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모사단의 포병부대에서 근무할 때의 일입니다.
이야기에 앞서 155미리 견인포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155미리 견인포는 평소에는 '포상'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무덤처럼 생긴 곳에 두고 실제 북한의 부대를 항상 겨누고 있습니다.
그런데 포가 고정이 되어있어도 그날의 바람이나 기상상황에 따라 목표지점이 달라져 4시간에 한 번씩 방향을 조금씩 틀어주는 '제원장입'을 해야 합니다…….
그곳에서 근무한지 일주일이 지났을 때 쯤, 저에게도 제원장입근무가 돌아왔습니다. 매 4시간마다 하는 것이기에 새벽에도 어김없었죠. 첫 임무가 새벽 두시 6개의 포상을 돌며 포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선임한명과 같이 근무조가 짜였지만 아무 의미 없었죠.
저 혼자 랜턴 하나 들고 새벽에 길을 나섰습니다. 전 겁이 많이 없는데다 집도 시골이라 밤길이나 어두운 숲속 따위는 별 생각 없이 잘 다니는 편이었죠.
처음이지만 낮에 배운 대로 차근차근 잘 해나갔습니다. 상황실에서 받은 제원표대로 방향포경을 보고 좌우를 맞추고, 팔꿈치포경을 보고 상하를 맞추고……. (포경은 망원조준경과 비슷하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6포부터 5,4,3. 이렇게 하나하나 제원을 장입해갔습니다. 그리고 2포 앞에 갔을 때, 낮에 선임들이 하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2포엔 귀신이 있어서 안 가는 게 좋을 꺼다'
'새벽에 2포에 가면 랜턴이 저절로 꺼진다.'
'오래전에 2포에서 목을 매단 사람이 있다'
그다지 개의치 않으며 2포상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랜턴이 꺼졌습니다.
'뭐야 정말 꺼지잖아? 배터리가 다 된 건가?'
약간 놀라긴 했지만 침착하게 제원장입을 하려고 포로 다가갔습니다. 포에는 영구 발광하는 방사능 장치가 있어 불빛이 없어도 제원장입이 가능합니다. 방향포경에 눈을 갖다 대고 좌우를 맞추고, 상하를 맞추기 위해 팔꿈치포경에 눈을 가져다댄 순간,
전 정말 큰소리를 지르며 엉덩방아를 찧고 그대로 뒤돌아 막사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정말 정신을 잃을 정도로 미친 듯이 달려간 것 같습니다.
팔꿈치포경을 들여다보는데, 포경의 반대편 포신의 끝에서 목을 매단 사람이 꺾이다 고개를 비틀어 저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하얗고 커다란 눈으로 뚫어지게…….
다음날 들은 이야긴데, 부대에선 새벽에 2포 제원장입은 오랫동안 안했다고 합니다. 하도 이상한 일이 많은데다 오래전에 2포에서 귀신을 보고 정신을 놓은 사람이 나와서 신병한테도 그것만은 절대 장난을 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투고] 민방위1년차님
ㅡ
수늬권ㅎ
아메리카노
저주 받을 로스쿨
햄짱
소냐
얼터메이텀
어쨌뜬 군대괴담은 정말 매력있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군요~
문득 지금도 판초우의 덮어쓴채 K2소총 뒤집어 매고 어딘가 초소에서 귀신보다 무서운 북괴군이 아니라 순찰자를 감시하고 있을 국군 아저씨들에게 격려의 인사를 보냅니다~ 근무 잘 서시고~ 새참컵면 하나 드시고 푹 주무삼~
리벤지
목욕탕괴담만 해도 무서웠었는데 ㅋㅋㅋ
2수교 불침번은 정말이지 오줌지리게 하죠 ㅋㅋ 복도가 어두워서 거의 보이질 않잖아요 ㅠㅠ
냉무부
그냥 국군장병 이게 올바른 명칭입니다.
햄짱
진짜괴담은 이것...
제가 근무한 대대는 북한의 모 포병부대을 겨누고 있었습니다..
3개의 포대에서 총 16문의 포가 그 부대를 항상 겨누고 있었죠..전쟁발발과 동시에 바로 발사하겠다면서..
그리고 북한의 그 포병부대 역시 저희 대대를 항상 겨누고 있었는데,
그 포대는 총 150문이 우리 대대 하나를....
당시 포대장말로는 전쟁개시되면 우리 포대로 평당13발의 포탄이 떨어진다고 하더군요...
포탄이 폭발해 죽기전에 포탄에 머리깨져 죽는다고...
햄짱
비오는날좋아
pooooo
dd
브루주앙~
노르웨이숲
깨어있지만죽어있는자
하이에나
az
서글픈구름
일반적으로 많이 쓰입니다...
빛을 받으면 저장해서 짧은시간이나마 밝게 보이는 야광..
그리고 어두운데만가면 계속 빛나는 형광...뭐 리모컨이나
작은 제품들 스위치에 쓰이는 경우가 있던데.
이 형광이 영구발광 방사능 제품입니다.....
뭐 자연적으로 쐬는 미량방사능수준이라 그다지 문제는 없지만말이죠..
나그네
dreamfall
QuadR
하이에나
해운대 몸짱^^
썩소곰
28사155mm견인곡사포
저도 했었구요. 아 군대생각나네요. 저도 민방위1년차인데 ㅎㅎ
gks0726
나도 155mm ㅎㅎ
보통 제원장입시 사수쪽 포경을 보지 않나요 ? ㅎㅎ
저희는 여섯포상이 외진곳이라 괴담이 많았답니다..
저도 이상하다 싶은 체험을 간혹 했었지만 뭐였는지 확신이 안서네요 ㅎㅎ
ㅇㄹ
늘 서로를 겨누고있을 필요가없잖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슬퍼..
햄짱
준여니
남북한 서로 증오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크라이네
어익후야
강원도 철원!
전 39연대 마현리 => GOP => 육단리 다 거친 흔한 소총병 ㅠ
포병
ㅎㅎㅎ
15사에 155미리는 998뿐이죠ㅋ
햄짱
후훗
ㅁㄴㅇㄹ
아마 이 글을 제보한 사람이 그냥 아무 생각없이 그렇게 말했나본데 K-2에 있다는 트리튬도 야간에서는 안 보이는 것들이 득실하고(...) 전 박격포병인데 박격포 역시 야간에 포를 쏠 수 있도록 방사능 물질이 있는데 이것도 오래되어서 야간에 잘 안 보이는 것들도 있죠.
강원도 철원!
매우 예전엔 라듐의 위험성을 모르고 야광물질을 라듐으로 썼었는데 라듐의 위험성이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나서야 알려져서 그제야 야광물질로 트리튬을 쓴거죠.
퀴리 부인의 사망 원인이 라듐에 의한 피폭입니다.
라듐은 반감기가 길어서 거의 반영구적 야광이 가능하긴 해요.
야식매니아
93포~
9166
방향포경에 카라미터 뒤에 귀신있단말은 들었어도..ㅋㅋ
이원희
그 결과 오분 대기조 까지 진지로 이동했었는데.. 그놈의 귀신은 보이지도 안고...
포상의 포카바는 어떻게 된것인지 저녁에 덮어 놓은 그대로....
진지 막사 지하의 기계실에 짱 박아 놓은 편지를 찾으러 갔던 이등병!
그 안에서 사람 얼굴을 봤다는데 사람이 들어갈 만한 공간은 절대 아닌데도 거기 사람이 있었네~~ 봤네~~ 하던 그 시절....
혹시 고양이가 거기 앉아 있지 안았을까 하는 말을 하면서 서로 웃던 그 시절..
설비 통로를 통해 뭔가 들어왔다면서 거기로 기어 들어가던 어느 장교의 모습...
지금 생각해 보면 귀신 소동이 꽤나 많이 일어났던 것도 같은데...
기억 나는 것은 한밤중 경계 근무중의 밤안개.. 그리고 눈앞에 출현하는 장교 한명의 모습...
그 다음날의 . 아 ㅆㅂ...
칠성
stm
예비군1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