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제 동생이 직접 겪은 이야기로, 대필 투고합니다.
2009년 12월 시흥에서 있던 일입니다.
그때 당시 저는 집을 나와 자취하고 있었습니다. 워낙 외로움을 많이 타서 친구였던 가양을 룸메이트로 불러다 같이 살았는데, 가양이 기가 센 덕분에 종종 무언가 보이곤 했던 전 함께 지내는 동안만큼은 편히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물론, 보이는 일 역시 없었습니다.
가양과 지내는 동안 보이지 않는 일에 익숙해지고, 서서히 잊고 지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가양이 배가 고프다고, 밖에서 사먹고 오자고 보챈 탓에 새벽에 외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고양이 모래도 사와야 할 때라, 나간 김에 이것저것 사다보니 돌아오는 길엔 군것질 거리와 고양이 모래를 비롯한 여러 가지로 양 손에 한 짐씩 들게 되었지요.
그때 가양은 남자친구와 전화를 하고 있었고, 양 손에 한 짐인 저와 달리 작은 비닐봉투 하나를 들고 저만치 앞 서 걷고 있었습니다. 들린 짐의 무게 탓인지, 걸음의 탓인지 저보다 빨리 걷던 가양은 어느 샌가 까마득하게 멀어지고 있더군요.
자취방으로 가려면 직선으로 늘어선 세 개의 교차로 중 두 개를 지나 세 번째 교차로에서 오른 쪽으로 꺾어야 들어가야 하는데, 저는 첫 번째 교차로에 있었고, 가 양은 세 번째 교차로에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겨울 새벽이라 날은 어두웠고, 길도 어두워서 누가 불쑥 튀어나올까 무서워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걸어야 했습니다. 다행히도 길 양쪽에 주차하더라도 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넉넉하게 넓은 2차선이라 누가 지나가든 훤히 볼 수 있어서 주위만 잘 살핀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방비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주위를 살피며 걸었습니다.
이른 새벽이긴 하지만 멀지 않은 곳에 유흥가가 있어서 그런지 새벽부터 할아버지 한 분이 나와 계신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나와 계신지 모르지만 첫 번째 교차로의 왼쪽 길에서 가만히 서 계셔서 저는 두 번째 교차로를 지나며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았고, 세 번째 교차로에 접어 들 때까지 지나가는 사람 하나 보지 못하고 별 일 없이 오른 쪽으로 길을 꺾었습니다.
멀리서 웬 사람이 하나 서 있는 것이 보이더군요. 가 양은 아니었습니다. 어렴풋이 보이는 형체에 이 시간에 나온 사람이 또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원룸을 향해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원룸에 가까워 질수록 사람의 형체는 점점 뚜렷한 모습을 띠며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음으로 바뀌더니, 형체가 완전히 눈에 들어오자 그 사람이 첫 번째 교차로에서 본 할아버지임을 알았습니다.
제가 밤눈이 아무리 어둡다지만 세 번째 교차로를 지나야 갈 수 있는 이 길로, 할아버지가 달려가는 것을 못 볼 수가 없었습니다. 길 구조상 분명 그러했고, 전 두 번째 교차로에서 할아버지가 한 자리에 가만히 서 계시는 것을 분명히 봤으니까요.
그제야 전 할아버지가 산 사람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그 사실이 너무 무서워져 슬며시 눈을 아래로 깔고 걸었습니다. 걸음은 무거웠고 제가 걷고 있는지 아닌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겁에 질려 있었습니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사라지셨는지 확인하고자 슬쩍 시선을 올렸는데, 그때 그만 마주쳐버린 겁니다. 한 자리에 꼼짝 하지 않고 서 계신 할아버지와!
시선이 마주친 할아버지는 얼른 오라는 듯이 저를 향해 손을 흔드셨습니다. 겁에 질린 전 제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서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죠. 손짓의 횟수를 더 할수록, 고개를 저으며 끝까지 거부하자 할아버지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지더니 할아버지 쪽에서 다가오시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있다간 정말 할아버지와 어디론가 가야 할 것 같아서 먼저 간 가 양을 부르고 싶었지만, 할아버지가 계신 탓인지 할아버지 뒤로 밤안개가 낀 듯 까맣게 되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 앞에 당도하신 할아버지는 당연하게 손을 내미셨지요.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 손은 저더러 잡으라고 하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 손을 잡으면 전 분명 끌려가겠지요. 그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음에도 전 손을 내밀게 되었습니다. 네. 분명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앞 서 말씀드렸다 시피, 제 양 손엔 고양이 모래 등의 무거운 짐이 잔뜩 들려 있었고, 그 탓에 내민 것은 손이 아니라 들고 있던 커다란 비닐봉투가 되고 말았습니다.
본의 아니게 그리 되어버린 상황이 무서운 가운데에서도 어찌나 우습던지.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써야 했는지 모릅니다. 그 탓에 제 얼굴은 일그러졌고, 그 상황이 유지될수록 할아버지의 얼굴도 더 무섭게 일그러졌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끝끝내 꼼짝도 하지 못하는 저를 더 이상 기다리실 수 없으신지 손가락질을 하며 무척 화를 내셨습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전 좀처럼 들을 수 없었지만 할아버지의 말이 반복될수록 조금씩 귀가 뜨이는 것처럼 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뭐라 화내시는 지 조금은 알 것 같을 때쯤이 되자 할아버지께서는 손가락질을 그만 두시고 직접 끌고 가시려는 것처럼 제게 손을 뻗으셨습니다.
그때,
"야!"
가양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할아버지와 저 외엔 없었던 기묘한 침묵을 찢고 들린 가양의 목소리는 무척 또렷해서, 그 소리를 들은 할아버지께서는 못 마땅한 표정을 지으시며 제게 뻗었던 손을 거두셨습니다.
"너 거기서 뭐해?"
가양이 버럭 소리치며 다가오자 할아버지께선 더 이상 제게 화를 내지 않으셨습니다. 손가락질도 하지 않으셨고, 방해받아 몹시 속상한 것처럼 잔뜩 얼굴을 찌푸리시더니 가양이 더 가까워지기 전에 제 앞에서 깨끗하게 사라지셨습니다. 그 날 이후 자취를 그만 둘 때까지 새벽 외출은 하지 않았고, 두 번 다시 할아버지를 뵙는 일은 없었습니다.
[투고] Bugiarda님
파리
제사지내줘
저링
낭만궹이
왜 댈꼬갈라그럼
우앙
hoenhime
할아버지도 웃음 참으려고 ㅋㅋㅋ
리락쿠마
허리야
리락쿠마
다니엘라
요기께서 만나기로 한 내 쌍동이 동생놈좀 찾아줘ㅠ.ㅠ 라고 하고 싶었을 뿐 ㅎㅎㅎ
일그러지는할아버지
꽃비녀
아름다운이땅에금수강산에단군할아버지가터잡으시공ㅎㅎ
navyfield
pierro
미즈키
저 시흥시 은행동 사람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디에서 일어나신건가요...갑자기 무서운.....ㄷㄷ
Bugiarda
?!?!?!?
가온
/...저정왕사는데 앞으로밤에어케나갈련지ㅠㅠㅠㅠㅠㅠㅠㅠ
주차왕 김빡구
소녀오알
음
강유빈
강유빈
오오
gks0726
카엘군
ㄱㅁ
제사제사
뒤돌아보니
그 할아버지를 따라갔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이승이랑은 영원히 빠이빠이? 그렇게 간단히?
젊은나이에 객사한 어머니 친구 아들이 문득 떠올랐어요.
추운날씨에 술 많이 마시고 집에오다가 집 바로 앞에서 얼어죽었다는데.. 게다가 외아들ㅠㅠ
추워서 죽은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앙
크라이네
어둠의똥소리
저희외할아버지가 집에서도 그러고노세요
헐큉
허헣..
그냥 읽다말고 댓글 달고 갑니다.. ㄷㄷ 독설인가?
린
잘 간추릴 수 있었을 텐데, 불필요한 묘사가 지나치게 많은 감이 있긴 하네요.
Bugiarda
더링 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길어서 죄송해요 ㅠㅠ
곰돌이
adwqw
마하에셀
후후
가양 필드 전개!!!
몰라
4거리
4번째 4거리에서 4번 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저승사자다 라는 이야기는 일본에선 꽤나 유명하죠
역시 이번에도 실화는 아닌건가요
손님1
이 사이트에 비해 댓글들이 너무 허접한듯 싶네요.
요기 자주 인터넷 켤때마다 오는 사람인데 내용은 당연히 재밌는데
댓글로도 영에대한 정보나 간혹 얻는데..
지금 댓글들은 정말 영..아니군요 질이 떨어져요 ㅠ
1
손님1
참 할말을 잃게 만듭니다
당연히 당신같은 사람들 때문에
제가 이런 글을 올린거죠.
당신같은 사람때문에
생각이 있다면 다른식으로 반론하지,
본인부터가 질이 떨어지는구만 이렇겐 말 안하죠
생각좀 하고 사세요 머리에 피도안마른님아
솔직히
전국고딩대표
무섭숑
ㅋㅋ
상큼한 ㅇㄹ
피라미드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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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ngss
님도 복받으세여~
클루
왠지 모르게 부럽다는 생각이....
손가락치워
엄훠
고스트매니아
BPM
달콤딸기
별것도없이....
뭥미....
홉악이
뚝딱
매정한 가양
우어어어
제가겪은이야기에요 ㅠㅠ
꿈에서 버스나 비행기를 타고 그대로 가면 죽게된다는거..아세요?
며칠전에 제가 꿈을 꾸게되었어요.
학교후배와 버스를 타고 어딘가를 가는데..누군가한테 쫓기는 상황이었어요.
추격자..라고해야하나..암튼 그사람이 그 버스에 탑승을 한거예요..잡히면 죽는데....
제가 급한대로 비상용망치로 창문을 쳤어요. 뭐..그땐 살살쳐도 깨질거란 생각을 가지고 깨트렸는데 사람이 못나갈정도로 깨진거에요..;반면, 제 후배는 창문 전체가 날아간거에요(!)
저는 그 망치가 더 좋은건줄알고 그리가서 그망치를 뽑은 후에 제쪽으로 가서 창문을 쳤죠..근데 아무리쳐도 안깨지는거에요..그래서 망치를 봤죠..망치가 다 닳아버린거에요.. 그래서 후배한테 달려가서 너빨리뛰어내려!!라고 말했죠..일단 급하니까요..제가 먼저 뛰어내려도 됄 것을 전 그때마저도 그 후배에게 배려를 했나봐요; 정말 아끼는 후배거든요..근데 그후배는 막상 뛰어내리려니 겁이났나봐요..시간도없는데..
언니.지금버스달리고있는데....라며 뛰어내리는것을망설이더라구요..그래서 제가좀다혈질인 성격인터라..금방또성질이 나더라구요;;
아!!진짜 시간도없는데 얼른뛰어내리라구!!!안죽어!!
그런데도 그 후배는 끝까지무서웠던지 못뛰어내리더라구요..결국에는 제가 욕까지나오게 돼었죠.후배가 그제서야 겨우뛰어내리더라구요..저도 따라 뛰어내렸죠.
그리고는 어디인지모를 그곳에서 구르게 돼었어요.몸이 온통 피투성이가 돼었더라구요.
그때 꿈에서 깨어났는데 아직도 궁금한게..버스에서 학교후배와 실랑이를 하는동안 절대로 그 사람에게 잡히지 않았다는거죠..그리고 제가 그 버스를 그대로 타고갔다면 어떻게 돼었을까요..왜 하필 버스에서 떨어졌을때 깬 것일까요..
시간을 보니 새벽 4시40분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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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 :: 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479화
- 어여 손 잡아! <Loved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