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맞벌이 가정이었는데, 회사원으로 승승장구하시던 어머니께서 IMF에 해고당하시고 한창 우울하셨습니다. 그러다가 어머니께서 친부모님이 보고 싶었던지 어머니께서 시골에 계시는 외할머니 댁에 며칠 동안 가자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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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댁에 놀러 가기 전 어머니께서 시키신 대로 저는 외할머니 댁에 전화해서 며칠 간 놀러 갈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외할머니께서 큰 소리로 호통을 치시는 것이었습니다.
"안돼! 나, 나중에 와, 나중에!"
저는 투정을 부리다가 어머니께 전화를 넘겨드렸고, 어머니와 외할머니는 한참 동안 입씨름을 벌이시다가 우격다짐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저희 외할머니가 계시는 시골에는 구슬공장이 있었습니다. 한낮에 봐도 시커먼 내부에서 들려오는 카강! 카강! 날카로운 쇳소리가 금방이라도 저를 잡아먹을 듯 무서워서 웬만해서는 쳐다보지도 않는 곳이었습니다. 다만 공장 뒤에는 유기장이 있었는데 그곳은 불량 구슬들을 내다버리는 곳 같았습니다. 대부분 파란색으로 크기도 천차만별에 금이 간 것도 있고 모가 진 것도 있었는데 저는 어째 동그란 구슬들보다 저는 불량 구슬들이 더 좋았습니다. 때때로 용기를 내서 재빨리 마음에 드는 불량 구슬들만 골라서 가져 올 때도 있었지만 그건 정말 가끔이었습니다.
외할머니 댁에 도착하고 나서 문득 구슬들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토요일이라서 공장에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했기에 구슬들을 가지러 몰래 집에서 나왔습니다.
예상대로였습니다. 토요일이라 공장에는 아무도 없는지 기계 돌아가는 소리도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공장을 쭈욱 돌아 상태가 좋지 않은 울타리를 넘으니 평생 모아도 못 모을 정도의 (불량) 구슬들이 쌓여있었습니다. 이미 공장으로 오는 동안 날이 조금씩 흐려지고 있었고 유기장에 도착했을 즈음에는 큼직큼직한 구름들이 햇빛을 가리고 있어서, 저는 다급한 마음으로 불량 구슬들을 헤쳤습니다. 20분 넘도록 찾았지만 결국 제 마음에 들 정도로 불량한 구슬은 하나도 찾지 못했고, 날이 으슥해지고 있어서 저는 얼른 울타리를 넘어 공장을 돌아 마을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반 넘어 돌았을 때, 갑자기 공장에서 "콰앙!"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저는 화들짝 놀라 말 그대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고 기계가 작동하기 시작할 때 나는 "위이이잉" 소리가 나더니 이윽고 그 소름 끼치는 묵직한 쇳소리가 거인이 다가오는 소리처럼 또렷하게 들렸습니다.
저는 덜덜 떨리는 다리를 재촉하면서 반은 뛰고 반은 기면서 공장에서 나가고 있었는데 공장을 다 돌아 입구를 지나칠 때! 뭔가 제 발목을 덥석 잡는 것이었습니다.
"그윽… 그윽…"
이윽고 제 뒤에선 사람 신음소리가 들렸고 제 발목을 잡은 그것은 점점 발목을 억세게 조여왔습니다. 저는 안간 힘을 쓰며 거친 돌 바닥을 긁어대면서 발버둥을 쳤고 발목을 끊어버릴 듯 했던 그것은 제 슬리퍼만 가져가버렸습니다.
저는 정신 없이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흙투성이가 된 저를 보신 외할머니와 어머니는 기겁을 하시며 저를 닦아주셨습니다.
그제서야 알게 되었지만 외할머니와 어머니께서 놀란 이유는 제가 흙투성이여서가 아니였습니다. 제 발목에 피투성이로 잡은 듯한 손자국들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윽고 할머니께선 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으셨고 저는 구슬공장에 갔던 이야기를 했던 구슬공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마을에 있던 구슬공장은 세워진 지 몇 년 안 된 공장이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겨냥한 구슬이라는 제품으로 나쁘지 않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는데 IMF 이후로 나날이 실적이 나빠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한데 공장을 운영하는 공장장에게 늦둥이 딸이 있었다고 합니다. 시골로 자주 놀러 오지 않았던 제게 그저 가끔 지나치는, 기억이 희미하기만 한 어린 아이였는데 체구는 작았지만 어린 아이답게 뛰어 노는 것과 숨바꼭질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물론 숨바꼭질 장소는 대부분 공장이었을 겁니다. 아버지인 공장장이 한사코 말렸다고는 해도 말입니다.
하지만 위험한 공장에서 숨바꼭질을 한 건 정말 실수였습니다. 하필이면 공장장 딸이 유리를 절단하는 기계에 끼어 온몸이 조각조각 나 죽었다고 합니다. 공장장은 슬픔에 미쳐 자살했고 그 후 공장은 (IMF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즉 토요일이라서 공장이 쉬는 것이 아니 였던 것입니다.
외할머니께선 이걸 알고 불길한 느낌에 오지 말라고 하셨던 것일까요…?
[투고] 어쩌다보니님
"안돼! 나, 나중에 와, 나중에!"
저는 투정을 부리다가 어머니께 전화를 넘겨드렸고, 어머니와 외할머니는 한참 동안 입씨름을 벌이시다가 우격다짐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저희 외할머니가 계시는 시골에는 구슬공장이 있었습니다. 한낮에 봐도 시커먼 내부에서 들려오는 카강! 카강! 날카로운 쇳소리가 금방이라도 저를 잡아먹을 듯 무서워서 웬만해서는 쳐다보지도 않는 곳이었습니다. 다만 공장 뒤에는 유기장이 있었는데 그곳은 불량 구슬들을 내다버리는 곳 같았습니다. 대부분 파란색으로 크기도 천차만별에 금이 간 것도 있고 모가 진 것도 있었는데 저는 어째 동그란 구슬들보다 저는 불량 구슬들이 더 좋았습니다. 때때로 용기를 내서 재빨리 마음에 드는 불량 구슬들만 골라서 가져 올 때도 있었지만 그건 정말 가끔이었습니다.
외할머니 댁에 도착하고 나서 문득 구슬들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토요일이라서 공장에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했기에 구슬들을 가지러 몰래 집에서 나왔습니다.
예상대로였습니다. 토요일이라 공장에는 아무도 없는지 기계 돌아가는 소리도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공장을 쭈욱 돌아 상태가 좋지 않은 울타리를 넘으니 평생 모아도 못 모을 정도의 (불량) 구슬들이 쌓여있었습니다. 이미 공장으로 오는 동안 날이 조금씩 흐려지고 있었고 유기장에 도착했을 즈음에는 큼직큼직한 구름들이 햇빛을 가리고 있어서, 저는 다급한 마음으로 불량 구슬들을 헤쳤습니다. 20분 넘도록 찾았지만 결국 제 마음에 들 정도로 불량한 구슬은 하나도 찾지 못했고, 날이 으슥해지고 있어서 저는 얼른 울타리를 넘어 공장을 돌아 마을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반 넘어 돌았을 때, 갑자기 공장에서 "콰앙!"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저는 화들짝 놀라 말 그대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고 기계가 작동하기 시작할 때 나는 "위이이잉" 소리가 나더니 이윽고 그 소름 끼치는 묵직한 쇳소리가 거인이 다가오는 소리처럼 또렷하게 들렸습니다.
저는 덜덜 떨리는 다리를 재촉하면서 반은 뛰고 반은 기면서 공장에서 나가고 있었는데 공장을 다 돌아 입구를 지나칠 때! 뭔가 제 발목을 덥석 잡는 것이었습니다.
"그윽… 그윽…"
이윽고 제 뒤에선 사람 신음소리가 들렸고 제 발목을 잡은 그것은 점점 발목을 억세게 조여왔습니다. 저는 안간 힘을 쓰며 거친 돌 바닥을 긁어대면서 발버둥을 쳤고 발목을 끊어버릴 듯 했던 그것은 제 슬리퍼만 가져가버렸습니다.
저는 정신 없이 울면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흙투성이가 된 저를 보신 외할머니와 어머니는 기겁을 하시며 저를 닦아주셨습니다.
그제서야 알게 되었지만 외할머니와 어머니께서 놀란 이유는 제가 흙투성이여서가 아니였습니다. 제 발목에 피투성이로 잡은 듯한 손자국들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윽고 할머니께선 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으셨고 저는 구슬공장에 갔던 이야기를 했던 구슬공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마을에 있던 구슬공장은 세워진 지 몇 년 안 된 공장이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겨냥한 구슬이라는 제품으로 나쁘지 않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는데 IMF 이후로 나날이 실적이 나빠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한데 공장을 운영하는 공장장에게 늦둥이 딸이 있었다고 합니다. 시골로 자주 놀러 오지 않았던 제게 그저 가끔 지나치는, 기억이 희미하기만 한 어린 아이였는데 체구는 작았지만 어린 아이답게 뛰어 노는 것과 숨바꼭질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물론 숨바꼭질 장소는 대부분 공장이었을 겁니다. 아버지인 공장장이 한사코 말렸다고는 해도 말입니다.
하지만 위험한 공장에서 숨바꼭질을 한 건 정말 실수였습니다. 하필이면 공장장 딸이 유리를 절단하는 기계에 끼어 온몸이 조각조각 나 죽었다고 합니다. 공장장은 슬픔에 미쳐 자살했고 그 후 공장은 (IMF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즉 토요일이라서 공장이 쉬는 것이 아니 였던 것입니다.
외할머니께선 이걸 알고 불길한 느낌에 오지 말라고 하셨던 것일까요…?
[투고] 어쩌다보니님
trick
산소
엘
럼블피시
ㅅㅁㅅㅁ
ㅁㅊㄱㄷ
Neodream
아무래도 오늘 잠은 다 잤습니다 T.T
boltgun
Jae-Hyeon Lee
단식소녀
그 아이가 너무 불쌍ㅠ
휴프논
이타카
오드리햅번
SECRET
무려 그윽,그윽거리는 소리라뇨....
아무도 없는 곳에서 갑자기 쾅소리가 나면 정말 무서울거 같아요.^^:;;
잔라이
피피
seimei
사유리
예전에 살던 동네엔 단추공장이 있었는데 공장가는 길이
불량 단추로 쭉 깔려서 도로시가 된 기분이였는데..(무서운기억이 아니라서 다행;)
(par)Terre
안졸려
무니
margarita
니요나
죠팽
Kain
몇년 안된 일이군요...
두 고인께 명복을 빕니다.
윈드토커
편안히 천국에 가시길...
아이넷걸
여기 알게된지 얼마 안되서....밑에서부터 보다가 최근글이 있을가해서 봤더니..ㅎ
나중에 친구네 집 이야기 들어와서 올려야겠네요.....
친구이야기 무서웠던 기억이..ㅎ
아리
그나저나 궁금한 게 있는데, 더링님도 과연 무서운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ㅋㅋ
treat
gEreat
근데 정말로 피묻은 자국이 날 수 있나요? 의심하는게 아니구요; 가끔 유사하게 피묻은 자국이 몸에 묻어있다고들 하는데 저라면 담담하게 글을 쓸순없을거 같아요..
모모
무튼 지금도 무섭지만 말이에요 ㅠ
만성피로
무좀인가?
폭행몬스터
조각
외어서 친구들에게 들려주면 무서워서 어쩔줄몰라 하지요.ㅋ
저번엔 슥탁귀신을 해주엇는데 어떤애는 울었다는 ;;
곧 수학여행임다 ㅋㅋ
밤에 애들 잠 못자게 해줘야지 ㅋㅋ
귀신소녀
저도애들에게 이야기(광주G고교괴담)했는데막웃고그랬는데
그입담이부럽네요
노양노군
불타는팬티
저를아나요?
취조반장ㅡㅡ+
merial
덜컥. 다리에 느껴지는 뭔가 !!!!
해서 보니까 컴퓨터 선이네요. 응. 절묘한데 ?
다은
굉장하네요 내용이;;;; 그윽그윽이래 ;;옴마야..
모리스
히흥히흥
마산신월초의 초딩
발을 가져갈려고;;
초딩올림
보살아들
귀신소녀
부녀의원한을빨리 풀어야겠네요
狂氣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