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회사때문에 서울에 살게된 저는 처음으로 혼자 살게 되었습니다.
금전적인 사정으로 빌라 지하의 창고를 개조한 방에서 살게 되었는데, 이곳은 창문이 하나도 없는 방이었습니다. 문을 열면 바로 방이 있고, 그 방 안에 화장실이 있었죠. 그나마 화장실에 창문이 있긴 있었습니다.
그러니 화장실문을 닫고 불을 끄고 있으면 완벽하게 깜깜해지는 방. 처음 독립 생활이다 보니 살림도 별 것 없었는데, 이사올 때부터 쇠로 된 침대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가족들과 살 때는 가끔 가위 눌린다고 해도, 집이 길거리에 있어서 늘 가로등 불빛이 있다 보니 눈만 뜨면 금세 괜찮아졌는데, 이 방에서의 가위 눌림은 그야말로 지옥 같았습니다.
마치 쇠로 된 침대에 사지가 쇠사슬로 묶여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그것만 아니였습니다. 처음에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천장에 뭔가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어둠에 익숙해질쯤 저는 그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당혹스럽게도 천장에 있는 건 사람의 얼굴이었습니다. 마치 미술시간의 부조처럼 천장에 튀어난 얼굴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악스럽게도 그 얼굴은 하나가 아니였습니다. 점점 천장을 증식해나가듯이 천장에 얼굴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보이는 얼굴들은 아주 아래쪽으로 내려오지 않으니 그나마 익숙해졌었는데, 어느날부터 늘 화장실 문이나 방문에 한 남자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다가오지도 않고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서 나를 지켜보는 남자.
그런데 신기한 것은 화장실 문을 열어놓으면 그 남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늘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자기엔 서늘해서 힘들었는데...
당시에 그 남자를 더 무섭다고 느꼈지만, 혹시 그 남자는 천장에서 내려오는 얼굴들로부터 나를 지켜주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해봅니다.
[투고] 류님
Ardennes
쇠침대에서 사지가 쇠사슬로 묶여 있다니... 유령들... 뭔가 잘 알고 있군요. (뭘 알아!)
DalZzang
DalZzang
적루
음... 튀어나온 얼굴의 눈깔을 손가락으로 콕 찔러버리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치노
thering
적루님| 택배오면 들어있는 그 ?s?s이[정식명칭이 뭐죠?;]처럼 톡톡 터지지지 않을까요?^^
치노님| 그렇습니다! 수업시간에 자는 모습을 쳐다보는 선생님들 민폐에요!!! [앗, 이건 아닌가]
사기꾼들의정신적지주
Ardennes
DalZzang
지렁이
erewr
오니즈카 카부토
뮬리아나
듈리아나
Red Poppy
Hark
어째 본문보다 Red Poppy님의 글이 더 섬뜩하네요, 저는 TㅂT
귀신은커녕 가위도 한번도 눌린적이 없어서, 좋고나~ 하고 지내고 있었는데,
가위보다 더 강한 무엇이라니요 !!!!!!! TㅂT
사랑이^^*
그남자가 수호령이라해도 역시 무서울거같아여 ㅠㅠ
thering
지렁이님| 수호령의 지박령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방이라니, 신기하기만 합니다.[그래서 저렴한 걸까요?;]
오니즈카 카부토님| 저도 이런 알 수 없는 취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두다리 쭉 펴고 잘 수 있는 건, 뭔가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뮬리아나님| 없으실리가 있나요~ 누구보다도 뮬리아나님을 지켜주시는 부모님이 계시지 않습니까?^^
Ardennes
thering
Hark님| 그러고보니 제가 요새 가위를 눌리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그건 수호령보다 더 강한 [빈곤신]에 씌였기 때문입니다. 흑흑 맨날 파산이에요.ㅜ.ㅜ
사랑이^^*님| 그래도 자주 보면 정들거에요.^^ 마치 소개팅에서 본 남자의 튀어나온 콧털와 부시시한 더벅머리때문에 우웩~ 일지라도 계속 보면 정들지 않을까요?;[음, 예의 남자는 레벨이 좀 아닌가;]
thering
Ardennes
thering
『별님』
thering
이름없는 자
그 괴씸한 놈은 지금 제 발아래에서 자고 있습니다-_-;;;
thering
류자키
콰트로
꼬마루팡
지금까지 가위 한번도 눌려본적이 없거든요...
류자키
괴담 보면서 이런 기분은 처음이네요.
글 솜씨가 좋으신 듯
공
명탐정
엔슈
(자네 내 보디가드가 되주지 안겠는가 -_- a)
하핫 ...(농담)
상디
악귀
정수진
류님
마하에셀
어쨌든 사람아니면 다 무서울듯 (살인마는 뺍시다, 살인마는 인간도 아니니까..ㄷㄷ)
류님
코난
당근
사이트가 그대로 있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정주행 복습 중인데..
이번화는 제가 종종 떠올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지막 문장 때문인지, 무서운 일을 겪은 주인공 보다
지켜? 주는 남자가 더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어떤 인연인지 모르겠지만 잠도 못자고 하룻밤 내내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을걸
생각하니 왠지 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