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50화 - 사무실 야근중

제가 작년 여름때 겪은 기묘한 일입니다.



제 사무실에서 나이 지긋하신 선배님하고 한참 일에 열중하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사무실은 **동에 있었던 비교적 신축 건물이였고, 싼값에 임대해서 사용하였습니다.



그때 같이 일하시는 선배님은 집이 부천이셔서 가끔 일이 늦어지면 사무실에서 주무시곤 하셨는데, 어느날 저한테 [너 혹시 여직원 뽑는다고 광고 냈었냐?] 라고 뜨끔없이 물으시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그럴 여유가 안되었기에 [제가 무슨 돈이 있다고 그런 일이 합니까?]라며 그런 일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선배님께서 이상한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밤샘작업 마치고 자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가 깨우더라...?"



선배님은 [혹시 면접보러온 아가씨인가?] 하곤 당시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만, 이상하게도 깊은 잠이 들었을때만 그 여자가 나타나서 깨우는 것이었습니다. 가위도 아니고 꿈도 아니고, 분명 어께를 툭툭치며 [일어나세요] 라는 갸날픈 목소리... 분명 건드리는 느낌은 분명 사람이였다는 것이었습니다.



허나 [좀 그렇다, 면접 보러온 아가씨가 새벽에 올리가 만무하지] 라고 아무렇지 않게 넘겨버리시는 선배님. 그 선배님이 나이가 40대 이셨고, 성격이 좀 남자다우신 분이시라, 귀신이나 가위같은건 [애들 장난] 이나 [신체가 허약해서 보이는 헛것]으로 치부해 버리시는 분입니다. 그러니 그런 선배님께서 그런 이야기를 하시니 섬뜩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아침에 출근해보니, 분명 어제 밤샘하시고 주무신다던 선배가 안보이시는 것이었습니다. 며칠 전 이야기도 있어서 약간 불안해졌었지만, 거래처에 약속이 있어서 지하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안 보이시던 선배님께서 선배님 차에서 주무시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선배님, 왜 거기 계시는 거에요?] 하지만 선배님께선 이유를 말씀해주시지 않고, 대충 말을 얼버무리셨습니다. 그후로 며칠동안 선배님이 차에서 주무시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고, 밤에 제가 퇴근하면 재빨리 저를 따라 나오시곤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유를 알수 없어 궁금증이 더해만 갔습니다.



그리고 시간 흘러... 얼마 전, 그 선배 형수님의 생일날이 되서야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배의 말로는 당시에 그 여자가 계속 나타났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주무시려고 쇼파에 누으면. 바로 옆 아니면 발밑에서 누군가가 왔다갔다 하고. 잠이들면 다시 툭툭치며 깨우고...



전 왜 그런 이야기 안하셨냐? 라고 화를 냈지만 선배님은 [니 첫 사무실인데 내가 재수없는소리하면 안돼쟎냐] 라며 제가 사무실을 빼고 없는돈에 고생할까봐 참으셨다고 하셨는데. 아마도 그 사무실에서 더 있었으면 큰일날뻔 했노라며.. 사무실 잘 뺐다고 더 좋은곳에 얻을꺼라고 위로해주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여자[...귀신?!]이 점점 영악해졌다는겁니다. 아침에 사무실에 올라와보면[차에서 주무시니] 쇼파에 어제까지만해도 잘 개어 놓은 이불이 펼쳐져있고, 어떤날은 커피포트의 물이 몽땅 없어져있더랍니다.



그보다도 선배가 가장 놀랐었던건, 새벽에 일하는 도중 갑지기 귓가에 사람이 소근소근대는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마치 바로 옆에서 누가 말하는 것처럼. 물론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여하튼 선배가 절 이렇게 생각해주는걸 참 고맙게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선배한테 그럼 이야기를 하시고 우리집에서 주무시지 왜 차에서 주무셨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선배님은.



"자식! 남자가 가오가 있지. 그깐 귀신에 쫒겨서, 니네집 가서 자냐?"



저도 대뜸 응수를 했죠. [아~ 그래서 차에서 주무셨구랴~ 흐흐흐]



여하튼 지금 생각해보면 애들 장난같은 일이고 그 선배가 뭔가 착각했을수도 있지만, 지금도 가끔 밤샘작업하면 그 선배가 떠오릅니다.



[투고] 서울사는 노총각님
  1. 모카

    그러니까 그 아가씨는 선배가 자기 잠자리서 잠을 자는게 못마땅했던 거로군요?
  2. 지렁이

    아니면 자기랑 놀아줄 사람이 필요했을 지도..아닌가?
  3. Red Poppy

    귀신의 행동이 귀엽네요. 다음에 보시면 같이 좀 놀아주세요. ㅎㅎ
    1. 낭만 궹이

      이리와 베이뷔~귀신이면 어떠랴.
      술한잔 따르거라 네가 따르는 술한잔 받고 싶구나!!

      귀신:저질...
    2. 풍류 서생

      귀신이 과연 놀자는 것이면 놀아줌이 옳지 않은가 ㅋ
      술한잔에 서로 정을 주고 받음에 차별이 뭐 있단 말이오ㅋ
  4. 오니즈카 카부토

    으음.. 귀신들이 사람 놀래키는 행동들도 여러가지가 있군요.
  5. 예지맘

    아하하..

    혹시.. 우렁각시는 아니었을까요~?
    후훗

    그나저나.. 그 선배 대단하십니다~ ^_^
  6. 나이쿤

    공일오비 출신이셨던 장호일씨도 그런일을 겪었다던데..
    어딘가 토크쇼에 박철씨랑 나와서 얘기를 하던중에..
    새로 이사온집에 귀신이 나온다 말이 많았었는데.. 일년동안인가? 를 그 귀신과 같이 살았다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하나의 에피소드로는 장호일씨의 후배인가?가 그 집에 놀러와서 같이 얘기하면서 비디오를 보고 있던 도중에 갑자기 비디오가 꺼지고 테잎이 비디오 밖으로 나왔었던 일이 있었는데 후배에게 우스갯소리로 집에 귀신있다 그랬더니 그럼 이것도 귀신소행인가? 핫핫 하고 웃어넘겼다는데.. 그순간 비디오테잎이 스스로 비디오 안으로 들어갔다고 하더군요..(테잎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안으로 밀어넣어야만이 들어가집니다. -_-;;)

    그때 그 토크쇼를 보고 한동안 집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을 전부다 의심했던 기억이... 흐음.. 우리집에도 설마?!
  7. thering

    모카님| 앗, 미처 생각 못했었는 데, 과연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모카님께 오늘의 김전일상을 드립니다.^^ 짝짝짝.[사실 김전일이 모든 사건의 범인이었어요... 후후]

    지렁이님| 그 아가씨는 오지콘이었던 모양이군요~ 그런데 그 선배님은 결혼은 하셨던 모양인데... 혹시 불륜으로 죽은 여자귀신이 아니였을까요?;

    Red Poppy님| 잠이 부족한 저에겐 굉장히 민폐끼치는 귀신일 것 같습니다.=.= [자는 데 깨우지 말란 말이야~] 어택을 가하고 싶지만, 여자분이시니 흑흑.
  8. 뮬리아나

    잠잘?? 깨우는건 기분이 좋지않아..
  9. 적루

    어엇..소년탐정 김전일씨의 탄생입니까!

    그럼 전 중년탐정 김정일이라도.. -_-;
  10. Ardennes

    범인은 이 안에 있는 거로군요.

    게다가 김전일과 같이 있으면 주변 사람의 사망률이 50%였나 80%였나... (어디선가 그 통계를 본 적이 있는데...)

    아. 벌써 50화나 되었군요. 50화 달성 축하드립니다. ^^
  11. 릿

    근데 저거 실제로 당하면 정말 머리가 띵해지면서 무섭다는 생각밖에 안드는걸요.
  12. Neodream

    열대야 때문에 불 다꺼놓고 문 다 열어놓고 이 글을 읽고 있는데 제 뒤로 몰래 와서 "머해"라고 말하는 순간 소스라쳤습니다 T.T (제 친동생은 여동생이라..) 제가 헉 하고 비명에 가까운 신음성을 내서 잠시 난리가 났습니다 -_-;;;;
  13. thering

    오니즈카 카부토님| 그래도 이 아가씨는 부끄럼쟁이는 아니라서 폴터가이스트 놀이는 안하나 봅니다. 눈 앞에서 폴터가이스트 놀이하면 으으...

    예지맘님| 아직은 사무실 일에 익숙하지 않은 우렁각시였나 봅니다.^^ 아니... 생각해보니 민폐만 끼치는 부류인 것 같습니다.-.-

    나이쿤님| 우아... 신기한 일이네. 그런데 잘하면 그 귀신 이용해먹을 수 있겠군. 비디오가 보고 싶으면 [혹시 이것도 귀신이 해줄까] 라고 말하면 비디오가 저절로 재생되겠지?;
  14. 치노

    ....이런 우주 최강 귀차니스트 더링님-_ㅠ(내용을 보고 코멘트를 다는게 아니라 코멘트를 보고 코멘트를;<-)
  15. thering

    뮬리아나님| 저는 매일아침 착신아리 벨소리가 절 깨웁니다. 출근하기 싫어요... 흑흑.[그런데 안가면 빠진 근무일 x 5가 되서 말이죠]

    적루님| 저는 맛김탐정 [김종일]을 하겠습니다. 하루종일 김을 먹으며 사과를 해결하는 김종일! 두둥!

    Ardennes님| 벌써 50화나 되었다니, 감격스럽습니다. 이거 시작할땐 지인들이 투고해주신 몇가지 이야기가 있었지만, 솔직히 이렇게 길게 이어질지는 상상도 못했답니다. 투고해주신 모든 분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드려야겠죠.^^ 100회 되면 자축파티라도 해야될까요?;
  16. thering

    릿님| 저도 한때 가위에 꽤나 눌려서 상당히 공감됩니다. 가위에 심하게 눌리는 날은 정말 몸이 피곤하죠. 띵~하고. 축 쳐지고... 음기속성인 귀신의 독기에 닿아서 그럴까요?

    Neodream님| 저도 가끔씩 글 쓰고 있는데, 창고베란다쪽 창문에서 멀걸면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방문 열고 말할 것이지;;] 그나저나 제일 무서운 글 쓰고 있는데, 로그인 풀려서 글 날아가는 거죠.=.=

    치노님| 사실 저는 인간이 아니라, 우주최강베짱이족이였습니다!!! 알고보면 제가 제 별엔 있을땐, 그래도 꽤나 성실한 편이었는데, 지구는 중력이 쎄서 움직이기가 너무 힘듭니다.ㅠ.ㅠ ...라고 변명해 봅니다.
  17. 태준

    리플너무많아요! ㅜ0ㅜ 언제 다 읽어..
  18. Neodream

    thering님// 창문에서 말을 걸었는데.. 사람이 없다면.. 대략 무서우실듯..;;;;
  19. thering

    태준님| 하핫, 자랑은 아니지만 사실 이 정도 리플은 보통이랍니다. 여기 오시는 분들이 다들 착하셔서 답글을 잘 남겨주셔서 그렇답니다.^^

    Neodream님| 대략 정도가 아니라, 패닉이죠.ㅜ.ㅜ 집에 아무도 없는 데, 거실에서 걷는 소리가 나면 으허허... 풀썩.
  20. 태준

    그런데 가오가 뭔가요.. 혹시.. '가오가이거?!'
  21. thering

    태준님| 가오란 얼굴[顔]의 일본발음[かお]입니다. 평소에 사람들이 체면을 구긴다라는 뜻으로 [얼굴에 먹칠한다]라는 말을 쓰죠?

    투고자의 선배님도 그런 의미로 [가오]란 단어를 쓰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가오나시는 얼굴이라는 뜻의 가오랍니다.
  22. 강이스이

    전생에 그 형님을 사랑했던 귀신인가 ? .......... 으음 내게 그런 일이 있다면 귀접이나 ㅡㅡ
  23. 서종민

    직접 겪어보시죠. 안무섭겠나... ㅎㅎ 사무실에 매일 밤 새보세요~~
  24. 뭐~~ 컵라면생각이 나네요 ㅎㅎ
  25. 명탐정

    ㅋ 여자한테 따끔하게 말하지
    잠좀 잡시다.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양반이다. ㅎ
  26. ㅇㅇ

    오빠 나랑 놀자~ 이런게 아니었을까요...

    음 왠지 유흥업소가 떠오른다
  27. 엔슈

    우렁 각시는 같은데 ㄱ- .. 어찌 행동이 반대 대는데 ㄱ- ..??
  28. 냠냠

    그 여자분이 선배란 분을 맘에 들어하셨나보다 흐흐흐
  29. 그랬구만?

    귀신의짝사랑
    1. 상디

      어 반갑군요 저도 이제봄 ㅋㅋ 저아까시 혼이 저분을 좋았나봐요 ㅎ
  30. 악귀

    아오, 거기 내 자리라고요. 나중엔 나가서 자길래 이불 피고 푹 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