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406화 - 마지막 인사

서울에 올라온 지 18년 정도 되었으니,
아마도 13년 전 이야기일겁니다.

여느 날처럼 자취방에서 여자친구와 놀고 있었습니다.
나우누리 영퀴방에서 만난 여자친구라 영화를 좋아해서 집에서 자주 비디오를 보곤 했습니다.
그 날은 공포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한참 보고 있는데, 여자친구가 집에 가야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밤이 깊어서 막차 끊기기 전에 버스를 타야 된다고 말했지만,
공포영화가 무서워서 그랬던 것 같았습니다.
얼굴에 겁에 질린 표정이 가득했으니 말입니다.

집에서 나오려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전화를 받아보니 고향에 계신 어머니였습니다.

"방금 전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렴."

암으로 입원하고 계셨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핸드폰이 없었거니와 여자친구를 지하철까지 데려다줘야 했기에
다시 전화한다고 하고는 수화기를 내려놓았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서둘러 방을 나섰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역으로 향하는데 여자친구가 뭔가 말하려고 했습니다.
아까 전부터 석연치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역에 도착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자,
간신히 그녀가 입을 열었습니다.

"아까 전화, 혹시 누가 돌아가셨어?"
"으응,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

"혹시 할아버지께서……. 음, 키가 크셔? 안경도 쓰셨어?"
"응, 키가 많이 크셨지. 안경도 쓰셨고."

"혹시 머리도 많이 없으셨어?"
"응, 항암치료 때문에……."

그러자 여자친구는 고개를 숙이고 입을 다물었습니다.

이상했습니다.
할아버지의 인상착의를 갑자기 왜 묻는 건지, 어떻게 안 건지.
그녀를 계속 재촉하자 겨우 입을 열었습니다.

"으음, 아까 영화 보고 있는데 어떤 할아버지께서 우릴 쳐다보는 거야……. 나는 주인집 할아버지가 오셨는데 우리가 영화 보느라 정신이 팔려서 오신 줄 모른 줄 알았지. 그래서 오빠한테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다시 보니까 사라진 거야. 문 여는 소리도 없었는데……."

그녀를 배웅한 후, 어머니께 다시 전화 걸었습니다.
그리고 아까 이야기를 전하자,
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널 찾으시더라. 우리 장손 봐야한다고……. 봐야한다고……."

아무래도 할아버지께서 작별 인사 오셨던 것 같습니다.
비록 제가 뵙지 못한 건 정말 아쉽지만,
여자친구가 지하철에 타며 한 이야기가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께서 활짝 웃고 계셨어. 기분이 굉장히 좋으신 것처럼."

13년이나 지난 오늘도 할아버지가 무척 그립습니다.

[투고] 김민철님
  1. 전유미

    오랜만에 왔는데 따끈한 글 잘 읽고 갑니다 :)

    할아버지께서 손자분을 많이 아끼셨나보네요
    1. 킴쁑

      ㄷㄷ
    2. 빅뱅

      비투더아투더뱅뱅
    3. 오홍~~

      참 화목한글(?) 같네요~~!! 할아버지의 손자를 사랑하시는 ㅎㅎ
    4. 할아버지귀신

      흐흐흐흐흑흐흐흐흑.....손자야....흑흑흐흐흑...내 손자야!!!흐흐흐흑...... 한번만...제발..한번만이라도 더 보고......싶....구...ㄴ..ㅏ...
    5. 태그 짱

      훈훈한 이야기네요
      여친이랑 노는거보고 흐뭇하셧나봐요
  2. RChiWoo

    첫 댓글이네요

    오싹하다가도 마지막 웃고계셨다에서 으슥함이 사르르 사라지네요.
  3. 미적분

    할아버지가 여친보고 웃은건지도 ㅋㅋ
  4. 빌리빌리빌리빌리빌리빌리더뱃

    슬프다 ㅠㅠ
  5. 1승을 향해

    첨으로 뎃글 다네요 ㅋ
    여자분과 결혼까지 하셨다면 더욱 훈훈한 이야기가 되었을듯 ㅋㅋ
  6. ㅇㅇ

    영화보는거 말고 다른거 하고있었으면 할아버지께서 보시고 민망해 하셨을지도-ㅅ-
    1. 헠ㅋ

      상상해 버렸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 아르헨티나백브레이커

    손주가 자취방에서 여자친구와 단둘이 있기에 걱정되셔서 감시하러왔지만 건전한모습에 안심하시고 미소를...
  8. 시몬

    가끔 이런 훈훈한 이야기도 올라와야 재밌죠.
    전 할아버지가 없이 커서 손자와 할아버지사이의 정 같은건 잘 모르지만
    참 따뜻하네요.
    1. 완소 펫

      저희 할아버지께서는 집에서 저녁에 한번씩오시는데 작년에 돌아가셨어요. 할머니께서 어찌나 우시던지...
    2. 완소 펫

      많이그립네요
  9. guybrush

    아, 소름 끼치네요.
  10. 키스쟁이

    할아버지께서 그래도 마지막에 얼굴보고 가셔서 좋으셨나봐요
    웃고 가셨다니 다행이네요..
  11. 랑맘

    뭔가 급 찡하는 글이었습니다.
  12. 기기묘묘

    갑자기 할머니가 생각나네요.. 비슷하다면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찡합니다..ㅠㅠ
  13. 자유로귀신

    부디 좋은 곳에 가셨기를...
  14. 프리니웜

    훈훈한 얘기군요..
    그러고보니 할아버지나 할머니 같은 어르신들은
    가시기전에 손자나 손녀 얼굴 보는게 소원이시라고 하시죠...
    쿨럭..
  15. 너뒤에그뇬은누구냐

    저도 할아버지가 그리울때가 많습니다. 이젠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도 점점 희미해져만 가는군요
  16. The way you look at me

    ^^훈훈하네요
  17. gks0726

    훈훈하다;;
    감동!
  18. 지나가는 행인

    오오...
  19. 강대썽

    할아버지가 웃으셨다니 다행이네요. 훈훈합니다 ~
  20. ddsa

    여보세요??
  21. 앗 이건!

    마지막에 웃고 계셨다니 다행이네요^^
  22. Le Forg

    할아버지 사랑합니다~♥
  23. Le Forg

    전 친할아버지랑 외할아버지 두분다 얼굴을 모릅니다..제가태어나기전 어머니가 20살때 외할아버지꼐서 돌아가셨으니까요..왠지,돌아가신할아버지가 그립네요^^수련회때가 할아버지 제사여서,,,죄송합니다..할아버지!!
    1. 완소 펫

      저는 기쁜 크리스마스 이브날... 할아버지제사였죠 바로 엊그제
  24. 별사탕

    친할아버지는 부모님 결혼전에 돌아가셔서 얼굴도 모르고
    외할아버지도 지금돌아가셔서 안계시지만... 보고싶네요 할아버지 ㅠㅠ
    초등학생떄 돌아가셔서 그때 당시 엄청 울었었는데...
  25. 아오우제이

    뭔가
    무섭기보다는
    감동적인이야기네요
    후훙
  26. 123

    영화 시청이 아니라
    인류의 생물학적 번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면...
    할아버지는 조금 화가 나셨을지도 모름.
  27. 댄헨더슨

    오싹하네요~
    그 여친은 잘 있나요?ㅎㅎ
  28. 빅뱅

    베이베 베이베 베이베 조금 어색하지만 서로
    베이베 베이베 베이베 아직 사랑하고 있는데
    1. 뷔아피

      베이베 베이베 베이베 두렵기는 하지만 서도
      끝이 보이지만 난 그래도 온리유 걸

      저도 제목보자 이 노래 불렀어요..
    2. 은. 바다

      으헤헤헤 .저도 마찬가지예요 .뷔아피님 댓글까지 보면서 불렀답니다~공감.공감. 공감~!!
    3. 유미하

      돌아보지말고~~ 떠나가라~
    4. 유미하

      음? 이건 하루하루...
  29. 제임스

    공포의 느낌보다는 슬픔이 크네요...
    이젠 영정사진으로만 뵐수있을 할아버님.....
  30. 업뎃원츄

    할아버지 활짝 웃으시며,, 허허 이놈은 내 임종은 안보고 여친이랑 공포영화보고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병맛체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1. 붉은악마

    노무현 전대통령이 생각나는 건 저뿐인가요....?
  32. 준여니

    훈훈하네영.ㅋ
    저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납니다.
  33. 검은마차

    할배~
    마지막 인사는 접어두길 바래~
    오늘 단 하루만~
    여친도 있으니까~
    할배 그 정도 눈치는 있지?
  34. 백살공주와 칠순난쟁이

    할아버지가 많이 그리우시겠네요 ,, 힘내세요
  35. 할아버지가 웃은 이유

    처자가 엉덩이가 펑퍼짐한게 순산형이구만

    증손자 걱정은 없겠어.
  36. 겔4스

    돌아보지 말고 떠나가라

    또 나를 찾지 말고 살아가라

    너를 사랑했기에 후회 없기에

    좋았던 기억만 가져가라



    그럭저럭 참아볼만해

    그럭저럭 견뎌낼만해

    넌 그럴수록 행복해야되

    하루 하루 무뎌져가네 e e e


    p.s생각해보니 이 가사는 마지막인사가 아니라 하루하루 군요.
    1. 오크냥

      baby baby baby
      조금 어색하지만 서로
      baby baby baby
      아직 사랑하고 있는데
  37. 멍멍

    ㅜㅜㅜㅜ 감동이다 ㅜㅜㅜ
  38. 유기농상추

    녀석...허허허...
    이놈은 왠 호신용 남자사람을...허허허허...
    허허허허...
  39. 신기루(신동현)

    마지막으로 본게
    흐뭇했나보네요
    여자친구도 사귀면서 잘 있구나 라는거로
    왜 눈물이나지 ㅇㅇ;;;
  40. 義王怪談

    저, 할아버지...
    얼굴 보고 싶어요...
    ㅠㅠ
    제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셔서...
    할아버지 얼굴 본적 한번도 없는데...
    사진은 너무 낡아서 잘 안보이고...
    꿈에서라도 나타나 주시지...
    할아버지~!!!!
  41. Soul Capacity Zero

    할아버지가..... 좋은 분이셨나 보네요....
    돌아가셨는데도 그리 웃고 계신 걸 보면....
  42. 빵상파교주

    ... 할아버지 생각난다. 할아버지께 전화 한통 드려야겠네요..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도 못 드리고 있었는데.. 민철님 할아버지께서 분명히 좋은곳에서 계속 민철님 지켜보고 계실거예요.. =]
  43. 홀리아

    나도 이런 비슷한 경험 있는데..
    친할머니 돌아가시려고 한다고 얘기듣고 회사 조퇴하고 지하철타고 집에가는데 갑자기 곡소리가 들려서
    시계보고.. 집에갔더니 할머니 돌아가셨고, 엄마에게 00시에 돌아가지 않으셨나고 하니.. 맞다고.
    예전에 잠시 사귀던 사람이랑.. 잠시 졸았는데 꿈에 어떤 할머니가 ㅇㅇㅇ 잘 부탁한다.
    그러고 사라지셔서 그 사람한테 전화해서 혹시 할머니 돌아가지 않으셨나고 했더니, 맞다고.
  44. 2PM

    슬프네요
  45. 비크뱅

    i don't wanna be with out you girl

    마지막 인사는 접어두길 바래 오늘 단 하루만큼은~~
    1. 빛돌이

      저도 그생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6. 아슬퍼

    외이렇게 슬픈거야 ㅠㅠ
  47. Jinx

    와 오랜만에 왔는데 너무 감동적이라 눈물이 찔끔났음 ㅠ.ㅠ
    할아버지 돌아가셨는데 손주들 찾아 오신다는 얘기 2~3개 투고된거 봤는데
    볼때마다 감동이 쏴...
  48. 잠실중학교 3학년

    슬프다,,,
  49. 은. 바다

    흐흠..이런 얘기하면 실례겠지만 .전 조금 아주조오오금 . 담력이 쎄서어어 .저런 걸 봐도 별루...
    으흠.지금은 밤이랍니다 ㅇ_ㅇ..; 그래도 .그래도 생각하면 . 약간 무서울때 생각하면 .
    온몸에서 닭살이 도도도도!!!! 하고 난답니다!! 와아 ,역시 이 블로그(맞나 ?=_=;)를 알게 된게 .
    참.! 참,!좋답니다!!>0<~
    1. 은. 바다

      으흠.알아요 다들 그런다는거 >0<죄송합니다 ~
  50. 오딘

    빅뱅 마지막인사
    마지막인사는 접어두길 바래~ 오늘밤까지만~
  51. 자연의흔적

    조부모님들의 사랑은 언제나 부모님 보다 더욱 간결하며 소박하며 그리고
    오직 자손들을 보는것이 삶의 최고 보람과 행복 그리며 소원이다...
  52. 잉...

    무섭기보단 슬퍼요,,ㅠㅠ
  53. 플라티나

    감동적이면서약간 으스스한 이야기!!
    이런이야기 굉장히 좋아합니다!!
  54. 손코쿠

    넘슬프네요 ㅠㅠ
  55. 카메론

    무서운 이야기중에 좀더긴것은 없나요?
  56. ㅋㅋ

    붕가붕가 하는것도 보신거 아닐까요?
  57. 비투더아투더뱅뱅

    마지막인사하니깐 갑자기 빅뱅의 마지막인사가 떠오르네용ㅎㅎ
    베이베이베이베 조금 어색하지만 서로~ ㅋㅋ
    1. 임해진

      할아버지께서 활짝 웃으시며 '비투더아투더...' (음?)
  58. 와./... 할아버지의 마음... 참 감동이네요...
  59. 눈물

    지금 할머니께서 췌장암에 걸리셨어요..얼마 못 사실거라고 하더라구요..마른하늘에날벼락!!막상이런일을겪고보니까 좀더잘해드릴걸..전화도 꼬박꼬박드릴껄..후회가되네요..지금제심정은 제장기를 이식시켜드리고싶어요..우리할머니돌아가시면어쪄죠..할머니ㅜㅜ아아..할머니..
  60. 할머니의 기억

    참 글이 눈물이 나네요...
    저는 군대있을때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할머니가 3일동안 아무것도 안드시고 눈감고 숨만쉬고 계셨는데
    아버지가 "손자 군대에 있어서 못와요...어머니가 편히 눈감으시면 손자가 배웅해 드릴겁니다...."
    하고선 3분만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눈물이 나네요...눈물이...
  61. 담없은사람

    ㅠ 이런사이트가 있다은게 너무좋네염
    덕분에 공포이야기도잘할수있게돼담도쌓이는거같네염
  62. f

    슬픈 이야기네요...
    눈물이 날려고 합니다. ㅜㅜ
    저도 갑자기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63. 장우영사랑해

    갑자기 저희할아버지가 너무 뵙고싶군요...
    눈물이나려 합니다
  64. 얼음소녀

    할아버지.....돌아가셨는데도 저승가기전에 손자보러 오셨나봐요...슬퍼요
  65. 판도라의 상자

    안돼셧네요....
  66. 눈물..

    저희 할아버지 생각이나네요..
  67. 슬픈. ㅠ

    아 넘 슬프네요. ㅠㅠㅠ ㅇ
  68. u

    할아버지는 굉장히 저 아껴주시는데 저는 할아버지에게 부응해드릴수없어서 죄송해지네요 ... 이 이야기도 슬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