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80화 - 골목길의 소년

한창, 비오는 목요일에 흰옷을 입은 여자를 죽이는 이른바 [살인의 추억]이 다시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퍼져나가던 때의 일입니다.

당시 저는 학원 수업이 끝나면 밤 열시가 휠씬 넘어버리는 시각이라, 집에 올때마다 가슴을 졸이며 와야 했습니다.

특히 저희 집으로 가는 길이, 하필이면 어두운 골목길이어서 분위기도 무서운 데다가, 살인사건의 영향인지 평소에는 골목에 나와 운동하는 아주머니들도 나오시지 않아 골목길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날도 역시 문제의 목요일이었습니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목요일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무서웠던 저는 골목길을 조금이라도 빨리 벗어나 보려고 집으로 뛰었습니다.

집 쪽으로 가는 유일한 길인, ㄱ자로 꺾어져 들어가는 골목길. 저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그 곳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만.

그 곳에 누군가가 서 있었습니다.

얼핏 보기엔 중고등학생으로 보였는데. 전체적인 느낌으로는 앳되보였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키가 앳된 분위기에 맞지않게 컷기 때문에 나이를 어림잡아 생각해보자면, 고등학생 정도로 생각됩니다.

[참고로 저는 ㄱ자에서 ㅣ 이쪽에 서있었고, 그 남학생은 ㄱ자에서 꺽어지는 부분에 서있었습니다]

골목길의 그 누군가를 보자마자, 전 너무 무서워서 걸음을 딱 멈췄는데, 그 남학생이 절 힐끔 쳐다보더니만 다시 앞을 주시했습니다. 앞에 누군가가 있는지,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공원의 나무에 가려져서 그 남학생의 앞 쪽은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뭐 친구와 놀다가 헤어지면서 대화를 나누는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뭐, 괜한것에 놀랐잖아] 하며, 다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만, 아직도 기억 납니다. 그 남학생의 옆을 지나가는 저를 곁눈질로 힐끔, 쳐다보던 그 남학생의 눈길 말입니다. 그런데 그 남학생을 지나 얼마 안있어, 문득 머릿속에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남학생과 대화하던 아이는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말입니다.

생각해보면, 그 아이가 갈 곳은 이쪽 공원으로 나있는 길 밖에 없는데 공원쪽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순간, 등뒤가 싸늘해지는걸 느낀 제가 용기를 내어 뒤를 돌아본 순간, 저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채, 집으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분명히, 그 남학생이 돌아서서 집으로 갔다면, 제 뒤 쪽에 있는 길 말고는 갈 길이 없었기에, 아직 걷고 있는 남학생의 뒷모습이 보여야 하는데.

그 ㄱ자로 꺽여진 골목길엔 저 밖에 없었습니다.

[추신]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은 [니가 너무 늦게 돌아봐서 이미 가고 없던거 아냐?] 라고 했지만, 제가 뒤를 돌아보기까지 불과 몇초라는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 긴 골목길을 통과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투고] 파란만장소녀님
  1. shushu

    으아아아 -_-;;; 파란만장소녀님 정말 파란만장하게 귀신을 만나시는 것 같(..)
  2. 무서버

    언젠가 버스에서 한 여자가 "너 싫어, 이제 말 안할 거야"하면서 버스창문을 와락 닫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창밖엔 아무도 없었지만요

    흠..혼자 말하는 사람들 많지...... 하고 생각하다가 증발해버린 소년의 대목에서 당황했습니다
  3. 검은머리소녀

    귀신이 분명하군요...혹시 파란만장소녀님을 따르는 스토커일수도 있다고 보는데....아닌가^^;;;;;;
  4. 삼치구이

    아예 누군가를 놀래켜주려고 작정하고 있던 건 아닐까요?
    그래서 파란만장소녀님을 그렇게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던 거고...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척 하다가 소녀님이 자신을 보지 않자 골목길 담넘기!
    ...소문을 이용한 심각한 장난...
  5. 아기까마귀

    무섭네요..저도 그런 일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시선이랄까...그런게 느껴져서...
    본 적도 허다하구요...글구 피씨방에서 일 하다 보니 시끄럽고 어지러운 분위기에서 조용한 분위기로 바뀌어서 그런지 조용하고 저 밖에 없음 개운 하더라구요...ㅎㅎ
    하지만 파란만장소녀님처럼 겪은 적은 없어서...;;
    또 어젠 피씨방에서 이상한 일을 겪어서 피씨방이 무서워요...ㅠㅠ
    골목길보다 무서운 곳이 피씨방...ㅠㅠ 다른 피씨방은 모르겠지만..왜 꼭 우리 피씨방에서 자면 이러는 건지...터가 좋질 않나봐요...ㅠㅠ
  6. 쿠마

    귀신 아니면 귀신에 홀린사람 ..
  7. 릿

    ㅇㅁㅇ! 저 목요일 밤 저도 알아요.저희동네걸랑요.
    금천구 독산동에 산답니다.같은 동네일지도..두근두근..
  8. Red Poppy

    귀신이 한번 보고 싶은데 파란만장소녀님을 따라다니면 한명 볼지도... ㅎㅎ
  9. thering

    shushu님| 저도 오늘 투고하신 글 올리면서 [정말 닉답게 보시는 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억... 그렇다면 저는 사다코양을 마주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ㅜ.ㅜ 나오면 환영회라도 해줘서 고이 보내줘야겠죠.

    무서버님| 누가 귀신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동시에 두명이서 사라지다니 정말 소름끼칩니다.

    검은머리소녀님| 정답은 파란만장소녀님을 스토킹하던 귀신이었던 겁니다~ 두둥~! 그나저나 파란만장소녀님과 검은머리소녀님. 왠지 자매같은 느낌이 듭니다.^^ 닉에 색깔이 들어간거나, 소녀라는 명칭. 게다가 귀신을 본다는 점에서 말이죠. 전대물이라도 만드시면 저도 껴주시면 안될까요? 음 저는 노란국물청년...이게 아니잖아.@_@

    삼치구이님| 문득 소문이 실체화되는 [페르소나]라는 게임이 생각납니다. 사실 장난내지 소문이었는지 어느새 실체화되서 사람을 죽이고다니는... 허허허.
  10. thering

    아기까마귀님| 제가 근무하는 곳에 계시는 박선생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수맥이 안 좋습니다] 일까요? 저는 반신반의합니다만, 일설에는 수맥이 사람의 파장에 영향을 줘서 영계의 파장과 통할 수 있게 되고. 그에 따라 혼령을 보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고로. 자아... 달마도 공동구매를...

    쿠마님|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어느게 무서운지] 역시 귀신에 홀린 사람이 더 무서울 것 같습니다. 사람이니 해꼬지할 수도 없고 귀신도 아닌게 귀신인 척하니 여러모로 곤란하겠죠.

    릿님| 아니아니. 두근두근이 아니라 조심하셔야 겠습니다.ㅜ.ㅡ 저희 동네에도 살인자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실상은 살인자의 민번을 빌린 초딩의 짓이었죠.

    Red Poppy님| 그렇다면 [파란만장소녀님 견귀투어 가이드]라도 만드는 건 어떨까요?^^;
  11. Snakecharmer

    아니 이럴수가..혹시 마라톤 이나 스피드 레이싱 선수가 아닐까요? 사람 놀래키길 좋아하는 짖궂은 남학생...
    왜 싸늘하게 처다보았을까요?
    혹시 정신이상 마라톤 짖궂은 남학생이 아닐까요...
  12. thering

    Snakecharmer님| 혹시 살인범은 어른이라는 고정관념을 뒤집은 청소년 살인마였을지도 모릅니다.
  13. 검은머리소녀

    물이 흐른다고 다 나쁜것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하지만 수맥이란 정말 중요한것 같습니다...사람의 혈관이라고도 사람들이 많이들 이야기하시는데...땅에도 사람과 마찬가지인 혈관이 있다고 합니다..대지에 흐르는 수맥중 귀신이 다니는 길이 있다고들은 기억이 나네요..만화 백귀야행?인가 거기에서도 비슷한 길이 나오져^^귀신의 길이 어떤곳인지 궁금하네요...그저 궁금할뿐입니다.....가고싶지는 않음^^;;;;
  14. 검은머리소녀

    칼도 안되시면...자는 방향에 문제가 있는것 같습니다...이사를 할때 집의 방향 침대의 방향 누워자는 방향 등...방마다 다른것을 볼수있을것입니다...그것 역시 무시할수 없다는....여러가지 이유가 있는 가위...무서울뿐입니다...요 몇일 너무 피곤해...버스안에서도 가위에 눌렸다는...그덕에 한바퀴를 돌아 종점까지 갔다는;;;;한바퀴를 돌고 종점까지 가위에 눌린채...버스 운전기사 아저씨 아니였으면 죽을때까지 가위에 눌릴뻔함 ㅠㅠ
  15. 야밤설화

    그 귀신은 무슨 귀신이었을까요? 그리고 진짜 나이는 과연?
    어쨌든 전 그런 종류의 것(그게 무엇이냐!!!!)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요즘엔 봐도 그다지 놀라지 않네요... 비정상의 길로 돌입하고 있는 ㅠㅠ
    저는 저녁에 골목길을 걷고 있는데 왠 여자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빨면서
    저를 보며 씩~ 웃던 것이 생각납니다. 근데 나중에 뒤돌아 보니 그 아이는
    어디론가~~~ 오싹......
  16. thering

    검은머리소녀님| 땅에도 혈관이 있다고 하니 왠지 이토준지의 만화가 생각납니다. 그도 수맥에서 힌트를 얻었으리라 생각되는데... 검은머리소녀님은 굳이 마도로 가시지 않으셔도 보는 분이시니 마도로 가시면 큰일날 것으로 사료됩니다.(_ _)

    자는방향이라. 저희 부모님께서도 옛날부터 그런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이사를 자주 하시다보니 일일히 따지기 귀찮으셔서 이제는 그냥 주무시는 듯 합니다.[...]

    야밤설화님| 다른 곳에서 비정상 취급을 받으셨더라도 여기서는 정상이시랍니다. 워낙 그런 분들이 많아서 말이죠.^^[모여서 오프라도 하면 정말 굉장할 듯...] 그나저나 씩~ 웃고 사라지다니 정말 살인미소의 여자아이군요.-_-
  17. 뮬리아나

    전 길 가다가 퍼억!

    뒤로 자빠졌는데 파이프가 나와있더라구요;

    근데 파이프끝은....


    땅에 박혀있던거죠.

    그러니까 누가 들추지 않았다면 파이프에 맞을 이유가 없단거죠.



    그것도 지금은 묘합니다만..
  18. thering

    뮬리아나님| 평소에 원한을 깊게 사셨나 봅니다. 뮬리아나님의 미모를 시기한 운영자의 소행이었을지도.
  19. 한원

    지금이 밤 10시가 넘은 관계로 너무 무서워서 노래를 들으며 보고 있는데
    갑자기!! 노래가 끊겨서 귀찮은 관계로 노래를 틀지않고 보니
    참 무섭다는 ㅜ.뉴
  20. thering

    한원님| 그렇습니다. 노래를 잘 듣고 있다가 노래를 끊기면 갑자기 다가오는 적막감. 그럴때 괴담이라도 보면 왠지 귀신이 등 뒤에 서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죠.
  21. ˚ ㅈi 독 한 o=I ㅈI- ◈。

    꺄~~~~ 소년은 님을 본 순간 사랑에 빠진 거예요~~ *> ㅅ <*♡
    로맨틱해요 + ㅅ+ 귀신소년과의 사랑이야기~ *> _ <* <뭐래

    으헣ㅎ헣ㅎㅎㄴ/ㅣ;ㅇ나닙츠마ㅣㄴㅁㅇ미 _ +ㅋㅋㅋ
  22. 잘 이해가 안가지만 골목길 나오다 공원이 나오다니~~
  23. 명탐정

    아아 이해안가 ㅎ
  24. 00

    그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면 바로 잡혀갔을 듯
  25. 에이드

    이토준지님의 사거리의 미소년을 떠올렸습니다. 무서워하지 않으시고 자세히 보셨으면 키큰 소년이 엄청난 미소년임을 알아차리셨을 수도...? 대화를 하던 상대는 사거리점을 보고 있던 여학생입니다. 다른 사람 눈에 안 띄어야 해서 조심하고 있으셨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