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455화 - 공군 훈련소 화장실 괴담

1994년 10월, 공군에 입대했습니다.

'진주 공군 교육사'라는 대한민국 공군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는데, 소문에는 공동묘지였던 곳을 평당 10원 주고 사서 재개발했다고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훈련소에는 기묘한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4주 기본 군사 훈련을 마치고 6주의 특기교육을 위해 당시 정비대대 내무반에 배치를 받아 시설근무를 했습니다. 시설 근무란 각 내무반과 화장실, 세면장등에 고장 난 시설을 고치는 임시 보직입니다. 이런 보직을 열심히 하면 나중에 자대 배치 받을 때 좋은 평가를 받기 때문에 열심히 일했습니다.

내무반 건물은 3층으로 되어있었는데 1층에는 하사관 후보생들, 2,3층에는 병과 특기들이 사용했는데 이상하게도 2층 화장실 겸 세면장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고 접근을 금지했었습니다. 시설 근무는 각 층에 고장 난 곳을 체크하고 보고한 뒤 수리하는 게 일이었는데, 2층 화장실만은 늘 예외 대상이었습니다.

실장님께 2층 화장실에 대해 물었는데, 수도가 고장 나서 물이 안 나온다는 단순한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응가를 하면 물도 안내려가고……. 뭐 그런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다른 소문이 있었으니 한 훈련병이 훈련생활의 고초를 이기지 못하고 2층 첫 번째 대변기에서 천장에 석고판을 뜯어낸 뒤 골조에 혁대로 목을 매달아 자살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공군 본부에서 검열을 나온다고 2층 화장실을 수리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저는 기회다 싶어서 -2층 화장실 괴담 따윈 없다, 수리품 체크를 확실히 해서 좋은 인상을 받아야지- 라는 생각으로 당장 2층 화장실로 달려갔습니다.

먼저 들어가자마자 첫번째 대변기를 살폈는데……. 이런! 정말 변기위에 석고판이 마치 손으로 거칠게 잡아 뜯은 것처럼 어둡게 휑하니 뚫려있는 겁니다. 그래도 설마하며 변기에 물을 내렸더니 변기 특유에 소용돌이를 그리며 물이 내려가는 겁니다.

'그래. 고여 있던 물이었으니 내려갔겠지.'

저는 당장 세면대로 달려가 수도꼭지를 열었습니다. 순간 숨이 턱 막혔습니다! 수도꼭지에서는 시뻘건 핏물 같은 녹물이 과~과과악, 쏟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젠장!! 하고 식은땀을 흘리며 서 있다가 문득 이상한 생각에 첫번째 변기를 고개를 돌려 쳐다보았는데, 쳐다보았는데…….

뜯어진 천장 석고판 구멍에서 담배 연기 같은 희뿌연 안개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전 수도 꼭지 잠글 새도 없이 전속력으로 화장실을 빠져 나왔습니다.

계속 화장실에 있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르지만, 겁에 너무 질려 결국 저는 2층 화장실 수리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 후, 수리에 대한 변명을 하기 위해 화장실 이야기를 듣고 다녔는데, 점호 이후에 화장실에 가면 갑자기 안개가 끼면서 첫 번째 대변기 문이 열리면서 목을 맨 훈련병이 보인다는 겁니다. 변명 같지만 시설근무로 기대만큼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어도 그 때 화장실에서 바로 나오길 잘 했던 것 같습니다. [투고] poooh1052님
  1. 바라마

    와.. 첨으로 1등. 근데 화장실에 안개라니.. 처음 들어보네요..
  2. 지나가던 행인

    어우 역시 군대는 이 이야기가 많네요 ㄷㄷ (그리고 처음으로 1등!)
  3. 섹시양

    우와저이등이엥요?
  4. 나르씨

    저기... 화장실에서는 기본적으로 금연입니다..........라고 말하시면..
  5. 붉은달

    군대가 확실히 귀신이 많은가 봐요.
    주변에 군인들 이야기 들어보면 귀신 한번씩은 본다고 하던데...
    밤에 화장실 가려면 무서웠겠다ㅠ.ㅠ
  6. 아르헨티나백브레이커

    응가의 신선도를 유지하기위한...
    1. 어떡해 -0- 무셔

      무서웠는데 이분 댓글덕에 웃음폭탄 ㅋㅋ
  7. 소녀오알

    응가하면 물도 안내려가는게 제일 괴담..
  8. 하이에나

    딱 1 년 위 고참이시군요 ㅎㅎ 병과는 다릅니다만 ^^;
  9. 체스터

    이글도 역시 마지막줄이 무섭네요 ㅠㅠ
  10. 이블레스

    근데 왜 공동묘지터 위에 지으면 귀신이 나오는걸까요? 시체는 어차피 다른데로 옮겼을텐데.. 암튼 안개낄때 계속 있었음 큰일날뻔 하셨네요 ㅎ
    1. 김개코

      지박령 아닐까요~ 아님 한이 있어서 못 움직인다던가..
      이런 사례야 많죠..
    2. 햄짱

      대부분 이장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찾아오는 이 없는 무덤이라든가
      아예 공동묘지 자체를 시체가 있는 그대로 묘를 깎고 평평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 괴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할아버지, 할머니 시절은 공동묘지에 묘를 만드는 경우가 드물었죠. 대부분 자신의 집 뒤나 근처에 개인 묘지를 만드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시절의 공동묘지라면 대부분 찾아오는 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
  11. 류크

    스...스팀???
    죄송합니다.
  12. 불량형사

    갑자기 난 왜 코난이 생각나지 ㄱ-
  13. 작은절망

    군대란곳은 참 괴담이 많고 괴이한일도 많이 일어나는곳 같네요 역시..
  14. 얼터메이텀

    흔한 이야기지만 음기가 센 곳에 군 부대가 많이 자리 한다고 하죠. 20대 젊은 양기들이 드글대니 그 넘치는 양기로 음기를 누르고..... 또 넘치는 양기도 음기가 좀 눌러주고 -.-; 뭐 음양의 조화랄까. 근데 왜 귀신들이 나오는지...... 하긴 괴담 많은 부대에서도 보는 사람들만 보이는 듯....... 물론..... 중대규모나 사단 규모의 괴담도 있긴 하지만 흠
    1. kikero33

      절도 같은 이유라고 하더군요.
      옛날절들은 일부러 음기가 강한곳에 짓는다고..
      그래서인지 제 친구중에 기가 약한 친구가 있는데
      유서깊은 절만 다녀오면 앓아눕고 가위에 눌리더군요.
    2. 햄짱

      절이 그렇다는 걸 처음 알았네요. 유익한 정보...
  15. 공군666기

    제가 훈련소때(지금은 병장) 동기 하나가 자살을 했는데..
    교육사령부가 뒤집혔어요 이야기를 들으니 지금까지 사고사는 많았어도 자살은 우리 기수가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군대라는데가 공식적 비공식적이 차이가 많지만 공식적 자살 사례는 저희기수가 처음입니다 이제 2년 쯤 되었네요..그래서 저희기수 1000여명 중에 훈련소 수료를 못한 사람이 2명입니다(하나는 자살 하나는 시체 최초목격자로 정신쇼크 먹고 의가사) 하지만 1994년 이면 10년도 더 전이니...뭐 저희는 모르는 사건이 있었을 수도
    1. 울남친진주공교사666기라서 저도 그 사건알아요
      기사도 작게 났었죵
    2. 639기

      저 제대하고 후임들한테 들었어요 군화끈으로 목매고 자살했다는 ..맞죠? 저는 공교사가 자대였거든요. 그 전에 엘리베이터 틈 사이였나.. 확실히 기억은 안나는데 추락사한 훈련병도 있었어요. 제가 헌병이라 밤에 사고난 그 주변에서 근무도 섰었죠. 근데 일단은 군생활 내내 한번도 귀신 본 적은 없네요ㅋㅋ
    3. 673기

      지금 39기 선배님이 말씀하신 두분 모두 교육사에서 가끔 포착된다고 합니다.
  16. 고양순이

    마지막글 정답인 듯 합니다. 평판은 좋든 나쁘든 제대하면 그 뿐인데...그런 일로 죽을 뻔 하시는 건 좀 아니라고 봐요.
  17. 깔깔깔

    누가 여기 물 틀어놨어!!
  18. 엔슈

    역시 군대는 학교 못지 안케 괴담이 만쿤요 ㅋㅋ
  19. gks0726

    무섭네요;
  20. 공군

    공군에이스 프로게임단의 발상지!!
    1. 와우

      저랑 같은 생각을..ㅋㅋㅋㅋㅋ
      공군 하니까 떠오르는 건 그것 뿐.
  21. 공군이라..

    아...군수1단지 교육생이셨낭..
    제 윗윗 기수가 백령도 자대확정대고 목매달아서
    내무실 패쇄된거는 봤는데...ㄷㄷ
  22. 우리집 강아지는 숏다리 강아지~

    울 오빠도 공군이 꿈인데....시력이 안 좋아 안경을 껴서....
    근디.....응가 하고 물이 안내려간다면 음~나<열라>찜찜하겟다....
  23. 햄짱

    10원짜리 땅에 귀신이 들끓는 곳에다 젊고 앞날이 창창한 청년들을 집어넣는다는 현실이 슬프네요.^^;
  24. 이상명

    저 예전에 야간순찰이라고 올렸던 사람인데요 제가 508긴데 저훈련받을땐 그다지 무서웠던것은 없었던듯합니다. 다만 훈련병시절 불침번설때 애절하게 애기울음소리를 내면서 울던 고양이 울음소리가 생각이 나는군요..
  25. 공군 558기

    진주교육사 정말 귀신나옵니다. 훈련끝나고 특기교육 할 때 헌병 특기교육생 거주하는 내무실에서

    얼굴이 일그러진 여자 귀신 나와서 헌병 특기 교육생 두 명중 한 명은 정신이상으로 병원 나머지 한명은

    충격을 크게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당시 전 보급특기였습니다.)

    실제로 귀신 나옵니다. 위 내용 신빙성있습니다.
    1. 639기

      정말입니까? 아마 제가 특기교육 받을때랑 행정학교가 다른 곳이었나보군요. 전 아주 잘 지냈던 기억이 납니다.
    2. 621기 공군헌병

      저도 헌병출신이었는데 전 못봤네요. 겁도없이 새벽에 몰래 샤워도 했었음...
  26. 6 5 7 기!

    저도.. 657기인데요... 지금은 제대햇지만... 제가 입대햇을땐.. 1대대 2대대로 나뉘어서

    새건물이랑 옜날건물에서 생활했더랬죠..

    글쓰신분은 아마 낡은 건물... (저도 거기서 청소를 해보았지요..)

    거기서 생활한분들이 귀신 참 많이 봤다하더라고요... ㅋㅋㅋ.

    밤에 밖에 도 많이보고.. 장난아닌데... 확실히 귀신 있습니다. 정말로 ㅋㅋ.
    1. 657thㅋ

      2대대에도 화장실 귀신 이야기 있던데 ㅋㅋ
  27. 골초

    담배 피고 싶다.
  28. 삼촌 하이

    저기 이 Pooh분 있자나여 ㅋㅋㅋ 제 삼촌임 ㅋㅋㅋㅋㅋ 아빠 동생인데 울 집에 놀러오셔서 이 얘기 해주시더라고요 이거 듣고 3일 동안 잠을 못 잖는데 ㅋㅋㅋ
  29. 공군 638기

    여기서 교육사 얘기를 들으니 반갑네요 ^^
    전 공군638기 헌병이었습니다. 기본군사훈련단에서 2대대 D동 건물 사용했는데요. 가장 높은 쪽에 위치해서 외지고 음습한 느낌이 있었고, D동에 귀신이 나온다는 말이 많았었는데 막상 D동 쓰는 애들 사이에선 무서워서 그런지 D동 귀신 얘기를 잘 하지 않았습니다. 전 불침번을 2번 섰었는데 저는 귀신을 목격하진 못했습니다.(그래도 불침번을 설때 복도에 나란히 건조시켜놓은우의들은 정말 무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
    그리고 그 빨간 관물함 얘기는 보급특기학교에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궁금하네요
  30. 김마린

    어떤 생키가 화장실에서 라면끓이나?! ㅣ당장 나오지못하나?!
  31. 688기

    2대대에서 생활했었고 군수학교에서도 생활했었는데

    화장실 괴담 비상소집 괴담 이것저것 정말 많았었습니다
  32. 공군 497기 입니다

    희한하네요

    제가 훈련 받을땐 아무 이상이 없던데

    그리고 그런 전해오는 얘기도 없었는데

    정비대 도로에 야간에 가끔 안개가 끼면 이상한 물체가 보인다 정도 내려오는 얘기는
  33. 728

    교육사에서 마지막날 담당 조교랑 무서운이야기 타임을가졌는데 대연병장 오른쪽이4대대 낡은건물, 앞쪽이 2대대 신축건물이었고 비오는날 4대대 건물 점호장소를 보면 단체로 우의에 군장매고 모이는 이야기도 있고 4대대 2층올라가면 한쪽은 전부 폐쇄시켜서 자물쇠 큰거랑 못들어가게 막았음 이유는...목매고 자살한 사람있어서..그후로 매일 귀신나오고 해서 그쪽 방들 전부 폐쇄..특기학교에서 동기가 4대대 불침번 섯을때 중앙에 앉아서 근무중인데 아무도 없는데도 전투화소리가 계속 들렸다함.
    급양반 배식 엘레베이터에서 사람 죽은것도 있고, 2대대 4층 전화실은 불침번일때 전화기가 계속울린 경험이랑 세면 세탁 샤워실 합쳐진곳인데 오줌싸고 근무가는 도중 세탁기 틈사이로 귀신이랑 눈마주친것도 있고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