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51화 - 아는 여자

작년 여름, 정말 더웠던 날 있었던 일입니다.



원래가 더위를 잘 타는데, 그 날은 정말 너무 더워서 3중으로 된 창문을 방충망까지 모두 제끼고, 잠자리에 든걸로 기억합니다.



아, 먼저 제 방을 설명해야겠습니다. 제가 잠드는 자리 바로 맞은편에[그러니까 발쪽] 창이 있는데, 서면 사람 배정도로 크고 베란다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여튼 그날도 열대야로, 좀 뒤척거리다가 갑자기 물에 빠진듯 잠든걸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가위에 눌렸습니다. 눈을 감고 있는데도 창이 훤히 보였죠. 허나 종종 겪는 일이라 무시하고 저는 가위를 열심히 푸는데만 집중, 이윽고 풀릴 때쯤이었습니다만, 귓가에서 갑자기...



"지금 가위 눌린거, 아무한테도 얘기 하지마."



라고, 머리를 스치는 듯한 느낌으로, 굉장한 고음의 여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깨고나선 한동안 [뭐야] 하고 생각하다가, 또 갑자기 잠이 들었습니다.



꿈속에서 전 친구 ㅅ양에게, 방금 겪은 일을 신나게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무서운 경험이었기에 누군가에 이야기하지 않으면 못 견딜 것 같았죠. 그리하여 그녀에게 모두 이야기하고나서 ㅅ양 얼굴을 보며 [굉장하지 않냐?] 라고 말하는 순간, ㅅ양 얼굴이 생전 처음보는[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느낌은 생생합니다] 얼굴의 여자로 변하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얘기 하지 말랬지?"



그러고선 목을 조르는 듯한 가위가 저를 덮쳤습니다. 사람이 질식하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 여자가 저를 가지고 논건지는 모르겠지만, 두번째 가위가 겨우 풀릴때 들은 환청은 지금도 오싹합니다. 역시 머리를 통과하는 듯한 그 느낌으로.



"지금 창밖에 누가 서있는지 아니?"



정말 비웃는 투로 말하던 그 느낌. 눈물이 나올 정도로 오싹했습니다. 왜냐하면 눈을 뜨면 바로 그 창문이 보이기 때문이죠. 그후 거의 비명을 지르며 방을 뛰쳐나가, 안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간것 같습니다.



그날 이후, 요즘같은 폭염에도 저는 절대 창을 열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가끔은 가위에 눌리지만, 그 여자 목소리는 이제 들리지 않습니다. 창문을 활짝 열었던 그날, 우연히 들어와 저를 놀리고 간건 아닐지...



[투고] 서울의 모양님
  1. 멸치

    역시. 가위 얘기가 제일 무서움 ㅠ_ㅠ
  2. 예지맘

    후아...

    가위눌림에서 생생한 경험을 할때...무척 두렵죠..

    가위 눌렸을때는..
    "가위눌림 일주일만 하면 달팽이처럼 깬다.."
    는 미발매 수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더링님 //설명해야겠네습니다.<----조금 우스운 오타인것 같습네다~. 수정 좀 하시라요~
  3. shushu

    아아 무서워요.ㅠ_ㅠ 영감이 없는걸 감사해야겠습니다;
    1. 은비

      으악! 소름끼쳐 근데 이거 어디선가 들은적 있는거 같은데...
  4. 치노

    흑-_ㅠ 저도 창밖이 무서워용;ㅅ;<-
    그 이전에 그 아가씨 너무 나빠요!!
  5. Ardennes

    무섭군요... 설마 말 하지 말랬는데 이렇게 공개가 되면 다시 오는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6. thering

    멸치님| 나에겐 이미 가위는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지. 후후후. 상관없는 얘기지만 오늘은 체조안해서 너무 좋다.ㅠ.ㅠ

    예지맘님| 아, 그러고보니 [가위눌림 일주일만 하면 달팽이처럼 깬다]가 있었군요! 혹시 지금이라도 가위눌림에 시달리시는 분들은 [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 제03화 - 가위눌림] 을 읽어보세요~^^

    [추신] 그게 셋이랑 후르츠가든하면서 쓰다보니 오타가 좀 있었습니다.;; ...라지만 매일 있는 오타라 변명도 안되죠?;;

    shushu님| 아닙니다, 영감이 있으면 지켜주고, 이뻐해주고, 보살펴주고등등 shushu님을 잘 보살펴드리지 않으실까요?^^ [그렇다고 shushu님이 할멈이라는 얘기가 아니고요, 남친의 비유적인 얘기였답니다.;;]

    치노님| 저는 명밖이 더 무서워요.ㅜ.ㅜ 흑흑. 밖에 제대로 돌아다녀봤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Ardennes님| 헉, 그러고보니 그렇군요! Ardennes님. 발군의 센스이셨습니다.^^ 아무쪼록 서울에 사시는 모양[님?;]께서는 요상한 가위에 눌리지 않으시길.ㅜ.ㅜ [눌리시면 또 투고해주세요.^^;;]
  7. 모카

    이 글 본 사람들 밤마다 찾아다니려면 그 여자귀신 발에 불나겠군요.. "너도 내 얘기 들었지?" 이러면서 목을 조르지 않을까요...
    1. 저승가이드

      저는 해외에 있는데요..ㅋㅋㅋㅋ 여기까지 찾아올까요..?? ㅋㅋ
  8. 파란만장소녀

    저기요;; 태클은 아닌데요; 열대야는, 작년에 없었는데요;
    이번에 찾아오는 열대야도 10년만에 찾아오는
    열대야라고, 어른들도 말씀하시고;;
    저희 엄마께서도, 제가 애기때 심한 열대야 한번오고
    안왔는데, 이번에 온다고, 하더라구 하시던데;;
    작년에 열대야 라는 말은 무슨 말씀이신지;;
    1. 류자키

      요즘은 거의 매년 열대야가 찾아옵니다 ㅋㅋ. 님이 말씀하시고 싶은건 올해처럼 심한 열대야가 찾아온 것은 10년만이라는 게 아닌가요??
  9. Hark

    방금 (...) 악몽을 꿨는데, 요즘 오컬트적인 것에 너무 심취하다보니
    꿈에서도 진언을 외고있었군요 (퍽) 귀신은 못봤습니다 =_= (괴물만)
    청문이 아무튼 위험요소입니다 !
    저도 항상 아무리 더운 날에도 창문은 꼭꼭 닫고 자요 .... (대구에선쪄죽습니다)
    말하지말랬지, 라는 저 대목. 구미호에 단골 대사죠 (웃음)

    PS. 파란만장소녀님 )) 열대야는 날이 더워서 잠 못드는 밤 (;;) 을 통칭하는거 아닌가요 ;;
    남부쪽이나 분지(-_-)는 초여름에도 덥습니다 TㅂT
  10. 치노

    열대야는 매 여름마다 있어온 걸로 알고있는데요; 10년만에 찾아온다는건 10년만에 이만큼까지-_-; 더운거라는 말을 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작년 여름도 더웠어요-_ㅠ<-
    그리고 더운 밤은 다 열대야!!(;;)
  11. 오니즈카 카부토

    여자가 매우 못되셨군. 보아- 하니 결혼도 못한 것 같고.. 후후후후... 그 성격가지고 결혼은 무신...(퍽)
  12. Neodream

    가위는 눌려본적이 없지만 상상만으로도 무섭네요;

    저는 가위보다는 '꿈속의 꿈'을 꾸는 식으로 가위눌림을 당해서 -_-; (아무리 잠을 깨도 그게 꿈이라는 걸 인지하는 게 생각외로 공포스럽더군요; 혹시 경험해보신분 있으신지..;;)

    덧글)) 시골이나 녹림이 많은 지역에서는 열대야 현상이 잘 안생기지만, 도시에서는 열섬(heat island)현상 때문에 여름마다 열대야가 있답니다. 문득 열대야 이야기가 나와서 끄적끄적;;
  13. thering

    모카님| 하하, 그렇습니다. 더운데 밤에 돌아다니느랴 수고하는 귀신에게 동정의 한표~ [투고자님, 그 ...귀신 이뻤습니까?;]

    파란만장소녀님| 요새 정말 덥죠? 근무지가 사무실이라서 에어콘이 빵빵해서 평소엔 잘 모르겠습니다만, 밖에서 일하거나 본관으로 나가면 으아... 무슨 지구전체가 만두찜통같은 느낌입니다. [저는 썩은만두정도?;]

    Hark님| 재밌는 점은 그 귀신의 한 대사가 우리나라에선 구미호의 18번이고 ,일본에선 설녀의 18번이라는 점이죠. 그리고 구미호나 설녀는 다른 귀신이나 요괴들중과 달리 인간과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가 많죠.^^
  14. Hark

    Neodream님, 저 얼마전에 그런 꿈을 5번 연달아 꾸다가 6번째에야 겨우 일어났답니다 -_ㅠ
    그게 하필 시험 첫날이라서 어찌나 기분이 나쁘던지 ........
    (그런게 아니라도 시험은 어차피 망했을것입니다만은;)
  15. Ardennes

    thering님 // 모든건 인간화 그 중에서 특히 여성처럼 변하는게 얼마나 잘 되는지가 관건입니다. (틀려!)
    설마 괴담의 기록자가 예전에는 남성이 주라 자신의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랬을지도 모를 일이군요. (점점 음모론)
  16. Neodream

    Hark님// 헉 5번씩이나; 저는 2번정도만 해도 공포스러운데.. 고생하셨습니다..;; (고생이라니 뉘앙스가 좀;)
  17. 지렁이

    설녀 전설의 국내판 등장?!
    설녀가 비행기 타고 놀러왔나 보군요..
    아니면 여름이었으니까...
    하녀(夏女)인가?
  18. Snakecharmer

    헉헉...므서워라.
  19. Snakecharmer

    이런 가위는 한번도 눌리적은 업는데...
    전 항상 죽을정도로 괴롭고 힘들고 그리고 말하기엔 너무 복잡한 가위만..그런 가위 걸릴때 힘들어요 정말..
  20. thering

    치노님| [선생님] 철수야, 이번 시험 개판쳐서 너 좀 맞아야겠다!!! [철수] 어흑, 몇대 때리실거셈? 한대? [선생님] 열대야!!!

    ...이상 더링식 썰렁한 유머였습니다.[다신 안할게요;;]

    오니즈카 카부토님| 이쁘면 용서됩니다!!! ...라고 쓸려고 했지만, 과거를 생각하곤 절래절래 고개를 흔드는 더링이었습니다.

    Neodream님| 답글을 달고 있는 지금도 저는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ㅜ.ㅜ 너무 더워서[오늘 부천영화제 갔다오면서 더더욱] 1.5리터 유자음료수를 다 마셔버렸죠. 하지만 전 아직도 목이 마릅니다.ㅜ.ㅜ[뭐에 씌이기라도 했나;;]

    Hark님| 헉, 5번 연달아 꾸시면 정말 꿈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라도 시험보는 동안, 이것도 꿈인가? 하곤 대충 봤을 거에요.~_~
  21. thering

    Ardennes님| 사실 그렇습니다. 옛날 기담이나 괴담을 보면 거의 남성판타지적인 이야기가 많죠. 노총각이 혼자 사는데, 밤에 절세미녀가 찾아왔더라...식의 이야기말이죠.^^

    Neodream님| 2번도 흔치 않은 경험이죠.^^ 역시 꿈을 안꾸는 편이 제일 편안한 것 같습니다. 왠지 꿈을 꾸면 자는 동안 없는 에너지 다 짜내서 꿈을 만들어내는 느낌이랄까요?

    지렁이님| 말하지 말라는 약속에 대한 금기는 예전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중국고전에서부터 그런 내용이 있는데, 그것이 우리나라에도 들어오고, 또 그게 일본으로 건너간게 아닌가 싶습니다. 중국의 경우에서도 주로 여우들이 그런 이야기들 하죠.

    Snakecharmer님| 저런... 토닥토닥.ㅜ.ㅜ 그렇다면 가위눌릴??면 몸이 엄청나게 피곤하셔서 그러신 게 아닐까요? 저도 전에 가위눌릴때의 상황을 보면 엄청 피곤했던 날이 많았답니다.
  22. Snakecharmer

    그럴수도 잇?瑁
  23. 널 좋아했었어//

    와~ 정말 무섭군요..

    그런데..정말 이런 일이 가능 할진 모르겠어요,..

    가위에 눌리면..그렇게 무섭나요??

    전 눌려보지 못해서..

    그래도 그 공포증을 참은 당신이 대단합니다!

    저는 못참아요..ㅋ?...
  24. thering

    Snakecharmer님| 그럴 수도 있겠지만, 민폐에요~ 민폐~! 로또 번호 알려줄 귀신이라면 환영하겠습니다만...

    널 좋아했었어//님| 안 겪어보신 분은 말로는 그 느낌이 전달되지 못할 겁니다. 한번 겪으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거에요~^^
  25. 귀신

    전 썰매타다가 가위에 눌려봤다는.... (진짜예염ㅡㅡ;;)
  26. luark

    요새는 자다가 가위 눌리면 태을주를 읊곤 하는데;;; 별 효과가 없더군요..
    주기도문은 교회를 다닌지가 오래되서 가물가물함.....
    반야심경을 외워볼까...=3
  27. luark

    가장 싫은건 가위 풀었다고 생각했을 때 그게 꿈이고 여전히 가위 눌려 있는 경우... 그렇게 네 다섯번 정도 하고나면 몸에 진이 쏘옥 빠집니다. 될대로 되라는 마음이 되어버리죵;;;
  28. Jae-Hyeon Lee

    어떻게 보면 가위에 눌려본적이 없는 사람은 가위눌림에 대한 판타지가 있지 않을까요? 가위에 눌리면 무섭기야 하겠지만 그 이상의 공포는 없을겁니다. 하지만 가위눌림이 없었던 사람은 그 이상의 공포를 느끼지 않을까 합니다. 제 경우만해도 '내가 가위에 눌리면 놀라서 심장마비로 죽는게 아닐까' 하는 막연한 추측마저...
  29. 그때창밖에는요

    싱하가 와있었음
  30. 유키

    실제로 가위 눌리면 그 경험 정말 짜증?나죠..ㅡㅡ;;
  31. 판타지 소설 같네요 ㅋㅋㅋ 창문 안 열면 집에서 메주를 뜨고 있겠군여..;ㅅ;
  32. 명탐정

    뭘봤어요?
  33. Gabrielle Mitchel

    저는 가위에 눌려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뭔가 굉장히 끔찍한 경험이 될 거 같아요ㅠㅠ
  34. ㅇㅇ

    내가 니 엄마로 보이니? 가 떠오르네요 ㅇㅇ
  35. 엔슈

    화장실 괴담이 생각 나네여 .
    일보는데 귀신이 나타나더니 [나랑 만난거 아무한테도 얘기 하지마~] 하고 사라지는데 나중에 친구한테 말했다가 친구가 그 귀신으루 변하더니~~
    [말하지 말랬지이!!~] ㅋㅋ ... 이런 이야기가 문득 ㅋ ..
  36. 상디

    그 여자 혼이 장난친거같네요 ㅋㅋㅋㅋ 소금이나 팥 던져보세요 원한을 풀어야할거같음..ㅎㅎ
    (농담)
  37. 바부

    우왕 나두 가위눌리면 다 보이는데 ㅠㅠ 귀신목소리는 안들렷슴 좋겠당....ㅠㅠ
  38. 있을유하늘천

    왠지 일본 전통 설화에 나오는 설녀 괴담과 비슷한데가 있는것 같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