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이 동두천 서부전선 철책 바로 밑의 전방 지원 포대였는데, 어느 날 밤 선임병장과 함께 위병근무를 나갔다고 합니다.
무더운 여름밤이었던지 한낮의 열기가 아직 식지 않아, 등줄기가 후줄근하게 젖을 만큼 더웠고, 당시 선임은 위병소 안에서 졸고 동생은 위병소 밖 정문 앞에서 휑하니 터 있는 부대 앞 진입로를 주시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새벽 1시쯤 되었을까요?
갑자기 진입로 양 옆에 있는 논 밑에서 탁구공만한 파란 불이 물고기가 춤추듯 왔다 갔다 하더랍니다.
그 모습이 너무 신기했던 동생은 ‘저게 뭐지?’ 하고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불빛이 논 속에서 솟아오르더니, 벼 사이를 마구 휘저으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바라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니란 걸 깨달은 동생은 위병소에서 자고 있는 선임병장을 깨웠습니다.
"**병장님! 큰일입니다“
선임이 졸린 눈을 비비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뭐야? 일직사관이라도 나왔어?"
"그게 아니고, 아까 전부터 논두렁에서 파란 불이 왔다 갔다 하더니 지금은 아예 물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닙니다."
그러면서 동생은 그 불빛을 확인 하느라 위병소 밖으로 나왔고, 잠시 후 후다닥 소리와 함께 누군가 달려가는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동생이 깜짝 뒤돌아보니 같이 근무 서던 선임이 뒤도 안돌아 보고 중대본부로 뛰어 가고 있더랍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 자리에 서있던 동생은 달려가던 선임이 내뱉은 한마디에 같이 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뭐해? 빨리 안 뛰어?"
처음에는 하늘같은 고참이 한 말이라서 뛰기 시작했던 동생이었지만, 몇 초정도 지나자 이제는 살기위해서 죽어라고 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뛰기 시작했을 때 뒤에서 들려오던 소리 때문에.
"거기~~ 서라~~ 이 놈들~~ 뛰면 내가 못 잡을까봐!!!"
뛰면서 뒤돌아보니 조금 전까지 탁구공만 하던 불빛이 이제는 야구공처럼 커져서 동생을 쫒아오더랍니다. 파란 불빛 주위로 붉은 빛까지 내뿜으면서 말입니다.
위병소에서 중대본부까지 대략 200m 정도 되는데 동생이 느끼기엔 2km도 넘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앞에서 달리던 선임은 어느새 보이지 않고, 뒤에서 쫒아오는 정체모를 파란 불의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질 때쯤 중대본부 건물 외곽에 달려 있는 전등들이 일제히 켜지면서 건물 안에서 사람들이 나오는 게 보이더랍니다.
간신히 사람들이 있는 곳에 도착한 동생.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잠시 후 먼저 달려갔던 선임이 물 한잔을 건네주고 철모도 벗겨주었다고 합니다.
물 한잔에 정신이 되돌아 온 동생이 뒤를 돌아보니 조금 전까지 죽일 듯 쫒아오던 파란 불빛이 이제는 불빛이 닿지 못하는 어둠에서만 날아다닐 뿐, 중대본부 안으로는 들어오지 못하더랍니다. 여전히 괴기스러운 목소리를 내면서.
나중에 고참에게 들은 얘기에 의하면 그 파란 불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밤에 가끔씩 나타난다고 하는데, 불빛이 있는 곳엔 접근을 하지 못하고 불빛 주변에서 날아다니다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등화관제가 엄격한 전방부대지만, 파란불이 나타났을 때는 예외로 하고 온 부대를 대 낮처럼 밝힌다는 데, 사실 파란불이 나타났을 때 피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냥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다들 도망가느라 바빠서...
그 후, 제 동생이 제대하기 전에 파란 불을 한 번 더 보았다고 합니다. 그때는 고참이었던 터라, 전에 선임이 했던 것처럼 먼저 후다닥 뛰어나가 후임에게 한마디 했다고 합니다.
"뭐해? 빨리 안 뛰어?"
[투고] Brian님
그 모습이 너무 신기했던 동생은 ‘저게 뭐지?’ 하고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불빛이 논 속에서 솟아오르더니, 벼 사이를 마구 휘저으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바라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니란 걸 깨달은 동생은 위병소에서 자고 있는 선임병장을 깨웠습니다.
"**병장님! 큰일입니다“
선임이 졸린 눈을 비비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뭐야? 일직사관이라도 나왔어?"
"그게 아니고, 아까 전부터 논두렁에서 파란 불이 왔다 갔다 하더니 지금은 아예 물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닙니다."
그러면서 동생은 그 불빛을 확인 하느라 위병소 밖으로 나왔고, 잠시 후 후다닥 소리와 함께 누군가 달려가는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동생이 깜짝 뒤돌아보니 같이 근무 서던 선임이 뒤도 안돌아 보고 중대본부로 뛰어 가고 있더랍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 자리에 서있던 동생은 달려가던 선임이 내뱉은 한마디에 같이 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뭐해? 빨리 안 뛰어?"
처음에는 하늘같은 고참이 한 말이라서 뛰기 시작했던 동생이었지만, 몇 초정도 지나자 이제는 살기위해서 죽어라고 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뛰기 시작했을 때 뒤에서 들려오던 소리 때문에.
"거기~~ 서라~~ 이 놈들~~ 뛰면 내가 못 잡을까봐!!!"
뛰면서 뒤돌아보니 조금 전까지 탁구공만 하던 불빛이 이제는 야구공처럼 커져서 동생을 쫒아오더랍니다. 파란 불빛 주위로 붉은 빛까지 내뿜으면서 말입니다.
위병소에서 중대본부까지 대략 200m 정도 되는데 동생이 느끼기엔 2km도 넘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앞에서 달리던 선임은 어느새 보이지 않고, 뒤에서 쫒아오는 정체모를 파란 불의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질 때쯤 중대본부 건물 외곽에 달려 있는 전등들이 일제히 켜지면서 건물 안에서 사람들이 나오는 게 보이더랍니다.
간신히 사람들이 있는 곳에 도착한 동생.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잠시 후 먼저 달려갔던 선임이 물 한잔을 건네주고 철모도 벗겨주었다고 합니다.
물 한잔에 정신이 되돌아 온 동생이 뒤를 돌아보니 조금 전까지 죽일 듯 쫒아오던 파란 불빛이 이제는 불빛이 닿지 못하는 어둠에서만 날아다닐 뿐, 중대본부 안으로는 들어오지 못하더랍니다. 여전히 괴기스러운 목소리를 내면서.
나중에 고참에게 들은 얘기에 의하면 그 파란 불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밤에 가끔씩 나타난다고 하는데, 불빛이 있는 곳엔 접근을 하지 못하고 불빛 주변에서 날아다니다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등화관제가 엄격한 전방부대지만, 파란불이 나타났을 때는 예외로 하고 온 부대를 대 낮처럼 밝힌다는 데, 사실 파란불이 나타났을 때 피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냥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다들 도망가느라 바빠서...
그 후, 제 동생이 제대하기 전에 파란 불을 한 번 더 보았다고 합니다. 그때는 고참이었던 터라, 전에 선임이 했던 것처럼 먼저 후다닥 뛰어나가 후임에게 한마디 했다고 합니다.
"뭐해? 빨리 안 뛰어?"
[투고] Brian님
turbulent
Lucifer
아삼륙
캐릭터
Adu
소리는 ... 모르겠습니다 ㅋㅋ
잇힝
예쁜아기곰
turbulent
issuelit
으아 이부분 오늘 꿈에서 나오겠네요....
무섭다 진짜;
쿠나이
캣
이부분에서 순간 이순재님하의 목소리나 다른 연예인분의
목소리가 정확히 매치되네요 ㅋㅋ
리모씨
너 야간순찰 떙떙이 치고 어딜 가는거냐?
-그 파란공은 사실 군대에서 만든 최첨단 정찰 로봇이엿따-
elkanine
오늘의 명대사 - "뭐해? 빨리 안 뛰어?"
선임 말을 그대로 기억했다 쓰는 동생분, 기억력 좋으십니다(어이)
Kain
(논물 속에서 LED라이트 들고 매복!!)
ㅇㅇㅇ
LED로 사람들을 감시해
ㅋㅋㅋ
...
집행인
저도 전곡 근처에서 근무했습니다만 전방지원 때 북쪽애들이 초소앞 GP 아래쪽에서 깔짝거리길레(소리로) CC에 보고하고 요란사(있는데로 긁는 것) 허가요청했더니 일만들지 말라고 해서 걍 참았는데 (사실은 자기들 자는데 깨우지 말라고 해서)
같이 간 선임하사는 제대 일주일도 안남았는데 일벌리겠다고 하고 다른 초임하사는 무슨소리가 들리냐고 자기는 아무소리도 안난다고 새벽까지 엎치락 뒤치락
어쨌든 군인다운 기백이 아쉽군요
zerror
김매
지렁이
그나저나 잡히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그래도 오늘의 명대서
[뭐해? 빨리 안뛰어?]는
추천 감이군요...
개념교
불빛근처에는 못 온다는 소리를 듣고 심령들이 전기에 약하다는 소리가 다시한번
생각이 나네요 어느 영매사가 그랬는데 전기나 뭐 이런거 귀신들이 약해서 주로
발전소나 이런곳에 귀신들이 주박되는 경우가 종종 많다고 하더군요
feveriot
이야기의 기승 전결이 살아있습니다 하하핫
윈드토커
그런데 "거기 서라~" 이 대사 압박이군요.
잡혔으면 어떻게 됬을지...후덜덜;;
저런 얘기때문에 진짜 군대에 가고 싶네요 ㅎㅎ
mushuwer
제 나름의 놀이로 즐기고 있는건 아닐까요?
코믹해서 순간 웃음이... 쿡쿡쿡...;;
NB5
St.Stone
채롱
네꼬히메
이거 진짜 실화야? 어느 부대야? <- 라는 종류의 리플들 때문에 미간 찌푸리면서 리플을 읽던 중이었는데
ㅋㅋ
기분이 확 풀려버렸어요 ㅋㅋ
핫바
강력한 포스가 느껴지는군요, 파란불!!
margarita
그런데 정말 가만있으면 어떻게 되는걸까요ㅎ;;
명상
'귀신이 나와서 쐈습니다'(?)
눈물의 군장을 싸겠군요..ㅋㅋㅋ
몹시화가나있어
안졸려
Brian
얼터메이텀
왠지 훈훈한 이야기가 될 것 같아 기대가 되는군요~
nate24
개념교
암튼 기대하겠습니다;;
개념교
윗분말대로 귀신이 나타나서 쐈다고 하기에도 참 애매하죠 그리고 실탄이라는게
한발이라도 이게 얼마나 민감한건데요...
네꼬히메
군대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대략 짐작이 가네요.
저 위의 어느 분, 기백이 없다면서 쏘라고... 하셨던 분...과연 쏘시고 뒷감당이 되셨을까 궁금하네요..
"귀신나와서 쏴쩌여~ /ㅅ/ 잇힝~" 될까요 ㄱ-
월계꽃
아사쿠라
Astarot
컥
m
완냐
왠지 오싹했는데 덧글 보면서 완전 코믹이 돼버렸;
지금도 뛰고 있을까요? ㅋㅋㅋ
대뇌직격
레바
이번에도 댓글이 빵터져욬ㅋㅋㅋㅋㅋㅋㅋㅋ
옥가락지
오히려 손전등으로 비추면 사라저버릴지도..=ㅁ=;;
초딩
모모
겐즈
뭐해? 빨리 안 뛰어? 에 맛 갑니다 아주 ㅋㅋㅋㅋ 아 나도 재밌는 만담 써보고 싶다
파격지흔
擺蘭佛
취조반장ㅡㅡ+
아마도 도깨비가 불빛화 된거라 그런거 같네요 ^^
아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일단 안죽으려면 열심히 뛰어야 겠어여
흠냐
세스
깡보
이렇게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ㅎ
눈팅잠팅
못잡았잖아 임마 불빛 무서워하는 주제에 말이 많아!!ㅋㅋㅋ
동두천살아요
휘아나
사자의달
명탐정
선영오피
제 카페에 긁어갈게요~~
단테
오호라~~~!!
보살아들
걒챠
국방연구원
귀웅
K인페르시아
스폰지밥
K인페르시아
특성이 ㅋㅋ 사람만나서 씨름해서 지쳐 쓰러지게 해놓고 도망가는 거죠 ㅇㅈㅇ
근대 왠지 말이 될듯?
스폰지밥
00
태풍공병
레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