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이 돋을 정도로 절묘한 우연.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일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
2월 즈음에 친구 2명과 경남 마산에 학꽁치 낚시를 갔습니다.
하지만 세차게 불어오는 차가운 바닷바람과 흩날리는 눈 때문에 낚시를 접고 떠나야 했습니다.
점점 거세지는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다가 때마침 오는 버스를 무조건 탔습니다. 하지만 마산역으로 가야 했는데, 밤늦게 버스가 도착한 곳은 진해역이었습니다.
밤이 깊었기에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여 진해 곳곳을 헤매다가 결국 숙소로 잡은 곳은 허름한 여인숙. 거기서 술을 마시다가 늦게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새벽녘 머리가 너무 아파서 잠에서 깼는데, 낯선 남자가 방에 앉아 우리가 마시던 술을 마시며 울고 있었습니다. 저와 눈이 마주친 남자는 대뜸 제 멱살을 잡으며 내 제삿장이 왜 이래? 하며 주먹으로 절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없이 손을 뿌리치는 순간, 전 잠에서 깨어나며 일어났는데, 순간적으로 쓰러졌습니다.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팠고 다리에는 온통 힘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왠지 이상한 냄새가 났습니다. 아마도 연탄가스 냄새 같았습니다. 엉금엉금 기다시피 하여 필사적으로 문을 열고 친구들을 깨웠습니다. 하지만 친구들도 비몽사몽.
고함을 질러 주인아저씨를 불렀고 이윽고 저희는 응급차에 실려 병원에 갔습니다. 다행히도 저희 모두 살았고 일주일 후 퇴원했습니다.
신기한 일은 입원 중에 여인숙 주인아저씨께 꿈에서 본 남자 이야기를 했는데, 주인아저씨께서 놀라시며 말씀해주셨습니다.
"1년 전에 해군하사가 그 방에서 자살했었지……. 그 사람이 너희를 살린 거야……."
저희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 후 많은 생각했습니다. 정말 우릴 살려고 나타난 건가. 결국 생각을 하다가 결론을 내린 건 해군에 지원입대였고 곧 실행으로 옮겼습니다.
병과학교 졸업 후 배치 된 곳은 진해. 경남함이라는 군함에서 군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한 번 더 일어났습니다. 배정받은 사물함을 열자 벽에 붙어있던 낡은 사진 속에 한 남녀. 남자는 꿈에서 본 그 남자였습니다.
그 후 군 생활을 그 남자의 자취가 남은 군함에서 끝까지 보내고 제대를 했습니다. 지금도 그 남자가 고맙습니다.
[투고] 해군 315기 오병렬님
히냐미루
더링
뉴요커
해병은 특수부대라능;;
행인
행인2
홍즈
해병대말이죠..
드림시어터
더링
혹시 자살한 이유가 사진 속의 여자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예지맘
서프라이즈에 나옴직한 이야기
투고자님께서는 살려준 귀신때문에 고민하시다가 해군에 입대 하셨지만
어쩌면 사실 그 귀신께서는 이미 투고자님이 자신의 후임(맞나요...?군대에 대해선 깜깜이라..)으로 올 것을 알고서 살려주신것은 아닌지...
감동적입니다.
더링
서프라이즈나 기적상회에서 또 연락오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교주
더링
월척
더링
샤키엘
덜덜덜
해군하사가 알고봤더니 침대와 사물함이었다니 굉장히 무섭네요
이렇게 서프라이즈 할수가!!!~
더링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은세준
샤키엘님 지적=_=)b입니다.
네꼬히메
실화괴담 덧글 중 최고인 듯 해요 ㅋㅋ
체리쥬빌레
자천수
세라
Archer
결과 적으로 목숨과 교환한거지만 . .
음 , 제삿장이 맞는건가요 ? 제삿상이라거나..
피피
해군중위 -_-;
어디쯤인 여관인지 궁금하네요
seimei79
그건 그렇고 이건 훈훈한 이야기네요.
착한 영혼도 있는가.
그 사람 왜 자살했는지 궁금하네요.
지나가다
해군 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 하사의 저 눈물겨운 살신성인.......이랄까요.
어중이
해상병515기
해상병515기
귤딱지
형사반장
예전 토요미스테리극장에서 이거랑 아주 유사한 일화가 나온적이 있었는데. 군입대를 앞두고 친구랑 술을 진탕먹고 홍등가로 붕가붕가하러 갔다가 창녀랑 얘기만(아마 창녀가 벙어리였는 듯) 하고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누가 자리끼를 주인공 손에 부었고 그 덕에 깨어나 보니 얼굴에 끔찍한 화상을 입은 군복입은 남자가 있었습니다. 연탄가스가 새어나오고 있었고요..그리고 주인공은 군입대를 하였는데 자대 배치받고 관물대 배정을 받고 보니 관물대 문에 붙어있던 사진이 지난날 자기를 연탄가스로 부터 구해준 군인이었던겁니다. (잘기억은 안나지만 아마 창녀랑 이 군인이랑 뭔가 연관이 있어서)나중에 다시 그 곳을 찾아가 창녀의 뒷 얘기를 들어보니깐 화상입은 군인이 이 여자를 좋아해서 결혼하고 같이 여기를 떠나자고 했는데 아무리 기달려도 오지를 않아 창녀가 낙담하고 살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훈련 중 폭파사건으로 그 군인이 죽었다라고 하던.. 아. 그 관물대에는 혼인신고서가 있었죠....그런 에피소드가 있었네요.
아담
개념이 뛰쳐나갔다.
썬데
낭천이
Kmc_A3
골뱅이
무척 신기하고도 귀한 우연을 경험하셨네요~
어쩌면 그게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을수도...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ㅋ
지우개
그러고보니 진짜 이 에피소드랑 비슷하긴 하네요^^;
백작하녀
제 기억으로는 토요미스테리 제보자가 여인숙 관계자분이었는데
같은 사건에 관련된 두 분이 각각 다른 곳에 제보하신 게 아닐까 합니다.
윈드토커
결론적으론 잘 됐네요
스이세로
모모코
루토
미상
개념이 뛰쳐나갔다.
비밀방문자
시엘바이스
빤딱빤딱
방가워요다
진해에서해군교육받고있는데..
ㄷㄷㄷ....
ㅠㅠ
쿠도 신이치
비밀방문자
ㅆㅣ방ㅅㅐ
이럴수가
바다
쿤발년
아담
미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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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좀ㅡㅡ;
이따가보자
오오^^
친구가 UDT/SEAL과 특전사에 있어서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이런 특수전부대는 어마어마하게 빡시다더군요. 내 친구 여친한테 차이고 울면서 특전사 갔는데 첫날부터 여친 생각도 안났다더라는 ㅎㅎㅎ.
글고 해병대에서 해병특수수색대는 사병치고는 훈련량도 많고 빡시다더군요.
오오^^
햄짱
깡보
내다리내놔
이 EP.와 흡사한 (윗 리플다신분이 쓰신) 내용을 보았는데요...
그땐 특전사였고...이번엔 해군이라...-0-;;;
엥간함 리플 안다는 성격이지만 이번 에피는 너무 조작의 냄새가 풍겨요.
둘중 하나는 위작인듯;;;
헐
cosmos
cpl
모리스
시키
정말 우릴 살려고 (x)
정말 우릴 살릴려고 (o)
하하..
마산
아 마산이야기라 훈훈하네요 ㅋㅋ진해도 바로옆이고!!
초딩
오해하신건아니신지;;
유니콘
으음./.
알고보면
응앆
카마엘
정시우
보살아들
청미르
꺅
민기아빠
3함대 추자도에서 근무하다 말년에 병장달고 목포에서 전역했지요.
이름이 가물가물 기억이 날것 같은데 혹시 욕지도 근무 하신분아닌가요?
어쨋던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