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보다 야간벌이가 편한 개인택시를 모는 아버지께서는 항상 새벽 두시 전에 들어오시곤 하셨습니다.
그날은 손님이 너무 없어 10만원이라도 채우시려고 조금 무리해서 시내를 도셨답니다. 결국 두시를 넘겨 새벽까지 운전하시게 된 아버지는 이제 손님을 태우지 않고 바로 가야겠단 생각으로 집으로 향하셨답니다.
손님이 불러도 어서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계속 가시는데, 신정동과 까치산역 사이의 고가도로 아래에서 한 청년이 택시를 부르더랍니다. 지나치기엔 날씨도 너무 춥고, 저희 오빠 또래인 것 같아 오빠 생각도 들어서, 같은 방향이면 태워주려고 했습니다. 차를 세우자 세우기가 무섭게 청년은 문을 열고 앉았고, 고가 도로를 좀 넘어가 달라고 말하고는 그대로 조용히 있었답니다.
신정동과 까치산역 사이 그 고가도로는 밤이 되면 오가는 사람도 없이 으슥해 지는 곳이라 아버지는 이 청년도 무서워 탔나보다 하고 말을 몇 마디 걸었답니다.
"날씨가 춥죠?"
"……."
"늦은 시간까지 고생하네요."
"……."
"집에 들어가면 따뜻한 물에 씻고 한숨 자고 개운하게 일어나요."
"……."
"우리 집에서도 청년만한 아들이 하나 있는데……."
그때였습니다.
청년은 갑자기 차를 세워달라고 했답니다.
아버지는 평소 저와 제 오빠에게 하던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갑자기 차를 세워달라고 해서 당황하셨답니다. 여기서 내려서 걸어갈 거냐고, 차비가 없으면 같은 방향이니 아래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청년은 이 고가도로에서 만나기로 한 사람이 있다고, 바로 내려야 한다고 했답니다.
걱정이 된 아버지는 차를 세워놓고 그럼 그 사람이 올 때까지 조금 기다려 주겠다고 하자, 청년은 반대로 당황한 채로 반대 차선으로 뛰어갔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그 청년이 금방 친구를 만나겠거니 하고 곧장 집으로 오셨는데, 차 뒷정리를 하다가 이상한 물건을 하나 발견하셨습니다.
……잭나이프. 칼날이 무척이나 뾰족한 잭나이프였습니다.
평소 핸드폰이나 지갑을 흘리는 손님이 많아 손님을 내리고 나면 뒷좌석을 늘 돌아보는데, 그날 돌아보지 않고 온 손님은 마지막의 그 청년이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 이야기를 꺼내면 밤에 운전하기 좀 무섭다는 저희 아버지.
저라도 그럴 텐데, 저희 어머니께선 그 잭나이프로 종종 과일을 깎아주시는 듯합니다.
[투고] 마왕펭귄님
nemoru
독도지키는유령
저는 우럭비늘로 깎음 ㅋ
꾸와왕
☆내게모기지론★
네 다리는 내 다리 내 다리는 내 다리(니꺼내꺼 내꺼내꺼)
erniea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
rakh
별의조각
반야
+ 살벌하신 어머니=_=
묘월
감동적 ㅜㅜ
개과천선 했으면 좋겠습니다.
feveriot
친절하게 살면 역시 위험도 달아나는군요.
플라네테스
이래서 죽이지 않은건가..
ReKHaN
그런데
차 뒷정리를 하는 이상한 물건을 하나 발견하셨습니다. 보다는
차 뒷정리를 하는데 이상한 물건을 하나 발견하셨습니다.
가 낫지 않을까요??
ReKHaN
손님을 안태우고 바로 집으로 가야겠단 생각으로 집 방향으로 운전하셨답니다.
보다는 손님을 태우지 말고 나 손님을 태우지 않고가
나은거 같아요 (순전히 제생각)
왠지 '안태우고' 하면 불에 안 태우고 이런거 같아서-_-;;
더링
급하게 올리다보니 미쳐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옥주
그래도 역시 목숨 건진게 가장 값지죠.
어쨌든 어머님의 담력이 짱이네요..;;
허허
햄짱
하운
ps. 10등 대에는 들지도....
피리소리
힘들어도 나쁜생각은 가지지 말고, 칼 가지고 있으면 부모님께 과일이나 깎아줘요.
햄짱
ㅇㅇ
A2
시몬
그건그렇고 맨마지막 대박이네요. 잭나이프로 과일을 깎으시다니...
은향
그 고가대교 저희집 옆에 있삼..
ㅋㅋㅋㅋㅋ... 그런일이있었군효..
새벽길은 조심해야되요 세상이 무서워서..
글두 다행이시다..
큰 일 당할수도 있었던 상황인데..
누굴까
졸린곰돌
보단
이제 손님을 태우지 않고 바로 가야겠단 이 맞지 않을까요 ㅠ
더링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jealousjh
자기 남편 택시탄거 알고서 내린거 같은데.
아빠는 그거랑 똑같은 칼을 쓰는 자기 아내를 본거고.
그래서 무서운거 아닌가요?
로리`
아버지가 그 칼을 집에 들고 가셨고,
어머니는 그 칼로 가끔 과일을 깍으신다는 이야긴데요;;
크로
햄짱
미야비
rebirth~
대구에선 마약 전과자가 출소하자마자 또 마약에 취해 돈을 강탈하려고 택시를 타고 외진곳으로 가자고 해놓고는 차안에서 목을 찔러죽이는 사건이 몇년전에 있었답니다. 그날 저녁 뉴스에서 차유리가 피범벅이 된 택시를 보여주는데.. 아.. 진짜 가슴 아팠습니다.
한집의 가장을 졸지에 잃은 남은 가족들은 얼마나 망연자실했겠어요?
남한테 해꼬지하고 살지 말아야할텐데.. 에효..
음냐..
살벌하구만..
밤이면밤마다~
djinn
기기묘묘
그 청년도 나름 회개했단 의미겠죠??
seimei
그나저나 뒤에 반전이 ㅋㅋㅋㅋ
멋지네요, 어머님
Cramy
태도유저
마왕펭귄
요새 들어서는 아버지는 술 취한 승객이 제일 무섭다고 하시네요 ㅡ,.ㅡ;;;
도시 괴담들 보면 택시기사가 범인인 내용이 꽤 많은데
택시기사들 사이에서는 그와 반대로 승객이 한순간에 범죄자가 되는
흉흉한 소문이 꽤나 많이 돌아다닙니다 'ㅅ'
그런걸 보면 차라리 귀신이 낫지, 사람이 제일 무서운거 같네요 O<-<
유리
그나저나 정말 사람이 가장 무섭습니다..ㅎㄷㄷ
나
친구 만나러 신정네거리로 자주 놀러감
근데 올때는 차 끊길때까지 놀다가 오기 때문에 까치산역쪽으로 걸어서 오는데
그 고가도로 아무리 봐도 별로 안무서운데-_-;;;
으쓱한곳도 아니고
재회
절대 으슥한곳이 아닌데 말이죠 -_-;;
나
사람이 엄청 많기 때문에;
소녀오알
요금 안 냈어.
태도유저
봉고레
P.M
실수로 칼을 나두고 간건아닌지?.........
히냐미루
앗차!깜박했어!
햄짱
유메
일어나는 실회괴담이 종종 올라오네요
저곳은 내가 걷던 곳이잖아... 라고 생각하면서
글을 읽으니까 참...
ㄷㄷ...
밤잠기???
...
햄짱
검은유령
라라라
feveriot
공황에서 나가자마자 택시를 탔는데
당황스럽게 뒷좌석을 엄청나게 침해하면서까지
커다란 방탄막이 쳐져있어서 놀랐었죠.
우리나라도 조만간 그렇게 될 날이 올 것 같네요.
택시기사가 저지르는 범죄도 무섭고
승객이 저지르는 범죄도 무섭습니다.
그치만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게 되버린
이 사회가 더 무섭군요.
요호
라오
아 진짜 불신을 조장하는 사회 정말 이뭥미입니까...
뜬금없지만 2범 이상은 종신형 때려야 한다고 생각이 드네요.
킁
의무화하면 요금인상이 불가피하고
자율화하면 실효성이 없고..
산소
네꼬히메
햄짱
그렇죠. 요샌 엉덩이가 생명입니다. (엥? 잇힝.)
현홍
고가도로는 또 어딘지 ㅡ.ㅡ;;;;;;;;
무튼 가까운대서 그런일이 잇엇다니 암울하네요 ㅎ;
네꼬히메
주인공의 어머님, 대단하셔요 ㅠ_ㅠ 어익후야!!
여왕님
가까운동네라서 더 무서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좋은아침
햄짱
마지막 줄은 뭐랄까...잇힝. =ㅂ=
흑흑
미국의 어떤 은행에 한 남자손님이 들어왔는데
은행원이 일어나서 아주 밝게웃으며
"손님.무엇을 도와드릴까요??^ㅇ^"
라고 했데요.
그러자 잠시 멈칫하던 은행강도는 그냥 은행을 나갔는데
알고보니 그사람이 은행강도였던....
덧글 두번째로 적어보네요 ㅇㅁㅇ;;
언어 1등급
오랜 입원과 수술로 가세는 기울어 버리고 빚은 쌓여만가고..
결국 아버지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청년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자신을 아들처럼 대해주시는 택시운전사 아저씨를 차마 해치지 못했던 것입니다.
ㅋㅋ
그 나이프가 말이죠
아마도 +7은 될듯 하니 비싸게 팔리지 않을까요?
숙련된 손놀림
첨음이얌 ...
잭나이프 ...
알게머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지모르게
무섭기보단 감동
컁
난 어머니가 더 무섭..;;
그림쟁이
피기걸
ㅇㅇ
빛돌이
요즘 택시들은 왜 이렇게 불 친절 한지요...
꿈나누미
그래도 마지막 양심은 있는 사람이였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알고보면
보살아들
얀
멋지네요, 어머님!!
알콜스펀지
헐
설마 아니겟지
혹시
지 아비 죽이는 사람 몇 없으니깐....
어머니
동네주민
조금 과장하신것 같네요
맘가는대로
앗..
승객
큰 맘먹고 엄마한테 줄라고 산건데....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ㅏ아아아앙...... 내칼 돌리도!!!!!
어둠미소녀모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