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435화 - 불신지옥

제가 첫 걸음마를 떼고 아장아장 걸어 다닐 무렵의 일입니다.

변변한 재산 하나 없이 시작했던 결혼생활에, 딱히 배워놓은 기술도 없었던 아버지는 급한 대로 택시 일을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택시 일이 으레 그렇듯 수입은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가장으로서 직장을 구하고 나니 숨통이 조금 트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무렵 집안에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제가 시도 때도 없이 벌레(심지어 모기, 파리까지도)만 보면 경기를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멀쩡하던 아이가 이유도 없이 하루에도 몇 번씩 입에 거품을 물고 넘어가니 걱정이 되어 온 병원을 가도 원인을 찾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 소식을 들으신 큰어머니께서 평소 알고 지내시던 여스님 한분을 소개시켜 주셨는데, 이 스님께서 저를 보시고는 백마의 피로 어른 키 절반만 한 큰 부적을 써주셨다고 합니다.

그 부적을 액자에 넣어 벽에 걸고 일주일이 지나자, 벌레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던 제가 신기하게도 손으로 벌레를 퍽퍽 잡으며 놀더랍니다.

그 이후 몇 년이 지나, 아버지는 다른 종교를 믿기 시작하셨습니다.(분쟁의 씨앗이 될지도 모르니 종교명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제 외가 쪽이 대부분 그 종교이고, 아버지도 당시 연달아 사고가 나는 등 일이 잘 풀리지 않자 서서히 그 종교에 의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업용 차량이다 보니 사고가 한번 나면 집안 경제에 큰 타격이 가는 게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개 종교들이 그렇듯 타 종교를 동시에 믿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집안에서 타 종교의 흔적을 없애는 것이 좋다는 말에, 아버지는 고민하시다가 그 부적을 태워 없애버리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밤, 아버지는 평생 잊히지 않을 무서운 꿈을 꾸셨습니다.

꿈속의 아버지는 집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며 선녀처럼 예쁜 여자가 들어와 아버지 앞에 앉더랍니다.

놀란 아버지는 '아줌마는 여기 올 자리가 아닌데 왜 왔느냐, 어서 나가라'며 소리쳤는데, 싱긋 웃기만 하고 나갈 생각을 않더랍니다.

그 웃음이 순간 너무나도 소름끼쳤던 아버지는 여자의 팔을 낚아채 문 밖으로 끌어내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안 나가려고 버티는 힘이 장사보다 더했다고 합니다.

한참을 실랑이하다 힘을 내서 확 밀쳐내는 순간, 여자가 잡고 버티던 문틀을 놓치면서 그 곱던 얼굴이 악귀로 서서히 변해가더랍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던 그 악귀의 형상은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하십니다.

쫓겨나면서도 끝까지 노려보던 그 핏발 선 눈초리에 숨이 멎을 듯…….

이후 명절에 큰집에서 아버지는 그 스님이 이미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선 '스님이 써주신 부적을 태워버리고, 거기다 변절까지 했으니 화가 나서 악귀를 보내신 것'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덕을 많이 쌓으신 스님께서 그런 형상으로 나타나셨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투고] bluesage님
  1. 배고프당

    앗싸 1등
    1. 괴담무서워...

      무서운 책에서 본 내용과 비슷한게 많네 책낼때
      편집한건가?
    2. 아싸1.5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매드곰

    우헤헤1등이다 으헤헤헤 선리플후감상
    처음이야ㅠㅠㅠㅠㅠㅠ
  3. 배고프당

    와 ㅠㅠ 밤에 보는데 무서워서 혼났어요.
    악귀의 정체는 과연;; 뭘까요;;
  4. 매드곰

    글쎄요........백마피라고했으니까
    백마...
  5. 유토

    아버지가 밀때
    여자 : 아퍼~ 아퍼~ 아프단말이얏!!!!!! (악귀의 얼굴)
    음..마치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짜증낼때가 연상되네요 ㅋ
    1. 네꼬히메

      아웃겨 ㅋㅋ
      왠지 맞아떨어지네요 ㅋㅋ
  6. soapy

    으헝.....
  7. 아니...

    곱고예쁜 처자에게 아줌마라니요 ㅡㅡ;; 화낼만하네요
  8. 바라마

    그 스님이 제대로 된 스님일지 의문이지만 이렇게 괴담에 나오니 기분이 별로 안 좋네요. (사이비 불교신자曰)
  9. 영은이가좋아

    순위권!!!!
  10. 겔4스

    그냥 종교라는걸 안믿어야 할거 같습니다...
    1. 햄짱

      이상하게 '빙고!'를 외쳐야 될 것 같은 문장이네요;ㅋㅋㅋ
  11. HounDog

    음... 종교가 꼭 나쁜 것은 아닌데요 ㅋ;;
  12. 아침부터..

    저는 불교신자는 아니지만...-_-불교만큼 타종교에 관대한 종교가 어디있나요..ㄱ-
    변절했다고 꿈에 나타나 악귀로 변하다니....

    왠지 모종교의 가치관이 딱 떠오르네요~~
    (저도 분란 일으킬까봐 종교이름은 적지 않을게요..ㅋㅋ)
    1. 무교

      제가 하고 싶은 말 그대로네요.
    2. 졸린곰돌

      저 역시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타종교를 믿는다고 악귀로 나타날만한 스님은 아닌듯 -_-;

      단지 스님께서 써준 부적때문에 악귀가 못오다가
      부적을 불로 태워서 들어온게 아닌가 싶네요 -0-
    3. 산소

      불교는 기독교 들어왔을때도 기독교 몰아내기 운동은 하지 않고 오히러 도와졌다고 들었는데..
    4. Miss릴

      헐 완전 공감이에요. 진짜 무슨 종교인지 뻔히 보임...
      불교는 크리스마스에도 종교 간의 화목을 기원한다며 절 한가운데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할 정도죠..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막는 그런 종교의 신자가 종교 바꿨다고 보복을 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어요.
    5. 흑흑

      졸린곰돌님말이 백번맞은듯...그 부적이 사라지자 막혀서 못오고있던 악귀가 온거겠죠..스님은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님..저는 그 스님을 모르지만..아무튼..난 불교가 좋아ㅎㅎㅎ
    6. stingss

      아이러니한건 신부님은 목사님보다 스님과 더 친하다는것...
    7. 저도 불교신자는 아니지만(오히려 기독교 모태신앙이었죠)
      졸린곰돌님 말씀이 가장 정답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아니면 그 종교로 바꾸신 아버님이 스스로 그런 꿈을 꾸신 것일 뿐이겠죠.
      만약 일부 기독교 신자처럼 배타적인 사상에 물드셨다면 자격지심으로 그런 꿈을 꾸셨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교회 다녔지만, 모든 기독교가 전부 그렇다는 건 아니고 병적으로 심한 경우는 정말 답이 없더군요.
  13. 작은절망

    종교보단 자기 자신을 믿는게 더 좋을꺼같군요...
    하지만 정말 지치고 힘들때..
    최후에 기댈수 있는곳이 종교일것같기도...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ㅎㅎ
  14. 모모

    우와..그건 그냥 형용할 수 없는 이야기네여ㅎㅎ
  15. 하이에나

    왜 다른 종교를 동시에 믿으면 안되는지 이해가 안가는 1 人 입니다...
    1. 워그레이브 판사

      교리가 서로 다른 두 종교를 동시에 믿는건 말이 안되는거죠.. 창조론과 진화론을 동시에 믿을수 없는것처럼요
    2. 그릴회전스위치

      아니 워그레이브 판사님 왜 여기에?ㅋㅋㅋ
      섬에서의 그 트릭은 정말 멋졌습니다.
    3. 어아앙

      저도 왜 안되는지 궁금하네요 ? 고대 그리스 같은경우도 올림푸스 12신 을 모두 받들어 모셨습니다 그리스 말고도 우리 나라도 여러신을 모두 동시에 받들어모셧고요 ;; 그리고 창조론 진화론 얘기랑 종교랑은 내용이 전혀 상관없는거같은데요 ;;;
    4. 호잇메

      당연히 안되는게 맞지요. 고대 그리스의 12신 같은 경우는 제우스를 중심으로 신 11명이 세상을 관리하고, 또 그런 신 말고도 이것 저것 맡은 것이 많은 신들이 있는데 이건 그냥 그리스 신화 자체가 여러 신을 믿는 신화라서 그런 거구요.( 역사에 관련되어서 쓰인 사실적인 부분의 존재유무 떄문에 신화라네요 )
  16. 김치볶음밥

    아버지가 스님 탓하는 걸 보니 어느 종교인지 알만하네요.. 아버지가 힘들어하는 타이밍에 벌떼같이 달려들었을 친척 및 그들과 합세한 종교인이 눈에 선함.
  17. 점심짝나!!

    나외에 다른 신은 믿지말라
    참 아이러니한 말......
  18. dma

    저도 그 스님이 악귀를 보낸 거 같지가 않고 죄책감이 그 꿈을 꾸게 했거나
    부적을 태워버렸으니 그 부적에게 봉인되어 있었던 령이 나타난 거겠죠.
    1. 음..

      저도 그렇게생각합니다
    2. Miss릴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덕 많으신 스님이 무슨 악귀를 보내다니... 말이 안 되는 거 같은데요 좀

      백마의 피로 부적을 썼다고 했는데, 혹시 그 백마의 령은 아닐지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백마가 말 중에서 아름답기도 하구요.. 그 가족을 위해서 기꺼이 자신을 희생했더니 은혜도 모르고 변절한데다 부적까지 태워버리다니,, 하고 화가 나서 찾아온 건 아닐까요..? ㄷㄷㄷ 꼭 그런게 아니더라도 단순히 그 스님을 잘 따르던 말이었을지도... 스님은 관대하시지만 자기는 용납을 못 하겠으니까 대신 온 걸지도 몰라요 ..
    3. 지나가다가

      그냥 찾아와서 웃기만 했는데도 혼자 겁이나서 외간여자 팔목을 막 잡고 끌어내려고 했던 성질급한 아비로군요.
  19. 진유온

    자기자신을 못믿는 사람이 흔히 종교를 믿는것같던데
    될수있으면 안가면 좋은게 한국군대요
    안믿으면 좋은게 종교입니다.
    1. 하지만..

      저도 무교긴해도 종교로 인해 개과천선하신 분들이나 진심으로 신을 섬기고 교리를 실천하는 분들 보면 대단하던데요.. 이것도 개인에 따른 차이겠지요 ㅎㅎ
  20. 나루토

    허헐11;; 무섭다
  21. 예아

    종교 맞추기 배틀 시작??! ㅋㅋㅋㅋ


    ㅈㅅ
    1. 워그레이브 판사

      다들 말은 안해도 무슨 종교인지 다 아시는듯 하네요..ㅋ
  22. 폭풍설사단장

    음..그 부적이 없어지자 예전부터 투고하신분을 괴롭히던 악귀가 찾아온게 아닐까요?
  23. 거참

    종교의 선택이야 자유지만 이미 돌아가신 스님이 할일 없어 부적 없애고 종교 바꿨다고 악귀를 보냈을까요-_-부적 받았을땐 스님께 굉장히 고마워하셨을텐데 좀 어이없는 사상이네요
  24. 소녀오알

    고마우신 분을 그렇게 표현하시다니..
    아부지 미워 ㅠㅠ
  25. gks0726

    소름끼친다;;
  26. 피모가지

    긍께 하나만 믿지
  27. 대자연의나그네

    님의아버님은 진짜 나쁜사람이네요....은혜를 원수로 갚는군요...어떻게 그런말을.....하늘이 두렵지 않으실까?
  28. 류크

    다른종교를 믿으면 안된다...라
    신들끼리 질투라도 하나요ㅋ
  29. 하운

    제가 보기엔 백마의 영인거 같네요 -_-;;;
  30. 이건분명

    벌레의 원혼이야...
  31. 셰이디

    굉장히 무섭네요ㅠㅠ 소름돋습니다.
    전 원래 불교..후후 근데 백마의 피라, 뭔가 되게 비범하군요.
  32. 미캉

    하나님보다야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 문제죠. -_- 아주 악에 받쳐 구원한다고 하시지....제생각에도 악귀가 벼르고 있다고 온 건데, 아부지가 잘 쫓아냈네요...
  33. 상큼한 ㅇㄹ

    우왕 굿
  34. Del

    음..아마도 그 스님은 부적을 본인 뿐 아니라 집안에 안 좋은 기운이 있으신 분들에게 많이 써주셨을 거구요. 그때문에 기운이 많이 소모되셔서 본인이 받으신 명보다 조금 일찍 돌아가셨을 거구요.
    그 원귀는 그 부적으로 막고 있던 원귀입니다. 말 그대로 은인을 그렇게 생각하시면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이지요... 그런 부적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쓰는 사람의 원력이 커야만 쓸 수 있고 효력이 있습니다. 이상, 현역 무당이 한말씀 올렸습니다.
  35. Jinx

    저도 스님이 화나신게 아니고 태워버린 부적으로 악귀가 그 틈을 놓치지않고 돌아오려다 아버지한테 다시 좇겨난거 같네요
  36. 말빨의신

    종교의믿음은뽀록이나우연일수도있고 정말스님같이 신통력이있다면나도 삭발하고산에가서살겠음
  37. 도대체 ..

    굳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타 종교를 비난할 이유는 없지않습니까?;
    도대체 여기서왜 종교논란이 불거져야하는지모르겠네요...
  38. 어뜩해

    어뜩해 나 밤에 잠못자겠엉...ㅠㅠ
  39. Ejr

    악귀가 치우천왕?? 모습이 아닐까 생각됩니당..
  40. 엔슈

    악귀라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군여
    제가 알기론 악귀는 기가 약한 사람에게 들러 붙는 그런게 있다고 합니다.
    특히 직장인 같은 경우엔 더더욱
  41. 햄짱

    다들 종교 이야기 하시는데, 전혀 종교와 상관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이야기에 벌떼같이 달려들어서 좋다, 나쁘다를 따지는 게 더 재미있네요.ㅋㅋ 단지 투고자의 개인적인 말일 뿐입니다.
    두 가지 신을 섬겨서가 아니라, 이 상황에서는 부적을 없애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아무튼 아버님이 쫒아내셨습니다!ㅋㅋ
  42. dbcb

    아니 여러분, 이 글을 보고 살생을 금하는 불교 믿으시는 스님께서 백마의 피를 갖고 85cm크기의 부적을 써줬단 대목을 다시금 생각하는 분이 안 계신단 말입니까(..)
    그 많은 피를 뽑힌 백마는 대체 으어어...
    1. 크롱

      이미죽은 백마를어떤식으로든 달래 썼을거란 생각은 안해보셨는지ㅎ
  43. 정국

    저희 외가도 기독교집안인데, 저희 어머니께서 그러시던데 말이죠, 어렸을적 이모님(어머니의 여동생되시는분이시죠)께서는 뭐든 싸움같은곳에서는 안질려고하고, 좀 뭐랄까 성격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몇년을 교회에 다니다보니 엄청 성격이 착해졌다고 하던데 말이죠. 종교가 다나쁜건 아닌것같습니다.
  44. 백반

    종교를 떠나서,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말이 떠오르는...'ㅡ`ㅉㅉ
    기껏 액 막으라고 부적써주니까
    한다는 생각이;ㄷㄷㄷ
    부적 태우자마자 나타난거보니 부적으로 막고 있던 악귀같은게 나타난거같은데'ㅅ';
  45. Chaussure air max

    I tend not to create a leave a response, but after reading through a few of the responses on 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 :: 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435화 - 불신지옥. I do have 2 questions
    for you if you do not mind. Is it only me or does it look
    as if like some of the remarks come across as if they are coming from brain dead people?

    :-P And, if you are posting at additional online social sites, I'd like to keep up with anything new you have to post. Would you make a list of every one of all your public pages like your linkedin profile, Facebook page or twitter feed?
  46. 융융

    이야기를 들으니 저 말이 맞는것같네요 .

    할머니와 같은 동네에 사시던 분이 자신의 교를 믿으시다 타종교를 접하시고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 .. 어릴때 할머니께 들었을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이런 이야기까지 있다면 정말 함부로 종교를 바꾸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 그래서 전 무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