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49화 - 지하실

몇년 전. 회사때문에 서울에 살게된 저는 처음으로 혼자 살게 되었습니다.



금전적인 사정으로 빌라 지하의 창고를 개조한 방에서 살게 되었는데, 이곳은 창문이 하나도 없는 방이었습니다. 문을 열면 바로 방이 있고, 그 방 안에 화장실이 있었죠. 그나마 화장실에 창문이 있긴 있었습니다.



그러니 화장실문을 닫고 불을 끄고 있으면 완벽하게 깜깜해지는 방. 처음 독립 생활이다 보니 살림도 별 것 없었는데, 이사올 때부터 쇠로 된 침대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가족들과 살 때는 가끔 가위 눌린다고 해도, 집이 길거리에 있어서 늘 가로등 불빛이 있다 보니 눈만 뜨면 금세 괜찮아졌는데, 이 방에서의 가위 눌림은 그야말로 지옥 같았습니다.



마치 쇠로 된 침대에 사지가 쇠사슬로 묶여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그것만 아니였습니다. 처음에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천장에 뭔가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어둠에 익숙해질쯤 저는 그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당혹스럽게도 천장에 있는 건 사람의 얼굴이었습니다. 마치 미술시간의 부조처럼 천장에 튀어난 얼굴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악스럽게도 그 얼굴은 하나가 아니였습니다. 점점 천장을 증식해나가듯이 천장에 얼굴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보이는 얼굴들은 아주 아래쪽으로 내려오지 않으니 그나마 익숙해졌었는데, 어느날부터 늘 화장실 문이나 방문에 한 남자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다가오지도 않고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서 나를 지켜보는 남자.



그런데 신기한 것은 화장실 문을 열어놓으면 그 남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늘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자기엔 서늘해서 힘들었는데...



당시에 그 남자를 더 무섭다고 느꼈지만, 혹시 그 남자는 천장에서 내려오는 얼굴들로부터 나를 지켜주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해봅니다.



[투고] 류님
  1. Ardennes

    저는 "그래도 나중에 보이는 얼굴들은 아주 아래쪽으로 내려오지 않으니 그나마 익숙해졌었는데, 어느날부터 늘 화장실 문이나 방문에 한 남자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에서 왜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생각을 하게 되는걸까요... ;;

    쇠침대에서 사지가 쇠사슬로 묶여 있다니... 유령들... 뭔가 잘 알고 있군요. (뭘 알아!)
  2. 적루

    ..뭔가 프라이트너가 생각나는듯한;;

    음... 튀어나온 얼굴의 눈깔을 손가락으로 콕 찔러버리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3. 치노

    적루님, 그렇게 되면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가 튈지도-_ㅠ(왠지 눈물) 남의 자는 모습을 쳐다보고 있는건 민폐에요-_-!<-
  4. thering

    Ardennes님| 저도 읽으면서 사실 그런 포즈를 생각했답니다... 그나저나 Ardennes님, 저는 순진해서 마지막 코멘트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슈퍼마리오? 스플래쉬 마운틴? 뭘까요~~

    적루님| 택배오면 들어있는 그 ?s?s이[정식명칭이 뭐죠?;]처럼 톡톡 터지지지 않을까요?^^

    치노님| 그렇습니다! 수업시간에 자는 모습을 쳐다보는 선생님들 민폐에요!!! [앗, 이건 아닌가]
    1. 사기꾼들의정신적지주

      정식 명칭은 "Aircap" 입니다~
  5. Ardennes

    thering님 // 그냥 느끼시는 겁니다. (뭘!)
  6. 지렁이

    혹시 모를 그 방의 수호령일지도..
    1. erewr

      혹시 그얼굴들이 남자에게서 지켜주던것일수도...
  7. 오니즈카 카부토

    그런 것들에서 나를 지켜주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일은 무척 행복한 일 인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그런 일을 겪은 건 많이 없어서 모르겠지만요. 제 수호령은 그런 것들에게서 저를 잘 지켜주어서 제가 그런걸 잘 못보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8. 뮬리아나

    난 나 지켜주는 뭐 없나..
  9. Red Poppy

    수호령이라는 것이 잘 지켜주면 가위에 눌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수호령이 아닌 다른 것이 씌여도 가위에 눌리지 않는다고 하네요. 가위보다 더 강한 무엇이... 그게 더 무서운 듯.
  10. Hark

    어쩌면 그 얼굴들을 제어하는 마스터급의 무엇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진지) ;;;
    어째 본문보다 Red Poppy님의 글이 더 섬뜩하네요, 저는 TㅂT
    귀신은커녕 가위도 한번도 눌린적이 없어서, 좋고나~ 하고 지내고 있었는데,
    가위보다 더 강한 무엇이라니요 !!!!!!! TㅂT
  11. 사랑이^^*

    실제로 그런일있다면 전 그방에서 못잘거같지만 -_;;;

    그남자가 수호령이라해도 역시 무서울거같아여 ㅠㅠ
  12. thering

    Ardennes님| 오호라~ 슈퍼마리오를 몸으로 느낀다... [슈퍼마리오. 닌자거북이. 겜보이~!] ...아, 이게 아닌데.

    지렁이님| 수호령의 지박령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방이라니, 신기하기만 합니다.[그래서 저렴한 걸까요?;]

    오니즈카 카부토님| 저도 이런 알 수 없는 취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두다리 쭉 펴고 잘 수 있는 건, 뭔가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뮬리아나님| 없으실리가 있나요~ 누구보다도 뮬리아나님을 지켜주시는 부모님이 계시지 않습니까?^^
  13. Ardennes

    thering님 // 그러시다 버섯을 먹으면 몸이 커지시고 꽃을 먹으면 불을 쏘고 나뭇잎을 먹으면 꼬리가 달려서 날 수 있고 피자를 먹으면 체력이 3칸 회복되시는 겁니까아~ (3칸 맞나?)
  14. thering

    Red Poppy님| 헉 수호령이 아닌 더 무서운 거라니... 정말 무섭습니다. 보통 잡귀를 능가하는 귀신이면 어휴...

    Hark님| 그러고보니 제가 요새 가위를 눌리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그건 수호령보다 더 강한 [빈곤신]에 씌였기 때문입니다. 흑흑 맨날 파산이에요.ㅜ.ㅜ

    사랑이^^*님| 그래도 자주 보면 정들거에요.^^ 마치 소개팅에서 본 남자의 튀어나온 콧털와 부시시한 더벅머리때문에 우웩~ 일지라도 계속 보면 정들지 않을까요?;[음, 예의 남자는 레벨이 좀 아닌가;]
  15. thering

    Ardennes님| 피자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저도 모 만화의 마선생처럼 채식주의로 전향할 겁니다. 버섯먹고 몸커지고, 꽃먹으면 불쏜다는 데, 고기가 뭐랍니까~_~
  16. Ardennes

    thering님 // 닌자거북이들은 피자를 좋아하지요. 그래서 게임 도중 나오는 피자를 먹으면 HP가 찹니다. (어떻게 이런걸 알고있는거지? <- 어릴적부터 아케이드(오락실)과 게임이 친구인 녀석의 말로... OTL)
  17. thering

    Ardennes님| 오호라, 피자를 먹으면 체력이 회복되는 중대하고 부르주아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허나 빈곤신이 강림한 저에겐 실현불가능한 사실에 가깝습니다. 흑흑.
  18. 『별님』

    정말 그 화장실의 남자가 천장에서 나오는 남자가 나오는것을 막아 준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19. thering

    『별님』님| 혹시 투고해주신 류님이 잠드신 사이에 둘이서 싸웠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천장의 녀석이 나오면 화장실에 뛰쳐나와서 천장의 얼굴을 승룡권으로 퍽~!
  20. 이름없는 자

    저두 자구 있으면 항상 제 머리카락을 쥐어뜯기곤 합니다..잡고 이리저리 흔들기두 하구요...-_- 어떨땐 너무 심하게 잡아당기구 긁어서 피가 날때두 있어요..ㅠ_ㅠ
    그 괴씸한 놈은 지금 제 발아래에서 자고 있습니다-_-;;;
  21. thering

    이름없는 자님| 두번째 줄까지만 보고는 [헉, 엄청난 악령이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줄을 보고 납득했습니다. 그런데 고양이인가요 개인가요?;
  22. 콰트로

    한남자가 있어~ 널 너무 사...죄송해요;
  23. 꼬마루팡

    저는 수호령님이 절 잘지켜주고 계신가봐요.......
    지금까지 가위 한번도 눌려본적이 없거든요...
  24. 류자키

    왜지. 엄청나게 무서웟습니다 -_-;

    괴담 보면서 이런 기분은 처음이네요.

    글 솜씨가 좋으신 듯
  25. 천장에 얼굴들이 있으면 정말 무서울듯,, 뽈록뽈록 엠보싱 화장지 -_-;
  26. 명탐정

    남자가 힘이 조은가봐요. 귀신들 여럿이 다구리 봐도 못이긴다고 생각할정도면 ㅎ
  27. 엔슈

    그럴땐 남자 분에게 한마디 해줘야죠.
    (자네 내 보디가드가 되주지 안겠는가 -_- a)
    하핫 ...(농담)
  28. 상디

    그집에 혼이 많으니 점쟁이같은분을 불러서 다 친구먹으셈 ㅎㅎ ㅋㅋ ㅈ ㅅ 농담
  29. 악귀

    미안요. 그럴생각 없었음.
  30. 정수진

    참 잘읽었어요. 특히 실화이다보니 느낌은 배가 됩니다. 우리 엄마도 귀신을 보고 싶다고 했느데 괜찮으시다면 사진 한장 올려주세요.
  31. 마하에셀

    천장의 얼굴들이 (왠지 모르게 장기하와 얼굴들..ㅋㅋ) 남자로부터 지켜주고 있는 건 아닐까요?
    어쨌든 사람아니면 다 무서울듯 (살인마는 뺍시다, 살인마는 인간도 아니니까..ㄷㄷ)
  32. 류님

    아니거든요.
  33. 코난

    넘무섭워요
  34. 당근

    오랜만에 다시 왔습니다.
    사이트가 그대로 있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정주행 복습 중인데..
    이번화는 제가 종종 떠올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지막 문장 때문인지, 무서운 일을 겪은 주인공 보다
    지켜? 주는 남자가 더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어떤 인연인지 모르겠지만 잠도 못자고 하룻밤 내내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을걸
    생각하니 왠지 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