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여느 때처럼 버스를 탔다.
집에 가는 길은 늘 피곤하고 무료하다.
정류소에서 타는 승객들을 슬쩍 훔쳐보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그런데 이번에 탄 여자를 보는 순간 바로 온 몸이 경직되었다.
긴 머리카락 사이로 비정상적으로 노란 눈동자가 떨리며 버스 구석구석을 살펴본다.
비루한 옷은 옷이 아니라 누더기에 가깝다.
옷 사이로 보이는 팔다리에는 피멍이 가득하다.
결정적으로 다리가 하나 없지만, 마치 두 발로 걷는 것처럼 다가온다.
필시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 것 같다.

이상한 점은 나 외의 승객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한테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 여자는 자신이 보이는 사람을 찾는 것처럼 한 사람, 한 사람, 의자에 앉아 있는 승객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점점 내 자리로 다가온다.
안 보는 것처럼 정면을 향해 응시했다.
마침내 다가 온 여자는 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본다.

'제발, 제발……. 어서 가버려…….'

마음속으로 빌었다.
이윽고 그 여자는 포기했는지 내 뒷자리로 간다. 휴…….
마음이 놓인 나는 무심코 창문을 바라 봤다.

……유리 창문으로, 뒤에서 날 쳐다보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여자는 기쁜 듯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너, 내가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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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악의화신

    1 빠다 ㅎㅎ
    1. 악의화신

      역시 전 실화괴담이 더 땡기는 듯 ㅎㅎㅎ
    2. 멀미

      저도요 ㅋㅋㅋ 하지만 실화괴담은 양이 별로적어서 걍본답니다
    3. 네덜란드

      허허허허허 이건옆에사진이더무섭구려
    4. 셰이디

      저둥 멀미님과 동감ㅋㅋㅋ
    5. 아~

      아~ 정말 까비다 좀만 참았느면 아흑!
    6. 아닌데,,, 내맘은 이게 아늰데...(ㅠㅠ)

      다시 정면만 봤다...
    7. 아닌데,,, 내맘은 이게 아늰데...(ㅠㅠ)

      허나 얼굴을 계속 들이댔다..
      한 미모하시네여(ㅠㅠ)
    8. allso

      (아닌데 님과 이어서) 그래서 흠 내려야지 하구 태연하게 벨 누르고 일어서려고 몸을 앞으로 젖히는데도 그여자가 안움직여서 결국 뽑호를 +ㅅ+;;
    9. 초딍

      allso님에게 이어서<뽑호하다가 사람들이 봐서 허공에
      대고 하는것처럼보여서 사람들에게 이상한사람들로...
      -ㅅ-
    10. 어뎌노몸

      남자는 옵저버고 여자는 클로킹한 레이스 였다
    11. 키득

      "어 보여 xx아!!!"
      하며, 그년 면상에 니킥을 꼬삿다.
  2. Kmc_A3

    벼, 별로 보고 싶어서 본 게 아니야![?]
    그나저나 글이 따끈하다니 ㅇㅅㅇ!
    1. 츤츠늧느츤

      흐, 흥! 오해하지말라구!
    2. 데레데레

      흐, 흥! 나, 나도 딱히 니가 날 봐준게 기뻐서 그런건 아냐..!!
  3. !

    어 4빠인간!?!?!?!?!?
  4. !

    어 그리고 더링님 새롭게 바꼈네요^^ 나만 몰랐나 씁
    ㅡ,,ㅡ....
  5. 모모

    워~~~~대박ㅋㅋㅋ
  6. 까망

    아..
    댓글이 적어서 써보는데..
    버스귀신 정말 싫어요...
    1. 우옹

      맞습니다ㅠㅠ 저도 버스타고 출퇴근하는데;아오
  7. Jjun

    으아.. 이쁘기만 했다면 하앜. 인 상황이군요 ^^;;;
  8. 돼지소년

    우옷! 순위권입니다.. 레알소름돋군요
  9. 피모가지

    이런 훈훈한 이야기가...
  10. 365MC

    ...........아니 근데 이 귀신이 왜 반말을
  11. 저도 귀신인데...

    누나... 제가 보여요???
  12. 진유온

    그래요 누나
    제겐 딴 여자는 보이지않아요
    오직.. 누나만 보여요..!
  13. betty76

    반가웠나보다....왠지 안쓰럽다.
  14. 찹쌀모찌

    으앜 레알 돋는다 ;ㅁ;.....
  15. 앙팡

    보이면 어쩌실라구...ㅎㅎㅎ
  16. 작은절망

    나쁜일만 안생긴다면...
    귀신과 친구먹는것도 좋을텐데..
  17. 하이에나

    내가 보이지? 하고 물어올때, 내가 말했다.
    "응. 보여. 우리 사귀까?"
    귀신은 질겁을 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이상 우울괴담 이였습니다 ㅠㅠ
  18. 아이

    이거 긍정적인 사람은
    재밌게보일듯하네여
  19. gks0726

    귀신아 보이면 어쩔건데 ㅋㅋㅋ
  20. 소녀오알

    보이긴하지만 너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아~♡
  21. 명왕성해바라기

    넌 내남자니까, 넌 내 남자니까!!!!!
    응?;;;;;
  22. 응르릉으

    천녀유혼인가요...
    귀신과 인간의 이뤄질수 없는 사랑
  23. 류크

    잠밤기 홈페이지가 바뀌었군요
    몰라볼뻔했습니다
    그나저나 그 사람은 어떻게 그녀를 볼걸까요?
  24. 비형여자

    누난 내여자니까.
  25. ㅇㅇ

    이거 뭐...네이버 웹툰 싸우자 귀신아 할 기세 ㅋㅋㅋㅋ
  26. ㅠㅠㅠㅠ

    흑흑 무서워라 ㅠㅠㅠㅠㅠㅠㅠㅠ
  27. 히히

    못본걸로 합시다.....
    아 왜이렇게 웃긴가요.......
  28. 고어핀드

    오, 이 에피소드 정말 염통이 절로 쫄깃하군요 >_<
  29. 나루토

    이때 귀신이 정말 예뻤다면 =3=;; 하앍하앍
  30. 홍즈

    끝까지 쌩까면 장땡? ㅋㅋ
  31. 꿈일

    이 글을 좀더 자세히 파고들자면 이겁니다

    버스안에 타고있는 승객들도 사실을 저 여자가 보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처럼 못본척 한것이지요

    여기까지는 좋았으나 마지막에 그 여자와 눈을 마주치게 된것이

    큰 화근이었던것 같습니다
  32. ㅇㅇ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33. 하악

    I see you
  34. 말빨의신

    얼굴보니...얼굴은 못본걸로하죠
  35. "혈색을 보니 간이 안좋으신듯 한데
    언제 저희 병원에 내원 한번 하시죠."(하며 명함을 건낸다)
  36. 엘드

    마을버스 괴물녀
  37. Ejr

    잉? 보여요..
  38. 카텐시르

    예뻤다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귀신은 아마 외롭지 않았을까요? 글쓴이가 반가웠을 듯
  39. 귀신 표정 상상해 버렸네요.. ㅠㅠ;
    씨-익-! 웃는..
  40. SMC

    그러니까, 일일이 여자들 눈여겨보지 말라고... 점수 같은 거 매기지마...
  41. 우리집 강아지는 숏다리 강아지~

    귀신:너,내가 보이지?
    사람:보,보이는데요......덜덜.
    귀신:잘됏다야!나 요기 등좀 긁어줘.
    사람:네,넷 (뭐지?)
    귀신:아옷 시원해 고마웠어.푸슝.
    이윽고 귀신은 사라졌다.
    내손에 만원자리와 묻은 때를 남겨두고...
  42. 김성호

    이럴땐 핸드폰 꺼내서 갑자기 전화온척 하면서 탈출하는 거임 ㅋㅋ
  43. 칼짱

    너 나 보이지?
    .....................
    청각장애인인척 수화로 답한다....
  44. ee

    너, 내가 보이지?

    그순간 우리 둘의 사랑이 시작되었다
  45. 츤츤

    보인다능
  46. 이방인

    "I see you."

    나는 순간적으로 그녀를 껴안는다. 당황한 듯, 얼굴이 붉어지는 그녀.
    누더기같은 옷 속에서 나온 팔 하나가, 자신의 가슴을 콩 콩 두드리는 것이 보인다.

    "자,잠깐? 뭐하는거야?"

    귀여워 보이는 그녀의 입술에 츄웃, 하고 입맞춘다.
    그녀는 화가 난 건지, 아니면 부끄러운건지 얼굴이 붉어졌지만,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귓속말)"사제님 상태이상 침묵 해제좀;;"
  47. ehdrud

    날 바라봐 주는 거야?
    너, 너만 바라봐...
  48. 셜력홈즈곤란

    어 그래 니가 보인다
  49. 버스기사 아저씨

    너도 내가 보이는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