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451화 - 자살의 순서

제 친구의 군대 시절 이야기입니다.

제 친구는 운전병 출신으로 병장 쯤 부터 평탄한 군생활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친구가 병장으로 진급해 운전병 및 소대 왕고가 된 때였습니다. 본인은 간부와 부대 밖으로 운전을 나가 부대 안에 없던 사이에 막 훈련소에서 나온 이등병이 소대로 전입을 왔습니다.

그리고 그 이등병은 전입 온 바로 그날 목을 매달았습니다.

덕분에 왕고라는 이유로 자살한 이등병 부모의 요청을 받아 살아서 얼굴 한 번 못 본 이등병의 염을 해줬습니다. 막 전입 온 이등병의 자살사건……. 이 사건이 바로 시작이었습니다.

며칠 뒤, 옆 중대의 상병이 자살을 했습니다. 이 사람도 목을 매달았습니다.

부대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는 수준이 아니라 헌병대나 기무대가 출동해서 하루하루가 지옥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이등병이 자살한지 며칠 되지도 않아 또 자살사건이 터졌으니……. 부대 운영은 고사하고 하루 종일 헌병대의 조사만 계속되었습니다.

상병이 자살하고 한 달 뒤, 이번엔 중위가 자살했습니다. 역시 목을 매달았습니다.

부대는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2달 사이에 3명이 자살한 겁니다. 그것도 마지막에 자살한 중위는 아버지가 3성 장군이었습니다. 중위 본인도 쾌활한 사람이었고 자살한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자살을 한 겁니다. 그렇게 악몽 같은 사건이 휩쓸고 간 뒤…….

어느 날, 친구는 수송부 정비병들이 부대 외벽에 그려진 그림을 지우려고 페인트칠을 하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정비에 한창 바빠야 할 정비병들이 무슨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몰랐던 친구는 정비병 하나를 붙잡고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일을 알게 됩니다.

일련의 자살사건이 있기 직전에 친구 부대의 대대장이 교체되었습니다. 부대장이 바뀔 때마다 흔히 기념 삼아 이런저런 일을 하는데 간부들이 병사들을 시켜 칙칙한 부대 외벽에 그림을 그리게 했습니다.

군대니까 당연히 군인 그림을 그렸겠지요. 그런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등병, 상병, 중위의 순서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일련 자살사건이 벌어졌었는데, 이등병, 상병, 중위 순으로 목을 매달았습니다. 그림 순서대로 말입니다.

자살사건이 3번이나 터진 다음에야 상급부대에서 그 그림을 발견했고 곧바로 대대장에게 압력이 들어갔습니다. "이런 불길한 그림을 왜 그냥 나둬?! 당장 지워!"

당연히 압력이 들어온 그날 부로 그림은 지워지게 되었고 제 친구는 그때서야 그림에 그려진 대로 사람들이 자살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이 지워질 때가 친구가 말년 휴가를 나올 쯤이었습니다. 그때까지도 부대 분위기가 흉흉해서 친구는 말년 휴가를 포기할까 했었지만 후임들의 권유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이때가 강화도서 초병 살해하고 총기강탈을 한 사건이 있었던 때입니다.)

그리고 부대에 복귀를 했는데…….

벽에 그려졌던 그림말입니다. 이등병, 상병, 중위의 그림 말고도 다른 그림도 있었습니다. 그림의 마지막엔 여군 2명이 더 그려져 있었습니다.

친구가 말년 휴가를 마치고 자대에 복귀를 했는데……. 여군 장교 2명이 각각 중대장과 소대장으로 전입을 와있었습니다.

친구 본인은 이 이야기를 정말 하기 싫어합니다. 본의 아니게 시체를 염을 한 (그 것도 말년에!) 끔찍한 경험을 했으니 말입니다. 아직도 친구는 그림과 자살한 사람들을 그저 우연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우연으로 믿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투고] gordon님
  1. 뮈르

    선리플후감상 ㅎㅎ
  2. 공포매니아

    우오옷...1등이다..ㅋ
    예비역이라 그런지 군대 실화괴담이 제일 무섭네요 저는..
    실제로 군 생활중 2번이나 귀신도 목격했구요.
    그리고 나서 잠밤기 책을 샀으니 망정이지...안 그랬음..워메........ㄷㄷㄷ
  3. 메밀차

    헉.... 뭔가 정말 우연이라고 믿고 싶게 만드는 사건이네요 ㅜ
  4. 붉은달

    헐~ 매일 눈팅만 하다가^^;;
    그런데 위에 왕고가 뭔가요?^^;;
    1. 아마..

      왕고참 을 줄여서 왕고 라고 하는거 아닐까요?
    2. ㅎ_ㅎ

      최고 고참을 왕고라고 합니다.
      王고 혹은 One고의 발음 변형인듯 하네요.
      (왕고 밑은 투고, 쓰리고 이런식으로 내려갑니다.)
      소대에서 최고 고참이면 소대 왕고
      중대에서 최고 고참이면 중대 왕고 이런식으로 말합니다.
  5. ㄹㄹ

    헉 무서워요ㅠㅠㅠ
  6. 구름둥실

    제가 복무했던 오뚜x 부대 21연대에도 제가 전입 오기 몇달여전에 연속적인 자살사건이 있었죠. 물론 그것의 경우는 각각 다른연대에서 벌어진 것이라 우연이였지만 약 두어달사이에 3명인가 4명이 자살을 해버린 사건이라 부대관리 노하우라는 책에도 예시로 기록되어있을정도였죠. 저와 근무를 같이 서던 선임병에 의해 들은것인데 그중 한 자살자가 제가 있던 중대에서 였는데 당시에 한개의중대에 두개의 생활관으로 나뉘어져있었는데 2생활관 쪽의 화장실 3사로에서 요대로 목을 메어죽어있었던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하사였는데 당직사관중이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제가 동초근무중에 거대한 테입을 감았던것으로 생각되는 나무를 재가공해서 만든 탁자에 앉아있던 무엇인가를 보았었다는것이죠. 선임병이던 그는 무섭다고 헛소리하지말라고했지만 잊혀지질않네요. 군대는 정말 너무 미스테리한곳인듯 합니다.
    1. 구름둥실

      몇대대이신가요?저도오뚜x21연대x대대출신이라..제가전입갈때만해도 두명이.....생각만해도 소름이돋습니다
    2. 그레아

      이 괴담도 댓글도 리얼해서 무섭네요.
      그러고보면 군대에는 왜 묘한 일이 많은지..
    3. H.E

      그거 나도 들었는데 1대대 아닌가
    4. 구름둥실

      아 궁금하신분이 계서서 말씀드리자면 1대대 3중대 였습니다.
  7. 으엉

    난 언제 왕고되나 ㅠ
  8. 곰팅

    새벽에 리플다는 짜릿함.. 후덜덜..
  9. 질겅질겅질겅질겅질겅

    역시 군대괴담이 덜덜덜하네용 ㅠ
    친구도 얼마전에 휴가 나와서 괴담 얘기해주고 갔는데 ㅋㅋㅋ
    이것저것 많더라고요 ㅋ ㅠㅠ
  10. ㅠㅠ;; 정말 공포스러웠을 거 같아요.. 저라도;
    역시 군대 이야기가 제일 무서운듯!
  11. HounDog

    그럼 그 외벽 그림에 귀신의 저주가 있었던 건가요?
  12. 아르헨티나백브레이커

    끄흐허어어엏...
  13. 숲왈라비

    ㅠㅜㅜ으앙
    어제 밤에 안보고 지금 보길 잘했네요.... 무섭ㅜㅜ
  14. gks0726

    아 소름끼치네요 ㅠㅋ
  15. 뽀띵

    오메 무섭네요.. 웬 그림 순서대로 ? 잘은 모르지만 서로 관련도 없고 과원한 관계도 없을것 같은데.. 지박령??!!
  16. 안타까운세상

    뭔가 주술적인 이야기같은데...무섭네요
  17. 타나토스

    그 그림에 누가 저주를 햇나..ㅇㅅㅇ;;
    소름끼치네요..ㅇㅅㅇ;;;;
  18. 무한미소

    뭔소린지..몰긋네..하지만 훈훈해..
  19. VKRKO

    매번 잘 보고 갑니다.

    P.S. 블로그에서 괴담 번역/토요 미스테리 극장 & 기묘한 이야기 영상 업데이트 하고 있습니다.
    혹여나 관심 있으신 분은 이쪽도 한 번 놀러와주셔요 :) http://vkepitaph.tistory.com/
  20. 모모

    우연이라고 하기엔.......
  21. 후크

    ㄷㄷㄷㄷ
    그림속 군인들은 직접적으로 자살한 군인들을 그린게 아니라 그냥 그리고 싶은데로 계급 그려 넣었는데 같은계급이 었던 사람들이 자살한건가;;;
    그리고 뒤에 여군 2명은.... 그림그릴 당시에는 없었을텐데??
    누가 그렸는지 모르겠지만 엄청 섬뜩하네요!!!!!!!! -ㅅ- 군대 어떻게가 징징징
    잠만, 여군 2명도 혹시 자살???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1. gordon

      그 여군 두 사람은 별일 없다고 합니다.
    2. 갈까마귀

      맨 처음의 그림이 이등병, 상병, 중위, 여군 2명인 상태였다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여군 2명의 언급이 없었다고 애초부터 없었고 나중에 추가로 그려진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군 2명이 이 후 아무일 없었다는 건 해당 그림이 상급부대의 지시로 지워졌기 때문이라는 추론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좀 섬뜩하네요.
  22. 비밀방문자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3. 진유온

    투고자님 아뒤가 고든이시군
  24. Pearls Girl

    새로 전입한 여장교 2명은 어떻게 되었는지...ㅎㄷㄷ
  25. 비형여자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마지막부분에 여군두명의 그림과 중대장,소대장으로
    전입왔다는 부분에서 오싹했네요;;
  26. ...

    오싹하네요...
  27. 작은절망

    설마 또 자살사건이 일어나진 않았겠죠;;;
    아무 생각없이 한 일이 이런식으로도 돌아오는군요...
  28. 데스벽화

    이야 무섭네요
  29. 오타수정

    나도 -> 놔도 오타수정 부탁드립니다.
  30. 예비역

    군대관련 이야기가 나오니깐 재밌네요 ㅎ
  31. ;;;

    이거 제가 군생활했던 부대이야기네요;; 당시에는 벽화 옆에 지나다니면 농담삼아 했던 이야기인데;;
  32. 펩시콜라

    유가족이 요청했다고 일반 병사한테 염을 맡긴다고요?

    염만 따로 하는 병사가 있거나 (영현병이랬나;;)

    작은 규모일 경우엔 의무병이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제가 알고 있는 군대 상식으론 이해가 안가네요;;

    그리고 말년휴가를 포기하다뇨

    정기휴가는 전쟁이 나도 보내주는 휴가고

    휴가 역시 하나의 명령인데;;
    1. ee

      염은 잘 모르겠지만

      휴가는 반납 할 수 있습니다.

      군대 안다녀오신듯
  33. 15비

    성남 15비 서울비행장 탄약고 옆산, 일명 태칸이란데 있는 무덤사이에서 초병생활로
    군생활 마감했습니다. 약 23년 전?
    밤마다 잠이 부족한 야간 초병만 말년에 주구장창 뛰었고,
    여름 장마에 부대내에서 동기도 두어명 익사하고
    그런 변을 겪었지만, 한번도 귀신 본 적 없는데,
    부대내에서 귀신 봤다는 분들이 제겐 더 공포랍니다. ㅎㅎㅎ
    하지만 외가에서 창문 밑으로 지나가는 머리 삭발한 소년 귀신은
    본적 있지요. 막다른 곳인데 그리로 스윽 가더군요.
    저도 영끼가 있단 소리 듣는 사람이라 별로 무섭진 않더라고요.
  34. 사신

    혹시 저 벽은 내가 떨어뜨린 데스노트이 아닐까?
  35. 으그그

    여군 불쌍ㅠ
  36. 항가

    여장교... 예뻤나요?
  37. 여장교... 예뻤나요?
  38. 여장교... 예뻤나요?
  39. 염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유가족들도 경험이 없는 사람들한테 염을 맡기는 걸 좋아하지 않구요..
    1. 나그네

      염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은 동의하지만 여기서는 유가족들이 투고자 친구분에게 오히려 염을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나오는데요...
  40. ㅇㅇ

    우리 부대 이야기네 ㅋㅋ 푸른거탑2 찍은 그 부대. 근데 조금 다른게 이등병은 백일휴가 나갔다가 물놀이하다 죽었나 그랬던거 같고, 상병이랑 중위 죽은건 팩트임. 저건 인사과 계원이 문서고에서 문서도 봤다고 했음. 상병은 boq 앞 나무에 간부 태권도 띠로 목 메달아 죽었음. 그 나무는 나중에 베어버렸고, 그 간부는 한동안 태권도 못함. 인사과장은 인사과에서 죽었던가 그렇고. 저 벽화는 지운다고 지웠는데 아직도 보인다. 생활관에서 취사장 올라가는 그쪽 벽.
  41. 다 틀려

    다틀렸고
    그림순서는 왼쪽부터
    여소위2명(둘이 동기 쏘가리), 이병 중위 상병 순서였고 이병 중위 목매달고 상병이 병장진급 하루전날 군번이기억이 잘 안나는데 말일날 휴가중 익사함, 그리고나머지그림들이
    이등병호랑이(이등별눈치봄), 병장 침상타는거(병장이청소함), 대위 였음
    마지막 대위는 훈련중 총기 잃어버림 병사들이 버림
    그 중대 해체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