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371화 - 사라진 모녀

30년 지기 친구 N이 부산에서 택시를 몰 때 겪었던 일입니다.

택시는 2교대로, 그날은 야간근무였습니다. 기사 휴게실에서 낮잠을 자는 동안 아주 꿈자리가 뒤숭숭하여 그 날은 하루 쉬고 집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뒤숭숭한 정신을 다스리고 택시를 몰았습니다. 택시기사라는 직업 자체가 너무나 피곤한 직업이고 특히 야간운전은 밤눈이 어두운 N에게 있어서 고역이었습니다.

게다가 N은 괴담에 약했습니다. 야간조 선후배 기사들이 가끔 괴담 같은 것을 이야기하면 일단은 호기심으로 듣기도 했습니다.

태울 때는 아가씨였는데 내릴 때는 할머니더라. 12시 넘어서 뒷좌석에 타는 손님 중에는 룸미러로 보면 안 보이기도 하더라. 등등 믿거나 말거나 괴담들은 들을 땐 오싹 하고 재미있지만 그런 괴담이라도 듣고 하는 야간운전은 정말 생각하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그 날, N은 밝은 시내 유흥가 중심으로 돌았습니다. 야간 운전 중에 모르는 길로 가서 헤매다가 고생한 기억이 나서였습니다.

몇 차례 취객들을 실어 나르고 회사로 돌아가려는데 조금 한적한 길에서 모녀가 택시를 잡고 있었습니다.

물방울무늬의 원피스를 입은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인과 유치원생 같은 복장을 한 예닐곱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였습니다.

N은 마지막 손님이라 생각하고 일단 행선지를 물어보는데 모녀는 시외까지 간다고 하였다. 일단 그곳으로 가는 길은 훤히 알기에 모녀를 태웠습니다.

운전하는 동안 N이 가끔 룸미러로 힐끔 힐끔 쳐다보았지만 모녀는 뒷좌석에서 하나같이 창백한 표정으로, 어두워서 그런지 그날따라 얼굴이 무지 희미하게 보였답니다.

어눌한 말투의 여인이 세워 달라고 한 곳은 인적도 드문 길옆으로 몇 번와봐서 알지만 옆으로 빠져나가는 샛길도 없는 곳이었습니다.

"엄마, 여기가 할아버지 댁이야?"
"그래, 예진아"

생기라곤 전혀 없이 느껴지는 말투.

N은 의아해 하면서 그 길옆에 택시를 세우고 돈까지 계산하고 모녀가 내리는 것을 사이드미러로 보는데 그 모녀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기분이 이상하여 급히 내려서 사방을 둘러보니 모녀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길 옆은 어두컴컴한 숲인데다 오솔길도 없었습니다.

N은 소름이 돋으며 간신히 운전대를 잡고 회사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N은 택시를 그만 두었습니다.

후에 모녀가 사라진 그 길을 친구들이랑 지나갔는데 모녀가 사라진 지점에서 주위를 보니 길옆에 큰 무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투고] 법왕님
  1. 마루

    항상 잘읽고 갑니다^^
  2. 레몬잉

    저희 아버지도 택시를 하십니다!! +ㅁ+
    어느날은 아버지께 여쭤봤죠. '아빠는 택시하면서 무서운 일 겪은거 없어? 귀신같은거..' 귀신은 못봤는데, 무서운 경험은 한적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내용인 즉슨,
    여느날처럼 밤늦게까지 일을 하시던 아버지는, 한 남자손님을 태우게 되셨다고 합니다.
    목적지까지 태워다 드리고, 다음 손님을 태웠는데,
    다음 손님이 타자마자 하는말이
    '아저씨, 왜 이곳에 칼을 두고 다니세요?'

    뒤돌아보니 아까 그 남자손님이 앉았던 자리에
    30cm정도 되는 (손잡이 포함) 커다란 칼이 놓여 있었다고 합니다.
    1. feveriot

      이야기보다는 이 리플이 더 무섭군요







      물론 그 남자손님은 집에 가서...

      아내에게 구박당했겠죠.
    2. 햄짱

      ㅋㅋㅋㅋㅋㅋ
      "당신, 힘들게 멀리까지가 가서 사오라고 한 그 좋은 칼을 택시에 두고 내렸단 말야?! (버럭!)"
      ㅋㅋㅋㅋㅋㅋㅋ
  3. 이사야

    잘 읽고 갑니다^^
    레몬잉님 이야기다 더무서웠다는...^^;;
    살벌하네요~
  4. 이딛리

    몇차례 취객들을 싫어나르고 -> 실어나르고 . .
  5. 미스터리

    음 이래서 택시기사는 피곤하군요,...
  6. 딸기

    어훔;;30센치 칼이라니..ㄷㄷ 뭔짓을 할라고했을까요 섬찟;
    1. 사랑에지친소녀

      제생각에는아내선물로줄것같군여..아내가요리사라면가능한이야기일것아요(물론제개인적인생각입니다)
  7. 괴기대작전

    택시일을 한다는것은...꽤 무섭군요ㅠㅠ
  8. 그와여명을함께

    떠헛.. 그럼 그날 그모녀 손님이 지불한 돈은 확실히 실제 돈이였을까요?

    덧붙여 궁금해져서요.. ^^
    잘읽고 갑니다. 더링님, 모든 분들 행복한 오후 되세요
  9. 컨버스매니아

    저희 이모부님이 택시기사 일을 하셨었는데 어떤 젋은 커플이 타서 실실웃으면서 아무대나 가세요 라고말하고 뒷자석에서 키스하고 별짓다해서 이모부께서 내리라고 하니깐 욕하면서 돈도안내고 내렸데요....ㅡㅡ
    1. 비빛

      그럴땐 사람많은 광장으로..<-
    2. 음..

      그럴땐 그저 시외를 뺑뺑 돌며 무료관람을....
    3. 햄짱

      그렇죠.ㅋㅋㅋㅋㅋ 시속 10으로 놓고 천천히 광장을 서행하면서...ㅋㅋㅋㅋ 불도 좀 환하게 켜 놓으시고...ㅋㅋㅋㅋ
  10. 미나즈키

    문제는 그 모녀가 '택시비를 줬다'는 것...
    어떻게 받은 걸까요;;
  11. 기기묘묘

    옛날 이야기류를 보면 귀신이나 영적존재가 준 돈은 지전(저승갈 때 노잣돈하라고 고인에게 바치는 종이로 만든 가짜돈) 이나 나뭇잎이 대세였는데..정말 어떤돈인지 궁금하네요..
    1. 음..

      그쵸! 저도 나뭇잎 생각을..ㅎㅎ
      너구리가 쓰는 나뭇잎돈...ㅋㅋ
  12. 雲夢☆

    이런 글 읽으면.
    전 밤 늦게 혼자 타는 택시가 무섭고,
    택시 하저씨는 내가 무서울라나.;;;ㅋ
  13. ㅎㄷㄷ...

    A: 택시운전사는 정말 위험한 직업이네.
    B: 왜?
    A: 어쩌면 뒤에 루갈이 타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루갈이 타고 있으면
    나는... 나는... 어쩌면 좋은거야?
    B: 그냥 운전할 뿐이잖아.
  14. 멍귤

    그래도.......

    요금을 계산한걸로 보아

    개념있는 분이시군요ㅇㅇ
  15. 으하하

    아마 그 모녀는 호그와트로.....
  16. 모리스

    섬뜩하네요..
    저희 외할아버지 무덤가가 생각나요..
    그런길.
    조수석을 이용해야..;;
  17. 근데 귀신이 뭣하러 택시를 탄대요?

    참..돈 무서운줄 모르는 귀신이군하.
  18. BLACK&WHITE

    30cm칼이라... 아마도 그 남자는 조폭인듯?
  19. 햄짱

    ... 승천 좀 하십시오, 세 분 다.-_-;
  20. lse

    택시탄거 보니 다리 아팠나보네....
  21. osimpleo

    어디 인지는 모르겠으나 제 후배가 택시에 칼을 놓고 내렸던 기억이 나네요~!
    직업이 조리사인지라 칼을 가지고 다닐때도 있어요~!
  22. 유니콘

    흠..말이 어눌한 거는..좀 귀신들 그렇지 않나요?
    귀신생활 오래 하면 몸 쓰는 방법을 많 이 잊는다고 하던데
  23. 법왕

    아.... 제 아이디어가 리플이 이렇게 많다니 ^^
    기분이좋내요
  24. 체리나

    헉..........와전놀랐네... 내 이름이 예진인데....ㅎㄷㄷ;;;
  25. 보살아들

    잡귀의 짓이네요.... 차안에.. 염주나... 부적..달마그림.. 달아두면 좋은데..ㅎ.. 먼저 택시탈분이 이상한 낌새를 느끼신다면 그냥 태우지마세요...잡귀입니다.... ㅎ
  26. zz

    재미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