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티풀(Pontypool,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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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라디오 진행자 그랜트는 사고를 치고 한적한 소도시 폰티폴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아침 프로그램 진행을 맡습니다.

그랜트는 뭔가 흥미롭고 다이내믹한 소식을 전하길 원하지만, 날씨나 교통상황 같은 일상을 보도하길 바라는 피디와 갈등을 겪습니다.

무거운 방송국 공기를 환기시키려고 리포터 켄에게 연결을 하는데, 켄은 폰티폴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에 의해 그랜트들은 방송국에 고립되고, 할 수 있는 건 라디오 방송 뿐. 과연 폰티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설명을 여기까지 들으셨으면, 오, 이제부터 라디오 방송국에 좀비들이 몰려들고, 좀비를 피해 폰티풀을 탈출하는 모습이 그려지겠군. 라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폰티풀은 그러한 기대를 우습게 무너뜨립니다. 영화 상영 90분 동안 무대는 라디오 부스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오 마이 갓! 대체 뭘 보라는 거지?

공포영화는 주로 시각적인 효과를 주로 하고, 청각적인 효과를 보조로 사용합니다. 영화라는 매체 특성상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폰티풀은 시각적인 효과는 거의 배제하고 청각적인 효과를 주로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귀만 아픈 시끄러운 영화냐?
그런 건 또 아닙니다.

폰티폴의 청각적인 효과는 소리로 관객을 놀래는 것이 아닌, 관객들을 청취자로 둔갑시키는 영리한 점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작품은 끝날 때까지 라디오 부스 밖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방송국 밖 상황은 리포터 켄이 전해주는 소식으로만 알 수 있어 스크린 속 청취자들처럼 관객들은 라디오 방송에 집중하게 되고, 자연스레 스크린 밖 청취자로 편입됩니다. (왠지 보이는 라디오로 테러 소식을 듣는 기분이랄까요?)

또한 언어(영어)가 숙주가 되어 바이러스를 감염시킨다는 점은 폰티풀의 청각적인 효과를 더 해주는 무서운 설정입니다. 각하께서도 늘 말씀하시는 ‘소통’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언어란 필수 불결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언어가 바이러스라면 감염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작품 속 주인공처럼 라디오 방송국에 갇혀 살려달라고 해야되는데, 말을 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영화 카피문구처럼 Shut Up or Die! 해야할까요?

내가 요새 느낀 게,

방송국에 갇히면 방송 말고 할 게 없을 거 같아.

근데 방송하면 바이러스 퍼뜨리는 거잖아?

우린 안 될 거야, 아마.

시각적인 효과는 적지만, 이를 능가하는 시나리오의 치밀함과 효과는 상영 내내 지루할 틈이 없이 집중하게 만들고 상영 후에도 여운을 남기게 합니다. 가을에 개봉 예정이니 피판에서 놓치신 분들은 놓치지 마시길.

[추신] 영화 보면서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가 생각났는데, 폰티풀 감독 이름이 브루스 맥도날드라고 합니다.
  1. 베란다의점령

    1등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윈드토커

    우와... 디게 재밌을것 같네요 ㅋㅋㅋ
  3. 아오우제이

    뭔가....
    기존 좀비영화들과는 다른것 같네요.
    와....보고싶다 ^^
  4. 채봉

    순위권에 드는 댓글을 달게 될 줄이야;;ㅋ
    뭔가 색다른 느낌을 주는 공포영화 같네요-ㅂ-ㅋ
  5. 영감제로

    봐야겠군요 ~~ 아참..순위권 ㅋ

    그리고 방송실에서
    참... 멋지게 계속해주시는군 ㅋㅋ

    나같이 존재감없으면 안먹힐까 ㅋ
  6. G렁2

    우린 안될거야, 아마 를 보니 보고싶은 마음이 드는데요...
  7. 자유로귀신

    좀비 영화 잼있죠. 전에 새벽의 저주 보고 ㅎㄷㄷ 했었는데 ㅋㅋㅋ... 그런데 언어로 감염된다는 설정은 좀...;;;
  8. 오..

    시각적인효과를 한정시키고 90분 내내 긴장과 스릴을 청각적인 효과로만 관객에게 선사한다는게 끌리네요.. 게다가 장르가 공포영화인데도 말이죠... 보이지 않는다는(혹은 볼수 없다는것) 설정이 오히려 더욱 공포스럽게 만드는거 같아서 보고싶네요..
  9. 소녀오알

    엄청 보고 싶네요ㅠㅠ
    난 극장에서 일하면서 맨날 더링에서 새로운 영화만 소개 받는 듯..
    상업성 없는 영화라서 그런가요 항상 생소해요 ㅎㅎㅎ
  10. 토페마마페트

    영어가 감염의 원인이라니.... 소재가 꽤 독특하네요.

    역시 영어는 있어설 안될 언어. 한글 만세.
  11. 루토

    오, 꽤 특이한 설정이네요 :) 개봉하면 한 번 보러가야겠어요
  12. 땡글공쥬님

    우왓! 새로운소재..인가? 비슷한게있었던거 같기도한데..책에서 읽었던건가;;
    뭐여튼 잼날꼬 가타열 >_< 와우~!
  13. SadLove♡

    Rec가 생각나네요 ㅋㅋㅋ
  14. 언어로 감염이 된다는 게 전혀 상상이 안되네요.
  15. Pearls Girl

    이건뭐 라디오스타 공포버전이군요 ㅋㅋㅋㅋ
  16. game bigone online

    오, 꽤 특이한 설정이네요 :) 개봉하면 한 번 보러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