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선배님[男]이 겪으신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좀 놀던[...] 친구들과 밤새 음주가무를 즐기다가 새벽이 되어 차가 끊기자 아지트화[化] 되어 있었던 한 친구의 집으로 다들 몰려가게 되었더랍니다. 그 집은 친구의 부모님이 주인댁으로 있는 단독 주택이었고, 반지하방 하나를 비워두고 있는 상태였기에 자연스럽게 그 곳이 친구들끼리의 아지트화(化)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여름밤이었기에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방에서 화투나 카드 놀이를 시작한 그들은 뭔가 [쿵]하는 소리가 밖에서 들렸지만 창문으로 슥 내다보는 정도로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취객이 바닥에라도 넘어졌나- 하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말이죠.
새벽이 깊어가던 2시쯤 되는 시각. 한참동안 친구들과 음주수다를 즐기고 있던 그들은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되었다고 합니다.
[음.. 으음... 으으음... 아.. 음....]
허스키하고 드문드문한 신음소리를 듣고 한창 왕성할[...] 나이의 그들은 창문이 맞닿아 있는 옆집(역시나 반지하)에서 연인들의 사랑행각 중의 소리로 듣고 매우 욕을 퍼부었답니다. 그리고 몇분 뒤, 잠잠해졌다 싶어 곧 잊고 다시 그들은 자신들의 놀이에 열중했고. 한시간쯤 뒤에 다시 그 소리가 들려왔답니다.
[으으... 으으음... 으윽.... 음...]
또 시작인가 싶어 짜증이 났지만 어쩔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들은 무시한 채로 놀다보니 어느새 다시 잠잠해졌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새벽 4시경에 그 소리가 또 들려왔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신음 소리에 뭔가 말소리가 섞여 들렸는데, 웅얼웅얼 하는 소리임에도 상당히 가까이서 뚜렷하게 지하방에까지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밤새도록 지겹게도 한다 싶어서 그들은 이젠 웃어넘기고는 조금 있으면 차가 다닐 시간이니 첫 차 타고 집에 들렀다 등교하자는 얘길 했더랍니다. 그리고 새벽 5시쯤, 슬슬 첫 차가 다니겠다 싶어 모두 밖으로 나왔는데 대문쪽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뭔가 싶어서 대문을 열고 나갔더니 경찰과 동네 사람들 몇명이 나와 있었는데, 그들은 놀라운 상황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옆집에서 한 남자가 투신 자살을 한 것입니다. 머리부터 떨어져서...
선배님과 그 친구들은 밤새 내내 죽어가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니, 이미 죽은 사람의 말소리를 들은 것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봐... 나 머리가 깨졌어... 아파... 죽을 것 같아... 도와줘.. 누군가 옆에 있어...]
[투고] 楓님
shushu
귀신
"나 머리 깨졋어"
Chie.
투신 자살하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는 이야기만큼 으스스한 이야기에요. ;ㅅ;
왠지 처량하군요.
지렁이
물귀신
가야수련
이름없는 자
Snakecharmer
seimei
이건 귀신이 아니고 살아있는 사람이라니까 더 기분나쁜데요....
역시 살아있는 게 더 무서워요, 죽은 귀신보단.
Ryuha
그때 왜 모른 척 했냐...라면 기절하겠네요.; 으..;;
복숭아
정말 귀신이 냈다기보단 죽기전에 낸 소린거 같은데..;;
Silver
나무빛
아우- 옆에 누군가가 있는 것 같다라니...저승사자가 데리러 온건가;
아지트 옮겨야겠습니다;ㅅ;
뮬리아나
정확하게는 못들었을것같네요
닭띠소녀㉪
누군가 그 남자를 죽인건가? 아니면.. 저승사자?
thering
Chie.님| 혹시 닉이 센티멘탈 그래피티의 치에인가요? 하이텔쓰던 시절에 비슷한 닉을 쓰시던 분이 생각나서 불현듯 여쭈어봤습니다.^^a
지렁이님| 간혹 가다 생각하는 거지만 지렁이님은 제가 생각하지 못하는 걸 캐치하시는 것 같습니다.+_+ 죽은 걸 인지하지 못한 귀신이라니 왠지 그럴 듯 합니다.-_-b
thering
가야수련님| 실제로 들으신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누군가 옆에 있어...] 라는 부분이 참 오싹합니다.
이름없는 자님| 정말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닭띠소녀㉪님 말씀처럼 저승사자? 아님 그 사람을 떠민 범인?...
thering
seimei님| 살아 있었을지도 모르는 그 남자에게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났었던 걸까요? 전 그게 더 무섭습니다...
Ryuha님| 으허헛... 후속 이야기로서 정말 그럴 듯한 이야기 같습니다.^^ 밤마다 그 시간대면 남자의 신음소리가 들린다던지 말이죠...
thering
Silver님| 마지막 문장이 있어서 이 이야기가 더 무섭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楓님의 센스에 짝짝짝.^^
나무빛님| 간혹가다 죽기 바로 전에 저승사자를 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하는데, 아무래도 그 케이스가 아닌가 합니다.@_@
thering
닭띠소녀㉪님| 정말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요?[사실 투고자 분께서 임의로 넣으신 말이지만 말입니다.^^a]
楓
thering
Chie.
원래 닉이 Vel.이었다가 제 이름으로 닉을 바꾸었지요.
그러고보니 센티메탈 그래피티에도 이런 이름이 있었군요.
-
그리고 전 통신시절 천리안을 사용했었답니다. :)
괜히 닉을 바꿔서 헷갈리게 해드린점(?) 사과드립니다. 잇힝.
thering
Snakecharmer
달의 축복
우음.. 역시 사람은 쉽게 죽지 않는군요;;
그래서 사는 것 보다 죽기가 더 어렵다고 하나 봅니다..
thering
달의 축복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자는 증가하는 건 정말 살아가는 게 힘들어졌다는 게 아닐까 합니다.ㅜ_ㅡ
Snakecharmer
thering
Snakecharmer
하지만 소지섭은 발음도 똑바르고 아는 말이 너무 많아서 말도안된다고 하면서 비웃죠. 한국하번 갇다와서 국어를 배워야겠어요.
thering
Snakecharmer
thering
Snakecharmer
thering
Snakecharmer
thering
천사
죽지않고 의식이 남아 있었다니.. 무섭기보단.. 좀 끔찍하네요..
thering
취조반장ㅡㅡ+
고통없이 좀더 일찍 가셨어여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시간동안 의식이 있으셨다면 얼마나 괴로우셨겠어요 ㅠㅠ
류자키
떨어져 의식이 없어질 때 까지 살려달라고 신음소리를 냈다..라..
살해도 아닌 자살.. 단순히 생과 죽음의 기로에 놓인 사람의
변덕이라고 보기엔 뭔가 복잡한 것이 얽혀있는 것 같죠??
공
겉멋과 허세로 점철된 닉네임은 가라
저승가이드
저희 사촌누나 친구가 길을가다가
어떤 아저씨가 공중전화 박스에 누워있는걸 봤다네요
가까이 가서 보니 술취한 아저씨였는데
그 아저씨가 뭐라고 계속 소리쳐서 자세히 들어보니..
"내 머리가 터졌어!! ㅜㅜ"라고 울면서 외쳤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