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방향처럼 영화도 길을 잃다 '이태원 살인사건'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4월,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대학생으로 화장실에서 칼로 아홉 차례나 찔려 살해되었습니다. 용의자는 두 명이었지만, 증거부족으로 무죄 판결, 사건은 흐지부지 종결되어 공소시효 3년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다른 영화처럼 미궁으로 빠진 사건을 그려냅니다. 관객들이 사건의 결말을 이미 아는 만큼 영화는 당시 수사 과정에서의 (한미소파불평등계약) 불합리성이나 수사진의 무능함에 초점을 맞춰 관객의 울분과 분노를 자극했어야 하는데, 영화는 범인이 누군가라는 미스터리에 초점을 맞춥니다.

극 중 상당 부분은 재현 장면과 재판 과정에 할애되어있는데, 재현 장면은 영화를 본다는 느낌보다 재현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고, 그저 범인은 누굴까? 라는 의문을 던지는데 급급합니다. 사건을 다각도로 보여줘야 할 재판 과정은 변호사와 검사의 우스꽝스러운 공방을 보여주는 맥 빠진 개그장면으로 전락합니다.

단순히 범인 찾기에 급급한 영화는 종반부에선 (현실처럼) 사법기관의 허점으로 범인을 놓치지만, 관객들의 공감대를 살 범인을 놓친 사법기관의 허점은 소홀하게 다루고, 이제는 더 이상 궁금해 하지 않는 용의자들의 미스터리한 모습을 보여주며 추리극의 반전에만 집착하며 영화도 아니고, 다큐멘터리도 아닌, 사건을 이도저도 아닌 방향으로 보여주는데 그칩니다.

살인의 추억이나 그놈 목소리가 사회 구조의 모순을 고발하면서 사건을 전달하려고 했다면, 이태원 살인사건은 미스터리 극을 흉내 내면서 사건을 전달하려고 해, 관객들의 공감대를 사는데 실패합니다. 이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보는 이유는 시대적인 공감대를 얻기 위함이지, 사건의 미스터리함을 즐기려고 하는 게 아니니까 말입니다.

  1. 별의조각

    흠.이거 봐볼까 생각만했는데 참아야겠네요

    그나저나 1.등이네요 ;;;
  2. 그냥

    보고 난 감상: 음? 음 장근석. 음.

    장근석 어깨밖에 기억안나네요..
  3. 손님

    저도 보고 좀 실망했었습니다.
    영화도 밋밋하고 지루했었던 듯...
  4. 에나

    더링님 영화평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사실 원래 볼 생각도 그닥 없었지만, 미루어야 할 중요한 이유가 생긴 셈이에요. ㅎㅎ
  5. 소녀오알

    극장에서 근무하지만 이런 영화 처음...영화관에 파리만 날리는 영화에요 ㅠㅠ
  6. 루토

    이런... 결국 이것도 저것도 아니군요 ㅇ<-<
  7. 낭천이

    아흑.안봐야지
  8. 저도 이거 봤지요... 그냥 씁쓸한 느낌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느낌을 받을바엔 차라리 유치한 어린애들 영화를 보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ㅠㅠ
    내용 자체는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것이었는데,
    가면 갈수록 혼란스러워졌지요. 뭘 보여주려고 하는 것인가도 모를 정도였으니까요.
    정말 더링님이 말하시는 '재현 미스터리극' 그게 정답입니다.
  9. 용가리

    어렴풋이 기억나는군요. 유력한 용의자로 당시 버거킹에 왔던 미국 청소년 3인 중 19세인가 18세짜리가 지목되었던가요. 당시 미국인지 우리나라인지.....하여튼 누군가가 '이건 미국의 십 대 갱 사이에서 유명한 Mad dogging이란 처형방법이다.'라며 그 용의자가 유력하다고 주장했었죠. 후......
    리뷰덕에 위험한 거 하나 피해가는군요. 감사드립니다.
  10. Jinx

    그때 실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봤는데 재연극을 봤는데
    역시 장근석이 맡은 역활의 흑인이 결국 도망을 가고
    같이 지목됬던 뚱뚱한 사람만 나와서
    내가 정말 그 사람을 죽였다면 지금 tv에 안나온다고 자기는 진짜 양심적으로 안 죽였다고
    결국 죄 없는 사람만 죽고-_-
    그때 그 흑인 손에 갱단 문신도 있었는데 친구들 끼리 우정의 표시라고 둘러대긴 했지만은
  11. ㅇㅇ

    뉴욕 헤럴드 트리뷴!
  12. 제타군

    네이버 평점이 안 좋아서 패스했던 영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