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첫 걸음마를 떼고 아장아장 걸어 다닐 무렵의 일입니다.
변변한 재산 하나 없이 시작했던 결혼생활에, 딱히 배워놓은 기술도 없었던 아버지는 급한 대로 택시 일을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택시 일이 으레 그렇듯 수입은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가장으로서 직장을 구하고 나니 숨통이 조금 트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무렵 집안에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제가 시도 때도 없이 벌레(심지어 모기, 파리까지도)만 보면 경기를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멀쩡하던 아이가 이유도 없이 하루에도 몇 번씩 입에 거품을 물고 넘어가니 걱정이 되어 온 병원을 가도 원인을 찾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 소식을 들으신 큰어머니께서 평소 알고 지내시던 여스님 한분을 소개시켜 주셨는데, 이 스님께서 저를 보시고는 백마의 피로 어른 키 절반만 한 큰 부적을 써주셨다고 합니다.
그 부적을 액자에 넣어 벽에 걸고 일주일이 지나자, 벌레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던 제가 신기하게도 손으로 벌레를 퍽퍽 잡으며 놀더랍니다.
그 이후 몇 년이 지나, 아버지는 다른 종교를 믿기 시작하셨습니다.(분쟁의 씨앗이 될지도 모르니 종교명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제 외가 쪽이 대부분 그 종교이고, 아버지도 당시 연달아 사고가 나는 등 일이 잘 풀리지 않자 서서히 그 종교에 의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업용 차량이다 보니 사고가 한번 나면 집안 경제에 큰 타격이 가는 게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개 종교들이 그렇듯 타 종교를 동시에 믿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집안에서 타 종교의 흔적을 없애는 것이 좋다는 말에, 아버지는 고민하시다가 그 부적을 태워 없애버리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밤, 아버지는 평생 잊히지 않을 무서운 꿈을 꾸셨습니다.
꿈속의 아버지는 집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며 선녀처럼 예쁜 여자가 들어와 아버지 앞에 앉더랍니다.
놀란 아버지는 '아줌마는 여기 올 자리가 아닌데 왜 왔느냐, 어서 나가라'며 소리쳤는데, 싱긋 웃기만 하고 나갈 생각을 않더랍니다.
그 웃음이 순간 너무나도 소름끼쳤던 아버지는 여자의 팔을 낚아채 문 밖으로 끌어내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안 나가려고 버티는 힘이 장사보다 더했다고 합니다.
한참을 실랑이하다 힘을 내서 확 밀쳐내는 순간, 여자가 잡고 버티던 문틀을 놓치면서 그 곱던 얼굴이 악귀로 서서히 변해가더랍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던 그 악귀의 형상은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하십니다.
쫓겨나면서도 끝까지 노려보던 그 핏발 선 눈초리에 숨이 멎을 듯…….
이후 명절에 큰집에서 아버지는 그 스님이 이미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선 '스님이 써주신 부적을 태워버리고, 거기다 변절까지 했으니 화가 나서 악귀를 보내신 것'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덕을 많이 쌓으신 스님께서 그런 형상으로 나타나셨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투고] bluesage님

배고프당
괴담무서워...
편집한건가?
아싸1.5등
매드곰
처음이야ㅠㅠㅠㅠㅠㅠ
배고프당
배고프당
악귀의 정체는 과연;; 뭘까요;;
매드곰
백마...
햄짱
...ㅋㅋㅋ
유토
여자 : 아퍼~ 아퍼~ 아프단말이얏!!!!!! (악귀의 얼굴)
음..마치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짜증낼때가 연상되네요 ㅋ
네꼬히메
왠지 맞아떨어지네요 ㅋㅋ
soapy
아니...
진심
롤롤
햄짱
바라마
영은이가좋아
겔4스
햄짱
HounDog
아침부터..
변절했다고 꿈에 나타나 악귀로 변하다니....
왠지 모종교의 가치관이 딱 떠오르네요~~
(저도 분란 일으킬까봐 종교이름은 적지 않을게요..ㅋㅋ)
무교
졸린곰돌
단지 스님께서 써준 부적때문에 악귀가 못오다가
부적을 불로 태워서 들어온게 아닌가 싶네요 -0-
산소
Miss릴
불교는 크리스마스에도 종교 간의 화목을 기원한다며 절 한가운데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할 정도죠..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막는 그런 종교의 신자가 종교 바꿨다고 보복을 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어요.
흑흑
stingss
린
졸린곰돌님 말씀이 가장 정답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아니면 그 종교로 바꾸신 아버님이 스스로 그런 꿈을 꾸신 것일 뿐이겠죠.
만약 일부 기독교 신자처럼 배타적인 사상에 물드셨다면 자격지심으로 그런 꿈을 꾸셨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교회 다녔지만, 모든 기독교가 전부 그렇다는 건 아니고 병적으로 심한 경우는 정말 답이 없더군요.
작은절망
하지만 정말 지치고 힘들때..
최후에 기댈수 있는곳이 종교일것같기도...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ㅎㅎ
모모
하이에나
워그레이브 판사
그릴회전스위치
섬에서의 그 트릭은 정말 멋졌습니다.
어아앙
호잇메
김치볶음밥
셰이디
살포시
흑흑
린
점심짝나!!
참 아이러니한 말......
dma
부적을 태워버렸으니 그 부적에게 봉인되어 있었던 령이 나타난 거겠죠.
음..
Miss릴
백마의 피로 부적을 썼다고 했는데, 혹시 그 백마의 령은 아닐지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백마가 말 중에서 아름답기도 하구요.. 그 가족을 위해서 기꺼이 자신을 희생했더니 은혜도 모르고 변절한데다 부적까지 태워버리다니,, 하고 화가 나서 찾아온 건 아닐까요..? ㄷㄷㄷ 꼭 그런게 아니더라도 단순히 그 스님을 잘 따르던 말이었을지도... 스님은 관대하시지만 자기는 용납을 못 하겠으니까 대신 온 걸지도 몰라요 ..
지나가다가
진유온
될수있으면 안가면 좋은게 한국군대요
안믿으면 좋은게 종교입니다.
하지만..
나루토
예아
ㅈㅅ
워그레이브 판사
폭풍설사단장
거참
dd
소녀오알
아부지 미워 ㅠㅠ
gks0726
피모가지
대자연의나그네
류크
신들끼리 질투라도 하나요ㅋ
하운
이건분명
셰이디
전 원래 불교..후후 근데 백마의 피라, 뭔가 되게 비범하군요.
미캉
상큼한 ㅇㄹ
Del
그 원귀는 그 부적으로 막고 있던 원귀입니다. 말 그대로 은인을 그렇게 생각하시면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이지요... 그런 부적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쓰는 사람의 원력이 커야만 쓸 수 있고 효력이 있습니다. 이상, 현역 무당이 한말씀 올렸습니다.
ㅇㅇㅇ
린
Jinx
말빨의신
도대체 ..
도대체 여기서왜 종교논란이 불거져야하는지모르겠네요...
어뜩해
Ejr
엔슈
제가 알기론 악귀는 기가 약한 사람에게 들러 붙는 그런게 있다고 합니다.
특히 직장인 같은 경우엔 더더욱
햄짱
두 가지 신을 섬겨서가 아니라, 이 상황에서는 부적을 없애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아무튼 아버님이 쫒아내셨습니다!ㅋㅋ
dbcb
그 많은 피를 뽑힌 백마는 대체 으어어...
크롱
정국
백반
기껏 액 막으라고 부적써주니까
한다는 생각이;ㄷㄷㄷ
부적 태우자마자 나타난거보니 부적으로 막고 있던 악귀같은게 나타난거같은데'ㅅ';
Chaussure air max
이야기 제435화 - 불신지옥. I do have 2 questions
for you if you do not mind. Is it only me or does it look
as if like some of the remarks come across as if they are coming from brain dead people?
:-P And, if you are posting at additional online social sites, I'd like to keep up with anything new you have to post. Would you make a list of every one of all your public pages like your linkedin profile, Facebook page or twitter feed?
융융
할머니와 같은 동네에 사시던 분이 자신의 교를 믿으시다 타종교를 접하시고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 .. 어릴때 할머니께 들었을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이런 이야기까지 있다면 정말 함부로 종교를 바꾸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 그래서 전 무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