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426화 - 위병소에서 일어난 일

저는 전라도 어딘가의 포병 부대에서 군복무 했습니다.

어느 더운 여름 날.

선임병이 어느 더운 여름날, 잠도 잘 오지 않는데, 무서운 이야기를 하자고 운을 떼었습니다. 당시 저도 생활관 내에서는 상병 말호봉이었고, 이병부터 최고참까지 자신들이 보고 들은 각종 무서운 이야기들을 하나씩 이야기했습니다. 진짜 오싹한 것도 있었고, 허무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지금 해드릴 이야기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제가 겪었던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그 선임이 해준 이야기입니다.

1.
제가 이등병 때 겪은 이야기입니다.

겨울에 야간 초병 근무를 위해 전 근무자와 교대를 하는데, 전 근무자 선임병이 저에게 요즘 이상한 소리가 들리니 잘 감시하라고 했습니다.

이등병 시절이라 당연히 초긴장하고 감시하는데, 약 한 시간 쯤 지났을까, 탄약고 근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황급히 사수를 깨워 소리가 들린다고 했더니 사수가 그쪽으로 불을 비췄습니다.

흐흐흐 흐흑…….
흐흐흐 흐흑…….
흐흐흐 흐흑…….


그런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계속 무언가 흐느끼는 소리만 들려왔습니다. 오싹한 기분이 든 저와 사수는 후번 근무자에게 인계하고 돌아왔는데, 놀랍게도 그 소리를 들은 건, 저와 제 사수, 그리고 전근무자만이 아니었습니다.

다음날부터 야간 근무서는 초병들 모두가 계속해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행정반에 전화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이런 일이 많아지자, 결국은 당직사관과 당직사령이 직접 탄약고 근처를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끝났습니다.

흐흐흐 흐흑…….

그리고 한 달 내내 밤마다 그 소리를 들으며 근무했고, 이듬해 여름이 되면서 그 소리는 점차 줄어들면서 잊혀졌습니다.

그런데 그 날 밤 선임병이 해준 이야기는 저희가 들었던 그 소리를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2.
그 선임병이 대대에서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라며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우리 포대는 대대 본청과 약간 떨어져 있습니다. 해발 280미터 정도의 야트막한 산 하나를 넘어가야 합니다. 산으로 막혀있지만 길은 잘 닦여 있어서 사실 본청과 포대를 오가는 건 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원래 우리 포대 탄약고 근처에 귀신이 있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아마 10년이 채 안된 거 같긴 한데, 그 당시 복무를 했던 간부들과 선임병들은 매일 밤 그곳에서 귀신을 봤다고 합니다.

소복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하얀 옷을 입은 여자가 수시로 탄약고 근처를 지나가는 모습을 본 병사들이 기겁을 해서 행정반에 전화를 하는 바람에, 살풀이를 했나 뭘 했나, 하여간 탄약고에서 나타나지 말라고 굿을 한 뒤로는 한 동안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비오는 날에 대대 위병소에서 병사들과 대대에 소속된 중사 한분이 근무를 서고 있는데, 갑자기 대대 입구에 서 있던 일병이 위병소를 향해 사색이 되어 뛰어오더랍니다.

한 여자가 우산도 쓰지 않고 비를 맞으면서 위병소 근처로 다가오는데, 느티나무 근처에 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위병소 안에서 당직 근무 중이던 중사님이 얼른 뛰어나와 여긴 민간인이 있을때가 아니라며 여자를 향해 돌아가라고 말을 거는 순간, 그 여자가 위병소 근무자 사수, 부사수, 그리고 당시 위병조장이었던 중사님 앞에서 그대로 느티나무 위로 올라가더니, 큰 나뭇가지 위에 앉아서 자신들을 보며 깔깔거리고 웃더랍니다.

한명도 아니고, 세 명 씩이나 동시에, 그것도 사람이 손을 뻗어 가지를 잡고 나무를 타고 오르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걸어서 수직으로 나무에 올라가는 모습을 본 당시 위병소 근무자들은 기겁을 하며 황급히 도망쳤고, 며칠 후, 그 중사님은 그대로 사직서를 내고 전역을 해버렸다고 했습니다.

그날 그 이야기가 어찌나 오싹했는지 잠도 오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우리 포대에서 장기 복무하신 중사님과 대대에서 오신 상사님께 여쭤보니, 대대에서 온 선임병 이야기가 실제로 몇 년 전 우리 부대에서 있었던 이야기랍니다.

귀신을 목격했던 중사님은 우리 포대 중사님이 초임하사였을 시절의 선임이었는데, 사건을 겪은 그 중사님은 정말로 사색이 되어서 도저히 복무 못하겠다고 말하고는 전역했고, 그 후에도 간혹 그 자리에서 귀신을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또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더 오싹했던 건, 우리 포대에서 사라진 귀신이 바로 대대로 옮겨가 수많은 사람들을 간 떨리게 했던 그 귀신이었다는 겁니다. 우리 포대부터 시작해서 대대 전체에서 목격되는 일이 자주 있었다는 걸 보니, 어쩌면 원한이 있었던 지박령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투고] 엘시온님
  1. 마끼야또

    아...곧 입대인데..
  2. R

    일등이다! 과연 진실일지 궁금하네요.ㅎㅎ
  3. kamaiz

    3등이네요 ㅋㅋㅋ
  4. 방긋

    우,우와 순위권 인가요?
    랄까 오싹하네요
    근데 더링님 이거 도시괴담에 올려져 있어요...
    1. 더링

      이런, 실수를.
      지적 감사드립니다.
    2. 꼭두각시 인형

      더링님.
      도시괴담에 똑같은 글이2개나 올려져 있는데, 어케요?
  5. 와우

    오 선위권이넵ㅋㅋ
  6. ㅁㄴㅇㅀ

    아 먼가 이해안감..ㅠ 역시 군대이야기는 먼지모르겟심ㅠ
  7. gks0726

    무섭다 ㅠㅠ
  8. girin

    천만년 만에 올라온 이야기!!^^;;
  9. 오오

    9위네요.
    무섭습니다.;;;;
  10. 은근팬

    은근 무섭네요. 그러면서 10위. -ㅅ-);
  11. 死者의달

    와, 대박이다. 여자분 수식걸음 상상해버렸어요. 이제껏 군대 얘기 중에 가장 섬뜩한듯;ㅁ;
  12. 달마제자(보살아들)

    ((((((((((((((((((((((((((((((((리셋)))))))))))))))))))))))))))))))))))))))))농담 ㅋㅋ
    저같았으면 그 잡귀보고 욕했을건데... 꺼지라고하면서...ㅎㅎ 그리고 여러분!! 달마그림이나... 부적을.. 몸에 소지하고 있으면 좋아요...ㅎ 이만 허접한 답변..ㅎ
  13. 깨진반지

    나무에 올라가 깔깔거리는 모습...(허거걱!!)
    군에선 아니지만,제게도 그런 기억이 있어서 (소름 100배)
    그런데 그 여인(?)은 한군데 진득하니 못 있고 대대까지 가서 민폐를 끼친다요??
  14. 작은절망

    오랜만의 업데이트!!
    소름이 끼치는군요..
  15. 뽀딩이

    정말로 지박령일까요.. 그 주변을 맴돌면서 떠나지 않으며 있는 것을 보니 그런것도 같고요.. 어쨌튼 무섭네요.
  16. 집행인

    어째서?
    위병소에서는 개인기 보이고 웃었고, 탄약고에서는 울었을까?
  17. 머링

    대 e가 뭔가요..? 오타났네요.
    1. 더링

      원래는 대대인데, 급하게 올리다가 실수했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18. 소녀오알

    깔깔
  19. 쉬크IS악어

    음 !! 드디어 20위안 !!
  20. 암흑속의물

    우와...무서운이야기군요...부대마다무서운이야기가있는듯...ㅋ
  21. 졸린곰돌

    여..역시 군대귀신은 몬가 틀리네요 ㄷㄷㄷ
  22. 무섭다
  23. 후덜덜덜

    오싹하네요..간만에 지대로 소름 돋습니다 ㅠㅠ
  24. 옥주

    아가씨(?)가 관심 좀 받고 싶었던듯.
    아무도 관심 안 가져주니 울다가 세 명이나 자기한테 오니까 너무 기쁜 나머지 유일한 나무타기 재주 하나 보여주고 만족한 듯하네요.
  25. :D

    예전이라면 무섭고 말았을텐데;;
    요즘엔 귀신이 할 일 없이 나무 수직으로 오르기 같은 재주넘기를 보여주는게 기특할 따름이군요.ㅋㅋ

    수직으로 오르는 걸 상상해 보면 재밌네요-_-;;
  26. 유령회원


    요즘 업뎃 안하시드니 또 이렇게 재밋는이야기를 올려주시니감사할 따름입니다
    회사마치고 돌아오면 힘들어서 지쳐잇을때 들어오는곳이 이곳하나밖에없으니..
    요즘은 경기가 어려워서 인지 너무 힘드네요..
  27. ㄴㅇㅁ

    흠 나무를 수직으로 오르다니
    챠크라가 풍부한 귀신이네요
  28. 피모가지

    훈훈하네요......정말
  29. 이정도면

    이정도면 순위권이겠지요...?!
  30. 오줌마린데....

    화장실을 못가겟습...ㅜㅜ
  31. 미넴이시네요

    오오...매우 오싹하군요!!수직으로 걸어서 깔깔거렸다...
  32. 니애미다

    차크라를 발로모았나?ㅋㅋㅋ
    <나루토를본사람만 이해>
  33. seimei

    나무 수직으로 올라갔다는데서 덜덜...
    근데 한편으론 싸구려 cg를 보는 것 같아 웃기네요ㅋㅋ
  34. 매드곰

    아.........rotc인데......제길
  35. ㅎㅎㅎ

    전라도 근처의 포병부대에..위병소 귀신이야기에 본청과는 조금 떨어진 포대라면...제가 있던곳이 맞군요...ㅎㅎㅎㅎ 저도 군생활 중에 위병소 귀신이야기 들었었고 실제로 대대탄약고 근무를 설때도 의문의 쇠사슬?소리가 계속 들렸었죠...당직간부 불러서 순찰도 해봤지만 소리는 나는데 아무것도 안나오고~
    하지만 후반기 교육 받던 2수교...ㅡㅡ 만큼 분위기가 귀신이 나올만한 분위기는 아니었네요~
  36. 이넘들 ㅡ.ㅡ 빠져가지고 여자라면 귀신이라도 감사해야 할판에 ㅋ
    뭐 군바리들끼리 이런말 하잔아요 갑자기 생각나서 ㅋ
  37. LYS

    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
    접니다
  38. Ejr

    무섭습니다..ㄷㄷ
  39. kutre

    군대가 회사인가 사직서낸다고 바로 전역되나
  40. dbcb

    중사의 해피엔드
    일단 전역했으니 ㅋㅋ
  41. 글쎄요

    알고보니 닌자
  42. 괴담여신

    무섭네요ㅠㅠ
  43. 여고학생

    헐..............두번째 이야기 학교 선생님한테 들은 이야기...........

    그 선임이 저희 선생님......................?
  44. 야한귀신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45. 셜력홈즈곤란

    귀신은 무슨 근무시간에 졸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