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중대가 담당한 경계지역은 탄약고 후문으로, 산 중턱에 있는 말 그대로 최악의 근무지입니다. 11월의 그날도 어김없이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내며 겨우 1시간 야간근무를 마치고 사수와 둘이 복귀하는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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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야간에다 눈까지 내려, 미끄러운 내리막길을 조심조심 내려가고 있는 데, 제 앞을 걸어가던 사수가 갑자기 그 자리에 서서 저에게 소산(蕭散: 흩어지다)하라는 수신호를 보냈습니다.
전 급히 은폐 가능한 공간으로 소산을 했지만, 근무 투입할 때나 복귀할 때 소산하는 일은 거의 없었기에 의아해하며 반대편에 소산해있는 사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사수는 수신호로 내리막길의 끝을 보라는 수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내리막길의 끝은 탄약고안에 설치된 가로등에서 빛이 약간 새어나오는 섹터인지라,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앞에 무슨 물체가 있는지 식별 할 수 있을 정도의 시야는 확보가 되는 그런 공간이었는데, 그 내리막길의 끝에 희미하게 검은 물체가 보였습니다. 그 물체는 누가 보아도 서있는 사람의 형체였습니다.
이 시간에 순찰자가 올리도 없고 순찰자나 동초근무자는 항상 2인 1조로 다니기에, 경계지역에 혼자 다닌다는 건 99%가 거수자(신원불명의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 전 바로 총구를 거수자에게 겨눴습니다.
“정지!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담배!”
“......”
“담배!”
“......”
“담배!”
“......”
수하를 3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답이 없자, 사수는 제게 포획하자는 수신호를 보냈습니다. 전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뛰쳐나갈 준비를 했고, 사수의 움직임과 동시에 거수자에게로 달려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사수와 제가 포획한다는 것을 알아차린 거수자는 다급히 도망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근무 투입로이자 복귀로인 내리막길을 조금만 지나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왼쪽으론 대대 OP를 오르는 길이 나오고 오른쪽은 탄약고 정문 초소가 있는 길이라, 역시 거수자는 초소가 없는 대대 OP쪽으로 방향을 틀어 도망치기 시작하였습니다.
“거기서!!” 라는 사수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거수자는 계속하여 도망쳤는데, 이상하게도 아무리 빨리 뒤를 쫒아도 거수자와의 길은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사수나 저나 점점 오기가 생겨 죽을힘을 다해 계속 달렸습니다. 그렇게 10분정도 달렸을 때....
“야! 멈춰!!“
“왜 그러십니까! 상병님(사수) 잡아야합니다!!!”
“알아, 그건 아는데 일단 진정하고 멈춰봐.”
거수자가 앞에 달아나고 있는데, 멈추라는 사수의 말에 저는 멈출 수밖에 없었고, 아니나 다를까?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왜 멈추라는 겁니까! 앞을 보십쇼! 잡아야 합니다!”
“말 들어! 잠깐 흥분을 가라앉히고, 앞을 봐라”
앞? 도통 어해가 되지 않는 말이었지만, 자리에 멈춰서서 앞을 본 순간, 저는 온몸이 경직되어 굳어버렸습니다.
눈 덮인 산. 아무도 오르지 않은 길. 그럼 분명히 앞에 도망가는 거수자의 발자국이 남아야 있어야 되는데... 제 앞에 펼쳐진 길엔 발자국은커녕 그 누구도 지나간 흔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거수자는 저와 사수를 우롱하듯 여전히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투고] Sniper K님
전 급히 은폐 가능한 공간으로 소산을 했지만, 근무 투입할 때나 복귀할 때 소산하는 일은 거의 없었기에 의아해하며 반대편에 소산해있는 사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사수는 수신호로 내리막길의 끝을 보라는 수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내리막길의 끝은 탄약고안에 설치된 가로등에서 빛이 약간 새어나오는 섹터인지라,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앞에 무슨 물체가 있는지 식별 할 수 있을 정도의 시야는 확보가 되는 그런 공간이었는데, 그 내리막길의 끝에 희미하게 검은 물체가 보였습니다. 그 물체는 누가 보아도 서있는 사람의 형체였습니다.
이 시간에 순찰자가 올리도 없고 순찰자나 동초근무자는 항상 2인 1조로 다니기에, 경계지역에 혼자 다닌다는 건 99%가 거수자(신원불명의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 전 바로 총구를 거수자에게 겨눴습니다.
“정지!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담배!”
“......”
“담배!”
“......”
“담배!”
“......”
수하를 3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답이 없자, 사수는 제게 포획하자는 수신호를 보냈습니다. 전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뛰쳐나갈 준비를 했고, 사수의 움직임과 동시에 거수자에게로 달려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사수와 제가 포획한다는 것을 알아차린 거수자는 다급히 도망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근무 투입로이자 복귀로인 내리막길을 조금만 지나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왼쪽으론 대대 OP를 오르는 길이 나오고 오른쪽은 탄약고 정문 초소가 있는 길이라, 역시 거수자는 초소가 없는 대대 OP쪽으로 방향을 틀어 도망치기 시작하였습니다.
“거기서!!” 라는 사수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거수자는 계속하여 도망쳤는데, 이상하게도 아무리 빨리 뒤를 쫒아도 거수자와의 길은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사수나 저나 점점 오기가 생겨 죽을힘을 다해 계속 달렸습니다. 그렇게 10분정도 달렸을 때....
“야! 멈춰!!“
“왜 그러십니까! 상병님(사수) 잡아야합니다!!!”
“알아, 그건 아는데 일단 진정하고 멈춰봐.”
거수자가 앞에 달아나고 있는데, 멈추라는 사수의 말에 저는 멈출 수밖에 없었고, 아니나 다를까?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왜 멈추라는 겁니까! 앞을 보십쇼! 잡아야 합니다!”
“말 들어! 잠깐 흥분을 가라앉히고, 앞을 봐라”
앞? 도통 어해가 되지 않는 말이었지만, 자리에 멈춰서서 앞을 본 순간, 저는 온몸이 경직되어 굳어버렸습니다.
눈 덮인 산. 아무도 오르지 않은 길. 그럼 분명히 앞에 도망가는 거수자의 발자국이 남아야 있어야 되는데... 제 앞에 펼쳐진 길엔 발자국은커녕 그 누구도 지나간 흔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거수자는 저와 사수를 우롱하듯 여전히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투고] Sniper K님
스머펫
베떠리다나가스라
어쩌면 눈많이 와서 지나간자리가
눈으로 메워진건 아닐까요?
도라에몽
베떠리다나가스라님 뭔눈이 초당 3cm이상온거아니라면-_- 발자국이어케안보여효-_-;;ㅋㅋ
초당3cm라면 10분이면3m100분이면30m-_-;;ㅋ
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팅잠팅
귀신은 신이라서 다시 메꿀깜?ㅋㅋㅋ
아..반말 죄송함돠
캐릭터
Adu
사인이나 받을걸 ㄷㄷ
메탈리카
도사꾼
봉황신공
허경영
곱등이
아이스포즈
카오리
목도리 도마뱀 이었을까요? ^^;;
대뇌직격
제가 후배 한놈에게 경공을 가르쳤더니 그걸 이런식으로 써먹는군요. 모든 군관계자 분들께 죄송함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사과드립니다..
사건의 개요
2인 1개조로 침투조를 편성.
1명은 어슬렁 거리다가 발각되면 잽싸게 경공으로 도주하여 근무자의 시선을 빼앗고, 그 틈에 나머지 한명이 얼릉 내려가서 술과 치킨을 사온다는 대담한 작전.
레바
저는 중딩인데도 님을 알아여!!!!!!!!!!
그리고 다시 돌아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지금은 세월이 많이 지났는데
대뇌직격님~ 잠밤기 버리시지 않았겠죠~??
매일같이 대뇌직격님 댓글이 웃겨서 자빠집니다
잠밤기 역주행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웃긴 덧글 많이 부탁드려여
감사합니다 대뇌직격님~!!! 좋은 하루 되세요~^^
휴프논
아직까진 대뇌직격님이 최고의 댓글!
Jae-Hyeon Lee
튀김
대뇌직격
아시는 분만 아시고 모르는 분은 모르는 ( 당연함;;;)
대뇌직격의 컴백입니다
더링
대뇌직격님의 주옥같은 댓글이 그리웠습니다.
대뇌직격
덧붙임 : 댓글의 댓글의 댓글은 안되는 군요;;;;
레바
저는 중딩인데도 님을 알아여!!!!!!!!!!
그리고 다시 돌아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지금은 세월이 많이 지났는데
대뇌직격님~ 잠밤기 버리시지 않았겠죠~??
매일같이 대뇌직격님 댓글이 웃겨서 자빠집니다
잠밤기 역주행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웃긴 덧글 많이 부탁드려여
감사합니다 대뇌직격님~!!! 좋은 하루 되세요~^^
대뇌직격
차례대로 댓글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아아... 언제 다 쓰려나;;;
issuelit
얼터메이텀
부사수 시절엔 사단장 야간 순찰에 포상 휴가도 갔었는데......
인생지사 새옹지마.......
얼터메이텀
병역을 마친......... 현역 병들에게는...... 가장 레귤러한 암구어가 바로
'닭털' - ' XX'
였다는..... --;
seimei
Ryuha
역시 댓글은 나중에 천천히 읽어야..^^; 대뇌직격님, 최곱니다..^^;
위드은
이 블로그의 글 거의 전부 다 읽어보는 중이예요~~^^넘 재밋고 무서워요..ㅠㅠ
지렁이...
그렇지 않고 쫓아갔다가는...
...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일어났을것 같군요,,,
사과탄
margarita
그나저나 정말...그대로 따라갔더라면..[갑자기 심각해지기
Truth
백작하녀
사수분이 예리하셨네요. ^^
윈드토커
저도 얼른 군대 가고 싶네요 ㅎㅎ
잊지 못할 공포를 한번 맛 보았으면...
공포의짱구
neko
왜 서라고 하고 담배를 외치는 건가요??
Kmc_A3
[예를 들어 까치! 라고 말하면 오작교! 라고 대답하듯이;]
더블대시
공포블로그라기 보다는 만담 블로그[!!]
겁쟁이
Jae-Hyeon Lee
Mirai
'거수자가 앞에 달아나고 있는데, 멈추라는 사수의 말에 저는 멈출 수밖에 없었고, 아니나 다를까?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부분에서 '아니나 다를까' 부분은 빼는게 낫지 않나 싶네요.
neko님;
Kmc_A3님께서 말씀하셨지만 군대용어로 '암구호'라고 합니다.(암구어로도 쓰이긴 하지만 암구호로 완전히 정해진 걸로 알고있습니다)
피아식별을 위한 한 방침이지요.
매일마다 바뀌고 비밀문서에 속합니다.
(2급비밀인걸로 기억되는군요)
Kain
레골라스였던 게지요...
눈 덮인 카라드리스에서도 눈 위를 사뿐히 걸어다니던 초록잎 부족 엘프의 자태...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엘프들이!!
닭띠소녀㉪
그나저나 ...........
.... 누굽니까┓- <덜덜
이상한뽈.
skywalker..였네요
리치스톰
김매
타라쿠니
flypup
강이스이
mingming
저희 오빠도 군대시절 뭔가 겪었다는데 도무지 말을 안해주네요..
그나저나 간만의 포스팅~
즐거운 일본여행이셨는지요..^^
[군인]자일리톨~★
100일 휴가중입니다...복귀 4일전...
연신.
루미D
70일간의 세계일주 군대편..(..
앤지
bosseye
무서운 이야기지만..그래도 재밌네요..^^
그나마
앙큼이
Sniper K
솔직히 귀신이 무섭다기 보다는...
복귀해서 사용한 탄의 해명과, 늦게 복귀한 사유...
그리고 간부의 갈굼...이 가장 무서웠죠.
마침 탄썼다는 이유가 분명치 않아서 사유서쓰고
하루 2시간씩 1주일동안 군장구보했습니다..냐하하하하하하하..
이외에도 겪은일은 한두가지가 아니랍니다.
제가 귀신을 잘봐서-_-....
지나가는사람
Nick
역시 무서운 이야기는 군대전설, 학교전설, 폐허전설 인 것 같습니다.
원츄~♡
재미있네요..
루시퍼82
모모
똥먹다독올라
역시 행보관들은.... 신입니다
ㅋㅋ
ledbird
근무갔다와서 담배 피우다가 알아챘음. ...ㅡㅡ;;;
G_DRAGON
거기서재일무서운내용이거같음...ㅠㅠ
파격지흔
취조반장ㅡㅡ+
경공술을 익힌듯 하오~(동방불패처럼..^^;)
된장할매
VIOLET
뭥미...
명탐정
조미조미
잔존인류는 사람을 싫어해서 도망다닌데요
발바닥 구조가 사람이랑 달라서 아주 가볍게 밟고 지나간 거지용
지난 글 중 여우에 관련된 이야기들도
혹시 산 속에 숨어살던 잔존인류가 벌인 짓이 아닐까요
미스터파더
아 무협지의 폐해인가...
왓더
보살아들
절대
zk12세
춘천잉간
라라라라
초콜렛드링크
♥카라멜마끼아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