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211화 - 안치소

의무병으로 국군 **통합병원에서 근무할 때였습니다.

군병원이다보니 병원 내에서 치료 중 사망하거나 외부의 사고사례로 들어오는 시신들이 간혹 있습니다. 아무래도 군병원 조직 정점에 있는 통합병원이기 때문에 중환자들이 많이 모인 탓이라 생각됩니다.

그 날은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병시신 한 구가 들어왔었습니다. 보통 시신이 들어오면 염을 하게 되고 며칠 뒤 장례를 치르는데, 그 기간동안에는 시신을 냉동고가 딸린 안치소에 보관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근무하는 통합병원의 부지가 넓을 뿐더러 아무래도 혐오시설이다 보니 병원본관에 안치소를 두지 않고 탄약고 부근 쪽 외진 곳에 따로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병원이 시내에 있기 했지만, 외곽이었고 산자락 부근에 있어 생활을 하다보면 산골짜기 은둔부대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죠.

그런 곳에서 시신은 장례 때까지 안치소 냉동고에 보관이 된 상태로 주야로 두 초병이 한 시간 교대로 입구를 지키게 됩니다. 보통 밤근무는 짬밥이 안되는 사병들이 서게 되는데 운이 없게도 (밤에 시체를 지키는 것. 상당히 불운이죠.) 염을 하기 전, 즉 시신이 들어온 그날 밤에 밤근무를 서게 된 것입니다. 하필이면 고참하고 말이죠.

안치소 입구 좌우에 보초를 서면서 둘은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적지 않게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분위기를 바꾸려 고참은 연애이야기, 야한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둘은 내심 보초교대만 고대하고 있었죠.

안치소에서 뭔가 긁히는 소리가 들린 것은 교대시간이 임박할 때였습니다.

“끼~긱, 끄 ~윽”


온몸에 소름이 돋는 순간,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혼비백산한 우리는 전방의 나무 밑동으로 후다닥 몸을 숨겼습니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지향사격자세를 취했죠. 무기는 들려있었고 공포는 그 앞에 존재했으니 말입니다. 입구는 하나이니 출입의 여지가 없는 밀실인 그 곳에서 소리를 낸 무언가가 그 공포의 대상일 뿐이었습니다.

이상이 있으면 안치소 안의 전화기로 본부근무대로 연락을 해야 했지만 엄두는 나지 않았기에 우린 교대병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음 보초들이 도착했습니다. 암구호를 댈 겨를도 없이 그 쪽도 우리 둘의 모습에 엉겁결에 나무둥치로 들어왔습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교대병의 사색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쪽수가 모인만큼 들어가서 확인하기로 결정. 이런 젠장! 치졸한 계급사회의 당연한 결과지만 선두는 가장 밑인 제가 맡았습니다. 간신히 총구를 들이밀어 문을 열고 정신이 혼미한 상황해서 용케도 형광등 스위치를 찾아 올린 순간 안치소의 썰렁한 내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안치소는 그리 크지 않은 두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곳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침대가 그 덩그러니 놓여있는 염을 하기 위해 방이었고 다른 한 곳은 시신이 들어가 있는 냉동고가 있는 방입니다.

들어가고 난 뒤 너무나 적막한 고요... 다들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죠. 제가 냉동고가 있는 방으로 들어서자 이런!!! 발견한 건 틈이 벌어진 냉동고 문.

‘열려서는 안 되는 건데... 안되는 건데...’

고참이 닫으라고 명령합니다. 까라면 까라는 군대에서 별 수 없습니다. 이번에도 신체를 최대한 이격시킨 자세로 총구를 이용하여 닫으려하는 찰라, 시커먼 것이 그 틈으로 냅다 튀어 나왔습니다. 나동그라지는 우리 넷.

...고양이였습니다.

젠장! 젠장! 젠장!

고양이는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차마 언급할 수 없는 상황.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투고] 공구리님
  1. 레인

    역시 12시에 올려지는 진수^^ 기다렸어요~ ㅎㅎ
    근데.. 무.. 무섭네요;;; 시체라니.. 게다가 고양ㅇㅣ;;;
    1. 더링

      괴담을 못 올리는 날은 있을지 몰라도
      12시에 올리는 건 계속 고수할 겁니다.^^
    2. 캐릭터

      고양이)김병장 아나 그쉐 왜문닫고 나갔어 ㅡㅡ
    3. 웃긴댓글제작자

      도대체!!!
      왜 열두시입니까? 무서워서참;;;;;새벽4시21분
  2. Kain

    녀석. 배가 고팠나 봅니다.
    아니면 너무 추워서?
    1. 더링

      전에 편의점 야간아르바이트하는데
      고양이가 너무 추웠던지 매장으로 들어왔었답니다.
  3. St.Stone

    ...고양이가 너무 추워서 냉동고로 들어간 것이었습니다.
  4. moonshain

    으으.... 소름이 쫙~ ;;;; 역시 군대는 계급이 깡패로군요 ㅡㅡ
  5. 핫바

    정확에 정각에 올려주는 센스를 발휘하시는..^^
    그런데 역시 군대에서는 괴담이 많군요ㅠㅠ
  6. Kara대시

    혹시 군군수도통합병원이 아닌가 싶네요; 딱 한번인가 가봤는데 ㅋ
  7. bosseye

    두근두근하였어여..넘 무서웠다..
    고양이는 밤에 길에서 만나도 왠지 무서워여
  8. zerror

    불쌍한 냥이가 주인님이 보고파서 찾아왔다가 주인님의 모습을 보고 실의에 빠지는 슬픈 스토리라고 생각되옵니다..
    1. 꿀꿀

      고양이 입장에서 보면 너무 슬픈 이야기인겁니까? ㅠㅠ
  9. 닭띠소녀㉪

    무서워요 ;;
  10. 김매

    뭔가 낚인 기분입니다만...........;;
  11. 반지

    으앗;; 처음 올려보는 덧글이지만...
    정말 무섭군요.. 그런데 고양이는 어떻게 저길 들어간걸까요..;;
  12. 신나라

    으음...카라님 말씀처럼, 수통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옵니다.ㅎ
  13. 내사랑 삼순씨

    지금 이괴담을 읽고있는중에 주방쪽에서 덜커덩 덜커덩하는
    소리에 엄청 놀랬다는... 이렇케까지 놀래본적이없었는대
    근대 그소리의 정체는 세탁기가 탈수할때나는소리었다는
    정말 어이 없어
    1. Kain

      그, 그럼 저건~
      안치소 냉동고에서 시신 탈수하는 소리? (퍽)
  14. seimei

    시체라도 먹고 있었을까?ㅡ_ㅡㅋ
  15. 공구리

    약간 영양섭취를 했었습니다. 그 뒤로 병원안의 고양이들은 모조리 혐오의 대상이었죠.
  16. margarita

    상상에 맡긴다라...;;;;......
    아파트 근처에 도둑고양이 소굴이 있는지....길에서 매일 한마리씩은 꼭 보입니다.
  17. 안졸려

    정말요? 정말요? 영양섭취를 했다고요??? 뽀그르르르르... -@-...
  18. Lacrimosa

    으으 군대가기 싫다 ㅠ0ㅠ
  19. 프쉬케

    고양이 키우고있는데, 저희집 애들은 아니지만 주위에 보면 싱크대문이나 냉장고문 잘여는 고양이 많습니다 꼭닫히지않은 방문은 기본으로 열고다니구요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그랬을까요
  20. >cashgirl<

    아....영양섭취라.....시체를 뜯어먹었단 얘깁니까;!;;;;; 나중에 그 시체는 그럼 염할때 어떡해요;;!!!!!!! 우웨에에에에
  21. 짱아

    고양이ㅋㅋㅋ
  22. moom

    고양이라...평소 먹을것 좀 나눠주시지...안그러니 그렇게 겁주잖아요~제 생각에도 주인가는 길에 인사하러 간듯...
  23. 쑥이양乃

    역시 제 예상되로 시체를 파 먹었군요... 아마도 눈알을 파먹었을듯...
    그리고 코를 뜯어먹지 않앗는지..... 심장이나 간 이런것들을 먹었을듯싶네요..
  24. 무니

    고양이 나쁜 녀석으로 몰지마셔용~사람도 배고프면 시체입안에 있는 음식물도 꺼내 먹는답니다. 전쟁때 그랬다는 이야기가...
  25. 청우

    헐.. 안치소 안에 어떻게 고양이는 들어간 것이며, 또 고양이가 어떻게 냉동고문을 열 수 있단 말인가...덜덜덜.. 막 읽고 있는데 네이트온 대화거는 소리(띠디딩~)에 아이고 깜딱이야~
  26. 유니콘

    냉동고....
  27. 파격지흔

    냉동고에서 바들바들 떨고있었을 고양이 생각하면 안습 ㅠㅠ
  28. 취조반장ㅡㅡ+

    전 고양이 자체가 주는 공포는 별로 무섭지 않은데요
    그게 무슨 소리 였을지 궁금해하며
    가슴 조였을 그 사람들의 시간이 더 공포 스럽게 느껴지네여
    그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을까요 ㅠㅠ
    1. 류크

      그 소리는 아마 실수로 들어간 고양이가 문이 닫히자 나오지 못해서 발톱으로 긁는 소리가 아닐까요?
  29. 깡보

    마지막에 고양이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정확히 밝히지 않는게
    궁금증도 유발하고 더 공포스럽네요.

    염을 하기 위해 방이었고 -> 염을 하기 위한 방이었고
    이렇게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ㅎ
  30. 케이아

    무섭넹ㅅ
  31. 다크엔젤

    제개인적인생각으로는...집이없는불쌍한고양이거나옛말에죽은사람의영혼이동물이되어서가족을만날려고한것같아여(아닌가??)
  32. 모리스

    시체 안치소 무서워요!!
  33. 명탐정

    ㅋ 하필이면 그런곳으로 발령나다니 ;;
  34. 단테

    고양이가 시신을 넘으면 시신이 벌떡 일어난다죠!?
    그 시신 벌떡 일어나다가 안치실 천정에 그대로... 꽝!
    다시 사망.... ㅠㅠ
  35. 완소 펫

    병원이외진곳이면오히려 부상자들이 오기힘들지않을까요?
  36. 보살아들

    죽어서 고양이로 태워난건 아닐까요?? .. ㅎ
  37. 군바리

    대통이네
    대전통합병원
  38. 저승가이드

    오마이갓..고양이..
    고양이가 귀엽다고하지만..무서울떈 무섭습니다..ㅜㅜ
  39. ♡ㅁ♡

    고양이가 먹이찾으로 냉장고문을 끼이이익열고 그안에서못나와서 그런거아닌가염ㅋㅋㅋㅋ
  40. 솔지담

    서울 등촌동에 있는 서울 통합 병원하고도 지리적 요건이 일치하내요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안치소가 있던 산 아래 부분에 사시는분들은 몬가 목격하거나 이런 일도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