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554화 - 의과대학 괴담

2008년에 대학원 학위 과정 중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실 건물에서 겪은 일입니다.

저는 의학 관련 연구실에서 근무를 했었는데, 저희 실험실이 2008년에 다른 실험실과는 떨어진 옆 건물로 옮기면서 이상한 경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새로 옮긴 건물은 총 3층 건물로, 가운데 로비로 들어가면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있고 1층 왼쪽으로는 법의학교실, 계단 옆으로는 여자 화장실, 왼쪽으로는 시체 냉동고실이 있었습니다. 2층이 저희 실험실이 이사한 곳이었고, 3층은 해부학실습실이었습니다.

제 실험은 새벽까지 해야 하는 실험이 많아서 새벽까지 홀로 연구실에 남아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다 퇴근한 늦은 저녁 시간이 되면, 창문이 모두 닫혀 있는데도 불구하고 연구실 건너편에서(연구실이 꽤 커서 복도가 가운데에 있고 좌우로 개인 책상들이 배열된 구조였습니다) 끼익끼익- 하는 의자 돌리는 소리가 나곤 했습니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보면 조용해지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 끼익끼익- 다시 의자 돌리는 소리가 나곤 했었습니다.

또한 아무도 없는 새벽 2, 3시쯤이면 가끔 위층에서 책걸상 끄는 소리가 들리고 발소리가 들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위층은 해부학실습실이라 새벽에 실습을 하지도 않을 뿐더러 대부분은 자물쇠로 잠겨있습니다.

2층에도 화장실이 있어서 화장실을 갈 때면 3층 복도의 계단에서 누가 내려오는 발소리를 듣곤 했고 출입증이 있어야지만 들어올 수 있는 연구실 내부에서도 제가 자리에 있으면 복도를 거니는 발자국소리를 듣곤 했습니다.

제가 환청을 듣거나 예민한 편이 아니냐고 하신다면 전 전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만 유독 실험실이 그 건물로 옮긴 후부터 계속 그런 일이 발생했고, 제가 친구와 함께 있거나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제가 귀신의 존재를 믿게 된 가장 커다란 경험은 지금부터 말씀드릴 일입니다. 너무 무서웠던 경험이라 지금도 생생합니다.

사람들은 평소처럼 모두 퇴근하고 (대략 6, 7시쯤이면 거의 퇴근합니다) 그날은 저도 9시 반 쯤 퇴근했습니다. 이미 밖은 어두컴컴했지만, 실험이 일찍 끝났다며 신나게 퇴근준비를 하고 기숙사를 향해 건물을 나서는데, 문득 화장실을 들렀다가 가야겠다는 마음에 1층 화장실을 가게 되었습니다.

1층은 휑한 로비가 있기는 하지만 왼편으로는 법의학교실이라는 팻말과 거의 잠겨있는 문, 오른편으로는 해부학실습용 시체 냉장고가 있는 공간이 있지만 로비 쪽으로는 그냥 막혀있는 벽으로 보여서, 거의 1층에는 꽤 넓은 여자화장실이 전부입니다.

이 여자화장실은 다른 화장실에 비해서 이상하게 천장이 높고, 들어가서 오른쪽 벽이 시체 냉장고와 맞닿아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평소에는 환한 대낮이 아니고서는 왠지 무서운 기분이 들어서 잘 사용하지 않는 화장실이었습니다. 그날따라 집에 빨리 가고 싶어서 아무 생각 없이 1층 화장실을 간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화장실의 구조는, 손잡이가 없는 무거운 문을 왼편으로 젖혀서 밀고 들어가면, 문은 굳이 닫지 않아도 스스로 닫힙니다. 문이 닫히면 문 뒤쪽으로는 커다란 전신거울이 벽에 붙어 있고, 오른쪽으로는 또 다른 커다란 거울이 있는 세면대가 두 칸, 정면으로는 화장실이 세 칸이 있는 구조입니다. (입구 쪽에서 보면 화장실 한 칸의 옆면이 보이는 구조)

이 화장실에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뭔가 기분이 이상한 기분이 들고, 누군가가 화장실에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쯤해선 용무가 조금 급했지만, 기분이 이상해서 화장실 세 칸을 모두 열어 다른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제일 첫 번째 칸으로 들어갔습니다.

화장실 문은 제가 들어올 때 닫혔고 그 이후로 문이 열리는 소리나 닫히는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문소리가 워낙 커서 제가 못들을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일을 보고 있는데 바로 옆 칸에서 뭔가 신경질적으로 휴지를 도르륵 푸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저는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들어왔기에 기겁을 했지만 제가 잘못 들었겠지 생각하며 의연한척 볼일을 마치고 나가서 다시 옆 칸을 확인했지만 역시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무리 이상해도 손은 씻고 가야했기에 세면대로 재빨리 향했습니다. 구부정하게 앞으로 숙이고서 손을 씻고 있는데, 누군가가 제가 매고 있던 백팩을 힘껏 뒤로 당긴 듯이 갑자기 제 상체가 뒤로 젖혀졌습니다.

그 힘이 어찌나 강하던지, 씻던 손이 튕겨져 나온 것도 물론이거니와 한발 물러서지기까지 했습니다. 분명 제가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문은 열리지 않았고 화장실 구석구석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했고, 세면대의 뒤쪽으로는 전신거울뿐 아무도 없고 제가 메고 있던 백팩이 어디에 걸릴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 일이 있고 저는 기겁하고 다시는 그 화장실에 가지 않았고, 얼마 후 그 건물이 재건축하며 그 화장실은 없어졌습니다. 나중에 들은 소문으론, 해부학실험용 시체 중엔 무연고자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 세상으로 편안하게 가지 못한 영혼들이 그곳에 남아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투고] 아무셔님
  1. ?

    이거 글쓴이 여자?
  2. 국수땡겨아힝

    성별을 떠나 정말 담이 크시네요~저같음 급해죽더라도 밖으로 나와서 다른건물에서 해결할거같네요
    1. 아무셔

      오후 9시반이라 방심했어요 ㅋㅋ 저도 엄청 후회했답니다...
  3. 희안

    여자는 백팩을 잘안매던데, 취향이 특이한듯.
    1. 크르릉

      백팩메는 여자애들 디게 많아요~ 지하철만 타봐도 아실걸요!
      저희과는 어려운전공 아닌데도 거의 백팩인데ㅎㅎ
      근데 한 5년전부터 늘어난거라 알고있어서 7년 전에는 말씀하신대로 드물었을지도 모르겠네요~
    2. 일반화

      쩌시네요
  4. 무슨

    무슨 여자가 백팩을 잘안메요; 더군다나 의대나 특정 학문 공부하고 다니는 학생들은 전공서적 무거워서 백팩 잘만 메고 다닙니다. 책 뿐만아니고 노트북 때문에라도 메게되는데 뭔 상관없는 댓글을 쓰시는지. 그리고 '매다' 아닙니다. 가방은 '메다' 옳은 표기법이죠.
  5. 나그네

    여자들이 보통 멋을 중시한다 해도 공부하는 사람은 백팩 메고 다니죠. 게다가 의과대학에서 대학원 다닐정도면 연구쪽이라도 충분히 백팩 메고다닐법 한데요.
  6. 간이진짜크시네요..남잔줄알았는데..
    새벽에혼자 ..bbb
  7. 음;;

    이럴 수가.. 전혀 안 무서움..ㅠ
  8. wow

    작년이었나, 한동안 글이 안 올라와서 이제 안 하시나보다 했는데, 올만에 들어왔더니 폭풍업뎃돼있네요, 아 좋아라~//
    1. 더링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잠밤기 아직 살아있다고 주변에 소문 좀 내주세요.ㅎㅎ
  9. 얼터메이텀

    ..... 90년대 중반엔 대학생들 거의 모두가 백팩을 메고 다녔었죠..... 이스트*, *스포츠.... ㅋ
  10. 무서워요

    이건 진짜 무섭네요 ㅠㅠ 이렇게 들으면 어떻게 혼자 갈 생각을 하냐 생각하는데 사실 저도 병원 기숙사에 지낼 땐 한 밤중에 일부러 비어있는 층 화장실 쓰고 그랬네요;; 무서움도 잘 타는 주제에 뭐든 익숙해지면 둔해지나봐요 ㅋㅋ 전 그런 일 없어서 다행이예요 ㅠㅠ
  11. 뭐냐

    무서워요ㅠㅠㅠ
  12. 얼루스

    닉네임이 귀여우셔 아무셔 ㅋㅋㅋㅋㅋ
  13. 꼬슴엄마

    으앙~;;; 몰입도 최고네요! 'ㅅ'
    머릿속에 그려졌어요 ㅠ 무셔요 ㅠ
  14. 545445

    오싹하네여 ㄷㄷ
  15. ㅇㅇ

    지기준으로 여자가 백팩을 안맨대는둥 ㅋㅋㅋㅋㅋ 식판이들아 형은 서울대보단 훨씬 못한곳 나왔어도 공부하는 여학생들은 다 백팩 매고 다녔다. 도대체 무슨 학굘 다녔길래 글쓴이가 의대생인데 백팩을 매네 안매네 하고 자빠진겨 ㅋㅋ
  16. 염라대왕

    나 학창시절에 아무도 없는 남자화장실에서 이와 같은 일 3번이나 격었다고.....


    내가 당시엔 좀 느리고, 잡생각 중에는 눈에 뭔가 있어도 인식을 못하고 생각한 장며만 뇌에서 맴도므로, 여러번 누가 장난치나 싶었지

    그런데 3번째날은 아무도 없었는데 날 뒤로 확 잡아챈 경우였어...
    그날 밤에 나는 몸에서 빠져나와 내 부하들과 함께 학교전체를 샅샅이 훓었고 꽤 많은 잡령을 잡아서

    사냥깜도 많이 있겠다, 배도 고프겠다 싶어서, 부하들 사기도 올리겸 단체로 운동장에서 구워먹는 파티를 했었지.

    이날 이후
    그 학교에서는 귀신 괴담 이야기가 사라졌다.
    졸업까지 3년간 조용했어.
  17. 과객

    아무리 귀신이라도 볼일보고있는데 문 확 열어제끼니 기분나빴나봅니다..
    신경질적으로 화장지를 풀고...생각해봐도 분이 안풀리는지 물리력행사까지했나보네요 ㅎ
    1. .

      맞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8. 비밀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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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레쓰비

    응 주작