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2

오늘 중고차를 샀다.

내비게이션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는 최신형인데도,
가격이 저렴하여 기분이 좋았다.

차를 받자마자 바로 드라이브를 갔다.
여자친구가 예전부터 밤길 드라이브를 졸랐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을 작동하자 예정 목적지가 지정되어 있었다.
아마 전 주인이 등록한 곳이라 생각되었는데,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았기에 시험 삼아 가보기로 했다.

-목적지까지 10km입니다.

이윽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내리고 있는데,
내비게이션의 지시대로 오다보니 주변은 험한 산길이었다.

-목적지까지 10km입니다.

내비게이션은 여전히 같은 말을 반복했다.
내비게이션이 고장 난 것인가?

순간, 갑자기 번개가 쳐, 천둥소리에 놀라 브레이크를 밟았다.
깜짝 놀라 앞을 보니 벼랑 앞이었다.
하마터면 추락할 뻔 했다.

이윽고 내비게이션이 말했다.

-죽었으면 좋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