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제가 중학생 때 겪은 일입니다.
10년 전 이맘때쯤이었을 겁니다. 부산에서 살다가 천안 신당동의 모 아파트로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부산의 바퀴벌레 득실거리던 오래된 빌라에서 벗어나 깔끔한 아파트로 옮기게 되어서 많이 들떠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바퀴벌레에서 해방된 것이 가장 기뻤습니다.
아파트의 위치는 4차선 도로에서 우측 샛길로 800미터 가량 빠지면 논밭 한가운데에 있었고, 총 4동에 각 동마다 23층까지 있는 복도식 아파트였습니다.
지금은 동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호수는 410호로 복도 끝이었습니다. 집 구조는 현관을 중심으로 좌측에 제방, 우측으로 누나 방, 복도를 지나치면 좌측으로 거실, 우측으로 응접실, 정면으로 안방, 응접실 끝부분에 욕실이 있었습니다.
아파트로 이사 와서 며칠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시 중학생이던 저는 하교 후에 조금 놀다가 집으로 오면 18시정도였고, 어머니와 아버지는 일이 끝나고 8시쯤에, 누나는 고등학생이어서 밤 10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왔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현관문 앞에 섰는데 집 안에서 인기척이 나는 겁니다. 사람들 말소리가 웅얼웅얼 들리는가 하면 방문 열고 닫는 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들리기에 저는 부모님이 오늘은 일찍 돌아오셨구나 하는 생각에 열쇠를 찾았습니다.
그날따라 열쇠가 어디 있는지 주머니를 다 털어도 안보였습니다. 혹시 잃어버린 게 아닌가 하는 불길한 생각에 가방을 벗고 탈탈 털자 온갖 잡동사니와 함께 찰그랑 거리며 떨어지는 열쇠 소리가 들렸습니다. 살았다! 싶어서 재빨리 바닥에 쏟아진 잡동사니들을 도로 가방에 쑤셔 넣고 열쇠를 돌렸습니다.
부모님이 계시는 것은 저의 착각이었을까요?
저를 반긴 건 캄캄한 어둠과 정적…….
아. 순간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털이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고, 팔에 돋아난 소름을 문지르며 현관에서부터 재빨리 불을 켜고 들어가면서 화장실까지 집안의 온갖 전등을 다 켜고 텔레비전 볼륨을 크게 해 놓은 채로 부모님이 오실 때까지 벌벌 떨어야만 했습니다.
그 뒤로도 종종 집에 들어가기 전에 인기척을 느꼈지만 실제론 아무도 없는 상황을 겪었고 나중에는 인기척을 일부러 무시하고 저쪽에서 집에 들어가기 전에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집에 나 혼자 있다는 걸 애써 인지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8월 즈음해서 에어컨이 없던 때라서 무척이나 더운 여름밤이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방문을 활짝 열어놓고 자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날도 그렇게 방문을 열어놓고 열린 방문 쪽으로 머리를 두고 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그날따라 왜 그렇게 잠이 안 오던지. 한참을 뒤척이던 순간 거실 쪽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습니다.
스윽……. 스윽……. 스윽……. 스윽…….
마치 긴 옷자락이 바닥에 끌리는 소리.
소리는 점점 커졌다가 다시 점점 작아졌다가를 반복했습니다.
당시 집의 거실에 좌탁이 하나 있었는데 누군가 그 좌탁 주위를 맴돌고 있는 소리였습니다. 그때 저는 엄마나 누나가 깨어서 돌아다니나? 하고 잠도 안 오는 차에 나도 물이나 마시자 하고 일어나려던 찰나. 소리가 하나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옷자락 끌리는 소리와 같이 나야할 그 소리.
왜 여름에 장판 바닥 밟으면 쩍쩍 하고 나는 소리 있죠?
밤에 잘 시간에 양말을 신고 있었을 리는 없으니. 그때부터 엉거주춤 일어나려던 자세 그대로 굳어버렸습니다. 소리는 계속 들리지 방문은 활짝 열려있지 순간 더위가 싹 날아갔습니다. 그대로 아주 천천히 자세를 되돌리고 발치에 팽개쳐져 있던 이불을 조금씩 끌어당겨서 머리끝까지 뒤집어 쓴 채로 귀를 틀어막고 밤을 지새우다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머니와 누나에게 물었지만 밤중에 돌아다닌 사람은 아무도 없었답니다. 그날 아침 저는 그때까지 있었던 일들을 부모님께 이야기했습니다. 잠시 묵묵히 계시던 어머니가 꺼낸 말씀은 또다시 저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주무실 때 거의 항상 비슷한 악몽을 꾸시는데 꿈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자고 있으면 누군가 안 방문을 열고 들어오려고 하더랍니다. 한사람이 아니고 여러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오려고 하자 어머니는 들여보내면 큰일 나겠다 하는 생각에 온몸으로 문을 밀며 비집고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밀어내며 사투를 벌이신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잠꼬대로 욕도 하시고 휘두르는 팔에 아버지가 맞아서 깨어나시는 경우도 많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그 이야기는 결국 아버지의 '몸이 허약해서 그렇지'라는 말 한마디에 일축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저런 일이 자주 있었지만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어 융자도 남아있는 터라 무시하고 살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제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위에 눌렸습니다.
제가 보통 잠을 자면 똑바로 누워서 천장을 보고는 절대로 못잡니다.
반드시 옆으로 돌아누워야 잠을 잘 수 있는데 한밤중에 눈을 떠 보니 大자로 양 팔과 다리를 벌리고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눈을 뜨고 멍~ 하니 좀 있으니 몸이 안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 이게 가위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리저리 용을 써 봤지만 소용 없었고 그렇게 한참을 씨름하다가 문득 시야 왼쪽 한켠의 의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컴퓨터 책상의 회전의자…….
그 회전의자가 살짝 빠져나와 제쪽으로 정확하게 돌려져 있었습니다.
누군가 앉아서 바라보고 있을때만 나오는 위치와 각도였습니다.
저는 의자가 그렇게 무서운 것인줄은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더구나 누군가가 앉아서 움직이는 것처럼 살짝 흔들흔들 거리기 까지 했습니다.
온갖 비명과 악을 질렀지만 목소리도 안 나오고 몸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눈을 떠보니 아침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몇 번 이상한 일이 있었고, 결국 제가 그 집에서 계속 살면 가출하겠다고 강짜를 부린 덕에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급하게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지금 사는 집에서는 예전의 그 집과 같은 일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집에 있던 것들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위험한 것이라기 보다는 장난기 많은 녀석이었던것 같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지금 그 집에 살고있을 사람들이 무사하기를 빕니다…….
[투고] 백영수님
판타지스타
바퀴벌레
내몸은 악취하고 병균이 달라붙지 않게 몸에 기름이 칠해져있고 언제나 몸을 가꾸기 위해 더듬이 청소를 쉴세 없이 하는데도 사람들은 날 더럽다고 하네 서러워 죽겄네
(주)세스코
뉼렛
엄마
유투브 감이라능
(주)아이비
데헷
ㅎㄷㄷ,,, 무섭네요.
와우
marten
햄짱
OTL
와이
역시 무서운 건 사람..
쟁이
낭만궹이
부모님은 2주동안 여행가시고
저도 복도쪽으로 난 창문이라
더워서 문열어놓고 엠피들으면서 흥얼거리는데
자꾸 인기척이 나서 무심코 보니까
친하게 지내는 고2오빠가 친구들 대리고
빤히 보고 있었..
나:왜.
오빠:배고파.밥좀 주라.
........저희집에서 담배피고 술먹고 다하더군요.
역시 인간이 귀신보다 무서워
더륑님의팬클럽회장을먹은희소냐라고불리고싶은인간
뉴비
햄짱
힝힝
간만에..
미즈키
-
필사적으로 열쇠를 찾은 걸까요?
멀미
저도 집에 사람있는거 알면서 한80%는 제가 따고 들어옵니다.. 부모님계실땐 모르겠지만 형제들만 있을땐 오히려 문열어달라고 하면 귀찮아합니다 흑흑흑..
가루희준
햄짱
후훗
열쇠?
러브
체스터
111111
이현석
best of best
집에 혼자 있는데 누가 있는거 같은 기분... 특히 밤에 혼자 컴퓨터할때 어둠속에서 시선이 느껴지는 기분은 참....
밀리선트
올망똘망
옆집이나 이웃집 소리가울려 들린거이거나 집안에 몰래 누가 숨어살았다던가
자고있을때 난 소리는 몰래 숨어살던 사람이 밤에 기어나와 돌아다녔다던가 보일러 소리일지도
으악
왠지 침대 밑에 사는 사람 얘기가 생각났습니다.ㅋㅋ
역시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운걸까요.ㅋㅋ
엠m
집안에 누가 몰래 살고있다니.....
인간 하나 둘 셋
비슷비슷
저하고 비슷한 경험을 하셨네요 전 문닫은 학원에서 당해봤음 ㅡ ㅡ
후달달달
저는 가위눌릴 때 무언가 눈을 손으로 누르는 것처럼 압박하는 느낌과
귓가에서 손뼉치는 소리를 들은 적 있어요
꿈이었을까요?..
11
위뉘위쉬
gks0726
기미저니
여기서 '지새우다'를 '지새우다시피' 이렇게 바꿔야 되지 않을까요?
백영수
저는 그 집에 살면서 간떨어진다 라는 말의 뜻을 알게되었답니다..
느껴본 사람만 알죠 그거..
미미
백영수
미미님 어뜨케
햄짱
저도
햄짱
이사가길 잘 하셨어요!
몰컴
양말을 신고 거실을 걸어다니신 건 아닐까요?
사실 어릴 때 제가 종종 그랬던 기억이 있어서 말입니다......
장판 소리 때문에 가족이 깨면 안되거든요?
요나
복도형의 아파트인데, 친구한명이 놀러와서 새벽까지 수다를 떨고 있다가,
동네 친구가 몰래 나와서 노래방이나 가자는 소리에 급히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죠.
당시 흡연을 하던 친구가 창문에 꼬옥 붙어서 담배를 피고 있던상태였고 전 머리를 하고 있었죠.
그런데 친구가 제쪽으로 급히오더니 밖에 누가 있다는 겁니다.
놀래서 왠 놈이 여자애들이 있는 방을 처다보는가보다 해서 창문쪽으로 누구냐고 소릴 질렀죠.
아무소리가 없더군요. 그래도 낌세가 이상해서 방충망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살폈습니다.
제방창문 옆쪽으로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즉 꺽어지는 공간쪽에 남자의 얼굴 반만 보였습니다.
더군다나 눈이 마주친후 누구냐고 소릴질러도
그대로 쳐다보고 있더군요. 소름이 쫙 돋는바람에
친오빠를 깨워서 나가보기까지 했더니 달아났는지 없어졌더군요.
도둑이었는지, 왠 변태인지는 모르겟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자동점등 시스템이 었던 그곳에 사람이 급히 숨었다면, (창밖에 있다는 소리를 듣고 바로 소릴질렀으니)
전등이 켜졌을텐데 미동도 없었습니다.
귀신이었는지 사람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무서운 세상입니다.
물먹는하마
거울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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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생사백서
현수
훗 귀신!
젤리마슈
ㅠㅠㅠ
앗!
그스윽스윽나도..
ㄴㄴ
아파트 경비아저씨
아이무셔워
몬스터
조작수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