대에서 근무할 때의 일입니다.

이야기에 앞서 155미리 견인포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155미리 견인포는 평소에는 '포상'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무덤처럼 생긴 곳에 두고 실제 북한의 부대를 항상 겨누고 있습니다.

그런데 포가 고정이 되어있어도 그날의 바람이나 기상상황에 따라 목표지점이 달라져 4시간에 한 번씩 방향을 조금씩 틀어주는 '제원장입'을 해야 합니다…….

그곳에서 근무한지 일주일이 지났을 때 쯤, 저에게도 제원장입근무가 돌아왔습니다. 매 4시간마다 하는 것이기에 새벽에도 어김없었죠. 첫 임무가 새벽 두시 6개의 포상을 돌며 포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선임한명과 같이 근무조가 짜였지만 아무 의미 없었죠.

저 혼자 랜턴 하나 들고 새벽에 길을 나섰습니다. 전 겁이 많이 없는데다 집도 시골이라 밤길이나 어두운 숲속 따위는 별 생각 없이 잘 다니는 편이었죠.

처음이지만 낮에 배운 대로 차근차근 잘 해나갔습니다. 상황실에서 받은 제원표대로 방향포경을 보고 좌우를 맞추고, 팔꿈치포경을 보고 상하를 맞추고……. (포경은 망원조준경과 비슷하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6포부터 5,4,3. 이렇게 하나하나 제원을 장입해갔습니다. 그리고 2포 앞에 갔을 때, 낮에 선임들이 하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2포엔 귀신이 있어서 안 가는 게 좋을 꺼다'
'새벽에 2포에 가면 랜턴이 저절로 꺼진다.'
'오래전에 2포에서 목을 매단 사람이 있다'


그다지 개의치 않으며 2포상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랜턴이 꺼졌습니다.

'뭐야 정말 꺼지잖아? 배터리가 다 된 건가?'

약간 놀라긴 했지만 침착하게 제원장입을 하려고 포로 다가갔습니다. 포에는 영구 발광하는 방사능 장치가 있어 불빛이 없어도 제원장입이 가능합니다. 방향포경에 눈을 갖다 대고 좌우를 맞추고, 상하를 맞추기 위해 팔꿈치포경에 눈을 가져다댄 순간,

전 정말 큰소리를 지르며 엉덩방아를 찧고 그대로 뒤돌아 막사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정말 정신을 잃을 정도로 미친 듯이 달려간 것 같습니다.

팔꿈치포경을 들여다보는데, 포경의 반대편 포신의 끝에서 목을 매단 사람이 꺾이다 고개를 비틀어 저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하얗고 커다란 눈으로 뚫어지게…….

다음날 들은 이야긴데, 부대에선 새벽에 2포 제원장입은 오랫동안 안했다고 합니다. 하도 이상한 일이 많은데다 오래전에 2포에서 귀신을 보고 정신을 놓은 사람이 나와서 신병한테도 그것만은 절대 장난을 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투고] 민방위1년차님
  1. 무섭다ㅡ
  2. 수늬권ㅎ

    무섭다ㄷㄱㄷㄱ
  3. 아메리카노

    역시... 군대괴담이..
  4. 저주 받을 로스쿨

    북괴군의 한국 공격 타임은 새벽 2시다!
  5. 소냐

    군대 괴담은 색다른 맛이 있어요.
  6. 얼터메이텀

    -.-; 음기가 그리 강하다는 온갖 괴담으로 넘치는 경산 제2야전수송교육대에서도 아무일 없이 4주간 새벽근무를 섰던건 행운인지 불행인지~ 흠
    어쨌뜬 군대괴담은 정말 매력있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군요~
    문득 지금도 판초우의 덮어쓴채 K2소총 뒤집어 매고 어딘가 초소에서 귀신보다 무서운 북괴군이 아니라 순찰자를 감시하고 있을 국군 아저씨들에게 격려의 인사를 보냅니다~ 근무 잘 서시고~ 새참컵면 하나 드시고 푹 주무삼~
    1. 리벤지

      2수교에 대해서 아시네요; 저도 2수교 나왔는데 ㅋ
      목욕탕괴담만 해도 무서웠었는데 ㅋㅋㅋ
      2수교 불침번은 정말이지 오줌지리게 하죠 ㅋㅋ 복도가 어두워서 거의 보이질 않잖아요 ㅠㅠ
    2. 냉무부

      징집병들 나이 몇 살먹었다고 아저씨??


      그냥 국군장병 이게 올바른 명칭입니다.
    3. 햄짱

      ㅋㅋ 근데 정말, 살다보니 30대도 젊은 거라는-ㅋ
  7. 진짜괴담은 이것...

    최전방의 재래식 포대는 굳이 새벽 2시에 치고 들어오지 않아도 전멸예정인 부대가 대부분...
    제가 근무한 대대는 북한의 모 포병부대을 겨누고 있었습니다..
    3개의 포대에서 총 16문의 포가 그 부대를 항상 겨누고 있었죠..전쟁발발과 동시에 바로 발사하겠다면서..
    그리고 북한의 그 포병부대 역시 저희 대대를 항상 겨누고 있었는데,
    그 포대는 총 150문이 우리 대대 하나를....
    당시 포대장말로는 전쟁개시되면 우리 포대로 평당13발의 포탄이 떨어진다고 하더군요...
    포탄이 폭발해 죽기전에 포탄에 머리깨져 죽는다고...
  8. 비오는날좋아

    역시 괴담은 군대괴담이군요ㅠㅠ 밖에는 비오고 천둥치고 번개치고 난리...침대가 창문 바로 옆에 있어서 공포감 두 배로 조성되네요...딱 2시ㅜㅜ
  9. pooooo

    ㅋㅋㅋㅋ저도155미리 견인포 출신 7사단
  10. 브루주앙~

    ㅎㅎㅎ 넘 더워용~~~ 댓글부터 적었어용~~
  11. 노르웨이숲

    무섭네여
  12. 깨어있지만죽어있는자

    굉장한 영적 경험하셨네요...더울때 한번씩 떠올리면 되겠네용ㅎ
  13. 하이에나

    귀신도 귀신이지만, 영구 발광하는 '방사능' 장치가 있다는게 더 공포
    1. az

      시계에도 사용될 정도로, 몸에 해가 되지는 않는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정말 영구적이진 않고 몇십년 간다죠..
    2. 서글픈구름

      영구 발광하는 방사능장치...
      일반적으로 많이 쓰입니다...
      빛을 받으면 저장해서 짧은시간이나마 밝게 보이는 야광..
      그리고 어두운데만가면 계속 빛나는 형광...뭐 리모컨이나
      작은 제품들 스위치에 쓰이는 경우가 있던데.
      이 형광이 영구발광 방사능 제품입니다.....
      뭐 자연적으로 쐬는 미량방사능수준이라 그다지 문제는 없지만말이죠..
    3. 나그네

      방사능은 자체적으로 빛을 내기에 여러분야에서 많이 쓰입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의료, 산업, 군사 다방면에서 쓰이고 있죠. 물론 인체에 해가 가지 않도록 극미량을 사용합니다.
  14. dreamfall

    저도 강원도 양구 3포병여단에서 kh179 전포병으로 근무했었는데 제퇴기에 격발끈으로 목메달아 죽은 귀신은 어디에나 있나봐요...근데 포신은 누가 올려준걸까여..? 줄연결하고 포상에서 뛰어내린겐가
  15. QuadR

    발광물질로 사용되는 트리튬(삼중수소)도 방사성 원소이긴 한데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위험하진 않습니다. 고급 시계에도 쓰이고요. 보통 생각하시는 야광하고 비슷한 밝기를 냅니다. 사람에 따라 약간 더 선명하게 느끼기도 하더군요. 흔히 접하는 야광하고 다른 점은 밝기가 계속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일반적인 야광도료는 낮에 빛을 축적해서 밤에 내뿜는 식이라 계속 어두운 곳에 놔두면 빛이 점점 약해집니다.
    1. 하이에나

      아 그렇군요. 방사능 이야기가 나와서 움찔했습니다 ㅎㅎ;;
  16. 해운대 몸짱^^

    저도 한말씀 올리자면 재가 10년전에 군생활할때 저도 처음에 훈련소퇴소하고 155미리 견인포를 주특기로 받고 경기도파주쪽에 발령받았는데 (참고로전 1달뒤 사단 유격대로 차출되어서 그이후로 끝까지 거기서 군생활을 마쳤음)얼마 있지도 않았는데다 하도오래전 일이라 조금 가물가물하지만 그당시 브라보포대에가서 편각,사각돌리는 연습을 한참 하는데 고참들 이야기로는 알파,브라보,차리 모두 귀신괴담이 다 있다고 하더라구요 아직도 기억이 남는애기가 (편각이 아래위로 인지 사각이 양옆으로 움직이는지 오래되서 기억이 좀 가물한데) 예전고참중에 새벽에 포산에 올라가 포신을 올릴려고 옆에서 돌리는데 그날따라 엄청 무겁고 뻑뻑해서 앞을보니 흰소복을 입은 여자귀신이 대롱대롱 포신앞에 메달려웃교있었다는 목격담도 있었고 분명 편각을 자기는 돌리고 있는데 사각도 같이 돌아가길래 옆을 보니 흰소복을 입은 여자가 웃으며 사각을 돌리고 있었다는 괴담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밖에 대낮에 포산안에서 누가 엎드려 누워있는걸 말년병장이 보고 군화발로 툭툭치며 누구길래 여기서 이렇게 자냐고 물어보고 자세히보니 등골이 오싹해서 바로 도망을 갔는데 분명 군복을 입고있는 군인인데 뒤를 보니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내려와 있더랍니다 아무튼 포병부대는 특히나 다른부대에 비해서 귀신 괴담이 많은거 같아요^^
    1. 썩소곰

      여자귀신도 포병대대에 오래있으면 편사각 장입도 할줄 아는 모양입니다....
  17. 28사155mm견인곡사포

    우왕 저도 155mm견인곡사포 kh179 사수들만이 제원장입을 했었죠
    저도 했었구요. 아 군대생각나네요. 저도 민방위1년차인데 ㅎㅎ
  18. gks0726

    무섭네요;;
  19. 나도 155mm ㅎㅎ

    팔꿈치 포경이었으면 부사수 쪽이었겠네여..
    보통 제원장입시 사수쪽 포경을 보지 않나요 ? ㅎㅎ
    저희는 여섯포상이 외진곳이라 괴담이 많았답니다..
    저도 이상하다 싶은 체험을 간혹 했었지만 뭐였는지 확신이 안서네요 ㅎㅎ
  20. ㅇㄹ

    아 진짜 두나라 다 싸우지말고 평화롭게 지냈으면 좋겠다ㅠㅠㅠㅠ
    늘 서로를 겨누고있을 필요가없잖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슬퍼..
    1. 햄짱

      아아- 그러게요; 그러면 이런 괴담을 겪는 일도 없을텐데-
    2. 준여니

      동감입니다.
      남북한 서로 증오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1. 크라이네

    정말이지 무서운 경험하셨네여.. 오싹 했는데 댓글 보고 웃습니다. 포탄이 폭발해 죽기보다 포탄에 머리 깨져 죽는다라... 왠지 씁슬하지만 웃기네여 .. 전쟁안나고 통일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2. 어익후야

    일주일전에 둘포에서 전역했는데 무섭네여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1. 강원도 철원!

      야 15사 출신분들 있네요
      전 39연대 마현리 => GOP => 육단리 다 거친 흔한 소총병 ㅠ
  23. 포병

    이거슨 혹시 15사단의 26아니면 998?
    1. ㅎㅎㅎ

      26은 105미리ㅋ
      15사에 155미리는 998뿐이죠ㅋ
  24. 햄짱

    그런데도 불구하고 선임병은 투고자 님을 혼자 보냈다... 나쁜 선임이네요.=ㅂ=;
  25. 후훗

    귀신놈이 정신이 빠져가지구 나라 지키시는 분들한테 햇코지하네,
  26. ㅁㄴㅇㄹ

    '영구'히 가는 건 없습니다...
    아마 이 글을 제보한 사람이 그냥 아무 생각없이 그렇게 말했나본데 K-2에 있다는 트리튬도 야간에서는 안 보이는 것들이 득실하고(...) 전 박격포병인데 박격포 역시 야간에 포를 쏠 수 있도록 방사능 물질이 있는데 이것도 오래되어서 야간에 잘 안 보이는 것들도 있죠.
  27. 강원도 철원!

    트리튬 반감기는 10년 정도밖에 안 됩니다.
    매우 예전엔 라듐의 위험성을 모르고 야광물질을 라듐으로 썼었는데 라듐의 위험성이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나서야 알려져서 그제야 야광물질로 트리튬을 쓴거죠.
    퀴리 부인의 사망 원인이 라듐에 의한 피폭입니다.
    라듐은 반감기가 길어서 거의 반영구적 야광이 가능하긴 해요.
  28. 야식매니아

    kh-179ㅋㅋ나도 이거 했는데 ㅋㅋ 그런괴담 엄청많음 저희 중대도 ㅋㅋ
  29. 93포~

    천도리 라인은 아닌듯~ 울부대(93포)에는 그런 소문 없었구 근처 대대에두 그런 소문 못들었음~ ㅋ
  30. 9166

    팔꿈치면 수포보고 맞추면 되지~
    방향포경에 카라미터 뒤에 귀신있단말은 들었어도..ㅋㅋ
  31. 이원희

    포상? 포상에서 한밤중 포카바를 미친듯이 흔들어댔다는 귀신 이야기가 제가 근무중인 부대를 강타한적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오분 대기조 까지 진지로 이동했었는데.. 그놈의 귀신은 보이지도 안고...

    포상의 포카바는 어떻게 된것인지 저녁에 덮어 놓은 그대로....

    진지 막사 지하의 기계실에 짱 박아 놓은 편지를 찾으러 갔던 이등병!

    그 안에서 사람 얼굴을 봤다는데 사람이 들어갈 만한 공간은 절대 아닌데도 거기 사람이 있었네~~ 봤네~~ 하던 그 시절....

    혹시 고양이가 거기 앉아 있지 안았을까 하는 말을 하면서 서로 웃던 그 시절..

    설비 통로를 통해 뭔가 들어왔다면서 거기로 기어 들어가던 어느 장교의 모습...

    지금 생각해 보면 귀신 소동이 꽤나 많이 일어났던 것도 같은데...

    기억 나는 것은 한밤중 경계 근무중의 밤안개.. 그리고 눈앞에 출현하는 장교 한명의 모습...

    그 다음날의 . 아 ㅆㅂ...
  32. 칠성

    7사단 북진포105미리 있나요?ㅋㅋ하..그립다 ㅠ
  33. stm

    하나포 둘포 삼포 넷포 오포 여섯포
  34. 예비군1년차

    그와중에 민방위1년차 부럽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