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38화 - 단발머리 소녀

벌써 5~6년전 일입니다.



당시 저는 중학생이었는 데 학교 규율에 의해, 귀 밑 3센티의 짧은 단발머리를 하고 학교에 다녔습니다. 언니도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역시 단발 머리였죠.



어느날이었습니다. 그날은 토요일 저녁이었는데, 언니와 저는 안방에서 책을 보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잠이 든 우리를 엄마는 깨우지 않으셨기 때문에 그대로 일요일 아침이 밝았죠.



일요일이라 좀 느긋하고 잠을 자고 깨어난 저는 잠이 막 깬 상태에서 일어나지는 않고, 눈만 뜬 채로 방안을 둘러 보았는데 아침 9~10시쯤이었음에도 두꺼운 커텐 탓에 방안은 조금 어두웠습니다.



그 당시 안방에는 베란다로 통하는 창가에 전화기를 올려 놓는 높은 테이블과 의자가 하나 있었는데 언니가 그 의자에 앉아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았습니다.



고개를 숙였기 때문에 단발 머리가 얼굴로 내려와서 얼굴은 못 봤지만 집에 단발머리를 한 사람은 언니와 나, 둘 뿐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언니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전화기가 있는 테이블 근처의 의자에 앉아서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었기 때문에 전화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저는 그대로 언니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서 언니라고 추정되는 인물이 내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는 갑자기 일어나서 발치에 있는 베개를 제 얼굴에 던졌습니다.



저는 좀 얼떨떨한 기분이 되었지만 몸이 이불 속에 묻혀 있는 상태였기에 움직이고 싶지 않아서 얼굴에 던져진 베개를 옆으로 치우고 그대로 잠깐 누워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언니는 내 옆을 지나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습니다. 나가면서 문을 닫힐듯 말듯 하게 아주 약간 열어 놓고 갔습니다. 원래 문 상태는 꽉 닫혀 있었는데 나가면서 완전히 닫지 않아서 좀 짜증났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러고 1~2분 동안 누워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화가 나는 것입니다. 쳐다 봤다고 해서 베개를 얼굴에 집어 던진 것에 대해서요. 그래서 그 즉시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나가 보니 엄마가 문 바로 앞에서 다림질을 하고 계셨습니다. 일단 작은 방으로 가서 언니에게 방금 왜 나에게 베게를 던졌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나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는 반응만 보이길래, 저를 놀리려고 그러는 줄로 알고 엄마에게 물어봤습니다.



문 바로 앞에 계셨기 때문에 문 밖으로 누군가 나오면 엄마와 만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엄마, 방금 언니가 안방에서 나오지 않았어?"



"아니. 그 방에는 너 혼자 자고 있었잖아."




저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 또 하나는 그 단발 머리의 소녀는 긴 갈색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언니는 반바지 같은 것을 입고 있었습니다. 주말에는 어디 나가지도 않는 사람이라 자기 전에 입은 옷을 아무런 이유 없이 갈아 입을리가 없는데 말입니다.



그 후로는 두번 다시 그 단발 머리 소녀를 본 적이 없고 누구인지 역시 아직도 모르겠지만, 의자에 앉아서 누군과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그 소녀의 일은 지금도 생각할 수록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투고] 파란염소님
  1. Sensui

    흠..역시 귀신은 ..장난을 즐기는 건가요...갑자기 좀더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 SEnsui입니다^^
  2. 가야수련

    귀신이 베게를 얼굴에 던지...... -_-;;
    그게 웃겨서 그런지 귀신이라고 생각하니까 더 찝찝해용;
  3. kerakera

    음..대화 내용을 들키는 게 싫었을지도요..;
  4. 에버LG

    궁금점. 도대체 그 귀신분은 누구랑 대화를 나누고있었던 걸까요 . 혹시 또다른 귀신분과????
  5. 예지맘

    오..상상하며 읽었더니...
    >_<

    그런데...정말 누구에게 전화 한 것일까요...??
  6. Hark

    그 귀신이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어 -_-;
    오싹했던것은 저 뿐인가요 .............. ;;;;;
    하필이면 왜 얼굴이랍니까 -_- 시야를 가리기위해서 였을까요 ?! ;;
  7. thering

    Sensui님| Sensui님 덧글을 보니 왠지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생각나는 관리자였습니다.^^

    가야수련님| 엄청 신경질적인 귀신이었나 봅니다.-.- 속으로 끓어오르는 화를 베개를 승화시키는 분들이 꼭 저렇죠.

    kerakera님| 과연 무슨 대화 내용이었길래 그랬을까요? 괴담중에는 귀신들의 대화를 듣고 화를 입는 내용이 많은데, 그래도 베개로 끝나서 다행입니다.
  8. thering

    에버LG님| 그러고보니 그 언니라고 추정되는 귀신이 누구랑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걸까요? 친구귀신?; 애인귀신과 전화하다 싸워서 화풀이를 했을련지 모릅니다.

    예지맘님| 만약 전화를 받은 거라면 [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04화 - 전화번호]와 같은 놀이를 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Hark님| 그렇습니다. 얼굴을 타격해서 시야를 가린후에 사라지려고 했던 것입니다. [허나 실패했음] 요즘은 귀신들도 새로운 태크닉을 개발하느랴 바쁩니다.ㅜ.ㅜ
  9. 이름없는 자

    귀신이 삐진거군요-_-;; 혼자 궁시렁 대다가 베게를 던지것 보니..귀신이 성별이 여자라는게 확실하군요 ㅋㅋ
  10. thering

    이름없는 자님| 아니죠. 남자도 삐지면 대책없답니다. 남자는 참았다가 터뜨리는 경우가 많기 ??문이죠.-.-
  11. 장태준

    그런데 왜 귀신이 대낮에 (-_-;;
  12. thering

    장태준님| 귀신이 밤중에만 나타난다는 편견은 버리세요~! [이게 언제 유행하던 유행어일까요;;]
  13. 뮬리아나

    그 귀신 착한 귀신인건가봅니다 -_-;
  14. thering

    뮬리아나님| 착한 귀신이기보다는 아무래도 장난치기 좋아하는 귀신이겠죠? 베개를 던지는 걸 보면 말이죠.
  15. 강이스이

    그나저나 ...... 공짜로 남의 전화 쓰면서 왜 베게까지 던지고 지랄이람 ㅡㅡ
  16. 퀘이사

    처음으로 리플 남깁니다. 아니 남의집, 심지어 집의 수도와도 같은 안방에서 이야기 한 귀신이 잘못이지 베게는 왜 던집니까?
    여기가 너네집 안방이냐!!!
  17. 샬망

    귀신이 부끄럼쟁이였나보근요 //ㅁ//
    훔쳐보니까 보지말라고 베게휙~~
    샬망이머리속에서 망상이시작되면,,
    모든귀신이다귀여워지는 ...ㅡ_ㅡ ㅋ
  18. Archer

    하하하 , 안무서운 귀신이군요 .
  19. 츠유

    어머 귀밑3이면 혹시 동신여중일까요
  20. 훼이크

    베게싸움하고싶었나 보죠.ㅋㅋㅋㅋ
  21. ♥카라멜마끼아또♥

    혹시또다른귀신들에게전화한건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