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정말 더웠던 날 있었던 일입니다.
원래가 더위를 잘 타는데, 그 날은 정말 너무 더워서 3중으로 된 창문을 방충망까지 모두 제끼고, 잠자리에 든걸로 기억합니다.
아, 먼저 제 방을 설명해야겠습니다. 제가 잠드는 자리 바로 맞은편에[그러니까 발쪽] 창이 있는데, 서면 사람 배정도로 크고 베란다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여튼 그날도 열대야로, 좀 뒤척거리다가 갑자기 물에 빠진듯 잠든걸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가위에 눌렸습니다. 눈을 감고 있는데도 창이 훤히 보였죠. 허나 종종 겪는 일이라 무시하고 저는 가위를 열심히 푸는데만 집중, 이윽고 풀릴 때쯤이었습니다만, 귓가에서 갑자기...
"지금 가위 눌린거, 아무한테도 얘기 하지마."
라고, 머리를 스치는 듯한 느낌으로, 굉장한 고음의 여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깨고나선 한동안 [뭐야] 하고 생각하다가, 또 갑자기 잠이 들었습니다.
꿈속에서 전 친구 ㅅ양에게, 방금 겪은 일을 신나게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무서운 경험이었기에 누군가에 이야기하지 않으면 못 견딜 것 같았죠. 그리하여 그녀에게 모두 이야기하고나서 ㅅ양 얼굴을 보며 [굉장하지 않냐?] 라고 말하는 순간, ㅅ양 얼굴이 생전 처음보는[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느낌은 생생합니다] 얼굴의 여자로 변하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얘기 하지 말랬지?"
그러고선 목을 조르는 듯한 가위가 저를 덮쳤습니다. 사람이 질식하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 여자가 저를 가지고 논건지는 모르겠지만, 두번째 가위가 겨우 풀릴때 들은 환청은 지금도 오싹합니다. 역시 머리를 통과하는 듯한 그 느낌으로.
"지금 창밖에 누가 서있는지 아니?"
정말 비웃는 투로 말하던 그 느낌. 눈물이 나올 정도로 오싹했습니다. 왜냐하면 눈을 뜨면 바로 그 창문이 보이기 때문이죠. 그후 거의 비명을 지르며 방을 뛰쳐나가, 안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간것 같습니다.
그날 이후, 요즘같은 폭염에도 저는 절대 창을 열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가끔은 가위에 눌리지만, 그 여자 목소리는 이제 들리지 않습니다. 창문을 활짝 열었던 그날, 우연히 들어와 저를 놀리고 간건 아닐지...
[투고] 서울의 모양님
멸치
예지맘
가위눌림에서 생생한 경험을 할때...무척 두렵죠..
가위 눌렸을때는..
"가위눌림 일주일만 하면 달팽이처럼 깬다.."
는 미발매 수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더링님 //설명해야겠네습니다.<----조금 우스운 오타인것 같습네다~. 수정 좀 하시라요~
shushu
은비
치노
그 이전에 그 아가씨 너무 나빠요!!
Ardennes
thering
예지맘님| 아, 그러고보니 [가위눌림 일주일만 하면 달팽이처럼 깬다]가 있었군요! 혹시 지금이라도 가위눌림에 시달리시는 분들은 [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 제03화 - 가위눌림] 을 읽어보세요~^^
[추신] 그게 셋이랑 후르츠가든하면서 쓰다보니 오타가 좀 있었습니다.;; ...라지만 매일 있는 오타라 변명도 안되죠?;;
shushu님| 아닙니다, 영감이 있으면 지켜주고, 이뻐해주고, 보살펴주고등등 shushu님을 잘 보살펴드리지 않으실까요?^^ [그렇다고 shushu님이 할멈이라는 얘기가 아니고요, 남친의 비유적인 얘기였답니다.;;]
치노님| 저는 명밖이 더 무서워요.ㅜ.ㅜ 흑흑. 밖에 제대로 돌아다녀봤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Ardennes님| 헉, 그러고보니 그렇군요! Ardennes님. 발군의 센스이셨습니다.^^ 아무쪼록 서울에 사시는 모양[님?;]께서는 요상한 가위에 눌리지 않으시길.ㅜ.ㅜ [눌리시면 또 투고해주세요.^^;;]
모카
저승가이드
파란만장소녀
이번에 찾아오는 열대야도 10년만에 찾아오는
열대야라고, 어른들도 말씀하시고;;
저희 엄마께서도, 제가 애기때 심한 열대야 한번오고
안왔는데, 이번에 온다고, 하더라구 하시던데;;
작년에 열대야 라는 말은 무슨 말씀이신지;;
류자키
Hark
꿈에서도 진언을 외고있었군요 (퍽) 귀신은 못봤습니다 =_= (괴물만)
청문이 아무튼 위험요소입니다 !
저도 항상 아무리 더운 날에도 창문은 꼭꼭 닫고 자요 .... (대구에선쪄죽습니다)
말하지말랬지, 라는 저 대목. 구미호에 단골 대사죠 (웃음)
PS. 파란만장소녀님 )) 열대야는 날이 더워서 잠 못드는 밤 (;;) 을 통칭하는거 아닌가요 ;;
남부쪽이나 분지(-_-)는 초여름에도 덥습니다 TㅂT
치노
그리고 더운 밤은 다 열대야!!(;;)
오니즈카 카부토
Neodream
저는 가위보다는 '꿈속의 꿈'을 꾸는 식으로 가위눌림을 당해서 -_-; (아무리 잠을 깨도 그게 꿈이라는 걸 인지하는 게 생각외로 공포스럽더군요; 혹시 경험해보신분 있으신지..;;)
덧글)) 시골이나 녹림이 많은 지역에서는 열대야 현상이 잘 안생기지만, 도시에서는 열섬(heat island)현상 때문에 여름마다 열대야가 있답니다. 문득 열대야 이야기가 나와서 끄적끄적;;
thering
파란만장소녀님| 요새 정말 덥죠? 근무지가 사무실이라서 에어콘이 빵빵해서 평소엔 잘 모르겠습니다만, 밖에서 일하거나 본관으로 나가면 으아... 무슨 지구전체가 만두찜통같은 느낌입니다. [저는 썩은만두정도?;]
Hark님| 재밌는 점은 그 귀신의 한 대사가 우리나라에선 구미호의 18번이고 ,일본에선 설녀의 18번이라는 점이죠. 그리고 구미호나 설녀는 다른 귀신이나 요괴들중과 달리 인간과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가 많죠.^^
Hark
그게 하필 시험 첫날이라서 어찌나 기분이 나쁘던지 ........
(그런게 아니라도 시험은 어차피 망했을것입니다만은;)
Ardennes
설마 괴담의 기록자가 예전에는 남성이 주라 자신의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랬을지도 모를 일이군요. (점점 음모론)
Neodream
지렁이
설녀가 비행기 타고 놀러왔나 보군요..
아니면 여름이었으니까...
하녀(夏女)인가?
Snakecharmer
Snakecharmer
전 항상 죽을정도로 괴롭고 힘들고 그리고 말하기엔 너무 복잡한 가위만..그런 가위 걸릴때 힘들어요 정말..
thering
...이상 더링식 썰렁한 유머였습니다.[다신 안할게요;;]
오니즈카 카부토님| 이쁘면 용서됩니다!!! ...라고 쓸려고 했지만, 과거를 생각하곤 절래절래 고개를 흔드는 더링이었습니다.
Neodream님| 답글을 달고 있는 지금도 저는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ㅜ.ㅜ 너무 더워서[오늘 부천영화제 갔다오면서 더더욱] 1.5리터 유자음료수를 다 마셔버렸죠. 하지만 전 아직도 목이 마릅니다.ㅜ.ㅜ[뭐에 씌이기라도 했나;;]
Hark님| 헉, 5번 연달아 꾸시면 정말 꿈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라도 시험보는 동안, 이것도 꿈인가? 하곤 대충 봤을 거에요.~_~
thering
Neodream님| 2번도 흔치 않은 경험이죠.^^ 역시 꿈을 안꾸는 편이 제일 편안한 것 같습니다. 왠지 꿈을 꾸면 자는 동안 없는 에너지 다 짜내서 꿈을 만들어내는 느낌이랄까요?
지렁이님| 말하지 말라는 약속에 대한 금기는 예전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중국고전에서부터 그런 내용이 있는데, 그것이 우리나라에도 들어오고, 또 그게 일본으로 건너간게 아닌가 싶습니다. 중국의 경우에서도 주로 여우들이 그런 이야기들 하죠.
Snakecharmer님| 저런... 토닥토닥.ㅜ.ㅜ 그렇다면 가위눌릴??면 몸이 엄청나게 피곤하셔서 그러신 게 아닐까요? 저도 전에 가위눌릴때의 상황을 보면 엄청 피곤했던 날이 많았답니다.
Snakecharmer
널 좋아했었어//
그런데..정말 이런 일이 가능 할진 모르겠어요,..
가위에 눌리면..그렇게 무섭나요??
전 눌려보지 못해서..
그래도 그 공포증을 참은 당신이 대단합니다!
저는 못참아요..ㅋ?...
thering
널 좋아했었어//님| 안 겪어보신 분은 말로는 그 느낌이 전달되지 못할 겁니다. 한번 겪으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거에요~^^
귀신
luark
주기도문은 교회를 다닌지가 오래되서 가물가물함.....
반야심경을 외워볼까...=3
luark
Jae-Hyeon Lee
그때창밖에는요
유키
공
명탐정
Gabrielle Mitchel
하지만 뭔가 굉장히 끔찍한 경험이 될 거 같아요ㅠㅠ
ㅇㅇ
엔슈
일보는데 귀신이 나타나더니 [나랑 만난거 아무한테도 얘기 하지마~] 하고 사라지는데 나중에 친구한테 말했다가 친구가 그 귀신으루 변하더니~~
[말하지 말랬지이!!~] ㅋㅋ ... 이런 이야기가 문득 ㅋ ..
상디
(농담)
바부
있을유하늘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