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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병 7호봉 때였습니다. 원래는 제가 일직하사를 설 짬밥이 아니었는데, 저희 분대 분대장의 강압에 못 이겨서 부분대장이었던 제가 일직하사 근무를 서게 되었습니다. (저희 부대는 분대장이 일직근무를 섭니다)
일직하사의 주된 일은 일직사령 심부름과 주둔지 순찰이 있습니다. 주둔지 순찰은 주둔지의 모든 근무지를 돌아다니며 근무상태를 체크하는 것으로 다른 대대의 근무지까지 전부 순찰하는 것입니다.
그날은 비가 참으로 무섭게 내렸었습니다. 퍼붓는 비는 아니었지만 정말 질흙같이 어두운 밤이었습니다. 저는 내심 일직사령이 순찰을 돌지말라고 이야기해주길 바랬습니다만 무심한 일직사령은 "돌아"라고 야속하게 말했습니다.
저는 정말 첫근무 제대로 걸렸다고 중얼거리면서 우의를 갈아입고 총을 빼들고는 순찰을 시작했습니다. 눈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기오고 또 어두운 밤길을 랜턴 하나에 의지하고 걸어갔습니다.
탄약고를 지나서 대공초소를 지날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곳은……. PX.
전 이제 순찰을 마친다는 생각에 들떠있었고, 이윽고 PX 문을 흔들어보고 순찰표를 끼울 때쯤 어디선가 저를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위를 두리번거렸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니 없는 게 당연했습니다. 이 시간대에 누가 여기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때……. 그 옆에 있는 창고의 창문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는 사람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전 정말 머리카락이 곤두섰습니다.
저는 혹시 그곳에 갇혀 있는 PX병일수도 있기에 용기를 내어 창고 옆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창 안을 비추면서 확인했습니다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는 역시 잘못 봤구나 싶어서 돌아서려고 했는데, 순간 아……. 다시 보고 말았습니다. 저를 바라보는……. 그 초점 없는 눈.
뭔가를 원망하고 있는 듯한 그 눈을 보고 말았습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던 어두움 속에서도 그 눈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정말 움직일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죽을힘을 다해 저희 대대로 한 번도 쉬지 않을 듯이 달려왔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 PX는 구 38사단 시절의 헌병대였습니다. 38사단이 해체된 이유는 바로 사고다발 부대였기 때문인데, 워낙 자살자가 많았고 사고가 끊이지를 않자, 결국엔 부대를 해체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PX옆 창고는 예전 자살자가 나올 때, 군 병원에서 시신을 인수할 때까지 보관하던 시체보관소였다고 합니다.
제가 창고에서 보았던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저는 아직 잊을 수 없습니다. 아직도 원망이 가득 담긴 그 눈을.
[투고] 김욱진님
일직하사의 주된 일은 일직사령 심부름과 주둔지 순찰이 있습니다. 주둔지 순찰은 주둔지의 모든 근무지를 돌아다니며 근무상태를 체크하는 것으로 다른 대대의 근무지까지 전부 순찰하는 것입니다.
그날은 비가 참으로 무섭게 내렸었습니다. 퍼붓는 비는 아니었지만 정말 질흙같이 어두운 밤이었습니다. 저는 내심 일직사령이 순찰을 돌지말라고 이야기해주길 바랬습니다만 무심한 일직사령은 "돌아"라고 야속하게 말했습니다.
저는 정말 첫근무 제대로 걸렸다고 중얼거리면서 우의를 갈아입고 총을 빼들고는 순찰을 시작했습니다. 눈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기오고 또 어두운 밤길을 랜턴 하나에 의지하고 걸어갔습니다.
탄약고를 지나서 대공초소를 지날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곳은……. PX.
전 이제 순찰을 마친다는 생각에 들떠있었고, 이윽고 PX 문을 흔들어보고 순찰표를 끼울 때쯤 어디선가 저를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위를 두리번거렸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니 없는 게 당연했습니다. 이 시간대에 누가 여기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때……. 그 옆에 있는 창고의 창문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는 사람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전 정말 머리카락이 곤두섰습니다.
저는 혹시 그곳에 갇혀 있는 PX병일수도 있기에 용기를 내어 창고 옆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창 안을 비추면서 확인했습니다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는 역시 잘못 봤구나 싶어서 돌아서려고 했는데, 순간 아……. 다시 보고 말았습니다. 저를 바라보는……. 그 초점 없는 눈.
뭔가를 원망하고 있는 듯한 그 눈을 보고 말았습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던 어두움 속에서도 그 눈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정말 움직일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죽을힘을 다해 저희 대대로 한 번도 쉬지 않을 듯이 달려왔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 PX는 구 38사단 시절의 헌병대였습니다. 38사단이 해체된 이유는 바로 사고다발 부대였기 때문인데, 워낙 자살자가 많았고 사고가 끊이지를 않자, 결국엔 부대를 해체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PX옆 창고는 예전 자살자가 나올 때, 군 병원에서 시신을 인수할 때까지 보관하던 시체보관소였다고 합니다.
제가 창고에서 보았던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저는 아직 잊을 수 없습니다. 아직도 원망이 가득 담긴 그 눈을.
[투고] 김욱진님
issuelit
촛점없는 눈이 생각나네요
근데 질흙-> 칠흙
Mirai
칠흑이 맞습니다;
질―흙
질―흙 [―흑] [명사] 찰흙의 한 가지. 질그릇의 원료로 쓰임. (참고) 질. * 질흙이[―흘기]·질흙만[―흥―]
칠흑
칠흑 (漆黑) [명사] 칠처럼 검고 광택이 있음, 또는 그런 빛깔. ¶ 칠흑의 머리./ 칠흑 같은 어둠.
칠흙이란 단어는 없는것 같네요.
네이버 사전 검색결과입니다
더링
소울메이트 보기 전에 빨리 올리려고 한글 2002의 맞춤법 검사를 했더니만,
오히려 더 이상하게 변해버렸습니다.ㅜ_ㅡ
잔돈은가져라
비오는날좋아
이마나아
저두역주행하며댓글조그조그다는중
이름오늘 처음쓴거 ㅋ
철수
메인; 머리카락 같은 걸 보고 사실 놀랐습니다.-_-;;;
이래저래~~ 군대에는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군요~~~[..아 처음쓰는글이다..;]~~~
않가서 모르지만..-_-;;
더링
베떠리다나가스라
Mirai
갔다와서 그런가? ^^;
군대가 좋아지는데 사고가 줄어들면 나중엔 군대괴담이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도 해봅니다.
더링
휴프논
더링
...죄송합니다. 사실 쥐뿔도 모릅니다.
집행인
영화에서나 귀신보면 소리지르지...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를 갑자기 놀래키면 고양이는 경황이 없어 뒷다리는 미처 움직이지도 못하고 앞다리만으로 쭉 뻗은 뒷다리를 끌고 도망가던 일이 생각나는군요.
더링
무니
백작하녀
Astarot
김매
앤지
무서운 이야기인데 집중이 잘 안돼네요
더링
일반 서적 역시 양쪽정렬인 걸 생각하시면 이해되실 겁니다.
seimei
더링
"선풍열참!" / "군대란참!"
니요나
더링
Hooa
더링
margarita
neko
좋아서 죽는 사람은 없잖아요.
저희 오빠가 군에서 아직 고생하고 있으니
저도 새삼 오라버니 생각이 나네요^^;
저런데 있지 마시고 좋은 곳에 가시면 좋을 텐데....
도하
뒤에서 동생이..군대에 널린게 괴담이래요.
무섭네요. 군대 안가는 여자여서 다행이려나*-_-* 괴담을 못 들어서 아쉬운거려나.
Jae-Hyeon Lee
issuelit
칠흑!
Ryuha
지렁이
아니면 그저 거기서 죽은 귀신인지.....
알 방법이 없군요..
아니...
원한의 눈빛이 아니닌 그저 거기서 죽은 귀신이라는 활률을 높이므로...
...
..
하여간 명복을 빕니다 그려,...
sugisa
정말이지 군부대 사고 사라져야 할텐데.
대뇌직격
글의 앞부분에서
[저희 분대 분대장의 강압에 못 이겨서 부분대장이었던 제가 일직하사 근무를 서게 되었습니다. ] 를 읽는 도중에 여자 후배가 하는 말
"부분ㅡ대장이면 잠깐 동안만 대장하는거야?"
[부ㅡ분대장] 을 [부분ㅡ대장] 으로 이해해주는 쎈쓰!
가루
강이스이
그 귀신 취향 특이하네 ... 군대에서 볼 게 군바리 밖에 더 있다구 ; ; ; ;
모모
음...거짓이네
헌병대에 시체임시보관소 같은거 전혀없습니다
시체는 바로 군병원에서 인수해가죠
취조반장ㅡㅡ+
예전일일수도 있고..
몬가 억울한 사연이 잇으신듯.. ㄷㄷㄷ
무서버
깡보
이렇게 고쳐야하지 않을까요?ㅎ
모리스
병장3호봉.
x대대앞에 예전px건물잇죠..
명탐정
예비역
일직근무는 나도 허벌라게 섰는데 내가들은 얘기는 좀다른데 ㅋ 그귀신양반이 등장하시는 코스가 매번 바뀌셔서 순찰귀신이라고 그랬는데.ㅋ 참고로 하얀 구형군복을 입고 있다고도 하고 ㅋ
김인간
자살자의 원망어린 눈이라...
아악
보살아들
♥카라멜마끼아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