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552화 - 독서실의 주인

고등학교 때 겪은 일입니다. 저희학교는 인문계이기 때문에 8교시 보충수업을 하고 저녁밥을 먹습니다. 하지만 예체능쪽 아이들은 8교시 보충수업 신청을 안 할뿐더러 거의 야자도 자율에 맡기는 실정이었죠.

저도 미술 쪽으로 가는 아이들중 하나였기 때문에 당연히 8교시 보충수업은 하지 않았습니다.(8교시 보충수업은 원하는 교과를 수강 신청해야 가능하거든요.)

원래 항상 야자도 안하던 저였지만, 그때는 저희학교에서 실시하는 독서수행평가가 얼마 남지 않았고, 지정도서도 거의 읽지 않았기 때문에 야자시간에 읽기로 마음먹고 야자를 하게 되었습니다. (독서수행평가는 교과목별 지정도서를 읽고 책에 관한 시험문제를 푸는거에요-)

하지만 때는 2학기. 1학기 때는 저희교실이 8교시 보충수업때 비어있는 교실이라서 그냥 있으면 되었지만 2학기 때는 1학년 건물 중 비는 교실이 하나도 없던 지라 (저희는 학년별로 건물이 다릅니다.)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그럼 어차피 독서실에서 야자 할 테니 미리 올라가 있으라고 하셨습니다.

저희 건물 맨 위층인 5층에는 독서실이 있었는데요, 독서실 크기는 교실2개를 이어놓은 크기이고 이것이 가운데 계단을 끼고 양쪽에 하나씩 있습니다. 한쪽은 여자실, 한쪽은 남자실.

저는 독서실 열쇠를 들고 룰루랄라- 신나는 기분으로 위층으로 올라갔죠. 사실 이런 특권을 누릴 수 있기란 어렵잖아요. 독서실 열쇠는 학년부장선생님만 쓰시는 거였거든요.

아무튼 싱글벙글 하며 책과 가방을 싸들고 독서실에 앉아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그때가 초겨울이나 늦가을쯤이라서 꽤 춥고, 해도 짧아서 5시만 되어도 어두컴컴할 때였죠. 독서실 불을 켜고 문을 잠그고 한참 책에 빠져있었습니다. 날도 몹시 추워서 히터도 빵빵히 틀고요.

그렇게 책을 읽다보니 몸이 나른해져서 그런지 눈이 자꾸 감기더군요. 그래서 잠시 책을 옆에 두고 엎드려 잤습니다. 한 10분 정도 잤을까요? 독서실 뒤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깼습니다.

무슨 소리 이었냐면. 음…….

뭔가 딱, 딱, 딱, 하고 부딪히는 소리 같기도 했고, 책상에 볼펜으로 치는 소리 같기도 하구. 굳이 말하자면 플라스틱과 플라스틱이 부딪히는 소리?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내지 않으면 내지 않을 규칙적인 소리였습니다.

저는 순간 무서워졌습니다. 텅 빈 넓은 독서실에, 갑자기 밖은 해가 져서 어두컴컴한데, 교실 불은 꺼져있어서 어둠 속에서 저 혼자였습니다.

분명 제가 문을 열쇠로 열고 들어온 후에 안쪽에서 문을 잠갔기 때문에 절대로! 밖에서 들어올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열쇠는 제가 가진 한 개 뿐.

딱- 딱- 딱- 딱- 딱- 딱-

규칙적으로 나는 소리가 너무나도 무서워서 뒤를 돌아볼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숨을 죽이고 소리가 나는 위치를 파악했습니다.

대략 제가 않은 책상 줄보다 두세 줄 뒤인 것 같았어요. 독서실 책상은 일반 독서실 책상처럼 옆에 칸막이가 있고 이쪽으로는 사물함이 달려있어서 제 키보다 훨씬 큽니다.

누군가 있는 건 분명했는데,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이제야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돌아보니 책상 밑으로 교복치마와 다리가 보였습니다. 누군가 자리에 있었습니다.

순간 무서웠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나 말고 열쇠를 가진 사람이 또 있었겠지- 이렇게 무서움을 달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불이라도 켜지 위해 살금살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한줄 정도 지나간 뒤일까요, 소리가 갑자기 끊겼습니다. 그리고 소리가 나던 자리를 지나가는데…….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까 분명 제 자리에서 봤을 때 교복치마를 입은 사람, 그러니까 학생이 앉아 있었는데 자리를 보니 없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바로 독서실 불 켜는 곳으로 달려가 불을 켰는데 독서실에서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문 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들어온 사람은 저 밖에 없었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두려움이 가득차서 바로 독서실에서 나왔습니다. 그 뒤로는 독서실에 갈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가지 않았기에 이상한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집에서 혼자 책상에서 공부할 때라도, 탁- 플라스틱- 부딪치는 소리가 나면 움찔하게 됩니다. 혹시 그녀가 뒤에 있는 게 아닐까 하고…….

[투고] MoMo님
  1. SsaGaa

    학교다닐때 나처럼 공부 안한 애들은 독서실에 갈 일이 없었는데... 공부 열심히 했나봐요
  2. 차차

    나는 학교 화장실에서 이런일 있었는데 ...비슷한지 모르겠어요 고2때라 아침 일찍 등교하고 화장실을 갔는데 화장실이 엄청 크거든요 양쪽으로 한 열개정도 쫙 있는데 전부 문이 닫혀있어요 그 아침에 사람이 있나하고 첫 문을 두드려보니 똑똑..두번째도 똑똑거려서 한 다섯번째까지 두드리니 다 똑똑 소리가 나요 그래서 한참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도 안나와요..기다리다 못해서 처음 화장실 문을 살짝 밀었더니 안에 아무도 없었어요..두번째.세번째 ..전부다...그 시간에 학교가는 사람이 진짜 몇 명 안되거든요 .학교도 오래된 학교였고..지금생각해도 소름끼쳐요
    1. ㅇㅇ

      전 방과후 5시쯤 밖은 밝지만 묘하게 학교는 썰렁한 시간이었죠.?이상하게 화장실이 다 닫혀있었어요...아직도 의문.

      바닥으로 봐서 다리는 없던대....
    2. 오히려...

      그 경험은 아무도 없는 방을 두드리면 되려 뭔가가 생긴다는 옛말과 가깝네요ㅋ
  3. 도미너스

    섬뜩하네요.
    졸고 일어나니까 불은 다 꺼지고, 뒤에서는 귀신이 탁탁 거리고...
  4. 가행

    탁탁탁...
  5. 백규

    귀신: 아 깜짝이야 나 혼자 있는 줄 알고 볼펜 갖고 놀고 있었는데 쟤 뭐지 개무섭네
    하고 숨은듯
  6. 글쎄요

    규칙적인 딱딱거리는 소리라고 해서 의도적으로 내는 게 아니면 날 수 없는 소리라고 주장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요...
    교복치마가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건 어두워서 잘못 본 것일 가능성도 있죠 ㅎㅎ
  7. 불키고 책읽다 잠들었는데 불이 꺼져있다니..
    상식적으로 정전인지 확인한다음 정전 아닌거 알면 황급히 자리 피해야하는 상황 아닌가요 ㅎㅎ 진지 ㅈㅅ
    1. 사유리

      어둑해지기전, 공부하다 잠들어서 해가 훅 진게 아니였을까요
  8. 사람

    진짜요?..소름
  9. ♥ 카라멜마끼아또♥

    귀신:뭐야손톱깍고있는거않보여딱딱딱딱사실발톱까지깍고있지만딱딱딱딱딱
  10. 염라대왕

    의외로 학업 중 죽은 학생 영혼 중 자신이 죽은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살아 있는 줄 알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죽어서도 공부를 합니다.
    문제는 자신이 죽은 것을 모르기 때문에 그 공부가 무의미 한 것 입니다만...,

    또 자신의 기억을 의존해서 봤던것만 계속 보는 것이라
    진정한 공부라고도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승에서는 이런 딱한 사정을 혜아려 극악한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금이 모여서 최근엔 학생전용 저승공간 같은 것이 만들어졌습니다.


    일종의 '요양소' 비슷한 곳입니다.
    학교도 있고 학업하다가 만족하면 성불하는 시스템입니다.
    요곳을 선전하는 '엔젤비트' 만화도 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