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467화 - 만대동산

전 지금 수도권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지만, 전라남도 광주에 있는 광덕고등학교에서 고교시절을 보냈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는 광주 안에서도 명문으로 손꼽히는 학교였고, 거기서 기숙사 생활을 했던 소위 말하는 '우등생'이었습니다.

고3, 초조하고 막막하던 그 시절. 저는 아는 친구에게서 담배를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몇 모금 뻐끔거리는 정도였지만 금방 중독되어서 거의 골초수준까지 갔었죠.

저희 학교에는 '만대동산'이라고 불리는 야트막한 둔덕이 있는데 그게 담배를 피우고 버린 꽁초가 모여서 산이 되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이 몰래 애용하는 장소였습니다.

새벽 세 시 쯤, 사감 선생님은 먼저 주무시고 자습하던 아이들도 하나 둘 씩 자러 들어가고 저 혼자 남았을 때, 갑자기 담배가 간절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몰래 한 개비 들고 늘 가던 만대동산 뒤편으로 향했습니다.

그 날 밤은 말 그대로 달빛 한 점 없는 어두운 밤이었지만 저는 누구한테 들킬까 무서워 오직 라이터 불빛에 의지해 만대동산 기슭까지 갔습니다. 그리고 늘 그랬던 데로 만족스럽게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빨아들이는 순간, 저 멀리 누군가가 제게 손짓을 하더군요.

주위가 너무 어두워서 얼굴은 보이지 않고 그냥 손을 까딱거리는 흐릿한 형체만 보였지만, 저는 순간 사감 선생님에게 흡연 사실을 들킨 줄 알고 가슴이 덜컹했습니다. 전 모범생으로서 흡연과는 거리가 먼 학생으로 선생님들께 알려져 있었거든요.

전 조마조마 하면서 계속 손만 까딱거리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마치 자신을 따라오라는 듯 으슥한 곳으로 걸어가더군요. 저는 속으로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때릴 생각인가'라고 생각하고는 그냥 그 사람을 쫒아 갔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중학교 건물 근처로 가더니 눈앞에서 스르륵 사라져버렸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어디 갔는지 몰라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가 문뜩, 제가 엄청난 곳 앞에 서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광덕고등학교나 광덕중학교를 나오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저희 학교에는 저희 학교를 건립한 고령 신 씨 어르신 한 분을 모신 무덤이 실제로 학교 단지 내에 있습니다.

전 바로 그 앞에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제 눈에 보인 것은 비석과 무덤. 제게 손짓하던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어요. 저는 그 자리에서 혼비백산하여 그대로 기숙사로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뜬 눈으로 아침을 맞았죠. 혹시나 해서 수위 아저씨나 사감 선생님께 여쭈어봤지만 그 시간에 나돌아 다니던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습니다. 교문도 잠가 놓기 때문에 외부사람은 더더욱 들어올 이유가 없었죠. 과연 그 어둠 속에서 무덤까지 저를 인도한 사람은 누구인지 저로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 후, 저는 담배를 끊었습니다. 제 의지로 끊었다 보다는 마치 기숙사 내에서 누군가가 계속 저를 주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건 순전 제 생각이지만 마치 기숙사 내에서 뭔가가 돌아다니면서 저를 지켜보는 것 같았어요. 담배를 피우나, 안 피우나.

혹시 저와 같이 광덕고 내에서 기숙생활을 하시면서 뭔가를 느끼신 분이 있다면 제 생각이 틀리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혹시 미친 사람 취급 당할까봐 그 날의 기억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만약 제 후배들 중 흡연을 하는 친구가 있을까봐 여기 이렇게 몇 자 적습니다.

담배 절대 피우지 마세요.

[투고] 쾌도남님
  1. 정겨울

    헐,설마 1드ㅓㅇ?
    1. 담배

      이런식으로 날 버리는 건.. 건 너무..
      슬프잖아..
    2. 낭만궹이

      헐..쿨한 할배일세
      담배피는 학생 슬그머니 손짓&사라지기
      그러는거 아니야,그러는거 아니야.
      힘들어서 담배피는 학생들 못피게하고
      그러는거아니야.
    3. 나즈

      그것이 아니오라, 할배는 그저 담배가 고팠고 마침 앞에 새파랗게 어린것이 너무나도 맛나게 몰담을 피고있어서
      한대 공양 좀 하라고 손짓한 게지요
    4. 낭만궹이

      ㅋㅋㅋㅋ

      할배:님아 돛대 하나만.
      학생:끼야오 구신이다!!!나 담배 안필래여!!!
      할배:.....펴도 되니까 한대만.

      그거 아시오 할배?돛대는 부모님도 안주는거라오.ㅋ
    5. 뉴비

      다음에는 제삿날에 담배 드려보세요 ...
    6. 申씨.

      저기.. 고령신씨 한분으로 말하는거지만
      고인이 되신분에게 할배라며 막말을 하시는것은 좀..
      안좋다고 생각합니다만...
    7. 우울한사내

      울 아빠가 만낫으면 하는 귀신이군
    8. 앗!

      우울한사내 님에동감하는1人
    9. 광주사는사람

      나도 광주에 사는데 광덕고 아는디 ㅋㅋ
  2. 유리디체

    죽어서도 흡연 청소년을 선도하는 설립자 어르신의 투철한 교육자 정신. ;
  3. 헐 처음으로 순위권에!
  4. 우와

    공익 광고 찍어도 되겠네
  5. 오호라

    순위권이다 5위 첨이다!!
  6. 우와아아

    대단한 교육열.. 담배 피지 맙시다...
  7. 모범생

    여기도 예외는 아닌건가 우등생 흡연
  8. 싼타마리아

    헉.....드뎌~순위권~~~^^
  9. 아아아아아악

    순위권은늦은건가..ㅋㅋ희망이잇는건가..ㅋㅋㅋ글도안읽어보고먼저댓글부터다는ㅋㅋㅋ
  10. 금연

    금연합시다
  11. 체스터

    오늘은 뭔가 오싹하고도 교훈을 주는 내용인데요??ㅋㅋ
  12. 잠탱이

    수험생에게 담배는 안좋다라는 좋은 교훈의 글이군요
  13. 뭐야이건

    알겠음 앞으론 확실히 담배를 끊고 술과 여자와 도박만.......
  14. 비형여자

    진짜 공익광고 수준,ㅋ
  15. 마왕

    완전 공익광고협의회에서 주관한 이야기네요
  16. 졸린곰돌

    ㅋㅋㅋㅋ 훌룡하신 교육자이시네요!!
  17. KFC할아버지

    자네 그러지말고 우리 햄버거집으로 오게나
  18. 아니 이사람들이

    할아버진 고3학생의 고민을 들어주려고 이러는건데....
  19. 둥둥

    거참..ㅋㅋ
  20. 하이에나

    아무리 설립자라지만 그 무덤을 학교안에 두다니... 학생들에게 설립자님께 참배라도 하라는 건지 뭔지... 사립학교는 다 그런가요? 참 개념없는 재단이라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_-
    1. 물뼝

      다 안 그래요
    2. 저희도

      저도 전라남도 광주에 사는데 저희학교도 학교쪽에 무덤을 뒀습니다;; 잔뜩있죠... 언제는 체험학습?형식으로 수업을 무덤을 안내해주던 시간도 있었는걸요;
    3. 체스터

      저희 대학교에도 설립자 묘가 있어요
      물론 외진곳에 있긴 하지만..
      오싹하다는 생각보단
      아 이런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ㅋㅋ
    4. 비행소녀

      저희 학교도 사립 고등학굔데 학교를 둘러싼 산에 학교 설립하신 분의 무덤이 있어요. 참배 이런 건 생각도 못 해 봤는데;; 그렇게도 보이는 군요..대부분의 학생들이 그 근처로 산책가서 그 앞에서 사진찍고 그러거든요. 거기 경치가 좋다고 -_-;;그냥 설립하신 분이 학교에 대한 애착이 깊으셔서 학교에 묻히신 거라고 알고 있는데..;;
    5. ,,,

      저희 학교는 설립자(라기 보다는 건립 이념을 세우신 분)의 뼈에 볏짚을 채우고 옷을 입혀서 학생들이 보이는 유리관에 전시해놓고 있습니다. 머리는 박제하다 망쳐서 밀랍으로 만들었지만요. 밤에 도서관 갈 때는 덜덜덜...
    6. ㅇㅇㅇ

      가끔 학교 선생님들중에 학교에 대한 애정이 너무 깊어서
      자기는 죽어도 여기에 묻히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런 분이 아닐런지
    7. rksk

      저 실제 광덕고 재학생인데......무덤 있어요
    8. llakll

      무덤을 그 근처 산자리가 아닌 학교 안에 둔 것에 대해 뭔가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설립자에게 참배하라고 학교 근처에 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학교라는 것을 개인이 세울 정도로 교육심이 대단했고, 자신이 세운 학교를 그만큼 아꼈다는 거겠죠. 실제로 서울의 모 여대생입니다만, 뒷동산이랄까; 걸어서 15분도 안걸리는 자그마한 산에 학교 설립자분의 묘가 있답니다. 하지만 참배를 강요한다는 생각은 전혀 안해봤네요. 다만, 먹고살기도 힘든 그 시절, 나라를 위해서, 후세를 위해서 자신의 사비를 털어 야학교, 그리고 지금의 내 학교를 세운 분이구나, 하고 감사했더랬습니다. 사립학교란 좋지않은 점도 생기기 쉬운 구조이긴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고등학교도 사립을 졸업했고 못볼꼴도 많이 봤지만요^ ^;
  21. 물떼새장

    ㅋㅋ재밌네요 공익광고!!! 그나저나 요즘 잠밤기 수위가 낮아지는것 같아 아쉬운 1人 입니다
  22. 교장

    날세...
    놀랐다면 미안하네. 저 멀리서 담배불이 보이길래 한번 놀려줘봤네.
    헌데 그 담배 어디서 많이 본건데??
    내거 아닌가?! 자네 이리오세!!!
    1. 교감

      교장선생님 그때 저랑같이술마시고
      있었잖아요..요즘자주 오락가락하시네..
    2. 학주

      아니 왜그러세요 교감선생님... 그때 저랑 둘이서 방석집에 계셨잖아요.....
    3. 수위

      왜들 그러세요 학교밖에 안나가셨자나요 ㅠㅠ
    4. 학생

      헉...그럼 학교 안에...?!
    5. 친구

      우리학교는 교내에 방석집이 있었군요?...
      어디한번 나도..?
    6. 아가씨

      호호 교장 교감 학주쌤
      그날 저희들하고 같이있었잖아요~
      거 친구도 언제한번놀러와~♡
    7. 교장, 교감, 학주,

      헉... 저흰 다 여자인데...?

      아가씨?
    8. 도덕선생

      아 아시는 분들이 넷카마 질하면 씁니까
    9. 교감

      역시 김선생<도덕>은 눈썰미가 좋아ㅋㅋ
      언제 자네도 우리랑 같이 놀지?
    10. 교육부 장관

      자알~ 한다
    11. 교육부장관딸

      아빠 딸 백수로 노는데 어디 괜춘한 남고 보건의자리 낙하산좀 안될까요 호호호
    12. 대통령

      니들 다 해고다
    13. 대통령 아버지이자 교장

      내가 니 애비다 해고할테냐?
  23. 설레임밀크훼이크맛

    결국귀신을이용한금연...
  24. mew

    진정한 교육자....=ㅁ =
  25. 괴담투고..

    GM대우 창원공장 괴담.. 하나 투고해도될런지...
  26. gks0726

    워메
  27. 작은절망

    폐쇠(?)된 학교만큼 무서운것도 없는거같아요
    저도 학교내에서 귀신같은걸 본적이 있는지라...;
  28. 우와

    우와 여기서 광덕고 졸업생을 다보네요 ~ ㅎ 몇회세요? 저보다 선배님같기도 하고ㅋㅋ
  29. 그랑

    어 저도 광덕고요 ㅋ 졸업한지 1년되가고있네 ㅋㅋ
  30. 햄짱

    이거 완전 '이눔자식 이리와봐'인데요.ㅋㅋㅋ 정말 굉장한 충격을 받으셨나봐요, 금연까지 할 정도면. 하긴, 저희 학교도 생각해보면, 깜깜한 밤에 그런 일, 와우-, 생각도 하기 싫어요;;
    마지막 글귀가 정말 굿이네요. 완전 진심이 담겨 있어요.ㅋㅋㅋ
  31. sendbend

    ㅎㅎ 저는 지금 광덕고 재학생입니다. 반갑습니다 선배님들
  32. 공고 팩토리 유닛

    제 학찰시절
    공고라 뒷산에 애들이 담배 많이 피웠죠

    글보고 생각난건데 담배꽁초 무덤도 있어요
    꽁초가 하얀산맥을 이루는,,

    그래서 산길을 잃어 버려도 담배꽁초를 따라가면 학,,교가,,,,,,

    흐믓,,
  33. 광덕고 졸업생

    뭐..무덤이 있던건 알지만.. 설마..

    근데 당신누구야
  34. 귀신소녀

    와!!! 반가워요 (비록여고생이지만) 실제광덕고괴담이존재하군요 !꼭한번가고싶어요
  35. 괴담을찾아서

    1980년 1월 23일 초대 이사장 신태호 선생 취임


    이라네요. 고령 신씨가 이분 말씀하시는건가?
  36. 광덕고 학생임다

    그 비석 급식먹고 난후 점심시간에 놀때마다 거슬림.
  37. 쐬빠따

    어이구야 광덕중 줄업생임다 ㅋㅋㅋ 고등학교는 전대 영재센터 출신들이랑 상위 몇명 대동고에서 돈주고 사가버려서 대동고로 팔려갔지마는 이거 반갑습니다 저랑 나이대가 비슷할거 같네요 ㅎㅎ
  38. 광덕고 경험

    제가 아는 형이 광덕중 나왔는데 그 무덤앞에서 한커플이 있다가 벼락을 맞았는데 살았더래요
    1. 이러면안돼요

      혹시 그 벼락 맞았다는 시기가 02~03년 시기 였다면 대충 압니다
      그 당시 재학 중이였거든요
    2. 이러면안돼요

      학교가 고등학교랑 중학교 같이 있는데 무덤은 중학교 건물 바로 옆에 입습죠 그 당시 비오는 날이였습니다 마침 쉬는 시간이 될라 하는 차 였는데
    3. 이러면안돼요

      갑자기 꽝 하는 소리에 얘들이 복도쪽으로 다가가 구경 했는데 커플이 아니라 행정실 직원 2명인가로 압니다
  39. 전 광덕 라이벌

    서석고 출신.ㅋㅋ
  40. 나나는신이다능~나대지마!!

    ㅋㅋㅋ
    나두~
    구라
    구라
    구라
    구라
    구라

    ㅋㅋㅋㅋㅋㅋㅋ

    ㅋㅋ




  41. 비밀방문자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42. 셜력홈즈곤란

    금연캠페인도 아니고
  43. ㅇㅇ

    으~
  44. 00

    담배,술,커피는 커녕 탄산음료도 매우 따가워서 못 마신답니다(입에 넣자마자 따가워서 뱉었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