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490화 - 야간열차

2004년에 배를 가르는 수술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조금 힘겨웠던 기억인데, 그 수술을 받고 나서 몇 개월 동안 기묘한 체험을 했습니다. 기가 빠져나가서 그런지……. 그 중 가장 헤어 나오기 힘들었던 경험을 이야기할까 합니다.

이 이야기도 2004년에 겪은 일입니다.

저는 전라남도 순천에 살고 있는데, 그 날은 본사 세미나를 가기 위해 서울에 왔었습니다. 다음 날 출근해야했기에 당일로 다시 순천으로 내려가야 했는데, 고속버스 막차를 놓쳤습니다. 내일 바로 출근해야 했기에 무척 당황했지만, 혹시나 해서 서울역에 가니 밤 11시 출발이라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표가 남아 있었습니다.

일단 어머니께서 걱정하실까봐 미리 전화를 했는데, 고속버스도 야간 운행하는데, 왜 하필이면 기차를 타고 오냐고 염려스러운 듯 말씀하셨습니다. 그때는 별 생각 없이 그저 집에 빨리 가서 조금이라도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새벽에 도착하면 꼭 문 열어달라고 말씀드리고 기차를 타러 갔지요.

같이 세미나 온 (아는) 언니는 좌석 외측에 앉고 창에 기대기를 좋아하는 저는 창가에 앉았습니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 평택역에 도착했고, 잠시 멈추었을 때 화장실에서 잠깐 담배를 피우고 다시 제자리에 앉았습니다.

기차가 다시 출발하자 창밖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두울 땐 창밖이 잘 안보이고 밝은 기차내부가 더 잘 보여서 그런지, 평택역 전까지 안 계셨던 40대 후반의 아저씨가 제 옆에 서계시는 것이 반사되어 보였습니다. 아저씨는 노숙차림에 오랫동안 안 씻지 않으셨던지 긴 머리가 헝클어져 있었습니다.

아저씨가 계속 절 보고 계셔서 그 시선이 굉장히 신경 쓰였지만, 노골적으로 젊은 여자인 제가 쳐다보면 괜히 시비라도 걸까봐, 그저 시선을 마주 하지 못하고 슬금슬금 창에 비친 모습을 쳐다만 볼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20여분이 지났을까요,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슬쩍 창을 바라보니 아저씨 모습이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다행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역에서 내리시려고 나가신 것 같았습니다.

그제야 고개를 들고 뒤를 돌아 봤습니다. 아저씨가 없는 게 확실했습니다. 마침 간식 카트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긴장한 탓에 음료수라도 마실까 했는데,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깨닫고 보니 온 몸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기차 창문에 비친 카트는 제 옆이 아니라, 제 옆에 앉은 언니 옆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대칭인터라 당연한 거죠. 그런데 아까 그 아저씨는 창에 비쳤을 때 제 옆에 있었습니다.

즉 아저씨는 창에 비쳐진 게 아니라, 창 밖에 있던 것입니다.

기차를 따라 (공중에 떠서) 계속 따라 왔던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기차 안에 서있었다면 좌석 모퉁이를 잡거나 할 텐데, 그 아저씨는 선 자세로 계속 절 보고 있었습니다.

너무 놀라서 옆에 자고 있는 언니를 깨워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는데, 언니는 자는 사람 깨워서 웬 이상한 소리하냐며 믿지 않았습니다. 자정이 넘었지만 너무 놀라서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행여나 창 밖에 그 아저씨가 다시 보일까봐 두 눈을 꼭 감고 순천까지 아무 것도 못한 채 가만히 있었습니다.

새벽 3시, 순천역에 도착하자 부리나케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했습니다. 집 앞에 내리자마자 눈썹이 휘날려라 깜깜한 골목을 헤집고 집으로 뛰어가서 쿵쿵쿵 문을 두드렸는데, 문을 두드리자마자 걱정스러운 얼굴로 엄마가 문열어주셨습니다.

엄마 얼굴을 보자마자 긴장이 풀렸고, 눈물이 절로 흘렀습니다.
훌쩍이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자…….
실은 엄마도 이상한 꿈을 꾸셨다고 합니다.

엄마가 꿈에서 밤기차를 탔는데 평택역에 스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역은 온데간데없고 창밖이 온통 공동묘지로 변했고, 그 중 어느 묘 앞에 이제 입관한 모양인지 묘비 앞에 가족인 것 같은 사람들이 울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온다고 하자, 전날 꿈 꾼 게 생각하니, 왠지 불안해지셔서 주무시지 않고 기다리셨다고 합니다.

[투고] 미드미호님
  1. 우우우

    와 일등이다!!!
    처음으로 댓글 달아 봅니다 ㅋㅋ
  2. 지은

    이등!!!!!!
  3. 선플

    후감상. 아싸3등
  4. 오늘올라온거구나 ㅠㅠ 아까 첫코시간보니까 내가 젤첨본거같은데아쉽.. ㅠ
  5. 삼빠 EE!

    안돼!!!!!!!!!!!!!
  6. 6

    재밌네욤
  7. 류연

    역시 가족이네요 ㅎㅎ
    엄마가 꿈꾸고 딸한테 그런일이 벌어지다니...
  8. Terr

    기차 화장실은 금연일건데...
  9. 아놔

    화장실에서 담배 피지 말란 말이에요~~~
    1. 금요일한시반

      2004년도엔 기차 출입문 쪽에서 흡연이 가능했습니다. 정확하게 언제부터 금연으로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 근데 왜 화장실에서 피셨어요!!!! 걍 참아요ㅠㅠ저도 흡연자이지만 금연구역과 화장실, 특히 아이들 근처에선 아니아니 아니되오!!
  10. 담배인삼공사

    글 읽으면서 앞에 회사 뒷담화 장소에서 담배피는 분과 같은 분이 투고한줄 알았네요.
    다른분이네요.
  11. 기차를 타고

    여름이 되니 업뎃이 자주되는군요.ㅋㅋㅋ 밤기차는 진짜 한번씩 창밖을 보면 무서울때도 있던데요.ㅠㅜ
  12. 비오는날좋아

    정말 윗님 말씀대로 요즘 업데이트가 자주 되네요 흐흐 좋쿠나 어제 새벽에 자다가 가위에 눌렸어요 원래 이런거 한 번도 겪은 적 없었는데...바빠서 2008년 이후로 잠밤기에 발길이 좀 뜸했다가 간만에 다시 찾으니 못 본 글들이 수두룩해서 근 일주일 내내 괴담, 투고실화만 읽으며 지냈거든요ㅋㅋ그래서 그런가...
  13. KooMa

    워 무섭네요 ㄷㄷ
    여기 있는 이야기들 몇개 추려서
    일본 여름 특별 공포판 같이 재연하는 TV물 만들면 진짜!!진짜!!
    재밌을 거 같은데 ㅠㅠ (그렇게 된다면 난 소장하겠음!!)

    뭐 이야기도 재밌지만요 ㅋㅋ ^^
    괜히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여름 스페셜 보면서 생각한 거임 ㅋㅋ^^
  14. ..

    2004년에 수술한게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힘든 일이라고 해서, 아... 이 얘기는 귀신이 하는 얘기구나... 하고 봤는데. 아닌갑네여. -_-;;;;;

    그게 더 무서운듯.
  15. Char

    역시 무섭네요 ㅠㅠ
  16. 마법의기타

    기타를타고.....
  17. 나나난

    무서운이야기찾다들릅니당^
  18. 소영이

    진짜 무섭다. 생각하면 할 수도록.. 무서워 ㅠㅠ
  19. 닉네임없어

    노숙자 귀신 엉큼하긴....진짜 위 어느 분 댓글처럼 잠방기 시리즈 TV물 만들면 재미있겠어요.
  20. gks0726

    무서운 경험하셧네요;;
  21. 로로린

    저희 집이 평택인데 소름이 쫙 끼치네요;버스로 불과 15분밖에 안걸리는 거리인데 ..역시 괴담은 여름이 제맛 !(..응?)
  22. 오호옷!

    노숙자귀신 할일없나..ㅡㅡ ㅋㅋ
  23. 흐으음

    안그래도 경부선을 자주 이용하는데 무섭군요..
    근데 순천은 용산에서 출발하는 호남선 아닌가요?
  24. 페린

    오타가 있네요. 마지막줄에 기타가 아니라 기차....
  25. hyouck

    투고자님 짱공인 이신가요?
  26. 한글대왕

    여성님..담배피지 마세요...건강에 안조아요..^^;;
  27. ㅡㅡ

    글 읽다가 어이없어서 글 남기는데요무슨 열차화장실에서 담배피는게 ‘정당한 행위‘ 혹은 무척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행위처럼 말하셨는데..열차 이용할 때 화장실 갈 때마다 담배피는 ㄴ들때문에 열받았었는데 열차는 금연이라고요-_-무섭다기보다 여자의 몰상식하도 무개념이 더 소름끼침.
    1. ㅡㅡ

      모바일이라 수정안되네요마지막이 문맥상 어휘가 이상한데 알아서 봐주시구요.더링님께 뭐라하는건 아닙니다^^;
    2. 버스기사

      마자여 기차타면 담배냄새 객실내에 꽉찰때 있음.
      ㅡㅡ 그걸 알고 피우는건지 개념이 없어서 모르는건지..
  28. ㅋㅋ

    이거 책에서 나온건데...ㅋㅋㅋㅋ 님글잘봣습니다
  29. 크라이네

    그래도 아무일 없었으니 다행이네여
  30. 선일안

    ㄷㄷㄷ 저희 학교, 평택역에서 30분 거리에 있는데.....
  31. 햄짱

    그나마 그 일로 끝나서 다행이시네요. 집에 혼자 가려니 얼마나 두려우셨겠어요. ...역시 기차에서는 걍 자는 게 최고인갑네요;
  32. 금연구역이든 흡연인정구역이든 여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에서 함부로 담배피워서 벌 받은 거
  33. 장환

    헐 무섭긴무서운데 인크레더블에너오는 엄청빠른꼬마가 뛰면서보는것같다
  34. 장환

    맞이어른이된상태에서
  35. 나그네

    다른분들 댓글에 대댓글 달다가 걍 다 지우긴 했는데
    투고하신 분 체험 시기가 2004년입니다. 지금의 금연분위기와는 다르게 실내흡연이 상당히 보편화된 시기였죠. 만연했던 실내흡연이 금연열풍으로 비난받기 시작한때였던듯 합니다. 어쨌든 그 당시에는 사회적으로 허용받았던 일을(2004년에 기차 화장실이 금연구역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 아마도 금연구역이 아니었으니 피우셨겠죠) 2011년이 되어 불법이라고 비난하는게 이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