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355화 - 우연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절묘한 우연.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일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
2월 즈음에 친구 2명과 경남 마산에 학꽁치 낚시를 갔습니다.
하지만 세차게 불어오는 차가운 바닷바람과 흩날리는 눈 때문에 낚시를 접고 떠나야 했습니다.

점점 거세지는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다가 때마침 오는 버스를 무조건 탔습니다. 하지만 마산역으로 가야 했는데, 밤늦게 버스가 도착한 곳은 진해역이었습니다.

밤이 깊었기에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여 진해 곳곳을 헤매다가 결국 숙소로 잡은 곳은 허름한 여인숙. 거기서 술을 마시다가 늦게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새벽녘 머리가 너무 아파서 잠에서 깼는데, 낯선 남자가 방에 앉아 우리가 마시던 술을 마시며 울고 있었습니다. 저와 눈이 마주친 남자는 대뜸 제 멱살을 잡으며 내 제삿장이 왜 이래? 하며 주먹으로 절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없이 손을 뿌리치는 순간, 전 잠에서 깨어나며 일어났는데, 순간적으로 쓰러졌습니다.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팠고 다리에는 온통 힘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왠지 이상한 냄새가 났습니다. 아마도 연탄가스 냄새 같았습니다. 엉금엉금 기다시피 하여 필사적으로 문을 열고 친구들을 깨웠습니다. 하지만 친구들도 비몽사몽.

고함을 질러 주인아저씨를 불렀고 이윽고 저희는 응급차에 실려 병원에 갔습니다. 다행히도 저희 모두 살았고 일주일 후 퇴원했습니다.

신기한 일은 입원 중에 여인숙 주인아저씨께 꿈에서 본 남자 이야기를 했는데, 주인아저씨께서 놀라시며 말씀해주셨습니다.

"1년 전에 해군하사가 그 방에서 자살했었지……. 그 사람이 너희를 살린 거야……."

저희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 후 많은 생각했습니다. 정말 우릴 살려고 나타난 건가. 결국 생각을 하다가 결론을 내린 건 해군에 지원입대였고 곧 실행으로 옮겼습니다.

병과학교 졸업 후 배치 된 곳은 진해. 경남함이라는 군함에서 군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한 번 더 일어났습니다. 배정받은 사물함을 열자 벽에 붙어있던 낡은 사진 속에 한 남녀. 남자는 꿈에서 본 그 남자였습니다.

그 후 군 생활을 그 남자의 자취가 남은 군함에서 끝까지 보내고 제대를 했습니다. 지금도 그 남자가 고맙습니다.

[투고] 해군 315기 오병렬님
  1. 히냐미루

    와....이거...대단하네요..
    1. 더링

      왠지 해병대 다녀오신 분들의 댓글이 이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_+
    2. 뉴요커

      해군과 해병은 다르다능;;
      해병은 특수부대라능;;
    3. 행인

      해병대 특수부대 아닌데...;
    4. 행인2

      해병대 특수부대 맞는거같은데,
    5. 홍즈

      귀신과의 주먹다짐 . co . kr
    6. 해병대말이죠..

      특수부대가 아니라 상륙전문부대입니다 그떄문에 훈련이 빡시다는거죠 ㅎ
  2. 드림시어터

    오.. 정말 고마운 귀신이네요..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우연과 인연..
    1. 더링

      본문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혹시 자살한 이유가 사진 속의 여자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3. 예지맘

    와...기이한 인연이군요...
    서프라이즈에 나옴직한 이야기

    투고자님께서는 살려준 귀신때문에 고민하시다가 해군에 입대 하셨지만
    어쩌면 사실 그 귀신께서는 이미 투고자님이 자신의 후임(맞나요...?군대에 대해선 깜깜이라..)으로 올 것을 알고서 살려주신것은 아닌지...

    감동적입니다.
    1. 더링

      그러고보니 왠지 그런 느낌?
      서프라이즈나 기적상회에서 또 연락오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4. 교주

    아니 인강을 마치고 슬쩍 들렀는데..훈훈한 이야기네요ㅜ.ㅜ
    1. 더링

      사실 죽은 사람한테 주먹으로 맞는 것도 꽤 무서운 일 같습니다.^^a
  5. 월척

    아; 음; 왠지 따스해*-_-*
  6. 샤키엘

    배정받은 나의 침대와 사물함이 꿈에 나타났던 그 해군하사였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덜덜덜
    해군하사가 알고봤더니 침대와 사물함이었다니 굉장히 무섭네요
    이렇게 서프라이즈 할수가!!!~
    1. 더링

      헉, 지금 자다가 일어났는데 괜히 일어난 게 아니었나 봅니다.ㅜㅜ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 은세준

      잠시 멍- 하다 결국 풉!!!!!!!!!
      샤키엘님 지적=_=)b입니다.
    3. 네꼬히메

      푸하하하하;;; 웃다가 모니터에 침 뿜었습니다 ㅋ
      실화괴담 덧글 중 최고인 듯 해요 ㅋㅋ
  7. 체리쥬빌레

    나 마산 사는데 덜덜~
  8. 자천수

    무서우면서도 좋은 이야기
  9. 세라

    '해군하사가 알고봤더니 침대와 사물함이었다니...' 라는 샤키엘님의 댓글을 보고 폭소..ㅜㅜ 푸하하하;;
  10. Archer

    괜히 한대 맞은겁니까? 하하하하 .
    결과 적으로 목숨과 교환한거지만 . .

    음 , 제삿장이 맞는건가요 ? 제삿상이라거나..
  11. 피피

    진해? 저희오빠가 진해에 있는데 움...
    해군중위 -_-;
    어디쯤인 여관인지 궁금하네요
  12. seimei79

    샤키엘님 댓글 진짜 웃겼습니다. 크크크크크크
    그건 그렇고 이건 훈훈한 이야기네요.
    착한 영혼도 있는가.
    그 사람 왜 자살했는지 궁금하네요.
  13. 지나가다

    모든 건 다 해군에 지원토록 하기 위한 작전이었던 겁니다.
    해군 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 하사의 저 눈물겨운 살신성인.......이랄까요.
  14. 어중이

    음..해군 315기면 와우 ...이젠 경남함은 없어요 전역했습니다.아멘
    1. 해상병515기

      315기면저랑200기나차이나네요ㅎㄷㄷ 저두진해에서근무해서왠지더몰입했어요ㅋ
    2. 해상병515기

      315기면저랑200기나차이나네요ㅎㄷㄷ 저두진해에서근무해서왠지더몰입했어요ㅋ
  15. 귤딱지

    우와~~~~
  16. 형사반장

    이거 투고자 본인 실화맞나요?
    예전 토요미스테리극장에서 이거랑 아주 유사한 일화가 나온적이 있었는데. 군입대를 앞두고 친구랑 술을 진탕먹고 홍등가로 붕가붕가하러 갔다가 창녀랑 얘기만(아마 창녀가 벙어리였는 듯) 하고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누가 자리끼를 주인공 손에 부었고 그 덕에 깨어나 보니 얼굴에 끔찍한 화상을 입은 군복입은 남자가 있었습니다. 연탄가스가 새어나오고 있었고요..그리고 주인공은 군입대를 하였는데 자대 배치받고 관물대 배정을 받고 보니 관물대 문에 붙어있던 사진이 지난날 자기를 연탄가스로 부터 구해준 군인이었던겁니다. (잘기억은 안나지만 아마 창녀랑 이 군인이랑 뭔가 연관이 있어서)나중에 다시 그 곳을 찾아가 창녀의 뒷 얘기를 들어보니깐 화상입은 군인이 이 여자를 좋아해서 결혼하고 같이 여기를 떠나자고 했는데 아무리 기달려도 오지를 않아 창녀가 낙담하고 살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훈련 중 폭파사건으로 그 군인이 죽었다라고 하던.. 아. 그 관물대에는 혼인신고서가 있었죠....그런 에피소드가 있었네요.
    1. 아담

      아 토요미스테리 다시햇으면좋겟다..
    2. 개념이 뛰쳐나갔다.

      요즘 케이블티비에서 다시 하던데요;? 전 채널돌리다가 요즘에도 잠깐 보는데...오후 1시에 할때도 있고...어쩔땐 저녁 6시에도 하고 있을때가 있더라고요;;; 정확한 방송 시간대는 잘모르겠지만요...;;;
    3. 썬데

      앞에 연탄가스 까지는 맞는데요 뒤에는 다름 ㅋㅋ 그리고 군인도 중사 인가; 정도 되는 거 같았어요. 그 군인이 폭발훈련 같은 거 하다가 완전 화상 심하게 입어서 그 창녀랑 같이 약먹고 자살시도 했는데 창녀만 살았음. 그래서 창녀가 말 못하는 거였음. 그리고 나중에 그 관물대인가 거기 보니까 그 죽은 군인이 쓴 창녀랑 혼인신고서 적은 거 있었어요. 그래서 그걸 그 남자가 가져다 줬고 그거 보고 창녀도 자살했음;
    4. 낭천이

      이 이야기 저도 생각이 나요. 입대하기 전에 토요미스테리 50화정도 정주하다가 들어가서요. 약간 다른데 주인공이 입대를 하는게 아닙니다. 그냥 자기를 살려준 그 남자에 대해서 이리저리 수소문하고 찾아다니는 거죠. 그러다가 그 여관바닥에 장판 사이에 끼어있는 반지를 발견하게 되고 그걸 낼름 먹으려다가 갑자기 귀신이 두둥하고 나타나 주인공을 일깨워주면서 주인공은 결국 그 여자에게 반지랑 혼인신고서를 돌려주게 되죠. 그리고 여자는 음독자살.
  17. Kmc_A3

    대단한데요ㄷㄷ
  18. 골뱅이

    보통의 괴담이라면 그저 '어떠한 일을 겪었다'는 식으로 끝났을텐데
    무척 신기하고도 귀한 우연을 경험하셨네요~
    어쩌면 그게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을수도...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ㅋ
  19. 지우개

    위에 형사반장님이 말씀하신 토요미스테리 극장 에피소드 저도 기억나요!그 때 주인공을 구해준 군인 역할 맡으신 분이 성동일씨였죠. 마지막에 그 여자가 혼인신고서 끌어안고 웃으면서 자살하는 장면 정말 슬펐어요ㅠㅠ
    그러고보니 진짜 이 에피소드랑 비슷하긴 하네요^^;
  20. 백작하녀

    저도 형사반장님과 지우개님이 말씀하신 에피소드를 봤어요.
    제 기억으로는 토요미스테리 제보자가 여인숙 관계자분이었는데
    같은 사건에 관련된 두 분이 각각 다른 곳에 제보하신 게 아닐까 합니다.
  21. 윈드토커

    와.. 주먹으로 때린게 께름칙하긴 하지만
    결론적으론 잘 됐네요
  22. 스이세로

    근데 왜 곱게 알려주면 될걸 왜 "내 제삿상이 왜이래!" 이러면서 때렸을까요....혹시 그 하사는 츤데레?! o<-<
    1. 모모코

      하사x주인공의 가슴 따뜻한 커플링?!
    2. 루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3. 미상

    오호라,잘 차려놓고 술을 마셨더라면,그 하사가 제삿상에 만족하고 제보자를 깨우지 않았을수도 있겠군요.
    1. 개념이 뛰쳐나갔다.

      ㅋㅋㅋㅋㅋㅋ아 미치겠어요;; 미상님 댓글보고 한참 폭소;;;
  24. 비밀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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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시엘바이스

    딴소리이지만 88년...제가 태어난 해;;
  26. 빤딱빤딱

    어익후 ㅜ_ㅠ.. 정말 말그대로 우연이네염 ㅠㅠ ;; 어익후 ㅜ_ㅠ.. 정말 말그대로 우연이네염 ㅠㅠ ;;
  27. 방가워요다

    남자친구가지금
    진해에서해군교육받고있는데..
    ㄷㄷㄷ....
    ㅠㅠ
    1. 쿠도 신이치

      내추리가맞다면.. 당신은 남자친구가 군대가서 좋아하고있어!
  28. 비밀방문자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9. ㅆㅣ방ㅅㅐ

    나 진해 사는데;;;
  30. 이럴수가

    입대도 하지 않은 후임병에게 구타를 하다니... 아직도 병영 내의 구타 및 가혹행위는 근절되지 않은 것입니까?
  31. 바다

    저도 진해에서 사는데;;
  32. 쿤발년

    설마 그귀신이 님보고 해병대에 지원하라는 메시지가 아니엇을가요??
  33. 아담

    근데 왜 먹던 술을 마시면서 울고잇엇을까ㅋㅋㅋ분명 제보자를 구한건 고의가 아니었을겁니다 ㅋㅋ
  34. 미냉이

    내 제삿장이 왜 이래
    ================
    오타좀ㅡㅡ;
  35. 이따가보자

    해병이 왜 특수부대입니까 걍 부대지 해군은 특수부대가 udt, ssu 2개 밖에 없답니다 해병대를 특수부대로 생각 하는사람들이 있는데 아닙니다걍 일반부대입니다
    1. 오오^^

      해병대는 상륙을 전문으로 하는 사병 중심의 특수목적군이죠. 해군 UST/SEAL 이나 SSU, 육군 특전사 같은 부대가 부사관 중심의 특수전부대 즉 특수부대죠.
      친구가 UDT/SEAL과 특전사에 있어서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이런 특수전부대는 어마어마하게 빡시다더군요. 내 친구 여친한테 차이고 울면서 특전사 갔는데 첫날부터 여친 생각도 안났다더라는 ㅎㅎㅎ.
      글고 해병대에서 해병특수수색대는 사병치고는 훈련량도 많고 빡시다더군요.
    2. 오오^^

      오타 : UST/SEAL 이 아니고 UDT/SEAL
  36. 햄짱

    저로서는 전혀 따듯하지 않은 이야기군요-ㅂ-; "내 제삿상이 왜 이래!"라면서 패다니, 정말로 구해주고 싶었던 거라면 사이코라는 생각밖에; 아- 해군에 입대하라는 홍보담당? -ㅂ-*a
  37. 깡보

    왠지 감동적이에요.
  38. 내다리내놔

    흠;;;잘읽어보았습니다...딴지 아닌 딴지는..저도 토요미스테리에서

    이 EP.와 흡사한 (윗 리플다신분이 쓰신) 내용을 보았는데요...

    그땐 특전사였고...이번엔 해군이라...-0-;;;

    엥간함 리플 안다는 성격이지만 이번 에피는 너무 조작의 냄새가 풍겨요.

    둘중 하나는 위작인듯;;;
  39. 저 진해살아요!!!
  40. cosmos

    해병은 알리는 것도 터프하군요;
  41. 모리스

    아..좀 무섭네요..근데 우정이야기네요~
  42. 시키

    오타가있네요.

    정말 우릴 살려고 (x)
    정말 우릴 살릴려고 (o)

    하하..
  43. 마산

    88년도.,..지금 마산은 똥물이라 학꽁치는커녕 ㅠㅠ

    아 마산이야기라 훈훈하네요 ㅋㅋ진해도 바로옆이고!!
  44. 초딩

    걍 자기 제삿상인줄알고팬건데
    오해하신건아니신지;;
  45. 유니콘

    불상...
  46. 으음./.

    자기 제삿상인줄 알고 팬건 아닐까요?(자신의 제삿상이 너무 초라해서...)
  47. 알고보면

    막 패는데 무슨 이유가 있었겠습니까? 그냥 떄린거죠. 뭐 ㅋ
  48. 응앆

    우와우.. 경남마산.. 제가 지금 사는곳인데.. ㅋㅋ 쩔어.
  49. 카마엘

    해병대 는 특수부대 아닌데 도 특수부대 처럼 훈련 한거 같은뎅 ㅋ
  50. 정시우

    저도 그런 적이 있는데 그냥 몰랐음
  51. 보살아들

    이야... 그 군인을 고맙게생각하세요...그리고 원한도 풀어주세요...그래야 멀리 좋은데로가죠....
  52. 청미르

    해군 366기 경남함에서 근무했던 기관병입니다.. 93년도에 근무 했었죠 ^^
  53. 와...이거 진짜 소름 ㅠㅠ 이거 퍼갈께요~
  54. 민기아빠

    반갑네요 나도 해상병 315기 출신입니다.
    3함대 추자도에서 근무하다 말년에 병장달고 목포에서 전역했지요.
    이름이 가물가물 기억이 날것 같은데 혹시 욕지도 근무 하신분아닌가요?

    어쨋던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