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363화 - 공중변소

제가 부산 **대학교 다닐 적에 겪은 일입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당시에는 동네마다 공중변소가 있었습니다.
당시 공중변소는 요새 공중화장실이 아닌, 말 그대로 변소(便所)여서 위생이 상당히 열악했습니다. 소변기도 없이 벽에다 소변을 누면 그대로 흘러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변소의 벽은 암모니아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더 심한 건 대변을 볼 때였습니다. 앞뒤로 다섯 칸 씩 다닥다닥 붙은 뒷간의 똥통은 깊이도 파서 그 안에는 인분을 주식으로 살아가는 쥐들이 돌아다녔기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었습니다.

천장에는 시커먼 왕거미집이 너덜너덜하게 있어 상당히 보기 안 좋습니다. 문짝도 다 떨어져나간 상태고 똥통의 발받침은 나무로 만들어져 밟을 때마다 삐걱거립니다. 밤에 오면 천장에는 일반 백열등도 아닌 저가용 소형 백열등이 희미하게 깜박거립니다. 그나마 그거라도 꺼지기 일수라 밤에는 초를 키고 대변을 봐야 합니다.

그 날 밤 선배들이랑 삼겹살과 소주를 거나하게 먹고 87번 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집은 범천동 87번 버스 종점 근처이어서 두어 정거장만 더 가면 되는데, 갑자기 범일6동의 산동네를 지날 때 배에서 신호가 오는 것입니다. 간만에 삼겹살을 먹어서 배탈이 난겁니다.

급했습니다. 배에선 천둥소리가 들려오고 뺨에는 식은땀이 주르륵 흐르는 것이 도저히 참을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버스가 정류장에 서자마자 서둘러 변소를 찾아 갔습니다. 근처 지리는 다 꿰고 있기에 공중변소가 아직 있기를 바라며 달렸습니다. 역시 허름한 공중변소는 그대로 있었습니다.

깜깜한 밤 희미한 조명에 의존하여 급한 대로 볼일을 보고 있는데, 한여름인데도 스산하게 추위가 느껴지는 것입니다.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그래도 애써 무시하고 볼일을 다 보고 옷을 여미며 일어서는데 순간 뒷머리가 좍 일어섰습니다.

누군가 나를 지켜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느낌이 오는 대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리고…….

전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영화를 보면 사람들이 귀신을 보는 순간 비명을 지릅니다. 그거 다 거짓말입니다. 귀신을 보면 독사 앞의 개구리처럼 얼어붙어 꼼짝 못합니다. 전 숨이 컥 막히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돋아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변소 천장의 거미줄이 가득한 구석에는 영감이 쭈그리고 저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쭈글쭈글하며 노란 피부, 움푹 꺼져서 보이지도 않는 눈, 귀신이면서 누런 삼베상목을 입고 망건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 영감은 나를 한참 바라보다 검은 콩 같은 치아가 두 개 박힌 입을 천천히 열면서 뭔가 말하려는 것 같았는데, 점점 흐릿해지며 사라졌습니다.

영감이 사라지자 하마터면 맥이 빠져 똥통에 빠질 뻔 했습니다. 다리에 힘이 빠져 집으로 걸어오는 내내 몇 번이나 휘청댄 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 날의 경험은 무섭다가 보다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투고] 법왕님
  1. 무섭다

    ㄷㄷㄷ
    1. 우와..

      이글은.. 똥통에 빠질뻔했다는것에 집중..
      ㄷㄷ..
    2. 할멈

      할아범 그때 어디갓나했는데,.... 그놈의 치매를 좀 없애던가해야지.... 왜 화장실에 숨어있는겨?...
    3. 할매

      할멈이랑 숨박꼭질중이라 그말할라햇던게 나여깃다고말하지마일수도..그리고 ㅋ 없어진건 똥통에빠지신거..;; 하하
    4. 할멈

      할아범 똥통에 빠지셨구만
      어이구 냄새하고 꼬라지 참...
      날래 씻어야지 시방 뭐하는 겨
      날래 씻지 못혀???
    5. 할배

      나는 할멈이 없는데?
    6. 아..

      비명 지르는 건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듯한데요 ㅋㅋ
      제가 중학교때 창문과 침대 틈 사이에서 자고있었는데..(제가 구석탱이를 좋아해서..) 그때 엄마가 날 깨워서 제대로 자게할려고 엉금엉금 기워왔는데 하필 그때 내가 깨서 그걸보고 귀신인줄알고 비명을 아주 크게 질렀다는.. 영화에서 나오는 것보다 더크게여ㅋㅋ
  2. 니요나

    역시 괴담하면 화장실이죠...ㅠㅠㅠ
    1. 저링

      화장실귀신목격자:똥싸는데 나와서 ㅜㅜ 정말기분나빠요
      화장실귀신:그냥 좀 지나가는데 똥냄새 쩌름 ㅜㅜ
      [화장실괴담의 폐해]
  3. 법왕

    체택에 힘입어 군대실화 하나 투고하죠 ㅋㅋㅋ
  4. neko

    컥...누런 상복이 더 사실적...
  5. 노래하는풍경

    소리 지를...용기도 안나죠...
  6. 흠그게사실이라면좀...

    지금까지 중에서는 조금 약한듯...
    그나저나 부산이라니 반갑네요 ㅎㅎ
  7. FeelBlue

    빨간휴지 줄까..파란휴지 줄까..??-ㅁ-;;
  8. 푸른수염

    만일..여자분이었다면.. 저 할아버지 변태?
  9. 메이지

    사람이 정말 놀라면.. 억 소리도 안나죠..-_-;
    그 심정 이해합니다..
    영화에서 소리 꽥꽥 지르는 건 다 거짓말이에요..-_-
    1. 소이

      거짓말이 아닙니다. 어느정도의 고수들은 순간의 기합(사자후)를 터뜨려 요물을 퇴치합니다. 다만 그 형태가 조금 변해 비명처럼 들리는거죠. 현제 이 기공은 샤우팅창법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10. 부기팝

    아 나 성북고개 살았었는데 가깝다...
    초6때 연산동으로 이사갔는데 전학은 안가서
    86, 87타고 등하교 했었는데...
    1. 고고

      우와 저는 망미동 살았어요ㅋ
      지금은 서울에서 자취하고 있지만ㅠ
  11. 깐돌이

    냄새가 나는것 같아요~ 으히;
  12. evil999

    삼겹살먹고 응가하면 냄새 죽이는데...
    혹 할범귀신이 말씀하신것이..이녀석아 냄새나..아닐까여
    옛날 우리집은 공동묘지옆이었는데 아마 묘가 6개정도 있얼을꺼에여
    우리집옆쪽 3개그위 2개
    화장실도 푸세식이고..어릴때는 가기 싫었는데 국민학교 들어가니깐..
    뭐 밤에도 가는건 문제 없드라구요..겁을 상실했지요..
    근데 전 한번도 귀신을 못봤을까요..ㅠ.ㅠ 공동묘지 주변이 언니랑 저랑 놀이터 였는데..ㅋㅋㅋ 근데 귀신이 없다고는 믿지 안아여..가끔 개들이 아무도없는곳을 보고 짓는걸 본적이 있거든여...것도 마니...
  13. 괴기대작전

    밤에 화장실은 되게 무섭다는=_=;;;;
  14. 기기묘묘

    귀신보고 소리지를 수 있습니다. 뛸 수도 있고요...단지 개인차입니다. 굳어서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대수롭지 않게 느끼는 사람도 있고 쏜살같이 달리며 소리지르는 사람도 있는겁니다..
  15. 붕붕

    그 할배귀신도 무섭지만 만일 그 똥통에 빠졌다면...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그게 더무섭....
  16. 2JH

    처음 써보는 댓글이네요...
    왠지 상상하니까 소름이 쫘악...ㅜㅜ!
  17. seimei

    이상한 곳에 계시는 영감님...
    다른 곳도 많은데 하필 화장실서;;;;
  18. 프쉬케♥

    야밤에 혼자 화장실 깡다구가 있다니.. 멋진데?
  19. 소녀오알

    김영감님 또 가셨네 아무리 급해도 줄을 서야죠
    한줄서기 운동도 모르시나 ㅠㅠ
  20. 룩룩룩셈부르크

    와, 묘사가 정말 사실적입니다.. 보고 저도 뒷끝이 쭈뼛;;
  21. 세나

    밤의 화장실은 정말 무섭죠..... 그나마도 영감님 귀신이었다는게;; (왠지 처녀귀신이었으면 더 무서웠을 것 같아서)
  22. 아 ... 저 관련태그보고 화장실괴담 많이봤는데 이제 화장실 무서워서 못 가겠네요 ㅠㅠ
  23. 법왕

    한 가지 덧 붙이자면 밤에 화장실 가는 것
    배탈이나 등등 급해보세요.
    딴 생각 하나도 안납니다.
    두려움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24. 류자키

    혹시 너무나 급한 나머지,

    본래 용변 보던 사람 밀치고 들어가신거 아녜요? ㅋ

    저리비켜..-┌ 불쌍해라..
  25. TR

    예전에 집에서 불 끄고 혼자 컴퓨터 할 때,부엌쪽에서 왠 사람 머리가
    둥둥 떠 있는 걸 보고 온몸이 굳어버렸던 적이 있었는데,자동차 불빛이 널어놓은 빨래를 비춘 거였더군요..^^;
    정말 뱀 앞의 개구리라는 표현이 적절한 듯.손끝하나 움직일 수 없죠ㄷㄷㄷ
    묘사가 세세해서 더 리얼하고 공포스럽네요.;
  26. 예로부터

    고향무정이란 말이 있죠.
    고기를 먹고 볼일을 보면 그
    향이
    무지하게
    정떨어진다고...

    하도 냄새가 심해 도대체 어떤 x인지 궁금해서 들여다본거라 생각합니다.
  27. 금붕어

    허겅 저 부산에사는데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넘무서워요ㅜㅜ
    그 할아버지가 뭘 말씀하려고 하셨는지가 궁금한 저.
  28. 좀비비추



    화장실 천장에 붙어있는거라면....
  29. 현2

    우왕재밋어요ㅠ_ㅠ저라면정말무서웠을꺼같아여...........^^;
  30. Archer

    지금까지 그래왔지만 , 앞으로도 공중화장실 사용할일이없기를 . . .
  31. 유찡

    똥통에 빠질뻔 했다는 데서 피식......죄송합니다 ㅠㅠㅠㅠㅠ
  32. 팬텀스티드

    ...근데 왜 할아버지가 변소에 있는....? 그 할아버지 참 갈곳도 없구나.
  33. razell

    와아.. 오랜만에.. 징쨔 서늘한 괴담;ㅁ;ㅁ; 헉헉
  34. 법왕

    솔직히 공중변소 이야기는 내용 없는 시시한 것이고, 이 보다 더 신기하고 무서운 실화 세 편을 투고게시판에 올렸는데 체택이 될란가 모르겠네요.
  35. FeelBlue

    알림이 더 무섭...사다코가 보고있다니- _-
  36. 떼기

    역시 괴담은 화장실이군요.ㅎㅎㅎ"사다코....."양에게 수고많이 하라고 전해주세요.
  37. ReKHaN

    그 할아버지 사실 거미였으면....(거미의 인간화??)
    이라는 생각 했더니 더 섬뜩;;
  38. 바나나킥

    무서웠다가 ㅠㅠ 마직막에
    똥통에 빠질뻔했습니다 에 피식한분 손
  39. 雲夢☆

    이번 이야긴 귀여운 데요?ㅎ
    사다코의 할아 버진가.. 정말?ㅎ
  40. 카즈야카

    저도 이야기 근처의 모 초등학교쪽에 사는데...가깝군요..ㄷㄷ...
    예전에 할아버지께서(안창마을보다 한정거장에 사십니다)
    공중변소는 가지말라하셨는데...
    위생의 문제일까요.. 이야기처럼의 문제일까요...ㄷㄷ..;
  41. 햄짱

    정말, 흔히 귀신 봤다고 하면 화장실에서 자주 목격하는데, 뒷간엔 정말 비밀이 숨겨져 있나;
  42. 피자달여행

    ㅎㅎㅎ왜케웃기지 이거 코미디계시판인가 ㅋㅋㅋ
  43. 그런데..천장에는 어떻게 붙어있는건지 도저히 상상이 안간다는..;
  44. 코나쨩

    ㅠㅠㅠ 처음으로 글쓰는데 왜케 웃겨 이거ㅋㅋㅋㅋ 근데 솔직히 진짜 맞아요 귀신 보면 소리 못지르고 꼼짝 못함.... 내가 본건 귀신인지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귀신 못지 않게 무서웠던 그여자 ㄱ- 잊지 못해 내가 그눈빛을....
  45. p군

    그날, 근처에 장례식을 치르다가
    급해서 옆칸에서 일 보시던 할아버지일지도...

    아따, 언노마 X이 일케 구린거여~ 하시며
    화장실 벽 타고 넘어다 보신 거 아녜요? ㅎㅎ
  46. 유키나

    도저히 참을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였습니다..

    이 부분이 제일 무섭네요...

    참지 않았으면;; 그 버스안에 있는사람들은?

    즉사?? 냄새에 취해 죽지 않았을까요?
  47. 모리스

    제 고향이네요,,삼배옷에서 덜덜,,무섭습니다,,
  48. hoolahoop999

    스파이더 영감님???;;;
  49. 유니콘

    ㅋㅋ이거 영감님보다 처음에 막 왕거미집이 너덜너덜~똥발판이 막 후덜거린다 이 내용이 더 무서워요
  50. 동물사랑

    근데 천장구석에 쭈그리고 계셨다면 어떻게 계신건지....?

    거꾸로 메달려 쭈그리고 계신건가 아님 공중에 둥실 떠서....?

    갑자기 궁금해 지네요 ^^;
  51. 알고보면

    ㅋㅋ 눈앞에서 할아버지 본다고 생각하니 더웃기네
    이빨 다빠져서 말걸려하다니 ㅋㅋ
  52. 그랬구만?

    그랬구만? 저화장실간사람은 남자가아니고 여자임
    응큼한노인네같으니라고.
  53. 헐 우리동네 근처인듯 ㄷㄷㄷㄷ ㄷ ㄷ ㄷ
  54. 보살아들

    저도 이제 부산 **대학에 입학하는데 설마 영*대아닌가....ㅋ 농담...ㅎ
    제가 보기엔 잡귀가 아닌가 싶네요... 아무리 배아파도 그기에서 볼일을 보지마세요... 홀리겠네요.. 잘못하면... 아니면 몸에 부적이나...달마그림... 염주...같으것을 지니고 다녀보세요....
  55. 정말놀랐겠네

    웩... 토할뻔
  56. 귀가셋달린곤양이

    부산 87번 버스 종점에서 헉...
    전 어릴 때 그 반대편 종점 아미동 까치고개에 살았었더랬죠...
  57. 안뇽

    왠지 거짓느낌이...
  58. 작은반지

    범일6동이면.. 어렸을적 살았던 곳인데... ㄷㄷ 버스 종점 주변에 살았었죠.. 동네가 많이 노후화된 곳이라 제례식 화장실 및 판자촌도 많았구요.주변 산이 둘러싸고 있어서 밤에 돌아다니면 무서웠음다 ㅎㅎ
  59. ♥ 카라멜마끼아또♥

    아똥통에빠졋다고하니깐웃기다풉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