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분(여성)이 실제로 겪으신 일입니다.
편의상 고모라고 해두죠.
고모는 오랫동안 결혼을 하지 않으시다가, 가족들의 성화에 못 이겨, 아이가 둘인 분에게 시집을 가셨다고 합니다. 요즘이라면 소신대로 계속 결혼을 안 하셨을 텐데, 그 때가 1960년쯤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하네요.
고모는 시집을 가서 한 1년여를 사셨을까요. 하루는 대낮에 방에 누워 낮잠이 들었는데, 비몽사몽간에 눈을 떠보니 머리맡에 웬 여자가 고모를 내려다보며 서 있더랍니다.
한복을 입은 여자였는데, 키가 웬만한 남자들보다 훨씬 컸다고 하네요.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답니다. 꿈에서 깨고 난 이후에도 형형한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그 여자가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썩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그 후부터 시름시름 두통이 오기 시작하더니, 아무리 약을 먹어도 낫지 않고, 계속 두통으로 한 달 이상을 시달리셨다고 합니다. 주위에다 이 얘기를 하니 귀신병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는군요.
그러던 어느 날, 두 딸이 사진 앨범을 꺼내놓고 보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어느 한 사진을 보고나서 소스라치게 놀라며, 온 몸의 털이 쭈뼛 서더랍니다. 그 사진 속의 주인공은 한 달 전 꿈속에서 본 그 여자였던 것이었던 겁니다. 너무나 놀라서, 두 딸들에게 누구시냐고 물었더니, 바로 돌아가신 어머니라고 하더랍니다.
그 길로, 고모는 시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렸더니, 당시 시어머니는 워낙 미신을 강하게 믿었던 분이셔서 당장 무당을 불러 굿판을 벌였답니다.
한참 굿을 하는 도중에 무당을 통해 돌아가신 분의 혼령이 접신이 되었다는데 그 혼령이 크게 울면서 고모에게 두 딸을 잘 부탁한다고 하더랍니다. 아무튼, 굿이 그렇게 끝이 나고, 그 이후부터, 희한하게도 고모의 두통도 사라져서 더 이상 고생을 않게 되었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돌아가신 분은 두 딸을 낳고, 셋째를 출산하는 도중에 돌아가셨다는데, 아마도 그것이 한이 되어 이승을 못 떠나고 계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경험을 하고나서, 고모는 귀신이 존재한다고 확실히 믿게 되셨다고 하네요.
[투고] 부자파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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