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삼학년 때 일입니다.
선생님한테 너무 잘 보여서(...)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있다가 어둑해질 무렵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집은 학교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곳이었는데 당시에는 마을버스는 커녕, 사람 그림자도 보기 힘든 길을 혼자 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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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시는 분 중에는 "집에 전화하면 되지?"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마을 이장 댁에 전화기가 딱 한대 있었습니다.
마을과 마을 역시 몇 집씩몇 집씩 띄엄띄엄 있어서 마을에서 마을로 가려면 산자락이 옴폭 들어간 외진 곳을 지나쳐야 했는데, 지나가는 길에는 서낭당이 있었습니다. 서낭당 주변에는 아무 것도 없고 단지 빨주노초 등 여러 색깔 천들이 매어져 있는 소나무만 있었습니다.
한밤중에 서낭당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왠지 무섭고 으스스한 느낌 아실 겁니다. 저 역시 그런 느낌에 사로잡혀 옆은 전혀 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고 있었고, 고갯마루 넘을 때쯤 앞에서 불빛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혹시 가족들이 밤이라 손전등을 들고 절 마중 나온 줄 알았는데, 점점 불빛이 많아지며 제 앞으로 가까워질수록 왠지 이건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급기야 기다란 막대같이 생긴 불빛들이 한두 개씩 모이기 시작했고, 한 덩어리가 되어 (마치 스케치북에 비를 그릴 때처럼 쭉쭉쭉!) 저에게 날아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불빛에 휩싸이는 순간, 저는 기절했습니다.
눈을 뜨니 아랫동네 어떤 집에 누워있었는데 어떻게 왔는지 스스로는 도무지 기억이 없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제가 본 게 도깨비불이라고 했는데, 그 외진 서낭당 뒤 산자락을 올라가면 공동묘지가 있다고 합니다.
[투고] 무니님
니요나
완이
nate24
siisuun
서낭당이 도시에서 사라지는 것은 단순히 미신이 사라지고 있다기 보다는 우리나라에서 흘러내려오던 많은 전통괴담들과 전설까지도 잊혀지고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요즘 귀신들은 도시의 불빛에 묻혀 갈 곳을 잃어가고 있는거 같아요ㅠ(게다가 우리전통귀신들은 일본과 서양의 잔인한 공포물에 묻혀버리고 있는것 같구요...)
달의 축복
울긋불긋한 헝겊들 하며...
그 으스스한 분위기란-_-..!!!!!
지렁이
seimei
께록님
웃으며 얘기할게 아닌가-_-
adfadf
사유리
사유리
neko
어두웠기에 보였지, 가로등같은거 있으면 묻혀버리지 않았을까요?
집행인
저의 소견으로는 밤하늘의 별이 찾기 힘들 정도로 밤이 밝아서 점점 보기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어르신들의 말씀으로는 쫓아오는 것이 있으며, 달아나는 것도 있고, 유유히 배회하는 것 그리고 뭉쳤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는 것들이 있어서 각각에 이름(의태성)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불 자체의 괴이함에 놀랄 뿐이지 특히 해코지를 했다는 사례는 거의 없었던 걸로 들었습니다
아마노자쿠
coolgirl
여자라서햄볶아용
얼릉와서 춤더추고가세용~~
무니
Gloomyer
이기분 ... ㅡ_ ㅠ
두렁
저도 귀신얘기 좋아하는데...이상하게 귀신은 못보는군요ㅠㅠ
아무튼 자주 들를께요!덧글 너무 재밌어요!
휘루
모모
-_-.......
제친구랑 같이 봣는데 긴지 아닌지 ㅋㅋ
닐슨
flame.
naya
margarita
고릴라죽빵
도깨비 방망이.팬티 다뺏길듯...
mary
mary
볼때부터 도깨비불이라고 생각했어요.
gratton1004
취조반장ㅡㅡ+
장난 치는걸 좋아하는거 같아여
김건우
나는 달펭이 키워
신기하지 집에서 키워도 되 귀여워
신기 궁굼
레니
모리스
오오!
닐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