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145화 - 당직근무

제가 군시절- 병장이었을때 일입니다.

군대에선 주기적으로 당직근무를 서게됩니다. 당직근무라는 건 소대장중 한명과 하룻밤을 같이 새면서 근무를 서는 것으로 한밤중에 순찰을 돌기도 합니다.

그렇게 순찰돌다가 일어난 일입니다.

자정이 조금 넘었을 무렵, 소대 주위를 순찰하기 시작했는데, 그날따라 안개가 끼어서 으스스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경비)초소를 보고있노라니, 초소에서 한팀(=두명)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분명 초소 교대시간은 새벽 2시일텐데 12시가 조금 넘어서 벌써 나오다니.

...이건 분명히 초소이탈, 즉, 근무를 안서고 땡땡이를 치려는구나- 라고 생각되어서 제딴엔 소대원 감싸준다고 모른척 하려 했는데 소대장님께서 말씀을 하시길,

“야, 저기 누가 내려오지 않냐?”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전 능청스럽게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라고 말했지만, 소대장은 극구 부인하면서 누가 내려온다고 올려가다보면 만나겠지라고 하시며 초소입구로 향하셨습니다.

전 -망했구나- 라고 생각하며 올라가는 데, 이상하게도 초소에 도착할때까지 아까 초소에서 나오던 일행을 만나지 못했고... 오히려 초소 안에서 고참인 녀석인 자고 있고, 이등병 녀석은 밖에서 쭈꾸리고 졸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 녀석들은 군기교육대를 갔고, 초소에서 내려오던 부대원 두명은 소대장이 잘못 본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그 후... 제대를 얼마 앞두고, 당직근무를 후임에게 인수인계하려고 낮에 경게근무를 나갔을 때였습니다.

당시 저와 같이 당직근무를 하던 녀석은 새로 온지 얼마 안된 이등병으로 무당 아들이라고 했는데, 그래서였을까요? 그 녀석이 처음으로 초소에 오자마자 이렇게 말하는 거이었습니다.

"나병장님~ 우와 여기 군바리 혼백이 둘 있는데예? 둘다 눈이 없어서 존내 돌아다니네예..."

[투고] nykkun님
  1. 러브

    오~ 첨으로 일빵이네요 ㅎㅎ
  2. 러브

    더헉;;; 어쩐지 사투리로 말하니까 더 무섭네요 ㅎㅎ
    주위에 아무도 어없어서 더 무섭다는;;; 자취생의 비애 ㅜ.ㅜ
  3. 가을비

    4시간 걸려서 3개월 어치 다 읽었어요 (덧글포함) -_-; 한동안 멀리 가있어서 인터넷을 못했거든요. 오늘밤은 잠 다 잔거 같네요 ^-^ 무서워서 못자겠어요 ㅜ.ㅜ 으~ 무셔~
  4. Nairrti

    그런데 왜 꼭 그들은 낮에는 안보이고 밤에만 나타나서 기분 나쁘게 하는 걸까요.
  5. Ryuha

    언젠가 더링님께서 그 이유가 되실만한 관련 이야기를 올려주신 적이 있는데...자시(즉 자정 근처 시간)에 어둠이 모인다, 정도의 주제였습니다...기억력이 나빠서..._no;;
  6. thering

    러브님| 자취생의 비애! 평소 혼소 사는 걸 꿈꾸고 있습니다만 매일같이 괴담편집하고 괴담영화를 본다면 언젠가 가끔씩 누적된 공포가 터져버릴 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특히 혼자서 [링]이나 [주온]같은 영화를 보면 끄응...

    가을비님| 오호- 굉장하십니다. 네시간씩이나 투자하시다니!!! 게다가 댓글까지 전부!!! ...가을비님을 잠밤기 매니아로 임명합니다.+_+ 그나저나 댓글까지 전부읽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으니, 댓글달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 안되겠습니다.

    Nairrti님| 음... 발상의 전환을 하자면 사실 그들은 밤낮없이 계속 돌아다니고 있는데, 본문에 나오는 이등병처럼 낮에도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반인(어디까지나 보는 사람중의 일반인)처럼 밤에만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귀신과의 파장이 맞는 사람이 보는 것 같은데, 파장의 허용범위가 관건이겠죠.
  7. thering

    Ryuha님| 으핫~ 호랑이 나이키추던 시절에 쓴 글까지 기억하시다니. 잡담 카테고리에 보시면 [아침형 인간]에 대해 쓴 글이 바로 그 글이랍니다.^^
  8. (par)Terre

    그나마 낮에 보면 덜 무서울텐데요.... (잠 잘때 끔찍한 상상하면, 그날은 하루 종일 잠 못자고, 가위와 씨름해야 한다는... ㅜ.ㅜ)
  9. 제길삐삐

    헉..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저 사투리가 매우 섬칫하면서도 엄청나게 멋지네예~
    글구 오타 지적^^ : 사투리 바로 윗줄에 이렇게 말하는 거이었습니다. → 것이었습니다.
  10. nykkun

    이녀석 존내 라니까 존내.. 존나의 사투리 버젼이 존내라구.. -_-;;;
  11. margarita

    사투리에 정이 갑니다^^그런데 정말 태연하게 말씀하시네요, 그 무당 아들이시라는 분..
  12. 닭띠소녀㉪

    아무렇지도 않게 "둘다 눈이 없어서 존내 돌아다니네예..." 으허헉ㅠㅠ 하지만 사투리에 정감이 가는 건 어쩔수가 없는듯;;
  13. seimei

    눈이 없어서 돌아다닌다는 것은, 눈이 안 보여서 답답하단 얘기겠죠?

    ;;;;
    (귀신의 생각이니 제가 어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14. 뮬리아나

    눈이 안보인다면.. 덥칠수도없을.. 게 아니잔아!; 음.. 오히려 낮에나오는귀신이 더 무섭던데요 전; 밤이야 훠이훠이, 끄지쇼 라고 말할수있지만 낮에 귀신인지 사람인지 분간이안가서 그게 귀신인지도모르고.. 근데 알고보면 귀신이고.. 세상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하하;
  15. 안졸려

    귀신도 눈이 없으면 못보는군여! 이리가다 부딪히고 저리가다 걸려 넘어지고 풉!(넘 귀여워서 그만 웃고말았쓔 ㅠㅠ)
  16. 무서버

    전..."존내 돌아다니네예"....에서 웃고......뒹굴었습니다
  17. 모군

    흑 부대에서 귀신 안봐서 다행이예요
  18. 자일리톨

    조금있으면 나라의 부름...을받고...신성한...국방의 의무를...[이라고 쓰고 지X이라고 읽는다.]
    다하러 가는게 아니고...하사로 들어가게 되는대... 군대에서 들은 괴담 이 있으면 제보해드리죠 -_-/
  19. 지렁이

    앞이 안보이니 초소도 못차고 헤메고 있는 것인가..
  20. Snakecharmer

    사투리로 이야기하니까 더 무섭군요.
  21. 영감제로우하하

    경상도 출신이군요. 저돈데..
    그나저나 저 한마디에 모두들 오싹했을듯
  22. 강이스이

    그 후임병 성격두 좋네 ㅡㅡ 나 이등병때는 병장한테 말도 못 걸었는데 ㅡㅡ;;
  23. 강냉이

    나두 이등병때 고참하고 근무설때면 고참이 여친 이야기하라고 할때 정말 싫었는데... 글구 나 후반기교육받을때 경산이라는곳인데 거긴 지형이 음지골이라 음의 기운이 강하구 그 지역에 귀신들도 많이 봤다던데 그곳에 대한 전설 기회되면 올리고 싶은데 올리는 법을 모르는군요..^^; 아마 이글올리면 잠못잘 사람들 많을텐데..흐흐흐
  24. 니킬

    사투리의압박이에요ㅎ
  25. 강해라

    둘다 눈이 없어서 존내 돌아다니네예........존내 돌아다니네예........존내 돌아다니네예........존내 돌아다니네예........존내 돌아다니네예........
    병장한테 이등병 나부랭이가 참...ㅋㅋ
  26. 취조반장ㅡㅡ+

    흠.. 전 여자긴 한데 저런말투..
    과연 병장한테 정말 할수 있었을까? ㅎㅎ
    (혹시 고문관)
  27. 명탐정

    와우 무당아들
  28. 신기루

    웃기다고 생각하는건 나뿐인 가 ㅇㅅㅇ..
  29. 부처님의 제자

    이야 무당아들이라...ㅎ 전 점쟁이 보살아들 입니다. ㅎ 잡귀가 보이는군요... 부럽다. ㅎ
  30. 잉여자원

    말투가 왜 그렇게 웃기짘ㅋㅋㅋㅋ
    존내 돌아다닌댘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