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뒷산에는 절이 있는 데, 동네사람 대부분은 절에 다니셨습니다. 물론 앞으로 언급할 기묘한 체험을 했던 친구도 다녔습니다.
절에 가기 위해 산을 오르다보면 산 중턱에 무덤이 하나 있습니다. 마치 사람이 사는 곳처럼 사람 어깨 정도 되는 담이 둘러져 있었는데, 그 안에는 무덤과 비석, 그리고 동물모양의 석상이 몇 개 있습니다. 평소에는 들어가는 일이 없이 무심코 지나치던 곳. 하지만 석가탄신일이었던 그 날은 달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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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자이셨던 친구 어머니와 친구는 그 날 역시 아침 일찍부터 절에 올라가 등 만들어 다는 것도 돕고 비빔밥이며 산채음식을 만드는 등, 절을 찾는 분들의 일을 도우며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다 초저녁이 되서 손전등을 얻어 집으로 내려오려 하는데 절에 주지스님(워낙 작은 절이라 스님이 같이 일을 하셨다고 합니다)이 갑자기 가는 길을 말리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선 아들(제 친구)이 학교에 가야하니까 내려가야 한다고 고집을 굽히시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결국 스님께서는 정 가셔야하면 손전등 대신 등을 줄 테니 꼭 가져가라 하셨는데, 친구 어머니께서 괜찮다고 하시면서 손전등을 가지고 내려오셨다고 합니다.(등에 한문을 써주셨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경문이었다고 합니다)
내려오는 길에 친구랑 친구 어머니는 사찰음식으로 뭘 해서 먹을지도 이야기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무서운 기분을 떨치며 내려오셨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무덤 담벼락을 지나가게 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갑자기 어머니가 걸음을 딱 멈추시더니 담을 향해 몸을 숙이신 체 비명을 지르시더랍니다.
친구는 그런 엄마 모습이 무섭긴 했지만, 무슨 일인지 몰라 엄마만 부르며 매달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얼마 동안 있었을까요? 친구가 사람살려달라고 울고불고 소리치는데, 저기 위쪽에서 불빛 하나가 빠르게 내려오더랍니다. 불빛의 정체는 바로 주지스님. 주지스님께서 등을 들고 큰 소리로 염불을 외시면서 오신 것이었습니다.
이윽고 친구어머니께서 앞으로 푹 쓰러지시더니 벌떡 일어나 친구 손을 잡고 스님이 들고 계신 등을 빼앗아서 미친 듯이 산 아래로 뛰어 가시더랍니다(그 산은 그렇게 높지 않아 뛰어 오르내리기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좀 더 내려가면 시멘트로 진입로를 만들어 뒀죠)
친구는 영문도 모르고 어머니 손에 이끌려 눈 깜짝할 사이에 집에 도착하게 됐는데 집에 도착해서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을 듣고 기절할 뻔했답니다.
어머니왈, 그 무덤주변을 지나려고 하는데 갑자기 담벼락에서 손이 나와 어머니의 뒷머리를 움켜잡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계속 말했다고 합니다.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계속 어딜 지나가……. 라고 앙칼지게 소릴 지르며 더 심하게 머리를 잡아 올렸고, 그렇게 한참을 머리채를 잡혀 있는데 머리채를 잡은 손에서 느낌이 오더랍니다. 이제 진짜 잡았다하는 만족감과 희열감이…….
다행히도 그때 마침, 뒤에서 주지스님의 목소리가 들릴 때쯤, 그 손이 아쉬움과 분노로 더 힘 있게 머리채를 당기더니 곧 포기하고 어머니의 머리를 앞으로 휙 던지듯 밀더랍니다. 어머니는 머리채가 노여나자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친구 손목만 잡고 뛰었다고 합니다.
사실 어머니께선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셨는지 잘 생각이 안 나셨다고 합니다. 심지어 스님이 가지고 계시던 등을 뺏어 달린 것마저도.
친구가 어머니 말씀만 들었을 땐 반신반의했습니다만, 이윽고 어머니께서 한숨을 내쉬며 뒷머리를 내리시는 데, 어머니 손에 빠진 머리가 한 움큼 잡히고, 머리가 빠진 어머니의 뒷머리는 두피 밑이 파여서 피멍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제야 친구는 머리끝까지 소름이 돋았고, 친구랑 친구 어머니는 공포에 밤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다음날, 절에서 스님이 찾아오셨는데 그날 걱정이 되서 등을 가져가라 했는데 왜 안 가져갔냐고 야단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말씀하시길, 몇 년 전 절에서 요양하던 젊은 여자가 죽었는데 죽을 때 이승에 한을 남기고 죽은 터라, 집으로 시신을 돌려보내지 못하고(시신을 보내면 귀신도 간다고 합니다) 절 가까이 묻고 스님이 그 무덤을 돌보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날 스님께서 친구 어머니를 보니 귀신이 장난칠 운이어서 그걸 막으려고 못가게 했던 것이고, 만약 가시더라도 그럼 부적을 써 줄 테니 가져가라고 했는데 어머니가 사양하셔서 그런 장난에 걸려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절에 오시지 말라고 하셨고, 부처님은 마음으로 모시는 거니까 집에서 수양하시라고 하셨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이야기지만, 친구 어머니께서 그날 이후로 몸이 아프셔서 절에 다시 가게 됐는데 스님왈, 원래 어머니께서 귀신한테 급살 맞을 운이었는데 한번 넘긴 거라고 하셨답니다. 지금도 그 귀신이 어머니 목숨에 미련을 못 버려 어머니가 아프신 거니 절대 여기 오지 말고 무덤 지날 때도 모른척하고 지나가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투고] 00000님
그러다 초저녁이 되서 손전등을 얻어 집으로 내려오려 하는데 절에 주지스님(워낙 작은 절이라 스님이 같이 일을 하셨다고 합니다)이 갑자기 가는 길을 말리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선 아들(제 친구)이 학교에 가야하니까 내려가야 한다고 고집을 굽히시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결국 스님께서는 정 가셔야하면 손전등 대신 등을 줄 테니 꼭 가져가라 하셨는데, 친구 어머니께서 괜찮다고 하시면서 손전등을 가지고 내려오셨다고 합니다.(등에 한문을 써주셨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경문이었다고 합니다)
내려오는 길에 친구랑 친구 어머니는 사찰음식으로 뭘 해서 먹을지도 이야기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무서운 기분을 떨치며 내려오셨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무덤 담벼락을 지나가게 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갑자기 어머니가 걸음을 딱 멈추시더니 담을 향해 몸을 숙이신 체 비명을 지르시더랍니다.
친구는 그런 엄마 모습이 무섭긴 했지만, 무슨 일인지 몰라 엄마만 부르며 매달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얼마 동안 있었을까요? 친구가 사람살려달라고 울고불고 소리치는데, 저기 위쪽에서 불빛 하나가 빠르게 내려오더랍니다. 불빛의 정체는 바로 주지스님. 주지스님께서 등을 들고 큰 소리로 염불을 외시면서 오신 것이었습니다.
이윽고 친구어머니께서 앞으로 푹 쓰러지시더니 벌떡 일어나 친구 손을 잡고 스님이 들고 계신 등을 빼앗아서 미친 듯이 산 아래로 뛰어 가시더랍니다(그 산은 그렇게 높지 않아 뛰어 오르내리기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좀 더 내려가면 시멘트로 진입로를 만들어 뒀죠)
친구는 영문도 모르고 어머니 손에 이끌려 눈 깜짝할 사이에 집에 도착하게 됐는데 집에 도착해서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을 듣고 기절할 뻔했답니다.
어머니왈, 그 무덤주변을 지나려고 하는데 갑자기 담벼락에서 손이 나와 어머니의 뒷머리를 움켜잡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계속 말했다고 합니다.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계속 어딜 지나가……. 라고 앙칼지게 소릴 지르며 더 심하게 머리를 잡아 올렸고, 그렇게 한참을 머리채를 잡혀 있는데 머리채를 잡은 손에서 느낌이 오더랍니다. 이제 진짜 잡았다하는 만족감과 희열감이…….
다행히도 그때 마침, 뒤에서 주지스님의 목소리가 들릴 때쯤, 그 손이 아쉬움과 분노로 더 힘 있게 머리채를 당기더니 곧 포기하고 어머니의 머리를 앞으로 휙 던지듯 밀더랍니다. 어머니는 머리채가 노여나자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친구 손목만 잡고 뛰었다고 합니다.
사실 어머니께선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셨는지 잘 생각이 안 나셨다고 합니다. 심지어 스님이 가지고 계시던 등을 뺏어 달린 것마저도.
친구가 어머니 말씀만 들었을 땐 반신반의했습니다만, 이윽고 어머니께서 한숨을 내쉬며 뒷머리를 내리시는 데, 어머니 손에 빠진 머리가 한 움큼 잡히고, 머리가 빠진 어머니의 뒷머리는 두피 밑이 파여서 피멍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제야 친구는 머리끝까지 소름이 돋았고, 친구랑 친구 어머니는 공포에 밤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다음날, 절에서 스님이 찾아오셨는데 그날 걱정이 되서 등을 가져가라 했는데 왜 안 가져갔냐고 야단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말씀하시길, 몇 년 전 절에서 요양하던 젊은 여자가 죽었는데 죽을 때 이승에 한을 남기고 죽은 터라, 집으로 시신을 돌려보내지 못하고(시신을 보내면 귀신도 간다고 합니다) 절 가까이 묻고 스님이 그 무덤을 돌보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날 스님께서 친구 어머니를 보니 귀신이 장난칠 운이어서 그걸 막으려고 못가게 했던 것이고, 만약 가시더라도 그럼 부적을 써 줄 테니 가져가라고 했는데 어머니가 사양하셔서 그런 장난에 걸려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절에 오시지 말라고 하셨고, 부처님은 마음으로 모시는 거니까 집에서 수양하시라고 하셨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이야기지만, 친구 어머니께서 그날 이후로 몸이 아프셔서 절에 다시 가게 됐는데 스님왈, 원래 어머니께서 귀신한테 급살 맞을 운이었는데 한번 넘긴 거라고 하셨답니다. 지금도 그 귀신이 어머니 목숨에 미련을 못 버려 어머니가 아프신 거니 절대 여기 오지 말고 무덤 지날 때도 모른척하고 지나가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투고] 00000님
숑이
정말 큰일날뻔하셨네요 ㅠㅠ
더링
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답니다.
mingming
날이 갈수록 잠밤기 글들의 깊이가 더해가는..-_-
더링
요새 글쓰기의 전략을 보고 있습니다.(...하지만 실력은 그대로)
지나가다
더링
seimei
대구 지하철 사고 범인과 다른 게 뭔지.
더링
가령 친구 어머니께서 죽은 여자가 싫어하던 얼굴상이었다던지...(이건 아닌가)
더링
Tarakuny
귀신이 미련을 못버리다니.. 이건 정말..
끊이지 않는 공포군요 ㅡ_ㅡ;
그런말은 본인은 모르게 사는게 나을거 같습니다 ㅠ_ㅠ
더링
니요나
더링
집행인
더링
Jae-Hyeon Lee
truth
윈드토커
스님 진짜 존경스럽네요 +_+
그런데 그 귀신은 도대체 불만이 뭔지... 괜히 지나가던 사람 머리채나 잡고..
확 무덤을 파헤쳐야 돼요!
비밀방문자
얼터메이텀
스님들은 정말......
margarita
스님..멋지십니다ㅠ[<
김매
neko
어쩌다 젊은 처자가 성불 못하고 남아있는지....
좋은 곳으로 가셔야 할 텐데요...
휴프논
Nick
백작하녀
유메
이렇게 무서운 글이 올라와 저를 즐겁게 해주는군요.
어딜 지나가......라니
내가 너를 데려가 이야기 다음으로 와닿는 말........
Kain
"여기가 니 땅이야? (버럭)"
....이 아니라
많이 놀라셨겠군요...
귀신은 자기가 죽은 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지요?
자기는 살아있는데 아무도 상대 안 해주고 말도 안 해주고 안 보이는 척 하는 거 같으니
없던 원한도 생기는게 아닐가요?
여리작의
저는 다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리작의
광명진언은 다음과 같습니다(아주 짧은 진언입니다)
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를타야 훔
유키
참 이뜻이 모든 신이시여 절 보호해주시옵소서..랍니다.
머링
그리고 옴마니 반메훔은 '연꽃속의 보배로운 신을 찬양한다'는 뜻이라네요.
제가
스님이 관리차 시신반환을 안하셨으면
굳이 길 가까이에 묻으실 필요가 있었을까요?
붐붐카
함부로 해를 끼칠지몰라서 그런거지않을까요?
가까이 묻어두고 해를 끼칠거같으면 가서 말리고..하는게 스님의 임무일지도...^^
옛날에 절은 가장 안 좋은 터에 세웠다잖아요.
아이스포즈
→안가지고 내려오셨다고 합니다.
라고 고쳐야 맞을듯 한데요
다음날, 절에서 스님이 찾아오셨는데 그날 걱정이 되서 등을 가져가라 했는데 왜 안 가져갔냐고 야단치셨다고 합니다.
이 부분을 본다면요 ㅠ;
엠티갔다오니 ㅋㅋ 글이 2개 올라와있네요 ㅋㅋ
재미있어랑 ㅋㅋㅋ
히루
어머님 너무 큰 고비를 넘기셨네요... 무서우셨겠다는..
지나가다
비묘
섬찟했다는...
근데 저 스님... 백귀야행의 스님의 이미지를 떠올려서
제 머리 속에서 코미디가 되버렸어요. 흑흑....
rousallka
무덤이 있는 길 근처를 지나갈 때마다
이 이야기가 생각나면 어쩌죠ㅠ_ㅠ??
아우~...
zerror
역시 한밤중에 오는게 아니야!!!-_ㅠ
ziehen
투고된 글들을 죽 읽으면서, 한동안은 화장실도 혼자 못가고 불끄면 무서워서
잠못자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제 좀 가라앉으려고 하니까 이 글이
대박폭탄을 터뜨려주네요..;
초파일날 절에가긴 글렀다;;
Astarot
저희 집 뒷산에 절이 하나 있어서 더 덜덜덜합니다..OTL
아무튼 어머님 무사하셔서 다행!
Hooa
생각만 해도 오싹합니다;;;;
대뇌직격
혹시 스님이 주신 등은 불빛이 반짝이는 빨간 경찰봉은 아니었을까요?
그렇다면 스님이 써주신 경문은 체포영장?
강이스이
명랑이
오호
완이
류주
뽀송돌이
모모
다흰
보는 순간 소름이 쫙...그런데 어떤 상황에서든 어머니는 강하네요.
그런 공포스펍고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아들손만은 꼭 잡고 달리시다니..
음음...
여튼 다시봐도 재밋네요
세상™
찬아
소름끼쳐요...ㅠㅠ
오늘밤은 무서운 밤이 될것 같아요...ㅠㅠ
공대녀
취조반장ㅡㅡ+
아 무서워여 ㅠㅠ
깡보
근데 투고자분 닉네임이 OOOOO인가요? 아니면 밝히기 싫으셔서 OOOOO?
그와여명을함께
제 블록으로 퍼갈께요.. ^^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모리스
유키
무섭다 ㅠㅠ
PASTIS
다른건 그냥 흥미위주로 봤는데 이건 진짜 소름이 쫘악..
온몸에 저릿저릿해요지금..ㅠㅠ
뭐 이런느끼은 귀신이 날 통과할때 드는 느낌이라고 들엇던것도 생각나고..
여튼 전 그 손에서 이제 잡앗다!! 라는 희열이 느껴졌다는부분이
젤무섭네요..ㅠㅠ
명탐정
무서울때마다 기도를 하거든요. 근데 불교도 무시를 한적은 없지만
역시 못할만큼 대단해요.
보살아들
얀
두러브
울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