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14화 - 꿈

어느날, 저는 꿈을 꾸었습니다.



꿈에서 저는 어느 집의 하녀였습니다. 그래서 꿈속에서 엄청 고생하면서 일을 했습니다만, 그 집에는 잘생긴 도련님이 계셨습니다. 그 도련님께서 늘 고생하고 구박받는 저를 특별히 아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남몰래 일을 도와주시기도 하시고, 먹을 것도 주시며 보살펴 주셨습니다. 저는 그런 도련님이 너무나도 고마웠고, 그 도련님은 저에게 그냥 오라버니라고 부르라 하셨습니다. 옷차림을 보아하니 조선시대쯤 된 것 같았습니다.



다음날에도 꿈을 꾸었습니다.



꿈에서 저는 가난한 소작농이었는 데, 어제 꿈에서 본 오라버니가 오늘 꿈에서도 나타난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큰 성의 성주님이셨는데, 저에게 남들의 눈이 있으니 땅을 주지는 못하지만, 세금없이 땅을 부쳐먹으라고 하셨습니다. 그외에도 여러모로 신경을 써주셨죠.



다음날에도 저는 꿈을 꾸었습니다.



저는 이번엔 호프집에서 서빙을 하고 있었고, 그 분께서는 단골손님으로 나오셨습니다. 여느때의 꿈처럼 부자였던 모양인지, 주인 몰래 팁을 주시기도 하며, 보살펴 주셨습니다. 뭔가 바라는 게 있으셨나 라고 생각도 했었습니다만, 그분께선 뭔가 다른 것을 원하지는 않고, 단지 제가 잘 살고 있는가 보러 오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렇게 거의 일주일 내내, 그분은 다른 모습으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언제나 신분의 차이가 느껴지는 상황으로...(하지만 얼굴은 같았죠) 매일같이 그런 꿈이 반복되자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꿈이니 어찌할 도리도 없었죠.



그런 꿈이 반복되던 어느날.



저는 주유소에서 일하는 직원이었고, 그분은 빨간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는 멋진 청년이었습니다. 역시 여느때의 꿈처럼 그분께서는 저를 챙겨주셨답니다. 반복되는 꿈... 어째서 계속되는 걸까... 꿈속에서의 저도 그런 의문을 느낀 모양인지 그분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오빠. 어째서, 저에게 이렇게 늘 잘해주시는 거에요?"





그러자 그 분은 대답없이 살며시 미소만 지었습니다.



"여태껏 성함도 못 물어봤는데.. 성함 좀 알려주세요."



"...하연이"



"네? 하현이요?"



"아니, 하연. 박하연."






그렇게 이름을 듣자마자 저는 잠에서 깨고 말았습니다. 그날 아침, 아침을 먹다가 엄마께서 갑자기 멋적은 웃음을 웃으시며 말을 꺼내셨습니다.



"있잖아. 너 이제 다 컸으니까, 이야기해줘도 될 것 같아서 말하는 건데, 사실 우리 아빠 딸 아닐지 모른다. 나, 우리 아빠(저희 외할아버지)유학 간 새에 태어났는데, 그게 말야... 개월수가 이상해서... 우리 동네 아줌마들도 수근거렸었나봐. 뭐 하지만 지금 우리 아빠가 나를 제일 좋아하는거 너두 알지? 그래도 뭐 ...상관 없잖아?"



"그렇구나..."



"친아빠 일지도 모르는 사람의 이름은 박하연이야."





저는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엄마에게 말을 꺼냈습니다.



"엄마... 그분이 엄마 친 아빠 맞는 것 같아.. 그리고.. 돌아가셨나봐.. 그리고.. 가시는 길에 엄마를 보고 가셨나봐요..."



그리고는 일주일간의 꿈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 그제서야 왜 그분이 저에게 잘 해주셨는지, 그리고 왜 늘 신분의 차이가 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는 다시는 제 꿈에 나타나시지 않았습니다...



* 본 이야기에 등장한 "박하연"이라는 이름은 가명입니다.



투고: 익명의 손님
  1. 가야수련

    제목 안보고 올라왔다!! 싶어서 계속 읽었는데 실화군요.
    저런 경우가.. 이승의 사람들을 둘러보고 떠난다는 이야기는 역시 감동적이네요.
    물론 흔치 않은 케이스라 그런지 실화라니까 더 신기하지만..
  2. Felix

    멋진 이야기지만 꿈 에피소드들이 왜 하나같이 아니메틱할까......;
  3. 가야수련

    아니메틱....;;;; 어, 근데 투고가 **님 이었다가 익명의 손님으로 바꼈네요.
    그러고보니 1위도 내 차지인 것.. 히힛 //ㅁ// <- 너무 좋아하고 있음;;
  4. 예지맘

    신비한 이야기이군요^^ 지어낸 이야기 같은 분위기이지만^^;;(앗... 투고자님|..실례했어요~그만큼 신비하다는 뜻인데요...)
    그래도.. 그 꿈에 나오셨던 분께서는 젊은 모습으로 등장하셨네요^^
    가시는 길에 손녀도 한 번 보고 가고 싶으셨나봐요~
  5. Sensui

    정말 옴니버스 형식의 엄청난 꿈이군요.^^
  6. thering

    가야수련님| 소설처럼 느껴지지만, 실화라서 묘한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였습니다. ㅜ.ㅜ 그나저나 요새 순위권의 새로운 강자가 나타셨네요.^^;;

    Felix| 내 꿈들도 꽤 아니메틱한데... 크로마티고교같은 아니메라서 문제지만.;;

    예지맘님| 정말 &#34;기묘한 이야기&#34;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 Award를 한다면, 상당한 표를 받을 거라 예상됩니다.(해볼까나...)

    Sensui님| 스케일도 꽤 크고, 감동적인 좋은 이야기죠?^^ 투고자분도 이런 글들을 보시면서 흐뭇하실듯 합니다.
  7. Felix

    방금 떠올랐는데.... 역으로 생각하면 그분.. 꿈을 조작해서 자신이 투고자분을 도와주는 분위기의 내용만 꾸게 한거잖아.... -_-;;; 평범하게는 안되는거였나;
  8. 예지맘

    크크...펠릭스님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5분쯤 생각하고 있었네요...이제야 이해를 함...쿠쿠...
    제 생각이지만.. 그 분이 가시는 마당에 뭔가 도와주고는 싶지만
    앞에 나설 수 없음을 안타까워 하면서
    내 마음은 이렇다....나중에 저승에 가서라도 너희가 잘 되길 빌어주마...하는 뜻은 아닐까요?

    뭐... 그런 분위기로 나타나신 이유는 그 분만이 아시겠죠^^
  9. thering

    Felix| 그리고 예지맘님| 저도 예지맘과 같은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자기 딸과 손녀들을 보러 왔는 데, 뭔가 해주고 싶지만 안타까운 마음에 그런 꿈을 꾸게 하신 듯 합니다.^^
  10. 헤르시즈

    음.. 전생을 보여 준 거 아닐까나요... (?)
  11. thering

    헤르시즈님| 오우-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꿈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인물관계는 반복된다는 점에서 전생일 가능성도 높은 것 같습니다.
  12. 세린

    신비스런운 느낌.....
  13. kaei

    ㅠ.ㅠ.전 왜 주책맞게 슬픈걸까요..가슴이 아릿..
  14. 뮤크뮤크

    오옷 신비로워요
  15. 루이아나

    저런 애뜻한 꿈도 있군요..
  16. 인터넷실명제

    퍼가요~♡^^
  17. Archer

    으음 . . 이해가 안되는
  18. 다크엔젤

    글자가빨강이라눈아파여ㅠㅜ댓글을앍고시픈데..
  19. 네꼬히메

    슬퍼요..눈물이 고여버렸네요 ㅜㅜ
  20. 뭔가 ... 이상

    좀 이해가 안가요
    애들앞에서 "나 우리아빠딸" 아닐지 모른다??
    그렇게 말했다는게 쫌 ㅡㅡ 이모랑 대화하는걸
    들은것도 아니고 ;;아무리 애들이 컷어도 그렇지 ;;
    1. 자연

      그러니까요..ㅡㅅㅡ
      다큰 애한테 "나 우리아빠딸" 아닐지 모른다가 아니라 외할아버지 친딸이 아닐지도 몰라 라고 해야맞는 건데...
  21. ReKHaN

    갑자기 무서운 점 한가지.
    댓글이 다...빨간색ㅠㅠㅠㅠ
  22. 댓글이 다 파란색 ㅠㅠ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무서워지네요~
  23. 뉴뮤뉴뮤

    오오....뭐랄까 조금 슬퍼지는 이야기네요
  24. 허허허ㅜㅡ

    아 난 글자색갈이더무서버ㅡㅜ
  25. 소용돌이 어묵

    신분차이..아..하필 왜..;;
  26. ㅇ오

    여기 댓글 색깔이 왜이런거죠?
  27. Horla

    흠 여기 글자 왜 다 빨개요?
  28. 은비

    흑흑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29. 지옥녀

    왜 다 !빨간!
  30. ㅇㅅㅇ

    엇! 진짜.. 왜 여기만 글씨 색깔이 빨간색이죠..
  31. Jen

    제이름이랑 같아서 읽다가 놀랬네요! 성은 다른지만; 암튼 늘 기묘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미국에서-
  32. 아깝다.

    주인공이 남자였으면 그게 제일 무서웠을 텐데
  33. 소지나

    아빠가 무척 잘생기셨나보군요?
  34. 이거 다르게 생각하면 바람

    이거 결국은 외할머니가 바람 펴서 애낳고 외할아버지는 남의 애가 자기 자식인줄 알고 키웠다가 나중에 밝혀졌는데 다행이 예뻐해 주신다라...... 아저씨 존경합니다. 남의 자식을 친자식처럼 키우다니 그것도 바람난 부인이 그 상대방과 몰래 낳아 속여서 키운 자식인데 저같음 그렇게 못함 아님 외할아버지도 유학가서 새살림 차릴뻔해서 쌤쌤이치고 사는건가? ㅋㅋ 콩가루 집안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