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142화 - 누구의 발일까

임관하기 1년 전, 생도 졸업반이었던 저는 중부전선 XX사단의 철책선 경계부대로 전방 부대 체험 실습을 가게 되었습니다.

98년 여름. 전년도에 있었던 수해의 흔적은 거의 다 복구되어 무너진 산비탈도 다시 쌓아 올리고, 각 초소들을 잇는 교통로도 모두 복구가 되어 실습을 갔을 즈음에는 크게 불편함이 없이 초소와 초소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

서로 경계가 맞닿아 있는 부대의 경우, 제일 가장자리 초소를 하나씩 엇갈리게 배치를 해서 경계 부분에 소홀해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A와 B가 있을 경우, 초소에 투입하는 인원을

A A A A B (경계) A B B B B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3일 째 되던 날, 항상 저와 함께 다니던 소초의 소대장은 결혼 준비로 외박을 갔고 저는 혼자서 순찰코스를 따라 순찰을 시작했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 야간 작전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할 대가 되자 전 마음이 좀 급해져서, 교통로를 뛰어다니며 초소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만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저 위에 설명한 것과 같은 경계선 이쪽으로 넘어온 옆 부대의 초소를 지나칠 때, 교통호로 돌아가지 않고 초소를 가로질러 지나던 전 초소 입구에서 전투화 뒤꿈치가 비죽하게 나와 있는 걸 보고선.

[야, 너무 납작하게 엎드린 거 아냐?]하고 슬쩍 말을 건내고 지나쳤습니다.(어차피 옆 부대의 병사고 하니까)

그리고 초소를 지나쳐 5미터 쯤 갔을 때. 교통로 가운데에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워문 옆 부대 병사 4명을 발견했습니다. 근무자가 담배를 가지고 오다니! 게다가 초소에서 교대하지 않고 교통로에서 만나서 교대하다니!

전 발칵 화를 내려다, 순간 자신이 뭘 보고 왔는지를 생각하고 뒷머리가 쭈삣하게 서는 걸 느꼈습니다.

분명, 그 초소 안에는 아무도 없었을 텐데...

[투고] 강원도K님
  1. 아기오리

    설마 발만 있는 귀신..?
  2. 지렁이

    군대에 하나 정도 씩은 반드시 있는 초소 귀신 이군요..
    초소에서 죽은 귀신의 발 같아 보입니다..
    거의 땅바닥에 발만 보였고,
    누워 있는 것으로 착각했으니...
    귀신의 정체는 자살한 군인이 틀림없어!!
    (지렁이 명언록 48장 28절 56번째 대사...)
  3. 가야수련

    순간 소름끼쳐서 컴퓨터 책상 아래를 확인했습니다 -┏
    왠지 군화발이 삐죽 튀어나와있을 듯한 느낌이 들어서요;;
  4. 대뇌직격

    강원도K님의 증언과 사색
    "초소안에 아무도 없었는데 방금 전 군화를 보았어요!"
    -> 이놈들은 순찰도는 장교를 속이기 위해 군화만 훌렁 벗어놓고서 담배피며 띵가띵가 놀고 있었던 거시다.
    -> 군화는 훼이크였던 것이었던 거시다. 그런 거시다.

    결론 : 이놈들 몽땅 영창이다. 크하하.


    북한탐정 김정일의 사건수첩 中 에서... [거짓말이지만]
  5. 참기름의경제학

    대뇌직격님 지화자.
  6. thering

    아기오리님| 헉- 단순한 귀신도 아니고 발만 남아있는 귀신이라니... 발길에 쫒아올까봐 무섭습니다.

    지렁이님| 저번에도 구타때문에 자살한 사병이 있었다는 데-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ㅜ_ㅡ(어제는 공익이 선임들한테 구타당해 입원한 일도 있었죠)

    가야수련님| 평소에 상상력이 좋으신 분들이 괴담을 더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가야수련님의 상상력에 감탄했습니다.+_+
  7. 제길삐삐

    ㅋㅋㅋ..
    대뇌직격님 말씀이 맞다면 몽땅 영창행이겠군요.
    하지만 그게 훼이크가 아니었다면~!!!! ㅠ.ㅠ 군화는..
    흠칫..
  8. thering

    대뇌직격님| 그런데 북한탐정이 군초소까지 가면 큰일나는 일 아닙니까? 추리도 좋지만 몸도 생각하셔야죠.

    참기름의경제학님| 하하- 오랜만에 보는 인상적인 닉입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닉의 뜻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제길삐삐님| 큭큭- 왠지 대뇌직격님의 추리는 개인적인 경험이 바탕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9. 닭띠소녀㉪

    어어엌=ㅁ=;; 군대얘기만 나오면 솔깃해지는=ㅁ=;; 아아!! 별뜻 잇는 게 아니고 제가 5학년때(이제 6학년) 처음으로 남자선생님 반이 되어서 군대얘기를 많이 들엇거든요,, 들은거 다 투고할게요>_< 안 뽑아주면 나 다시는 안와아-ㅁ-;; ㅋ
  10. 뮬리아나

    아.. 저는 선생님이 다 여성분이라서 군대이야기는 별로 들은게없어요, 군대이야기만하면 솔깃해져요-
  11. seimei

    아하, 또 군대괴담....역시 군대괴담은 종류도 다양하군요!
  12. nykkun

    보나마나 전역을 앞둔 보급계가 A급 전투화 빼돌릴려구
    초소 어딘가에다가 짱박아 뒀다가 삐져나온 케이스 같은뎁..
  13. 날개

    군대 얘기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
    아, 여자로 태어나길 정~말 잘했다!!
    무서워요, 군대~
  14. MoonPhase

    군대에...심장마비로 죽는 사람 있습니까요;;;
  15. thering

    닭띠소녀㉪님| 그렇다면 투고글을 안 뽑아주면 대구 사천왕을 해체시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되는건가요!?

    뮬리아나님| 저는 제 친구들이 거의 군대에 있거나 따끈따끈한 예비역들이라서 군대이야기를 많이 들었답니다.( -_)

    seimei님| 학교괴담과 함께 괴담의 양대산맥이라고 생각되는 괴담이니 역시 종류도 많은 것 같습니다.
  16. thering

    nykkun님| 역시 예비역의 판단은 너무 현실적이라서.( -_) 이왕이면 괴담으로 승화시킬만한 댓글에 원츄!

    날개님| 하지만 사회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여자분들에 가는 불이익(및 피해)은 군대보다 더 많다고 생각됩니다.ㅡ_ㅜ 제 자식대의 딸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됩니다.

    MoonPhase님| 음음- 사실 안 가봐서 모르겠습니다.ㅜ_ㅡ 듣자하니 구타에 의한 죽음이 더 많다고도 합니다.
  17. 대뇌직격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군대에서의 죽음(구타같은 가혹행위로 인한 타살, 괴로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 모두)은 바깥 사회에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참 많지요.
    가슴 아픈 일입니다 ㅠ_ㅜ
  18. thering

    대뇌직격님|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ㅜ_ㅡ 전보다는 줄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만연한 일이니 말입니다. 제 자식도 그런 일을 겪는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못할텐데 말이죠.
  19. margarita

    정말로 자살한 군인...이라면(. .)군대얘기들은 상황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이 이야기는 머리속에 쏙쏙 들어오네요(학습지도 아니고..). 실제로 경험하면 얼마나 소름돋을까요?... 군대에서 고생하시는 분들 힘내셔야 하는데..(딴얘기..?)
  20. 닭띠소녀㉪

    대구 사천왕을 해체시키다니요오!!-ㅁ- 여기 오기는 오되, 더링님이랑 안 놀고 다른사람들이랑 놀거에요오-ㅁ-ㅋ
  21. thering

    margarita님| 큭큭- [학습지도 아니고..]라는 말이 웃겼습니다.^^ 그나저나 군대에 있으면 온통 힘든 일인데 귀신까지 나타나 괴롭히면 정말 맥빠질 것 같습니다.

    닭띠소녀㉪님| 헛헛- 그러시면 아니되십니다. 설마 홍일점인 닭띠소녀㉪님을 빠겠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나머지 세분들의 압박이 크기 때문에 그런 일은 못합니다.( -_)
  22. 닭띠소녀㉪

    아아악~~!!=ㅁ= 왜 아직까지 제 투고글이 안 올라오고 잇는거에요>_< 나 진짜 안와버릴거야ㅠㅠㅠ
  23. 보노보노

    간첩이 아니었을까요;; 간첩이었으면 정말 깜짝 놀랫을듯;; 너무 낮게 라니 ㅋㅋ
  24. 검은집의빨간눈동자

    또 자정..제 친구 할아버지께서 겪으신 일인데 그분의 동료분과 함께 초소를 지키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친구분이 갑자기 쓰러지시길래 후에 그 친구분께 무슨일이냐고 물었는데 그 친구분이 할아버님 뒤에서 목없는 사람이 다가오다가 사라졌다고..
  25. choco

    군대에는 유난히 귀신이 많군요!!ㅠㅠ
  26. 명탐정

    죄송합니다 냄새나는 제발입니다. ㅋ
  27. 부처님의 제자

    어리석게 죽은 귀신들도 있을거고 억울하게 죽은 귀신들도 많을 겁니다.. 그러니까 이런 귀신들이 잡귀란겁니다. 그러니까 잡귀들은 사람들을 두렵게 하고 무섭게합니다.
  28. dd

    근무자 뭐 담배 까짓거 잘만 들고오던데...
    철책경계 별거있나요.
    고참 처 자고 쫄따구 조낸 긴장해서 서다가 한 몇달 지나면 쫄따구도 같이 자는스킬 익히는 그런건데.
    어째 한국 신문엔 조낸 멋지고 긴장타는 직책으로 보여주더라구요.
    하여튼 포장난무 한국군.
    이번 군복무 단축 18개월에서 24개월로 도로 취소한단 말 봤을때 느낀게,
    6개월 늘린다고 그시간동안 전쟁하는법 배우겠냐. 삽질이나 더 배우지. 딱 그생각?
  29. o.m.g

    북한의 대남침투공작원일거라는 생각은 안드는겨?
  30. 레바

    그니깐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