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여름이었습니다.
친구가 시골 초상집 간다고 차를 빌려달라고 했었습니다. 잘 아는 친구였고, 돌아가신 분이 저도 몇번 뵌 분이라 쉽게 승낙해 주었습니다. 문제는 그 친구가 차를 돌려 주러 온 후부터 일어났습니다. 당시 친구는 저에게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나, 말야. 이상한걸 봤어... 혹시 너 귀신 믿냐?"
솔직히 저는 그때까지 귀신이란건 심약한 사람이 헛것을 보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나... 봤어... 진짜... 바로 앞에서 말이야."
당시 친구는 시골 국도를 달리고 있었는 데, 몇년만에 찾아간 길이라서 길 찾는데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헤매는 도중이었는데, 앞에서 희미하게 사람이 보이더랍니다.
자세히 보니 시골에서 흔히 볼수있는 짐 자전거에 회색모자 파란잠바 차림의 할아버지였고, 그래서 친구는 길을 물어보려고 차를 그할아버지 옆으로 몰고갔습니다.
"저, 할아버지. 여기 **리가 어디쯤 됩니까?"
그러자 승용차 창문으로 할아버지가 스윽 내려다 보시는데 ...놀랍게도 눈, 코, 입이 없었답니다. 달걀처럼 살색 타원형.
친구는 놀라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데 한참을 처다보던 할아버지는 안개가 사라지듯 사라졌다고 합니다. 물론 친구는 기겁을 하고 차를 버린체, 무작정 근처의 인가로 뛰어 들어갔고. 그때 이후론 생각나는게 없다고 합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국도가 외지인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길인데다. 무척 어두워서 사고가 많이 난다는 동네 어르신들의 말을 듣고 겁에질려 장례식 참석도 못하고 곧바로 서울로 올라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더욱 미스테리인건 그날 이후. 친구에게 차를 돌려받은 후로 가끔씩 한적한 도로를 달릴때면 어디선가 희미한 자전거 소리가 나곤 했었습니다.
...따르릉~
...따르릉~
솔직히 친구녀석한테 차를 빌려준걸 후회했습니다.
[투고] 서울사는 노총각님
예지맘
왠지 신기하면서 무서운 이야기네요~
예지는 ...반년전만 해도 할아버지..라는 자체를 무서워했답니다.
그러나~!
지금은 ..
돈에 할아버지들이 계시다는 사실을 알고(지폐와 100원짜리 동전)
왠지..할아버지를 좋아하더군요 ^^
litconan
릿
판피린
치노
적루
shushu
Hark
역시 연륜인가요 .......... (자전거 타는 달걀귀신;)
뭐든 빌려달라면 냉큼 빌려줘버리는 저라도 백번천번 후회했을 듯한 일입니다 ;;
thering
litconan님| 어제 사실 덧글 채팅이라도 해볼까 했는데, 알콜덕분에 푹 자버렸습니다.^^;;
릿님| 친구분께 차를 빌려줬더니, 이상한 걸 달고 왔으니 그러실만도 합니다. 그래도 친구 아니가?
판피린님| 제 친구의 4살 조카는 숫자 6개 뽑는 걸 좋아한다고 합니다. 허허, 그 조카는 한탕주의사회에 벌써 적응하려는 걸까요?
thering
적루님| 큭큭, 적룬님 코멘트 원츄~! 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클락션이 존재하나요?;
shushu님| 그것도 망태 할아버지가
적루
↑저 클락션이 있으니 따르릉도 있지 않을...
서울사는 노총각
뭐 안좋은 기억입니다..-_-;
제 경험담 실어주신 운영자분께 감사합니다..
이야기가 몇개 더있는데 올려도 될련지....-_-?
지금생각나는 이야기는..
1.시골길 자전거(본 이야깁니다)
2.자살하려던 여자친구 후배 경험담
3.군대귀신(3종류 입니다..-_-;)
4.선배분 임대 아파트 사건
thering
서울사는 노총각님| 와... 정말 은은하게 썸뜩합니다. 그건그렇고 제가 오히려 감사드려야죠.^^ 앞으로도 좋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4편 모두 다 기대됩니다.+_+
오우공포ㅎ
Terri
탁스
할아버지가 눈코입이 없는게 아니라...요괴처럼 생겼다고 했으면 좀 무서웠을 래나..ㅎㅎ
예지맘
헤헤..
반가워요~
thering
Terri님| 하핫, 그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아직 차가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락스님| 저의 경우엔 요괴는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분장 아냐? 라고 갸우뚱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시 달걀귀신이 무섭죠...
예지맘님| 앗, 두분이서 구면이신가요? 오호라... 살며시 중에서 오신 분이라고 추측해봅니다만... [이러다가 인중에게 잠식당하는 거 아니죠?^^;;]
원숭
thering
클린;)
양양
비달삼순
엄마.............
취조반장ㅡㅡ+
ㄷㄷㄷㄷ
명탐정
겅해
화상강아지
레이스는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