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370화 - 경사로를 기는 소녀

저희 학교에는 군자관이라고 오래된 건물이 있습니다. 지금 이 건물은 계속된 증개축으로 인해 모양이 많이 변했지만 제가 입학한 98년 당시에는 건물 가운데 정원이 있는 'ㅁ'자 모양에 계단과 더불어 경사로가 있는 건물이었습니다. 지금 할 이야기는 바로 이 경사로에 얽힌 이야기 입니다.

90년대 당시 군자관에서는 인문대 수업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인문대 학생 중에 발작을 일으키는 여학생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여학생은 발작하면 소리를 지르며 복도를 뛰어다녔는 데, 워낙 자주 발작을 일으키는데다가 나둬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정상으로 돌아오기에 대다수의 학생들은 그 여학생이 소리를 지르고 뛰어다녀도 무관심하게 '저 미친*, 또 지*이야' 정도의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시험을 앞 둔 어느 날 밤에 몇몇 학생들이 군자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데, 그 여학생이 발작을 일으켜 소리 지르며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공부하던 학생들은 짜증이 났지만 그냥 공부를 했고, 어느 순간 갑자기 조용해지기에 별 생각 없이 공부를 계속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날 새벽, 순찰을 돌던 수위 아저씨는 군자관 2층과 3층 사이의 경사로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그 여학생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발견 당시에 이미 죽어 있었지만 몸은 따뜻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조사에 따르면 그 여학생이 3층 복도에서 발작을 일으켜 뛰어 다니던 중에 경사로 근처에서 1층 시멘트 바닥으로 떨어져 중상을 입고 피를 흘리며 경사로를 기어 올라가던 중에 2층과 3층 사이에서 사망했다는 것입니다. (실족인지 투신인지는 불명확하지만 실족으로 인한 사고이고 3층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에게 도움을 구하기 위해 경사로를 기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학생이 죽음이 잊혀진 1년 후의 어느 날에 밤늦게까지 군자관 1층에서 작업하던 어떤 여학생이 화장실(여자화장실은 경사로 바로 옆에 있었습니다.)을 가던 중에 어둡고 후미진 경사로를 기어 올라가는 여자를 보고 비명과 함께 기절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그 여학생은 자신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사람들에게 긴 머리를 하고 경사로를 아주 느리게 기어올라 가는 사람형태의 무엇을 봤다고 말했답니다.

그 후, 밤에는 아무도 혼자 그 경사로에는 다가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 이후에는 저도 야간에는 되도록이면 경사로를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투고] 불온님
  1. 이사야

    오~ 일등~~ 이시간에~~
  2. 지후니

    좀 안타깝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네요.
    군자관이란 명칭을 쓰는 걸 보고 성*관대인가했더니 아니군요;ㅎ
    어쨋든 안타깝네요..흠...
    편히 갔으면 좋을텐데..이런 사연보면 사고난 지점에서 제사라도 지내줘야할거같다는 생각이 든다는...흠..
    1. Adu

      그러게요...
      근데... 밤에 피를 흘리며 기어 올라간다고 생각해보면... 무섭군요.. 그리고 거기에다 그 귀신과 눈이 마주쳤다면요....? ... 생각만으로도 무섭군..;
  3. 우왕

    무섭네요.
    그리고 불쌍하기도함....
  4. 류자키

    의외로 직접 경험담은 아니었군요?
  5. 펭귄의전설

    안타까우면서도 그 기어가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다고 생각하니 오싹하네요;;
    근데 더링님 [경사로를 아주 느리게 기어올라 (가는) 사람형태의 무엇]
    '가는'이 빠졌어요
  6. 키나

    저기 세종대아닌가요? 제가 90년대 후반에 군자관 4층에서 전공수업받았었는데. 그게 ㅁ자 건물이고 경사로도 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지금이야 어떤지 모르겠지만..
  7. 졸린곰돌

    몬가 씁쓸하네요..
    단 한명만 그날 관심만 가져줬어도 혹시 그 여학생이 살지 않았을가요 ㅠ
    아니면 그 여학생의 친한 친구라도 있었으면 ㅠㅠ
  8. 심알잇다

    세종대에 군자관있는데..
  9. 콩크래퓨

    요즘 글을 자주자주 업뎃하셔서 기분이좋습니다
  10. seimei

    불쌍하다..;;근데 경사로를 피흘리면서 기어가는 여자를 목격했을 사람들도 오싹..
  11. 그와여명을함께

    자주 자주 업뎃되서 너무 좋습니다.. 로또 긁어 당첨 된 기분욤 ^^ 잘 보고 갑니다.. 내용은 조금 슬프네요..
  12. 아랑

    ㅅㅈ대 아닌가요?...
    저희집 바로 앞에 있는 학교..
  13. 느림보

    더링님~ 본문 일곱번째 줄에서
    '나둬도' -> '놔둬도' 가 아닐까 합니다.
    태클 죄송합니다^^;
  14. razell

    헉........ 그 기어가는 모습이 상상이 되는걸요..오랜만에 ; 학;ㅁ; 분위기가;ㅁ;
  15. 세나

    어머...... 학교괴담은 역시 오싹해요;;;;
  16. 윈드토커

    불쌍한데요...
    죽어서도 도와달라고 슬슬 기어올라가는게..
    오싹하면서도 측은하네요..
  17. 비묘

    헉.... 읽다가 저도 모르게 상상해버렸어요...
    정말 불쌍하기도 하고 무섭네요... ㅠㅠ
  18. 백묘

    죽어가던 그 여학생이 얼마나 마음 속으로 3층 학생들을 원망하고, 도움을 바라다가 죽었을까요...불쌍하고 안타깝습니다.ㅠ.ㅠ
    하지만..............머리를 늘어뜨린채 기어가는 여학생의 모습을 상상하다가 웃어버린 저는 악마인 걸까요....-_-;;;
  19. 쏘녀

    매번 눈팅하다 이제글올려요;;
    전 왜 그소녀를 상상하게 될까요..
  20. 궁극미색

    으...ㅠㅠ 전 영화에서도 기어가는 귀신이 가장 무섭답니다...
  21. 헛!

    무섭군요... 세종대학생인데...

    다행인점은 전 공대라 군자관 갈일이 거의 없다는거
    1. 파나류

      뻘플이지만,
      님이 쓰신 이 리플을
      "다행인점은 전 공자라 군대 갈일이 거의 없다는거"
      라고 읽었어요.....
      -.,-......
      죄송여.....
  22. 사춘기 소년

    후후후후후후. 얼마전에 티스토리 가입하고 이곳은 처음인데요, 묘하게 반갑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자주 올게요. 무서운 것 보다는 사람들이 무서워 하는 분위기 넘흐 좋아합니다. ^^
  23. 바나나킥

    아 슬퍼요 ㅠㅠ
  24. ㅠㅠ

    정말 슬프네요..
    이상하게 애기 낳고 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니 기어다니는 귀신이 귀신나이론 어린아기라 그런게 아닐까 라는 엉뚱한 생각을 해요.
  25. 호호호

    이거 세종대 맞아유
  26. 학생

    헝 요 근래 본것 중에 제일 무서운것 같아요-
  27. 사회대

    헉 전 사회대라 군자관 거의 매일 가는데요...
    이런 무서운 이야기가 있을줄이야
  28. 우리학교다!!!!!!! 군자관이면;; 저희 과실이 있는 곳인데 저도 이런 경험 있어요.. 과실에서 의자가 저절로 움직이고 마우스 소리가 계속 나서 누가 있는 줄 알았는데 아무도 없었다는.. 그 후로 절대 새벽에 혼자 작업 안 했답니다... 진짜 후덜덜.. 짱무서워요 ㅠㅠㅠㅠㅠㅠㅠ
  29. gg

    저두 이 학교 출신입니다. 군자관 귀신이야기는 굉장히 유명했었죠. 과실이 군자관에 있었던지라 저를 포함한 동기들도 꽤나 많이 목격했었습니다.(본문의 내용뿐만 아니라 다른 자살한남학우도 있어요.)지금은 많이 증축해서 계속 있는지 모르겠네요.
  30. 후덜덜..

    저도 눈팅만 하다가 오늘에서야 리플 달아봅니다...ㅎㅎㅎ
    이거 이거 진짜 무섭네요......
    아... 참고로 전 가장 무서웠던 이야기가 그 머였지? ㅡㅡ;;;
    중간 내용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마지막 大압권....
    머리만 있는 귀신이 학교 복도 창문을 이빨로 긁으면서 두 아이를 쫓아온다는... 그 이야기..였던걸로..... 생각만 해도 오싹...ㅎ 다시 찾아서 읽고 싶어도...무서워서..ㅎㅎㅎ
    1. 랏샤

      창문을 이빨로 긁다니.....
      엄청난 길이의 이빨인건가요? ㄱ-

      아, 왠지 상상해버렸다.
  31. 모리스

    경사로;;
    그 여학생은 발작을 왜 일으켰을까요?
    병명이 무언지..
  32. 이카루스

    상당히 무섭네요 ㅎㅎ;;
  33. 해군394기

    글쎄 전 그곳에서 밤 늦게까지 (12시넘게)혼자서 배달하고 그릇 찾고 해도 귀신은 못봤는데...
    군자관이라 흠!!강의실 찾는데 고생은 좀 했죠.학생들 없는 주말에는 근데 좀 으스스하긴해요^^
  34. 달래

    지금 그 ㅁ자 정원에는 얼마전에 누군가가 버리고간 식탐토끼 두마리가 살고있습니다.
  35. 햄짱

    아무도 도와주러 오지 않아서 원한이 깊으셨던 모양이에요...쯧쯧...
  36. 망망쓰

    흠; 오래전 이야기라서 그런지
    제가 들었던 이야기랑은 쬐끔 다르네요 ㅎㅎ
    오리지날 버젼을 여기서 보는군요 후덜덜;;;
  37. *이치

    여긴 진짜 귀신이 나오는 곳이군
    대부분은 착시로 귀신을 본겁니다.
    여러 사람이 봣다는 곳은 과학적으로 지자기가 강한곳이라고 입증됐습니다.
    그래서 착각현상이 일어나는 거랍니다.
  38. 옛날건물은 다 그런가봐요??
    우리학교도 일제시대 지어진 건물인데 ㅁ자 모양이에요!
  39. 우산

    헉 우리학교.. 게다가 우리 과실이 있는 건물 군자관... ㅠㅠ
    저 작업하느라 거기서 맨날 사는데 이런 몰랐던 괴담덕분에 ㅎㄷㄷㄷㄷㄷㄷㄷ
  40. JMJ

    지금 세종대학생인데 경사로는 없어진건가요? 군자관5층에서 영어수업을 듣는데 본적이없네요. 제가 잘 돌아다니지 않아서 그런데 찾아보면 있을까요? 계단만 봐서 ㅠㅠ
    1. 블랙홀군

      1층 화장실 근처에 경사로가 있었다...... 혹시 엘리베이터나 그쪽에 있는 계단이 아닐까요? 여자화장실이 1층 엘리베이터 근처에 있습니다. (영어수업이 5층이라 자주 이용)
  41. ㄱ-

    우리과건물..간간히 귀신봤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이런 구체적인 배경이 있었넹...
  42. 뭐지?

    그 여학생 바지를 입었는지 치마를 입었는지 몰라도 오줌쌌겠네... 학교내 소문나면 쪽팔릴텐데...
  43. 아햏햏

    발작은 역시 진동이야 (?)
  44. 달빛천사

    저는 대학교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암튼 무섭습니다...
  45. 가희

    경사로 궁금하네요
    저도 군자관 자주 가는데, 지금은 계단이 되었다니 못본게 당연하지만 ㅋㅋ;
    어디쯔음이였나 궁금하네요
  46. 세종94

    군자관~! 군자관에서 수업받으면서 별일 다겪었었는데말이죵 ㅋㅋ
  47. ㅇㄹㅇㄹㅇ

    어는 마을에 토끼가 2마리있었습니다 그 토끼 2마리는 부부였어요 근데 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하셨습니다 범인은 클 동그라미에 작은동그라미 작은동그라미에 에쓰를 그어났어요 그 그림의뜻은 차안에 사람이 없다는것입니다
  48. 유니콘

    귀신이 속이 많이 상한가봐요
    힝..아무도 안 도와줬어!!
  49. 대박

    그럭저럭~~~
  50. 보살아들

    그 여자가 죽은장소에 원한을 풀어줘야 될거같네요......
  51. Mikhaila

    우리 교회 교사 중 한명이 그 대학교 다닌다는데 ....
  52. 깜냥

    제일 무서운건
    ..
    강의를 하는 시간은 보통 ~5시까지도 할 거 아닙니까.
    그런데
    새벽에 발견된 시체가 따뜻하다는 것.....
    오싹하군요...
  53. 하...그래도

    쩝... 혹시나 그 여자분 귀신을 보신다면... 3층으로 데려다..드리는것도...
  54. ;;;;

    ...;; 세종대면 어린이대공원 근처 거기 아녜요?
    우리집이 사가정역이라서 지하철타고 5분인데..
    거기다가 98년도면 나 태어났을때..
    뭔가 불쾌하쿤 괜히 내가 예민반응하는거길 바랍니다...
  55. 00

    당연히 투신일 리는 없고 실족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