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귀신이 느껴진지는 지금부터 십여년 정도는 거슬러 가야 할것 같습니다. 제가 열여섯이니까 말이죠.
어디부터 이야기할까요? 그러니까 아마 동생과 제가 네살터울인데다 기억속의 동생이 세네 살 정도 되어보이니까, 제가 아마 일곱살 정도였을 겁니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이었으니까 아마 그쯤이 확실할겁니다. 친척집에 가서, 한 방에 어른, 아이 구분없이 여섯명 정도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곤히 자고 있는 데, 별안간 한밤중에 눈이 무심코 떠졌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정말 무서움이 많은 터라, 감기지 않는 눈을 억지로 감으며 잠을 청했죠.
순간 길게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우는 것도 웃는 것도 아니지만, 꽤 높은 울음소리.[지금은 그 음성은 기억 나지 않고 듣고 생각했던 것만 남아 있어요]
귀신의 찢어지는 울음소리... 일분정도 그 울음소리는 계속되었고, 눈을 떠야 할지 감아야 할지 손을 까닥여야 할지 모른 채로 딱딱하게 굳은 저를 비웃듯이 목소리는 사라졌습니다. 그 후로 몇번정도 흐릿한 형체를 봤습니다. 그리고 가위를 눌릴 때마다 거의 귀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1.
어느날이었습니다. 방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는 데, 머리 맡에서 조잘조잘 어린아이 둘이 떠들고 있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서 [귀여운 애들이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 데, 순간 우리 집에 놀러올 어린 여자애 둘은 친척들 중에도 없다는 논리적인 생각을 한 후, 손가락을 까닥해서[보통 가위눌렸을때 그래라!라는 지침을 들어서-_-;] 가위에서 깨어났습니다.
2.
두번째로 본 귀신이 원한이 서린 느낌의 소복을 입은 언니였습니다. [부기팝은 울지 않는다]의 [만티고어] 같은 느낌이랄까? 원한이 서린 모습이면서 단화하게 소복을 입은 그녀가 가위에 나타나면 정말 가위에서 풀리기 힘들었습니다.
꼬마아이들이 장난으로 가위를 눌렀다고 하면, 이 언니는 정말 작정하고 날 바닥에 눌러놓고 영영 안깨워 주려는 것 같았습니다.말 할 힘도 모두 가위에만 쏟는 듯, 손가락 한번 까닥 하는 데에 최장시간이 걸린 건 그 언니 때였습니다.
가위 눌리는 것도 특정한 장소에서 잘 눌리더군요. 미건의료기 위에서 손을 깍지끼고 누우면 반드시 눌리고, 제 방에서 문득 자면 눌렸습니다. 미스테리한것은 저말고 다른 가족은 절대 안그랬다는 것...
3.
그무렵 인터넷에서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 깊게 교제하게 되었습니다. 그 녀석의 마음을 제가 말 없이 알아차릴 정도로[그 반대의 경우도] 서로 제일 잘 이해하는 사람이 되었달까요?
덤으로 그 녀석은 초등학교 육학년즈음부터 정말 또렷한 귀신을 보았다고 합니다. 같은반 남자아인 줄 알고 같이 수련회 담력시험을 다녀왔는데 알고보니 유령이었다거나, 같은반에 자기말고 아무도 못보는 사람이 있어 알고보니 학교 뒷산에 뼈가 남아있어 승천하지 못했던 여자 중학생 언니라던가. [자기가 묻어줬다고 합니다;]
어느날, 오프라인에서 만나 하염없이 돌아다니고, 그때가 코믹월드라는 만화 축제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마침 비가 부슬부슬 오고 있었고 아무일 없이 즐겁게 놀다가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음 다음 날. 가위에 눌렸다고 제게 얘기하는 데...
"여자 꼬맹이 둘. 그리고 원한 맺힌듯한 소복 언니..."
이럴수가... 저에게 맺혀 있던 귀신들이 그 녀석에게 옮겨 간 겁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신나게 귀신들에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그, 소복언니 왠지 원한에 찬 것 같은 이미지, 맞지?] [응, 응. 꼬맹이중 한명은 단발이구.귀여운 이미지야]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이제는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가 되서 귀신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가끔은 남들은 이해 못할 이야기를 가끔 하곤 합니다.
"창 밖에, 아깐 남자가 매달려 있더니 이젠 눈이 뒤집어진 하얀 여자가 매달려 있더라."
"문 닫아버리고 커튼 쳐버려."
투고: 릿님
Felix
므겡...
허헛
비둘기
ps. 저도 친구(귀신을 자주 본다는 친구인데, 집이 '점집'이어서 더 섬뜩했던)와 함께 동시에 무언가를 본 적이 있긴 하지만, 즐기는 경지까지 가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
thering
비둘기님| 저도 괴담가를 자처하고 있습니다만, 실제로 귀신을 본 적이 없답니다. 그래서 저도 나중에 보게되더라도 즐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블로그 폐쇄할지도;;]
shushu
朔夜
그저께 새벽 2시경에 아무 생각 없이 창문 앞에서 물 마시다가
창문에 비친 제 뒤에 떠있는 오른손-_-을 봤습니다.뭘까요;;;;
미르~*
귀신이 없으면 없는데로 안 보는게 좋다.. 라는 주의라서..;;
쓸데없이 귀신이 보이면.. 사는게 피곤할꺼 같더군요;;
치노
bono
seer
많이 무덤덤해지긴 했는데, 그래도 밤에 자다가 잠깐 눈 떴을 때 보면 오싹해요.
thering
朔夜님| 헉... 정말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습니다... [크레이지핸드처럼 코메디라면 낭패] 그나저나 예전에 이런 얘기가 있었죠. 미술을 좋아하는 한 무역상이 잘 만들어진 손 조각상을 사왔는 데, 실은 그 조각상에 영혼이 있어서 밤마다 허공이 날아다니면 무역상의 가족들을 죽였다는 얘기죠. 초등학교때 책에서 본 이야기인데 기억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미르~*님| [디아이]를 보면 딱 그 생각이 납니다. 정말 괜히 눈떠서 귀신이 보면 참 낭패죠. 실제도 [디아이]가 개봉한 후에 맹인들이 수술을 거부한 소동이 있었다고 합니다.;;
thering
bono님| 안녕하세요?; 무엇이 재미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 블로그가 재밌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감사드립니다.;
seer님| 헉... 자다가 옆에 귀신이 있으면 그대로 졸도하지 않을까요?; seer님 강심장이십니다.-.- 보지 못하는 주인장은 할말이 없어용. 흑흑흑.
가야수련
이상한건, 친구들이 문이 보이는 위치에서 자면 가위눌린다고,
실제로 그쪽에서 노려보듯이 가위눌리는 고통이 지나가는데
동생이랑 자리를 바꿔서 자면 동생은 멀쩡하다죠 -_-
치노
Terri
가위는.. 몇번 눌려봤지만 절대 다시 겪고 싶지 않아요, 눌릴때마다..T_T
랑랑
저도 깍지끼고 누우면 항상 가위 눌리던데.. 으음;; 그래서 깍지 끼고는 절대 안 잡니다;
랏
더링님 감사합니다~후후.. 오늘밤엔 핸드폰으로 그녀석이랑 수다좀 떨어야겠네요(...) 덤으로 말하자면, 완전히 그녀석과 원한 맨티코어 언니 친해졌다는데요...(...)
류~
thering
치노님| 저도 이제 업무에 치일 것 같습니다. 그나마 남들이 말하는 땡보라서 다행일까요?^^;;
Terri님| 저도 그러고보니 가위에 눌려본 적이 꽤 오래됐네요.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되어서 인지,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면 수능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고등학교때 가위에 가장 많이 눌렸었는데, 역시 마음의 빈틈이 가위에 빠지게 하나 봅니다.
랑랑님| 중학교때 존경하던 도덕선생님으로부터 들은 괴담중에 손을 가지런히 가슴쪽으로 모아 [마치 죽은사람처럼] 잠을 자면 죽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몇년간 그 자세로 잠을 자지 않았죠. 그러다가 문득 그렇게 하고 잠이 들었다가 아침에 놀랬던 적이 있습니다.;;
릿님| 저야말로 릿님께 감사드릴 뿐입니다. 이런 좋은 소재의 글을 주셔서 말이죠.^^ 그나저나 원한깊은 아가씨랑 친해지셨다니 다행이시네요, 혹시 해라도 입히는 게 아닐까 했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부기팝 소설 8권이 나왔더군요~ 어서 사러가야겠습니다.+_+
LiBriS
음.. 눈이 뒤집어진 여자.. 보구 옆에 창문보느라 무서웠습니다 ㅠ.ㅜ
thering
LiBriS님| 지적 감사드립니다.^^ 아직 작문실력이 부족해서 말이죠.;; 그건 그렇고 괴담을 듣고 나면, 괴담에서 언급된 장소에 가까이 가기가 정말 두려워지죠. 특히 [책상밑에 어떤 할머니가 쳐다보고 있더라] 라는 류의 괴담을 들으면 책상 밑을 한동안 못봅니다.ㅜ.ㅜ
루나리나
thering
장태준
귀신때문에 괴로워할 투고자분을 위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해 주신것은 아닐까요. 저는 귀신은 믿지만 귀신이야기의 7,80 퍼센트는 기억이 만들어낸 환영이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thering
음, 그나저나 이렇게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저도 귀신을 보지못해서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전국의 귀신 여러분, 이래뵈도 괴담 블로그 운영자인데 손이라도 좀 보여주세요?-_-
africa
thering
초코크림롤즈
Archer
단유
비밀방문자
꼬고싱
열혈 사나이
가비
네로
냠냠
dpfmaks
비숍
아아.
sdf
ㅋ
ㅋㅋ
화상강아지
그런이야기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