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서 겪은 일입니다.
저희 학교는 지방에 있는 터라 주변에 산이 많습니다. 산이라고 하기에는 낮고 언덕이라고 하기에는 높은 그런 애매한 산들입니다. 그런 산 속에 폐가가 하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유명한 폐가라서 선배들도 잘 알고 있던 것 같습니다. 선배들에게 이야기를 들으니 저와 친구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가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선배들이 혹시라도 거기 가고 싶은 사람 있어도 절대 가지 말라고 했지만, 가지 말라고 하면 더 가고 싶어지는 게 사람 심리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혹시나 생길 일을 대비해서 남자 동기를 한명 더 고셔서 가고 싶었지만, 웬일인지 동기는 절대 가지 않겠다고 해서 둘이서 폐가로 향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용기가 났었는지 궁금합니다.
토요일, 하필이면 그날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폐가까지 차를 타고 가는데, 사실 면허 딴 지 2개월 된 친구의 운전 실력이 더 무서웠습니다. 여하튼 언덕을 조금 오르다보니 폐가가 바로 나왔습니다.
저희는 서로 눈치를 보다가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방도 없고 낡은 마루만 보였습니다. 안에 들어가서 준비해놨던 초에 불을 붙였습니다. 거미줄이 사방에 있는 걸로 보아 사람들이 왔다간 흔적이 없어 보였습니다. 집이 넓기는 했는데 가구도 뭐도 아무것도 없으니까 조금 허무했습니다.
허무한 마음에 친구랑 몇 마디 나누고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지도 않았는데 촛불이 확 꺼졌습니다. 저희는 순간 당황해서 재빨리 부둥켜안고 주저앉았습니다. 갑자기 놀란 마음에 1분 정도 아무 것도 안하고 있었는데, 구석에서 부스럭부스럭 소리가 났습니다.
친구랑 저는 진짜 너무 무서워서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겠는 걸 억지로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때 친구가 주머니에 있던 라이터를 켜고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향했습니다. 순간 저희는 너무 깜짝 놀라서 비명도 지를 수 없었습니다.
머리를 풀어헤친 여자가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분명 들어왔을때는 아무도 없었는데. 그 여자는 등을 돌리고 쌀 단지 같은 걸 파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너무 놀라서 으아악 비명을 지르면서 그 집을 뛰쳐나왔습니다. 정신없이 뛰어나와서 거의 구르는 것처럼 산에서 내려왔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소리를 지르는 순간 그 여자가 저희를 째려봤기 때문이죠. 저희는 그대로 차로 직행, 기숙사에 냅다 뛰어 들어갔습니다. 너무 뛰고 놀랐기 때문일까요, 기숙사에 도착하자마자 안심한 저희는 곧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침대에 눕자마자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누군가 제 머리 옆에서 단지 안에서 쌀을 씻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거칠게 쉬는 숨소리가 제 귓가에 바로 들렸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눈을 뜰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소리가 게속 들리자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무섭지만 소리의 정체를 궁금해서 용기를 내서 침대에서 일어났습니다.
벌떡 일어났는데, 침대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절 괴롭히던 소리 또한 나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해서 같이 갔었던 친구의 방으로 갔습니다. 제 맞은편이라 바로 문을 열면 나오는데, 친구가 울면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아까 그 여자가 천장에 붙어있었어……. 그런데 눈이, 눈이 없었어……. 피가 뚝뚝 떨어지는데 그게 내 볼에 닿는 느낌이, 너무 찝찝해……. 그 여자가 점점 다가오면서 나한테 손을 뻗는데 손톱도 하나도 없었고 손도 갈기갈기 찢어져서 살 사이로 뼈가 보이고……. 너무 무서워! 어떻게 해? 우리 괜히 갔나봐?!"
친구의 말을 듣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복도에서 저희는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랑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방에서 나오는데, 저희를 보고 하얗게 질리며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저를 혐오스럽게 바라보던 그 친구의 살기어린 얼굴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야, 아무 말도 하지마!"
하면서 갑자기 소리쳤습니다. 저희는 너무 당황해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친구는 갑자기 저희 둘 손을 잡고 끌고 어디로 향했습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왜 그러냐고 했는데, 친구는 저희를 확 돌아보며 화를 냈습니다.
"어디서 그런걸, 달고 왔어?!"
저희는 너무 놀라 아무 말도 못하고 서로를 바라보며 친구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습니다. 택시를 타고 시내로 나가는데 친구가 저희 팔목을 꽉 잡고 놓지를 않았습니다. 팔목에 피가 안 통할 정도로 꽉 잡고 있었지만 저희는 무서워서 아무 말도 안하고 친구가 잡고 있는 대로 내버려 뒀습니다.
이윽고 택시가 도착한 곳은 점집이었습니다. 친구가 안으로 들어가더니 젊은 여자 분이 나오시는 것이었습니다. 여자 분은 저희를 보자마자 엄청 째려보는 겁니다. 그리고 한참동안 의식 같은 걸 했습니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몇 시간 정도 굿이라고 생각되는 의식을 하고 저희에 쌀을 두 움큼 정도 먹이고 손톱이랑 조금 잘라서 태우셨습니다. 그러고는 집에 가라는 겁니다.
저희는 그대로 기숙사에 돌아왔습니다. 저희를 데려간 친구는 이제는 괜찮다며 푹 자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 긴장이 풀려서 바로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잠을 푹 잘 수 있었고,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아찔합니다. 친구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물었지만 친구가 해준 말은 이 한 마디였습니다.
"쌀 먹는 령은 잘 먹을 수 있게 절대 방해하지마."
지금도 그 일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해주지 않습니다. 평소에 워낙 잘 웃고 착하고 밝은 친구라서 그때 친구가 지었던 질린 표정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투고] dk0429님
폐가
폐가는 이런 글을 읽어도 항상 가고싶군요 ㅋㅋ
우울한사내
ㅋㅋ
금수강산
...
악마
확 트인도로도 아니고 울퉁불퉁 산길에
비까지 온데다가 운전하는사람은 면허딴지 2개월ㅋㅋㅋㅋ
공포투성이 이야기였음
아르헨티나백브레이커
네꼬히메
J
J
gg
순위권인가요?
아앜
HounDog
후크
루체
보라돌이
뚜비
나나
뽀
집행인
절대! 폐가 등의 심령 스폿(출물한다고 소문 난 곳)에 가지 마십시오.
그런 곳에 관심이 생기는 순간부터 좋지않은 일의 단초가 시작됩니다.
흥미 위주로 한다고 하지만, 뒷감당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나서지 마십시오.
투고한 분은 다행히도 가까이에 고마운 분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평생을 후회할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햄짱
맞아요
artemisia
어익후
거길 왜갔심.. ;;
난 돈주고 시켜도 못하겠네.. 후덜덜덜.. ;;
하기사, 폐가에 쌀단지에서 쌀퍼먹는 아귀 같은 귀신이 많다고는 들었는데.. 후덜덜
진짜 무섭네요 ;;
작은절망
차마 용기가 안날듯한데...
대단하시네요
뒷마무리도 잘되서 다행..
한글대왕
247
artemisia
Kargago
나즈
무한미소
오메
햄짱
클로이
역시 귀신이 붙었을때는 교회나 무당을 찾아갈 수 밖에 없는듯..
ㅎㄷㄷ
으음
한번 보고 달고 왔다는 게 보이고
바로 무당집으로 끌고 갈 정도면...
평소에도 자주 들락거렸다는 거 아닐까요;;
혹..........
ㅠ.ㅠ 얘들아, 나 밥돔도ㅠ.ㅠ
(퍽.......퍼퍽..........뻑.......빡!!!!!!!!!!)
부리딩
mew
지금은 잘 지내시니 다행이네요~ㅇ ㅅㅇ)
공포소녀
저는 겁이 많아서 그런데 가라고 해도 못가겠지만...ㅋ
ㅠㅠ 무서워
비형여자
괜히 뒤 한번 쳐다보고 읽다가 또 한번 쳐다보고..
ㅡ_ㅡ;;
그라탕
하이에나
kikero33
햄짱
부리딩
유투브 감이라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네사
오타 있네요 ^^
The.N
재미로라도 안가는게 좋아요, 강령이라거나, 분신사바, 히토리 카쿠렘보 같은종류도.. 놀이가 아니니까.
그나저나 또다른 친구가 와서는 나를 노려보고 무당집으로 끌고가고, 하는 대사등이..(착했는데 표정이 하얗게 질렸다던가 하는 부분까지..)
이전에 올라왔던 실화괴담중에서 거의 비슷한 (대사면에서는 쌀먹는 령 건들지 말란거 빼고는..거의 똑같더라구요) 부분을 본적이 있는듯한데.. 착각일까요 ;ㅁ;
무서운글의답변인의매니저의친구의동생의원수
Pearls Girl
marten
good monday
공포
a
dk0429
나즈
법왕
읭?
gks0726
엔슈
아련나라
어머
olddoll
kikero33
하지만 저 친구가 더 대단한듯..
생각해보면 저 친구는 신기가 있어서 저게 보인다는 건데..
정말 부럽다고밖에 할 수 없는 능력이네요.
부리딩
우리집 강아지는 숏다리 강아지~
히이이이익~어,언니 가 보보고있었...................
는데.....물고기보고 있있넹...............................
죄송합니다.
햄짱
다들 너무하네요. 왜 말은 안 해주고 안 간다고만 하니... 역시 이상하게 돌아가는 상황. 그나마 다행입니다. 비명은 함부로 지르는 게 아닌가 봐요.ㅋ
점집
더우기 진짜 실력있는 사람이면 자신의 기가 빠져나간다고 신경 엄청 써서 하기 때문에 며칠동안 준비하고 하는데,
이런거 하면 얼마 예요?
dk0429
ddd
굿은 아니고.
가끔 점보러 가면.. 뭐...상문살 이나 각종 살들,
귀신 붙여 오는 사람들이 오면...
저거 띄어내는 의식부터 하고 법당에 들이죠.
나즈
이세상 누군가
헐 ㅅㅂ
나즈
부리딩
27사단
헉..
저희 엄마 어릴적, 먹을게 없어 야식으로 이모랑 같이 생쌀을 먹다 잠이 드셨다 합니다
그러다 문득 깨서 봤더니 하얀 소복 입은 여자가 쌀을
뽀작뽀작씹어먹다가
부엌으로 나갔다네요.
엄마 생각에, 쌀 먹다 목 막혀 물 마시러 가나보다 생각하셨다고..;
그 귀신 아는 척했더라면..
어우 진짜 무서워요ㅠㅠ
부리딩
거지
간땡이
ㅋㅋ
스폰지밥
참;;;
윤팔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